싫은 여자친구 ㅡ편
하지마 하면 더 하는 이상한 사람 있나요?
어린 아이가 뜻이 안 통하자 하지 말라는 걸 더 하는 건
본 적 있어요.
깨물지 말라하면 더 ,던지지 말라 하면 더 던지는 걸 봤죠.
아주 어려서 그러더니 나중엔 물건을 그냥 던지는 정도가
아니라 창을 열고 밖으로 집어 던지기까지 하더라고요.
높은 건물였는데 말예요.
그건 충분한 소통이 안되는 애정결핍의 문제인거죠?
불러도 소리쳐도 대답없는 엄마가
자기에게 충분히 관심 쏟지 않아서 그러는 거죠.
지나다 우연히 한 건장한 남자에게 몹쓸 일을 당하고 있는
여잘 봤어요.
회사 끝나고 같은 부서 의 동료와 간단히 한잔 하고 어쩐지
조금 마신 술에 흔들흔들 영 기분이 그래서 좀 걷자 하다가
하필 그 장면이 보였던 건 ...그냥 지나쳐도 좋았는데 술기운
인지 괜히 영웅심에 나서서는 남자에게 ` 너무하지 않냐고`
한마디 했고 그걸로 그냥 끝내고 가도 됐는데 울고있는 그녀
가 꽤나 귀여운 외모에 괜찮은 여자여서 다친데는 없냐고
` 가까운 병원이라도, 약국이라도 ` 가야하는 건 아니냐 하며
친절을 떨었고 떤 김에 택시를 태워 명함을 주고 집 앞까지
바래다 주었던게 인연이 되서 여자친구가 된지 2년 가까이.
자신은 지금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죽어도 죽은게 아닌 것
만 같아요.
주변에선 나무랄 데 없는 그녀와 슬슬 결혼이라도 ..해야하는
게 아니냐 하는데 그러면 좋죠. 그럴 수 있다면 그러고도 싶어요.
그런데 안되요.
이젠 돌이켜지지 않아요.
제발 그녀가 눈 앞에서 사라지면 좋겠어요.
싫다 ㅡ싫어요.
통하지 않는 그녀가 끔찍하게 싫어요.
처음엔 그냥 장난인 줄 알았어요.
한 번은 그녀가 음식을 참 잘하는데 해시라이스를 해주겠데요.
좋겠다 했죠. 그러면서 얘기했어요. 자신은 완두콩이 싫다고...
그랬더니 `그래?` 왜 한번 체하거나 그럼 싫어지듯 싫은거 말예요
알았다고 대답했거든요. 웃으면서
그런데 해시라이스엔 버젓이 데코로 올라가 있는 완두콩 ㅡ
깜빡했나 하고 걷어내고 ㅡ웃으며 맛있다고 먹었죠.
그 다음에도 해시라이스 해주겠다고 한 날은 완두콩이 지난번의
배로 올라와 있는거예요. `장난하지마 `ㅡ하니 ` 뭐가`
`완두콩 못먹는다니까`
`지난 번엔 맛있다며`
`걷어내고 먹었잖아. 다음부턴 넣지 말아줘.`
`알았어`
그리곤 결국 완두콩만 가득담긴 접시를 받기에 이르렀죠.
그전엔 못 느낀건지 잘 안보인건지 했는데 그녀는 하지말라고
하면 더 했어요. 말을 하면 알아 들어도 행동은 전혀 변함없고
화를내도 결국 손찌검에 이를 지경까지.
자신이 뭔가 싫다 ㅡ라는 말을 하면 그 행동을 반드시 하는 거죠.
이 무슨 해괴함 일까요.
선배이자 회사동료인 후타카니 씨에 상의하니 ㅡ곤란하네 하면서
문득 죽지 않는 한 방법이 없겠다고...
지난번엔 수조의 물고기를 그녀가 죽여서 지금은 죽은 물고기를
집안 가득..퍼다놨죠.
더 이상 견딜 없어서 죽여야겠다 ㅡ이런 괴물 ㅡ
그러니까 그날
술취한 밤에 그 남자는 돌을 던지며 `나가 죽으라고 너 같은 건 `
하고 소리치다 말리는 자신에게 등돌려서 도망치듯 뛰어가며
`너 가져 그 괴물` 이라고 한 거였단 걸
기억해 냈어요.
이성을 잃고 그녀의 목을 졸랐어요.
또 완두콩을 잔뜩 담은 그릇에 방엔 썩운 물고기 냄새로 가득해
사방은 널린 신문지 조각 화장실엔 떨어진 수건
죽으라고 졸라서 마침내 그 목이 뚝 부러졌다 느꼈고 누군가 자신을
불렀다고 생각하는...참에 눈을 뜨니
후타카니 씨의 얼굴이 걱정스레 괜찮냐고..자포자기 상태로
자신이 그녈 죽였다고 고백했어요.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선배는 무슨 소리냐며 그건 다 네 환상이고 착란이라고 ㅡ
무슨 그런 끔찍한 말을 ㅡ선배가 참한 여자친구 칭찬을하며 돌아
가고 나타낸 건 그녀 였죠.
너무 놀라서 분명 ㅡ
죽.였.는.데. 하니 맞답니다 ㅡ그녀는 자신 을 너무 사랑하니
절대 헤어질 수 없다나...
진짜 소름끼치죠? 아이도 아니고...
말은 들으면 고개는 끄덕거려요.
알았다고 ..싫다고...알았어.
이해라는게 공기처럼 투명해 그냥 툭 ~! 지나가는
정도의 것도 안되는 상황.
하지마 . 이건 아끼는 거라서 , 무심코 말에
섞이는 싫다 ㅡ라는 단어 만 들어가도 ㅡ
좋아하는 것을 없애고 싫어하는 것은 더하는 재주.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그 상대가
싫어하니까 라면서 완두콩은 안먹고 .
사소한데 징그러워요. 사람을 미치게 하는 요소가
별게 아니란 건 알거예요.
아주 미묘한 부분 인 것들이 신경을 긁고 갉아 버리고 하죠.
네가 싫어. 죽어 버려. ㅡ라고 해버려서
이젠 헤어질 수도 없게 되었네요.
이해한다는 것 ㅡ안다는 것
어쩌면 그것도 이렇게 혼자 스윽 통과해 버리고
마는 어떤게 아닌지...
그러면서 그때 같이 느낀 공기가 분위기가 좋았으니까
그걸 깨기 싫어서 서로 통했다 ㅡ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건 아닌지.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어쩌면 안다는 건 모르는 것 과 같은게 아닌가 ..
참 싫겠다 ㅡ라고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