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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 - 영화 원작소설 무비 에디션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평점 :

기발하고 독특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매혹하는 저자는 2000년 "오듀본의 기도"로 신촌미스터리클럽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2002년 "러시 라이프"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2003년 "중력 삐에로"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나오키상 후보에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2004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로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하고, "사신 치바"로 단편 부문에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습니다. 2008년 "골든 슬럼버"로 야마모토 슈고로상과 서점대상을 수상하고 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불릿 트레인>의 원작 "마리아비틀"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누적 판매 30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국추리작가협회상 번역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으며, 영화로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기무라는 자신의 6살 난 아들이 백화점 옥상에서 떠밀려 정신을 잃은 채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하지만 범인은 벌을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한다는 생각에 복수를 하기 위해 술을 끓고 범인이 탄다는 초고속열차 신칸센에 탑승합니다. 젊을 때 어두운 일을 했던 기무라는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권총을 챙겨 종이봉지 안에 넣어 범인에게 접근했습니다. 범인은 천진난만해 보이는 중학생으로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믿을 수가 없어서 망설였고, 갑자기 불꽃이 튀어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양쪽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로 창가 자리에 앉혀 있었습니다. 기무라의 아들을 장난삼아 백화점 옥상에서 떨어뜨린 소년은 아저씨가 바보라며, 왜 이렇게 자신의 뜻대로 일이 잘 풀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의뢰인 미네기시 요시오의 외아들을 밀감과 레몬이 쳐들어가 구해냈고, 몸값도 챙겨 신칸센에 탔습니다. 몸값은 트렁크에 들어 있는데 레몬이 무거워서 위의 선반에 놔둘 수 없었다며 열차 칸 사이에 있는 짐 보관소에 놔두었다고 합니다. 의뢰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밀감은 기차를 탔다고 말했고, 그 사이에 트렁크를 확인한 레몬은 밀감에게 트렁크가 없다고 말합니다. 주변을 찾았지만 돈이 든 트렁크는 보이지 않고 다시 자리로 왔는데 의뢰인의 아들이 그 사이에 죽은 채로 있습니다.
무당벌레는 매번 의뢰받은 마리아의 지시대로 행동합니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간단해서 마리아는 금방 끝날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생각지도 못한 불운이 생기는 무당벌레는 이번에도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말했지요. 하지만 마리아는 누군가의 여행 짐을 가로채서 다음 역에 내리면 되는 간단한 의뢰라고 안심시킵니다. 무당벌레는 도쿄 역 신칸센 기차를 탔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전화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다음 역에 도착하기 5분 전 마리아는 트렁크가 있는 곳을 알려줬고 트렁크 주인이 있는 3호 차에서 떨어진 곳으로 하차하라고 합니다. 무당벌레는 문제없이 트렁크를 가져갔고 6호 차 문 앞에서 섰습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킬러 늑대가 신칸센을 타기 위해 서 있었고, 문이 열리면서 눈이 마주쳤습니다. 무당벌레는 황급히 내리려고 했지만 늑대는 무당벌레 나나오를 강제로 가로막고 차 안으로 올라탔습니다. 허점투성이 늑대를 간단히 제압해 목 꺾기 기술을 구사한 나나오는 차량이 흔들린 순간에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늑대와 같이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늑대의 표정이 이상해 확인해 보니, 함께 넘어지면서 기술이 들어갔고 늑대는 목이 꺾어버렸습니다.
중학생 왕자는 10살 때 1명, 그 후 3년 안에 또다시 9명, 전부 합하면 10명의 사람을 죽였다고 기무라에게 털어놓습니다. 첫 번째는 빨간 신호등을 기다리기 귀찮아 왕자는 그냥 건넜고, 그를 따라서 신호등도 확인하지 않고 건너던 타인이 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왕자는 하는 방법만 주의하면 사람을 죽여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과 자신 때문에 사람이 죽어도 전혀 우울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나 목숨을 빼앗은 누군가의 반응 같은 것들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묶인 채로 있던 기무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기무라의 아들이 입원해 있는 도쿄 병원 근처에 왕자의 지시를 수행하는 남자가 있다고 합니다. 자신과 연락이 안 되면 그 사람은 일을 시작한다고 협박하죠.
이제 5명의 킬러들의 기차 여행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릿 트레인>에서 확인하세요.
어린 아들의 복수를 꿈꾸는 알코올 중독 전직 킬러 '기무라', 기무라의 원수이자 우등생 같은 얼굴 뒤에 악마 같은 마음을 숨긴 채 사람들을 조종하는 중학생 킬러 '왕자', 지하 세계의 거물로부터 납치된 아들을 구하고 몸값도 가져오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인 기차 토머스를 좋아하는 '레몬'과 어울리지 않게 문학을 좋아하는 '밀감', 맡은 임무마다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불운의 청년 킬러 '무당벌레', 이들은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초고속 열차 신칸센을 탑니다. 복수하려다 도리어 붙잡혀 버리고, 임무에 실패해 버리고, 내려야 할 역에 내리지 못한 킬러들은 어쩔 수 없이 기차여행을 하게 됩니다. 장마다 등장인물 각각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그들의 배경, 그들이 처한 사정을 알게 되고, 숨은 킬러들 때문에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박진감이 넘칩니다.
600쪽이 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도 없는 빠른 전개와 개성 있는 인물들 덕분에 읽기 시작하면 손에 놓을 수 없는 <불릿 트레인>입니다. 책 소개만 봤을 땐 킬러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면 그 안에 생각해 볼 주제가 있습니다. 보통 자신의 가치관에 확고한 기준이나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리면 그 가치 기준은 늘 흔들리게 마련이고 주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어떤 집단에서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자라는 위치에 서게 되면 주위 사람들은 그 사람의 가치 기준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 책에 등장한 '왕자'라는 인물은 인간이 마땅히 갖춰야 할 윤리관, 도덕, 감정의 대부분이 결여되어 있고,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일상을 뒤흔들고 파괴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런 사람을 보통 사이코패스라고 하지요.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느냐는 왕자의 질문에 난 어떤 답을 할 수 있을지, 또 그런 행동을 보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합니다.
세상에는 옳다고 여겨지는 것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옳은지 어떤지는 알 수 없어.
그러니까 '이것은 올바른 거다'라고 믿게 만드는 사람이 제일 센 거지. (p. 295)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