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길이 아닌 길을 가라 - 조달청장 정양호의 직장별곡
정양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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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처세,자기계발,그 모든것을 있게 한 저자의 깊이있는 책읽기까지 두루 담겨있다 . 희망없는 사회라고 하지만 그렇게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사람(곳)도 있구나를 , 읽는다 . 아직 우리 한국 희망을 가져봐도 좋겠구나 . 싶었달까 .목적을 상실한 이들에게 더없는 나침반이 되줄거라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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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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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내가 한참 자라던 때에는 동네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고 그 작은 구멍가게가 어둔 밤하늘의 유일한 별빛처럼 아무리 시간이 늦어도 찾아오는 손님을 거절하는 법 없이 문을 두드리거나 주인을 부르면 자다 깨서 나와 필요한 물건을 내어주곤 했었다 . 그런 덕에 낮에는 쪽 잠이 든 주인을 볼라치면 깨우기가 미안해 구매해가는 물품목록을 메모해 돈과 함께 남기고 와도 되는 인정이 통하는 시간이 있었다 .

내가 편의점을 인식한 처음이 그때가 아닌가 싶다 . 지금은 길에 나서면 건물당 하나씩 모퉁이의 머릿돌처럼 박혀있곤 하지만 , 그만큼 수요가 급속히 는 편의점을 보면서도 나는 이전의 구멍가게가 주는 따듯한 신뢰의 감정을 잊지 못하고 , 여전히 늦은 밤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섰는 그 곳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

그래서 나의 첫 아르바이트 역시 24시간 편의점이었다 . 가장 좋았던 건 물건의 자리가 비기 무섭게 창고에서 날라온 상품을 반듯하고 예쁘게 진열할 때였고 , 바쁜 중에 반짝 찾아오는 휴식의 시간에조차 이빠진 것 같은 상품매대를 제대로 정리하는 순간이 좋았었는데 ,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기쁨의 원인은 구멍가게의 절실함 처럼 나역시 간절한 누군가에게 아무때나 문을 두드리면 필요한 것을 내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게 아닌가 한다 . 그래서 내겐 이 이상한 이유로 편의점에 대한 로망이 있다 . 편의점에 대한 로망이 있으니 당연히 편의점 인간 ㅡ이란 소설이 나왔을 때 , 아... 뭘까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건가 ! 기대를 하며 책을 읽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었고 ,

다분히 장난스럽고 다분히 분개를 해가며 남긴 첫 리뷰 후에도 아직 골라놓고 깜빡한 물건이 거기 있는 것처럼 자꾸 뒤를 채는 통에 그대로 보낸 시간은 찜찜함 자체였다 . 그렇다고 멍하니 그냥 보낸것은 아니고 , 계산을 하고 안가져 온걸까 , 계산 않고 두고 나온걸까를 미쳐 챙기지 못한 영수증을 원망하듯 , 대체 생각 못한건 뭘까 ! 이렇게 그냥 지나쳐도 되는걸까를 책을 마주칠때마다 찍혀나오지 않은 영수증처럼 느꼈었다 .
더 생각해보라는 주문을 글의 행과 열 사이에 식안으로 구분 안되게 비밀스레 바코드처럼 새겨놓은 것 아닐까 ㅡ 별 쓸데없는 생각까지 해가며 ... ...

태생 자체가 호기심 투성이인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 , 내가 남동생에게 이 여자의 상태를 읽어주니 뭐야 , 사이코패쓰야 ? 한다 . 공감력이 지극히 낮잖아 . 하면서 그러게 문제는 확실히 있어보이지 ? 하고 주고받던 대화를 혼자 하면서 , 말 해지지 않고 분위기나 관습 , 습관처럼 일일히 설명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 . 누군가의 말처럼 지식은 늘어만 가는데 그에 맞게 행동하는 메뉴얼은 인간마다 이해가 달라서 왜? 어째서 그렇게 되는건데 ? 하면 그냥 어른 말이니까 들어 . 라거나 , 다들 이렇게 하는거야 . 해버린 삶의 체험분과 그 습득 과정에서 누락된 것이 게이코가 내내 알고 싶어하고 나중엔 그런척 하는 인간으로 되기까지의 까닭은 아닐까 .

척하는 이유 , 다들 그러니까 ! 라는 납득의 이유 , 그 척하는 자세에서 진심이나 사실과는 단절된 것들을 게이코는 예민하게 알았던게 아니까 ? 좀 더 확실하게 빠르고 거친 방법이지만 어디선가는 (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분명 하고 있으며 공공연히 보여도 주면서 다들 그걸 ( 영화에선 폭력도 살인도 나름으로 정당화한다 . 우리들은 그걸 보며 부분적 심정으로 이해하고 , 체득한 사회관습으로 해선 안될 것이라고 알지만 그렇게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이상한 모습에 의문을 같진 않는다 . 그냥 ' 아는 것 ' 이란 걸 " 아는 것 "이다 . ) 보면서 , 정작은 행동해선 안된다는 무언의 의식공유가 , 왜 안되는지 , 난폭해서는 , 그렇게 일이 해결되서는 안된다는 것을 딱 부러지게 설명은 못하고 사과해야만 하는 일이 된다 .

 

부모가 그 일로 사과하니 미안한 일이 되서 게이코는 그건 안되는가 하지만 , 여전히 왜는 빠진 채의 통째로 삼키는 억지일 뿐이라는것 . 그건 내내 사회적응력에 그녀가 왜가 빠진채 로봇처럼 사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 그냥 그런거야 . 약속 같은거야 . 하지만 그녀는 그 약속을 누구와 언제 ? 했다는 건지 자신은 한 기억이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는게 어렵다 . 어렵지만 괜찮은 척 하려고 한다 .

그래서 그녀는 누군가의 모습을 따라만 한다 . 그래야 안전하고 이상 없다고들 느끼니까 . 게이코 말고도 그런 사람은 또 있다 . 바로 그녀의 룸메이트가 되는 시라하 씨 . 그가 편의점 알바로 들어오고 한 행동은 메뉴얼을 보는 거였다 . 직원 숙지 메뉴얼 . 그 메뉴얼엔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있을 텐데 , 거기엔 아주 상세한 행동의 모델은 없다 . 그저 글자 그대로 메뉴얼일 뿐 , 사람이 행동으로 하기까지의 일련의 동작과 사정은 제외된 세계이다 .

상품을 진열하라고 해서 하긴 하는데 왜 그자리엔 이 상품이 반듯하고 예쁘게 놔야 하는지에 대해선 써있지 않고 개인의 능력이나 취향처럼 그냥 알수 있는 건 알아서 하라 ㅡ는 식이다 . 그냥 아는것 . 그 사이의 인간 성 . 나는 반듯한게 싫은데 . 이물건이 저기있어도 여기 있어도 살 사람은 사고 안 살 사람은 안살텐데 굳이 예쁘고 반듯하게 꼭 그 자리일 필요가 뭘까 ...

 

지금은 그 것들이 마케팅의 원리라고 듣고 봐서 알지만 , 마케팅 원리로 짜여진 곳의 불편함을 누구보다 우리 자신이 찜찜하게 체험한다 . 얼른 사고 나가, 얼른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 ㅡ 하는 무언의 가르킴 에 알게모르게 " 지시당하고 있는 불편함 .

거기에 반항하듯 메뉴얼을 따르지 않는 신입 시라하와 이미 메뉴얼 정본 같아진 게이코가 있다 . 이 둘은 일반적으로 볼 때 우리와 다른 사람인 것 같지만 잘 보면 우리들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사람들이다 . 시라하는 메뉴얼 외적인 부분에 서있는, 행동하지만 그 행동이 불편을 불러오는 사람으로 사람자체의 특성 ㅡ반발하는 인간을 보여주고 , 우리가 익히 자연스럽게 대하는 서비스 정신에 최적화된 게이코는 메뉴얼 내적인 부분에서 쾌적함을 서비스한다 .

하지만 이 이상한 일은 편의점에만 있는게 아니다 . 공공연히 불륜이나 사내연애는 뭔가 부당하다고 하면서 우리 사회 이면에 깊숙히 뿌리내려 있다 . 그런데 뉘앙스를 보면 점장과 게이코가 룰모델로 따라하는 이즈미씨도 간단한 사이 같진 않다 . 다만 그 부분을 뉘앙스만 보여주며 지나간다 . 그런 부분에서 아 . 깨닫는다 . 뭔가 ( 사정이나 사연이) 있지만 말해선 안되고 말하면 곤란한 것을 감지 " 만 하는 것이다 . 게이코는 이상해도 , 모른 척 지나가고 독자인 우리들은 그 척과 척 사이를 읽는다 . 바로 그 부분이( 말 없이 공유하는 사회 분위기 같은 걸) 없는 뭔가라는 것을 .

그러니 시라하 씨가 내내 사회로부터 강제적으로 착취를 ( 인생이나 삶 전체을 ) 당하고 말못하는 강간 사회라고 부르짖어도 직접 당하는 일이 아니면 와닿지 안게 된다는걸 ... 룰 모델 을 저 먼 야생의 시대로 거쳐가야 한다고 해도 바로 알아들을 수없다 . 그 시대부터 내려온 거라는 얘길 . 지금도 그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얘길 듣자면 날 것의 인간이 아니라고 우리는 반발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 좋은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안도' 는 자신을 현재에 있게 하기 때문에 ...

그래서 편의점 인간은 새로운 룰모델상이 자신이면 안되는 이유가 뭘까 ㅡ하며 질문을 던진다 . 다들 여기 없는 뭔가( 사회적 약속같은)를 룰모델로 따르고는 있으면서 . 마치 신은 안보이는데 신이 있는 것처럼 믿듯 ...
그러면서 정작 그 시초와 그 이유를 전~부 알기라도 하는 듯 이유 묻지않고 따르는 게 더 이상한 게 아니냐는 듯 . 질문을 해온다 .
그렇게 안도하면 고칠게 없는 것처럼 ...계속 변화를 다그치고 몰아붙인다 . 그런데 그 변화의 기준은 어디서부터 내려온 걸까 ?

먼 시대부터 ? 라고 하면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사람은 뭘까 . 우리도 언젠가는 먼 시대가 될텐데 ...
그러자 , 게이코는 사회 약속 따위 모르겠고 지금은 편의점이 내 모든 순간이야  하는듯 일로 뛰어든다 . 우리가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더라도 그냥 오늘을 받아들이고 사는 것처럼 .

ㅡ 나는 ' 고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 ' 고 생각하면서 점점 어른이 되어갔다 .

본문 페이퍼기 30 ㅡ
ㅡ 나는 ' 진짜다 ' 하고 생각했다 . 연수받을 때 상정했던 가상의 손님이 아니라 ' 진짜 ' 였다 . 본문 페이퍼기 34 ㅡ


계속 문이 열린 편의점 처럼 오늘도 그렇게 안도를 사며 살고있는 것이 아닐까 ...
그것이 내가 예전 부터 들어가고 싶어한 사회( 구멍가게의 빛) 인으로의 로망인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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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1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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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1-02 15:52   좋아요 1 | URL
네 ㅡ 재미, ㅎㅎ 가려운데가 시원하게 긁히지 않은 기분이 드는 책 이랄까요.?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어서요!^^
그걸 재미로 놓고보면 확실히 재미있는책인거죠. 잘 읽히고요. ^^

2017-01-02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2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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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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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 80년대의 가장들은 나약함을 들키기 싫어 술에 얼굴을 감추고 폭력의 힘을 가져와 무능을 감췄다.그래서 억척스런 어머니들이 더욱 늘어갔고 , 그런 어머니를 안쓰러워하다가 지켜주고 싶다가 경멸하다가 때가 되면 자식들은 등을 돌리고 , 누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냐며 바락바락 악을 썼다 . 여자는 기댈 남편이 없었고 남편들은 아내가 더이상 자신을 남편으로 존경하지 않을 때를 두려워하다 인생을 망친 것이 지금의 우리 모습이 아니라고 할수 있을까 ,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따지고보면 두 사람이 서로 기대서 신뢰하고 의견을 진지하게 나누기만 했더라면 달랐을 일들 . 혹은 빈틈을 서로 내보이는 일들 .

 

킬러 안데르스는 처음부터 킬러였나 , 어쩌다보니 흘러흘러 좀 으르고 겁주는 법을 잘 알고 , 그게 쉬워서 하다보니 나중엔 이름처럼 킬러가 붙어 그게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 하지만 그는 기억하고 있는데 어느순간 어머니가 스치듯 말 한  ' 알고보면 속까지 나쁜 놈은 아니란 ' 말을 진심으로 믿고 싶어하는 , 나빠지고 싶어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잘 지키고 살고 싶었던 남자에 지나지 않는게 진심인지도 모른다. 쎄고 강한 남자로 말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은 킬러 안데르스

 

가업이어서 자신의 의견과는 전혀 상관없이 성별도 상관없이 여목사가 되야했던 요한나 쎌렌데르 . 하라니 했을 뿐인데 , 아버지는 그마저도 아들이 아니란 이유로 엄청난 폭력의 (그게 무슨 폭력이었든)시간을 견뎌야했던 요한나 .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고 , 실컷 미워할 수있는 위치에 섰다고 생각하니 그 대상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 애증의 대상이 돌연 사라지는 것 만큼 삶의 이유가 무너지는 일이 또 있을까 ... 거기다 교구에서 쫓겨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망할 신이 있다면 말이지만 가장 증오스런게 신인데 자신이 목사라는게 사실이고 , 달리 꿈이란 걸 가져본 일도 없는 것 같다 .

 

기계화가 되기 전의 문명은 폐르손의 가문에 축복이다가 발전과 함께 무너지고 이혼한 엄마와 둘이 살다보니 알바에 전전하던것이 전업이 되서 이름만 거창한 리셉셔니스트지 별볼일없는 인생이다 . 그런 그가 우연히 공원 벤치에서 샌드위치를 나눠준 거렁뱅이 여자가 요한나이고 여자 목사이며 그가 일하는 곳이

저렴한 숙소를 제공할 수있다는 정황들 때문에 인연이 된다 .

 

백작이 나타나 의뢰를 한 보수를 반만 주고 간 것에 요한나와 페르가 얼결에 문제를 떠맡고 킬러와 함께 동업의 형태를 이루는데까지 일들이 얼토당토않는데 , 그 얼토당토 않은 헛점들이 기막히게 따지기 애매하단 점에서 먹혀들어가는게 이 책의 전체 재미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 어쩌면 성경을 읊조리는 여목의 논리에 남을 해치는 일을 맡기는 조폭들이면서 최악의 인간이란 점은 모두 피하고 싶어하는 이상한 심리가 이 소설 전반에 걸쳐져 있다는 걸 읽게 된다는 게 더 웃긴 건지도 모르겠다 .

 

악당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 건 킬러나 조폭들이나 모두 같고 , 그러니 대행이 필요하고 , 일은 의뢰받아 돈은 챙기니 할 수없이 요구를 처리할 뿐인 , 말 그대로 일 .

 

일은 참 웃기게 전재산을 걸어 자신의 아내를 지키려한 남자로부터 꼬이게 되고 그런 돈을 덥썩 받아 챙겨 더는 나쁜일은 하기 싫다는 킬러를 버리고 떠날 생각이던 두 친구는 신변이 위험해지면서 킬러를 버릴수도 없어지고 만다 . 도망칠 돈을 끌어모으느라 잔뜩 받은 돈을 킬러가 여기저기 기부를 하면서 엉뚱하게 그가 갱생하고 선한 이미지의 설교자의 아이콘으로 바뀌는 걸 눈치챈 둘은 또 한 몫 잡을 생각에 이번엔 진짜 교회에 자릴 잡는데 , 진짜가 아닌 흉내의 노릇이란 원래 오래가기 힘든 법 . 킬러만 진심이고 둘은 겨우 겨우 버티는 수준으로 아슬아슬하다 결국 백작과  교회 관리인이 덫을 쳐서 와해가 되고 킬러는 다시 감옥신세 를 지게된다 . 

 

페르와 요한나는 잠시 자신들 시간을 즐기지만 그런 시간은 순식간이고 결국 남의 걸 받으면서도 줄 때가 더 행복했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세상 천지에 둘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 그들은 그런 생각자체가 안되는 게다 . 원래 셋이 시작을 해서 ... 다시 출소한 킬러를 영입해 이번엔 산타클로스로 분해 미혼모등을 돕는 기부천사로 나서서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요한나는 이제 신이 그닥 밉지 않은 것 같다. 세상에 증오가 가득하던 그녀는 점차 증오의 리스트에서 애정의 리스트로 옮겨야 할 대상이 늘어감을 인정해야했고 그러자 거짓말같이 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착하게 살려고 대단하게 맘을 먹었던 그들이 아니었다 . 원래는 나쁜일을 하려고 작정한 일인데 , 한가지 두가지 열외의 상황들 ...그러니까 아이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폭행치 않는다거나 , 아이를 안을 수 있게 양 팔이 아닌 한 팔만 부러뜨린다거나 하는 식의 예외를 적용하다보니 , 악독의 독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고 해야할까 ...또 , 먹고 살아야하니 밑천을 좀 들여서 남도 좋고 나도 좋자는 일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 마음까지 여유롭게 바꿀줄 , 페르 페르손이나 요한나가 알았을까 ...

 

그냥 세친구의 유쾌하고 엉뚱한 스토리로 읽어나가다 변하고픈데 기회를 갖지 못하는 킬러를 보면서  우리 아버지들 생각이 났다 . 또 , 왜 하필 여목사냐하는 부분에서도 그게 자꾸 걸렸던 탓도 있다. 엉뚱하고 좀 애둘러 오긴 했지만 킬러도 페르손도 요한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강제로 입을 닫게한다거나  겁을 주지 않는다 . 물론 겁을 먹을 그녀도 아니지만 , 그런데 , 가만보면 페르손도 킬러도 엉뚱하게 요한나의 진심어린 속얘길 들은 첫 사람들이란 점에서 인상적인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윽박지르면 되던 그들의 삶을 젤 처음 바꾼 사람이 요한나라는 사실이다 . 그것도 다소 엉뚱하고 말 안되는 우격다짐같은 허당끼가 섞인 말로 , 그러니 더 미워할 수가 없다 . 완벽한 이론을 무기로 내세운 얘기였다면 어쩌면 안되었을지도 모르는 , 빈틈이 허락한 빈틈 아닌가 한다.

 

그러니 돌아보면 억척스런 우리 삶의 어디 쯤 , 반드시가 아니면 안되던 어디 쯤 , 빈틈을 가진 우리가 있을텐데 ... 남자도 여자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말이다 . 스산함만 남은 현재가 아닌 가진 것 없어도 배운 것 많지 않아도 모여 앉아 즐거운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 땅 끝 세상 어디 킬러 아닌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처럼......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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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01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엔 더 좋은 일들 있으시기를.^^
그장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장소] 2017-01-01 15:00   좋아요 0 | URL
벌써 와버린 1월을 받아들고 앗뜨거 ~ 하고있어요. ㅎㅎㅎ 서니데이님도 굿굿한데이~ 들 만들어가실줄 믿어요!^^

2017-01-01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1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0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10 16:44   좋아요 1 | URL
아!! 진짜? 진짜!! 어디요? 대체 뭘로요? 그럴리가.. ㅠㅠ 일단 확인 해보고올게요! 뭔지도 모름!! ㅎㅎㅎ

아~ 이 글로 였나봐요! 저 이달의 리뷰 ㅡ 코너 지금 처음봐요! 이런 페이지가 있었네요! 방금 메일도 왔어요 . 실제 있는 일였네요! 고마워요~! 무진장~ ^^♡

2017-02-10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0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책자의 행복 - 2016년 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조해진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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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하려 했으나 장벽에 부딪혀 돌아온 허무와 애초부터 전진을 시도하진 않은 고정된 허무는 다르다고 , 일상과 감정의 반복 속에서 스스로 실존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요 . 라오슈가 학생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죠 .  하지만 라오슈 , 하루하루가 특별한 감각 없이 머릿 속 망각의 창고 안에 쌓여가고 있는데 , 나라는 존재 하나 해석할 수 없어 생산성과는 완전하게 무관한 산책이나 하며 부모님이 보내주는 돈을 낭비하고 있는데 ,  이런 제가 어떻게 제 세계의 둘레를 벗어나 전진할 수 있을까요 . 해변의 버려진 종이상자처럼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조금씩 무너지고 있을 뿐입니다 .

라오슈 , 오늘도 저는 긴 산책을 했고 책을 펼쳐보지 않았습니다 . 그리고 라오슈에게선 여전히 답장이 오지 않았습니다 . 」

 

ㅡ 본문10쪽 중에서 ㅡ

 

독일에서 유학중인 메이린의 독백같은 일기와 부름 , 고백이 있고 ,  M시에서 시간을 견디며 보내질리가 없는 답을 또 독백처럼 혼자 할 뿐인 라오슈가 있다 . 접점이라면 한때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강의를 받던 학생과 교수였던 사이라는 것 .

 

그런 교수의 신분에서도 일자리가 없어지면 그냥 고학력의 백수가 될 뿐 , 자격증이나 기술 따위는 없는 , 지식인의 하루 아침이 이렇게나 허무하다 . 누군가의 결제도장 하나로 과 (科) 하나가 생기고 없어지고 하면서 생기는 실업자와 노동자라니 , 엄청나단 생각을 했다 .

 

이 책 이전에 막 끝낸  조남주작가의  82년생 김지영ㅡ이란 글 말미에 보면 정신과 닥터인 남편이 수학천재인 아내의 이야길하는데 , 잘나가던 회사 연구부원이던 아내가 아이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어 앉아 아이와 가사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일을 할 수 없으니 , 그 해방구로 초등수학 문제집을 미친듯이 풀어 매번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는다는 이야기였다 .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마음껏 할 수 있는 일이 결과값이 딱딱 나오는 일이 수학문제집을 풀어 나오는 정답을 맞추는 것 뿐이라는 말에 얼마나 절망적인 몸짓이 보이던지 내가 다 미칠 것만 같았다 .

 

병든 어머니와 생계를 위한 일로 할 수있는 일이 고작 편의점에 서서 새벽을 지키는 것 뿐인 여자 , 혹시라도 누가 자신을 알아볼까봐 젊은 사람들이 들어서면 어김없이 경직되어버리는 몸 , 철학을 가르치며 노동은 신성하니 자유를 지키는 한 가난 속 , 인간의 품위 운운하던 기억은 현실에선 철크렁 쇳소릴 내며 쫓아오는 검은 개나 마찬가지일 뿐 .

 

그러니 , 이 책의 주 제목인 산책자의 행복은 메이린이 이미 죽은 이선을 생각하고 , 라오슈를 걱정하며 자신은 지금 겪지 않는 미래의 일을 오직 고민 할 뿐인 달콤한 슬픔이기에 행복인 것이라는 다소 냉정한 말을 해야겠다 . 먹고 사는 치열한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면 그처럼 라오슈에게 연연해 편지나 보낼 시간 따윈 없었을테니 ,  그러니 메이린은 행복한 산책자인 것이 맞다고 . 아직까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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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3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1-03 03:34   좋아요 1 | URL
ㅎㅎㅎ천천히 하셔요...저 무서워서~ 체하잖아요! 새해 복은 많이 쟁여 두셨죠? 마구 풀어 쓰시고 남으면 저도 좀 주시고요!^^
 

부지런히 읽은 것 같은데 오래 두고 반복해 읽는 책이 늘면서 이 달은 권수로는 몇 권 안되는 독서 였던 ...머릴 아무리 털어내 보지만 ... 이게 포화 상태인지 마비 상태인지 통 모르겠다 .

떠나보면 알게 된다니 ..어찌 어찌 1월로 떠나는 왔다만 12월 밤 그림자 처럼 마음은 발을 질 질 ~끈다 .
읽고 오래 묵히는 시간을 좀 고쳐 봐야겠다 . 그런데 리뷰를 시작하고 나면 내가 본 책의 처음 이미지와 다른 글을 조각조각 기우고 있는 때를 발견하곤 한다 .
그게 못 견디게 싫어서 ..장고 하다보니 , 책 읽는 속도에 비해 리뷰가 느려진다 .
그렇다고 양질로 좋은 리뷰를 하는것도 아니고 .. 변화가 ..절실하다 .
반성이 환성보다 많은 한 달 였다 . 12월은 .
그래도 멈추면 안될 것 같다 . 어쨋든 12월 독서리스트 정리 한다 .



유리문 안에서

나쓰메 소세키 저/유숙자 역
민음사

이별의 재구성

안현미 저
창비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저/김석희 역
살림출판사

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저/송병선 역
레드스톤

Littor 릿터 (격월간) : 12/1월 [2016/2017년]

편집부
민음사

행복의 형이상학

알랭 바디우 저/박성훈 역
민음사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설준규 역
창비

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최종규 저
스토리닷

궁극의 아이

장용민 저
엘릭시르

선릉 산책

정용준 등저
문예중앙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저
창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 영화<더 드롭>의 원작 소설

데니스 루헤인 저/진희경 역
민음인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F. 스콧 피츠제럴드 저/한은경 역
민음사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플러스

김용택 저
예담

정말 지독한 오후

리안 모리아티 저/김소정 역
마시멜로

어쩌다 우린 가족일까?

장지혜 글/이예숙 그림
나무생각

때로는 길이 아닌 길을 가라

정양호 저
매일경제신문사

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

안성진 저
가나북스

악스트 Axt Art&Text (격월) : 11/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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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1-11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12월 리스트 작성 못했네요ㅠ 12월에 읽은 책도 몇 권 없는데요ㅎ

[그장소] 2017-01-11 18:37   좋아요 1 | URL
전 대충 했어요. ㅎㅎㅎ
늦어도 ( 몇권이든) 해 놓으시면 좋죠.
올해는 책 읽은걸 잘 정리해 보려고요.
작년도 제작년도 총 몇권인지 파악을 못했어요. 리스트를 작년 후반부에 시작을 해서 .. 기록이 몇 안되는지라.. 올해는 야무지게 챙겨보려고요. 대충이라도 12월 몇권 ㅡ 하고 남겨놓으시면 고양이 라디오님도 좋으실 거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17-01-11 20:50   좋아요 1 | URL
네^^ 늦더라고 간단하게라도 기록해야겠어요ㅋ

[그장소]님 요새 달리시는거 보면서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ㅋ

[그장소] 2017-01-11 23:42   좋아요 1 | URL
아핫~ 저 며칠 쉬고있는중였는데 ..그 전, 그러니까 작년 12월에 달린 거 말씀이죠?^^ㅋㅋㅋ( 아휴~ 숨차..!)
푸하하~~~
네에~ 총권수 ㅡ몇월 .조금 힘 남으면 제목 정도..그럼 되죠.
일년간 300권을 읽었는지..400권을 읽었는지 대충 헤아릴려니 여간 답답하지 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