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릿 트레인 - 영화 원작소설 무비 에디션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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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독특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매혹하는 저자는 2000년 "오듀본의 기도"로 신촌미스터리클럽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2002년 "러시 라이프"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2003년 "중력 삐에로"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나오키상 후보에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2004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로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하고, "사신 치바"로 단편 부문에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습니다. 2008년 "골든 슬럼버"로 야마모토 슈고로상과 서점대상을 수상하고 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불릿 트레인>의 원작 "마리아비틀"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누적 판매 30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국추리작가협회상 번역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으며, 영화로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기무라는 자신의 6살 난 아들이 백화점 옥상에서 떠밀려 정신을 잃은 채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하지만 범인은 벌을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한다는 생각에 복수를 하기 위해 술을 끓고 범인이 탄다는 초고속열차 신칸센에 탑승합니다. 젊을 때 어두운 일을 했던 기무라는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권총을 챙겨 종이봉지 안에 넣어 범인에게 접근했습니다. 범인은 천진난만해 보이는 중학생으로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믿을 수가 없어서 망설였고, 갑자기 불꽃이 튀어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양쪽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로 창가 자리에 앉혀 있었습니다. 기무라의 아들을 장난삼아 백화점 옥상에서 떨어뜨린 소년은 아저씨가 바보라며, 왜 이렇게 자신의 뜻대로 일이 잘 풀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의뢰인 미네기시 요시오의 외아들을 밀감과 레몬이 쳐들어가 구해냈고, 몸값도 챙겨 신칸센에 탔습니다. 몸값은 트렁크에 들어 있는데 레몬이 무거워서 위의 선반에 놔둘 수 없었다며 열차 칸 사이에 있는 짐 보관소에 놔두었다고 합니다. 의뢰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밀감은 기차를 탔다고 말했고, 그 사이에 트렁크를 확인한 레몬은 밀감에게 트렁크가 없다고 말합니다. 주변을 찾았지만 돈이 든 트렁크는 보이지 않고 다시 자리로 왔는데 의뢰인의 아들이 그 사이에 죽은 채로 있습니다.


무당벌레는 매번 의뢰받은 마리아의 지시대로 행동합니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간단해서 마리아는 금방 끝날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생각지도 못한 불운이 생기는 무당벌레는 이번에도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말했지요. 하지만 마리아는 누군가의 여행 짐을 가로채서 다음 역에 내리면 되는 간단한 의뢰라고 안심시킵니다. 무당벌레는 도쿄 역 신칸센 기차를 탔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전화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다음 역에 도착하기 5분 전 마리아는 트렁크가 있는 곳을 알려줬고 트렁크 주인이 있는 3호 차에서 떨어진 곳으로 하차하라고 합니다. 무당벌레는 문제없이 트렁크를 가져갔고 6호 차 문 앞에서 섰습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킬러 늑대가 신칸센을 타기 위해 서 있었고, 문이 열리면서 눈이 마주쳤습니다. 무당벌레는 황급히 내리려고 했지만 늑대는 무당벌레 나나오를 강제로 가로막고 차 안으로 올라탔습니다. 허점투성이 늑대를 간단히 제압해 목 꺾기 기술을 구사한 나나오는 차량이 흔들린 순간에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늑대와 같이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늑대의 표정이 이상해 확인해 보니, 함께 넘어지면서 기술이 들어갔고 늑대는 목이 꺾어버렸습니다.


중학생 왕자는 10살 때 1명, 그 후 3년 안에 또다시 9명, 전부 합하면 10명의 사람을 죽였다고 기무라에게 털어놓습니다. 첫 번째는 빨간 신호등을 기다리기 귀찮아 왕자는 그냥 건넜고, 그를 따라서 신호등도 확인하지 않고 건너던 타인이 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왕자는 하는 방법만 주의하면 사람을 죽여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과 자신 때문에 사람이 죽어도 전혀 우울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나 목숨을 빼앗은 누군가의 반응 같은 것들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묶인 채로 있던 기무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기무라의 아들이 입원해 있는 도쿄 병원 근처에 왕자의 지시를 수행하는 남자가 있다고 합니다. 자신과 연락이 안 되면 그 사람은 일을 시작한다고 협박하죠.


이제 5명의 킬러들의 기차 여행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릿 트레인>에서 확인하세요.




어린 아들의 복수를 꿈꾸는 알코올 중독 전직 킬러 '기무라', 기무라의 원수이자 우등생 같은 얼굴 뒤에 악마 같은 마음을 숨긴 채 사람들을 조종하는 중학생 킬러 '왕자', 지하 세계의 거물로부터 납치된 아들을 구하고 몸값도 가져오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인 기차 토머스를 좋아하는 '레몬'과 어울리지 않게 문학을 좋아하는 '밀감', 맡은 임무마다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불운의 청년 킬러 '무당벌레', 이들은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초고속 열차 신칸센을 탑니다. 복수하려다 도리어 붙잡혀 버리고, 임무에 실패해 버리고, 내려야 할 역에 내리지 못한 킬러들은 어쩔 수 없이 기차여행을 하게 됩니다. 장마다 등장인물 각각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그들의 배경, 그들이 처한 사정을 알게 되고, 숨은 킬러들 때문에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박진감이 넘칩니다.


600쪽이 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도 없는 빠른 전개와 개성 있는 인물들 덕분에 읽기 시작하면 손에 놓을 수 없는 <불릿 트레인>입니다. 책 소개만 봤을 땐 킬러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면 그 안에 생각해 볼 주제가 있습니다. 보통 자신의 가치관에 확고한 기준이나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리면 그 가치 기준은 늘 흔들리게 마련이고 주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어떤 집단에서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자라는 위치에 서게 되면 주위 사람들은 그 사람의 가치 기준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 책에 등장한 '왕자'라는 인물은 인간이 마땅히 갖춰야 할 윤리관, 도덕, 감정의 대부분이 결여되어 있고,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일상을 뒤흔들고 파괴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런 사람을 보통 사이코패스라고 하지요.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느냐는 왕자의 질문에 난 어떤 답을 할 수 있을지, 또 그런 행동을 보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합니다.


세상에는 옳다고 여겨지는 것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옳은지 어떤지는 알 수 없어.

그러니까 '이것은 올바른 거다'라고 믿게 만드는 사람이 제일 센 거지. (p.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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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리뷰툰 2 : SF편 -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 2
키두니스트 지음 / 북바이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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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 문학, 그중에서도 장르 문학 위주로 읽는 습관이 있다는 저자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수십 권의 책을 만화로 리뷰했으며 누적 조회 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책보고 웹진의 '헌책보고 고전보고' 코너에서 정기적으로 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1편에 이어 <고전 리뷰툰 2: SF편>을 보겠습니다.



<고전 리뷰툰 2>의 첫 번째로 서평 할 고전은 바로 '프랑켄슈타인'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작품이지만, 명성에 비해 원작을 읽어본 사람은 많이 없습니다. 저자 메리 셸리는 18살의 나이에 1818년 출간했습니다. 작품 자체도 인기가 많았고, 20세기 들어서 영화화도 몇 번이나 되었으며, 최초의 SF 소설이자 매드 사이언티스트 문학의 시초로 평가받습니다. 광기 어린 과학자, 괴물을 만드는 과학자는 이전에는 없었고, 인간의 창조물로서 고뇌하는 생명체도 최초였습니다. 그전까지 무서운 괴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얼마 전 원작을 읽으며 단순히 장르소설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인간과 다른 존재에 대한 편견, 즉 이방인의 고뇌와 절망을 처절하게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와 다르게 생겼다고 배척하는 인간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고, 지금도 이어져오는 것을 보며 아직까지 우리는 편견 속에서 갇혀 지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 작품을 '이토 준지'가 그린 만화와도 비교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모험을 향한 열정을 간직하라는 점도 알려줍니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SF 소설들은 미디어 매체에서 끊임없이 활용되고, 많은 현대인에게 즐거움과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그 영향과 메시지는 바다처럼 넓은 소설이라고 합니다. '타임머신'은 시간 여행자가 8일간의 여행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합니다. 80만 년 후 미래로 간 시간 여행자는 미래의 인류는 어린이처럼 작고 문장은 두 단어로 되어 있으며, 농사도, 만들기도 할 줄 모르고 과일을 먹으며 지내는 것을 봅니다. 하는 일이라고는 연애하거나 춤추고 노는 것뿐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위화감을 느끼고 숨겨진 진실을 찾습니다. 이미 몰락하고 비참해진 인류를 조명하고 만신창이가 된 주인공이 더, 더 미래로 가면서 마지막 태양과 지구의 몰락을 보고 옵니다. 하지만 시간 여행자는 절망해 쓰러지지 않고 다시 한번 타임머신의 조종간을 당깁니다. 책의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 '타임십'이란 책을 '스티븐 벡스터'가 썼습니다. 이 책의 리뷰도 함께 실었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입니다. 7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지만 촘촘한 전개와 개성 있는 캐릭터, 흥미진진한 전개, 그리고 각권 마지막에 있는 반전까지 너무나 재미있고 멋진 SF 소설입니다. 하지만 다른 작가에 비해 스타일이 낡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작가는 '윌-E' 영화에서 나온 낡은 로봇이 무가치하게 느껴지냐고 물어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낡음은 혼란한 이 시대에 필요하며, 거미줄처럼 흩어진 역사의 앞날에 가장 알맞은 방향을 찾고자 한 그의 고전적 지성이 꼭 필요하다고요.


이외에도 '해저 2만 리', '지구 속 여행', '잃어버린 세계', '투명인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유년기의 끝', '아이, 로봇'의 리뷰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 도서관에서 발견한 '아이작 아시모프' 책을 접하고,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지만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부터 SF 소설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로맨스 소설과 추리, 미스터리 소설에 심취해 SF 소설을 많이 못 읽어봤지만, 책에서 접한 '로봇 3원칙'이 여러 영화에 차용되면서 SF 영화는 계속 보았습니다. 요 근래 한국 작가의 SF 앤솔로지를 읽다가, <고전 리뷰툰 2 : SF편>을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알려주는 줄거리와 느낀 점을 보니 책에 등장한 SF 고전들을 더욱 읽고 싶어집니다. 더불어 지면 관계상 빠진 작가를 저자 후기에서 언급하는데, 그분의 작품도 읽어야 할 목록에 넣었습니다. 수많은 독자를 고전의 매력에 빠지게 한 만화 서평집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입니다. 읽어야 할 책이 늘어남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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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안전가옥 앤솔로지 9
최구실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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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앤솔로지 <빌런>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구실 작가, 인디밴드 음반을 제작했고, 장르별 음악 소개서 집필에 참여했으며 "러브비츠 평전"을 출간한 김상원 작가, 제1회 케이 스릴러 작가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인 "이레"로 소설가가 되었고 단편영화를 연출한 김달리 작가,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를 비롯한 다수의 단편집에 참여했고, 장편 무협 소설 "무당 대사형"을 네이버 시리즈에 연재한 엄성용 작가, 2020년 카카오 웹툰에서 작품을 연재하며 스토리 작가로 데뷔했고, 2021 메가박스플러스엠X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당선으로 단편소설 첫 출간을 앞두고 있는 김구일 작가, 이 5명의 작가가 쓴 <빌런>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샐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김샐리와 최샐리의 이야기입니다. 김샐리의 엄마는 아이가 무사히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요술 공주 이름을 붙였고, 김샐리는 그렇게 샐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이 풀려갔습니다. 10살을 갓 넘겼을 때 친아빠의 외도 장면을 목격했고, 이후 이혼하고 샐리의 안정에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1년을 못 참고 샐리의 학교 앞까지 차를 몰고 찾아온 샐리의 아빠는 샐리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를 냅니다. 상담을 받았더니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샐리는 문자 그대로 잘 자랐습니다. 샐리는 엄마와 같이 밥을 먹으며 엄마가 토로하는 고통에 관한 대화를 듣습니다. 샐리는 엄마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챕니다. 김샐리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합니다. 김샐리는 대학원생 시절에 트라우마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의 뇌에 존재하는 기억 세포를 자신의 뇌에서 추출했습니다. 부정적 감정과 연계된 김샐리의 기억 세포는 스트레스가 일정한 수치 이상을 넘어서면 수면 시간 동안에 깨끗이 파괴됩니다. 그녀의 놀라운 성과는 한국기억소거협회의 창단을 이끌었고, 연구팀장이 되어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어느 날 최샐리가 자신이 연구한 논문을 들고 기소협에 채용 면접을 보러 옵니다.


인구증가와 부족한 식량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구는 DNA 분석과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전했으나 우주 진출의 기술은 미비합니다. 그런데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서 외계인들이 찾아왔고, 그들도 식량을 구하러 왔답니다. 그 외계인들은 식량 기술은 미비하지만 우주 항해에 적합한 연료가 타이탄에 있어서 그것과 물물 거래를 하자고 합니다. 외계인은 우주선이 작아 식량 종자를 많이 실을 수 없으니 일단 조금만 싣고 타이탄에 가서 연료를 준비하며 기다리겠다 합니다. 그러면서 탐사선 연료를 주고 떠났습니다. 지구는 탐사선을 만들었고, 유전자 조작을 거친 갖가지 동물과 식물의 종자들을 넣어 대원들과 함께 우주로 나갔습니다. 그렇게 10년이 되기 일주일 전에 대원들은 냉동 수면실 안에서 깬 후 외계인을 만나려고 계획했으나, 성식은 5년 만에 깼고, 다른 대원들은 이미 죽은 상태입니다. 이제 타이탄에 도착할 때까지 생존해야 합니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샐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아바타 학대와 반란을 이야기하는 '수정궁의 유령', 연예인 팬의 애정을 그리는 '우세계는 희망',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외계인을 만나러 가는 대원과 탑승객의 이야기 '치킨 게임', 투견과 학교폭력의 이야기를 그린 '송곳니'까지 <빌런>에는 5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행복이 영구적이면 그것이 행복인지, 고통스러운 기억은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느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인간의 욕망을 푸는 가상의 존재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지구의 대표가 당연히 인간이라고, 지구인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오만과 편견이었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런지, 무엇이 정답이고 오답인지 딱 나눌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이제까지 악당이라고 생각한 악당들이 정말 악당이 맞는 건지 되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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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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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시라유리 여자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제1회 및 제5회 소겐 판타지 신인상의 최종 후보까지 오른 뒤 제30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에 응모한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코스를 산책하는 전직 변호사 다치하라 교고는 두 달 전인 작년 11월 10일 동창회 약속으로 한 시간 이른 새벽 5시에 산책을 나섰습니다. 교고의 시체가 발견된 시각은 오전 6시 20분, 장소는 산책 코스인 공원 벤치였습니다. 발견자는 동네에서 사는 사십 대 남성으로 매일 그 공원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자주 마주쳐서 얼굴은 아는 사이였습니다. 목에 머플러 같은 물건에 졸린 흔적이 있었고, 주머니 안에 있던 동전지갑이나 집 열쇠는 그대로 있어 노상강도의 가능성은 낮다고 합니다.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았고, 조카이자 탐정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와카바야시 유키에게 교고의 부인인 다카코가 시후미가 의심스럽다며 조사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다카코는 에도 중기에 창업한 화과자 가게의 세 자매 중 장녀였고 가냘프고 조신한 성격에 고풍스러운 양갓집 규수입니다. 장녀인 다카코가 다른 집안으로 시집갔고, 데릴사위를 들여 가게를 이어받은 사람은 둘째인 아쓰코입니다. 자매 중 셋째인 요코가 유키의 어머니고, 성격이 대차서 상장기업인 와카바야시 집안 삼대째 사장의 후처로 들어와 세 딸의 어머니가 되고서도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장남 유키를 낳고부터는 철옹성이 되었습니다. 시후미는 교고와 다카코의 양자인데 실은 손자로 부부의 외동딸인 미나코가 낳은 아들입니다. 교고는 변호사 사무소의 청년을 사윗감으로 점찍어 뒀지만 딸은 소극장에서 활동하는 극단원 사이키와 사귀고 있어 그와 도망가서 결혼을 했고 시후미를 낳았습니다. 사이키는 술에 빠져 살았고 취하면 아들 시후미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미나코는 5살이 된 시후미를 데리고 친정으로 도망쳤고, 아버지 사무소의 미타 다다히코와 재혼했습니다. 그는 시후미와 미나코를 잘 돌봐주었으나 시후미가 중학교에 입학하자 미나코는 임신했고, 시후미를 조부모의 양자로 보내 다치하라 집안에서 살게 했습니다. 당시 시후미는 레이가쿠칸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나 양아버지 교고는 명문대 합격률로 전국 톱 자리를 다투는 세이세이 학원에 보내기 위해 유키에게 과외를 부탁했습니다.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러 일주일에 나흘간 다치하라 집에 다니면서 본 시후미는 굉장이 머리가 좋고 지나치게 조숙한 소년이었습니다. 말수가 적고 결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실체가 아닌 허상을 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시후미는 세이세이 학원에 합격했고, 현재 에이료 대학교 법학부 4학년입니다. 그리고 3학년 때 예비시험을 통과하고 작년에는 사법시험에도 합격했습니다. 양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시후미는 카페 여종업원과 호텔 방에 있었습니다. 알리바이는 완벽했지만 다카코는 양자이자 손자인 시후미를 계속 의심했고, 유키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시후미가 양자로 들어오고 나서 불쌍할 정도로 엄하게 대했고, 용돈도 따로 주지 않았고, 항상 방문을 열고 생활하게 했으며, 그렇게 좋아하는 피아노도 강제로 그만두게 했답니다. 그리고 장례식 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웃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유키는 시후미와 사건 당일 함께 있었다는 카페 여종업원을 만나며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후미의 친아버지 사이키가 공사 중인 건물 비계 위에서 뛰어내렸고 죽었다고 합니다. 그가 입은 옷에 있던 흔적과 살인 현장의 발자국이 일치하고 동기도 있어서 사이키가 유력한 용의자라고 경찰은 말했답니다. 그러면서 다카코는 유키에게 부탁한 조사를 그만하라고 했고, 유키도 그렇게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에 소리도 없이 웃고 있는 시후미를 보고는 그만두면 안 되겠다 생각합니다.


시후미를 계속 조사하며 그의 학창 시절을 더듬는 유키, 시후미의 주변 인물들을 만나 그가 숨겨온 진실에 다가갑니다. 과연 그 끝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에서 확인하세요.




다치하라 시후미와 고구레 리쓰, 둘은 중학교 친구입니다. 둘 다 외모가 특별했고, 특히 눈빛이 비슷합니다. 한 명은 어딘가 덧없는 분위기로 투명한 눈빛이고, 또 한 명은 차갑고 맑은 투명한 눈을 가졌습니다. 둘이서만 유리로 된 숲에 있는 듯한 느낌을 풍기며 지내다 갑자기 연락도 끊고 만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둘 주변에서 몇 건의 화재 사건과 사고가 몇 년 동안 생깁니다. 시후미의 친척이자 예전에 과외 수업을 한 와카바야시 유키는 시후미의 양아버지가 죽은 살인사건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후미 주변을 알아봅니다. 유키는 유력한 용의자가 밝혀졌다는 말에도 과외 당시 시후미의 사정을 신경 써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에 조사를 그만두지 않습니다.


시후미와 리쓰 주변의 어른들의 외면 때문에 둘은 더없이 고독했고, 그렇기에 더없이 외로웠던 두 명의 소년이 안타깝습니다. 만약 내가 알았다면 손을 내밀었을까, 아니면 주변 어른들처럼 외면했을까. 저마다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사건들을 바라보기에 이상함을 느끼지만 귀찮아서, 또는 설마 하면서 나도 지나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나도 가해자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미심쩍은 일을 느꼈다면 오지랖이라는 말을 들어도 확인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과연 누가 죄인인지 묻게 되는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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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인간 - 비누 인간 두 번째 이야기 파란 이야기 8
방미진 지음, 조원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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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저자는 "13일의 단톡방", "비누 인간", "인형의 냄새", "금이 간 거울", "챗걸 시즌 2", "어린이를 위한 감정 조절의 기술", "손톱이 자라날 때" 등이 있습니다. 그럼 '비누 인간' 삼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 <진화 인간>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다엘의 첫 기억은 연구소였습니다. 눈을 뜨기 이전의 기억은 없었고,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구소 책임자인 정 박사는 우리가 줄어드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된 존재이며 지구인들과 섞여 지구인 대신 살아갈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서 연습이 필요하기에 주변과 교류가 없는 소외된 이곳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수 하나가 생겼다며(전작의 내용인 것 같습니다) 본부가 마을 프로젝트를 중단합니다. 하지만 정 박사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어 이들 중 5명을 빼냈고, 그중 마지막이 다엘입니다. 4명은 도망쳐서 죽었고, 한 명은 은신처에 있다고 합니다. 처음엔 도망치려고 했지만 혼자라는 사실에 알려준 은신처 주소로 향합니다. 평범한 가정집으로 보이는 그곳의 벨을 누르니 실내복 차림의 펑퍼짐한 아주머니가 나옵니다. 그녀가 다엘을 반기며 다엘이 잘 곳을 정리해 줍니다. 그때 복층으로 이어진 계단에서 어떤 여자아이가 내려옵니다. 다엘은 자신과 같은 존재라고 반겼으나 여자아이는 비명을 지르며 계단을 올라갑니다.


다엘은 13살 소년이 되어 마을에 투입되었고, 적응을 했습니다. 다른 비누 인간들도 마을에서 적응을 했는데 갑자기 식욕이 폭발했습니다. 배출을 거의 하지 않으니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아도 되는데, 계속 먹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자꾸만 먹다 보니 몸 전체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몸이 커지는 걸 숨기려고 칼로 몸을 깎아 내는 이들까지 생겼고 그 모습을 들키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의 공포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비누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과 구분 지었습니다. 다엘은 은신처에서 TV를 보며 세상을 익혔고, 여자아이 유주는 자신처럼 비누 인간이 아니라 아줌마의 딸임을 알게 됩니다. 유주가 사탕을 주며 다엘에게 먹으면 궁금한 거 얘기해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유주는 그런 식으로 매일 뭔가를 먹게 합니다. 거부 반응이 생기듯 몸속에서 거품이 올라왔지만 금방 거품은 가라앉고 다른 반응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소금 때문에 비누 인간들이 죽은 줄 알았던 다엘은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비누 인간들이 자신을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믿게 만들어 통제 가능하게 하려는 속셈이었습니다. 한 번 의심스럽게 생각하자 모든 게 달리 보이고, 아줌마의 행동도 수상합니다.


아줌마가 외출한 사이에 들어가서 커튼 뒤에 가려진 문을 부수기 시작하는 다엘, 그 안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진화 인간>에서 확인하세요.




'인간은 지구에만 있을까?'라는 상상으로 이 이야기를 떠올린 작가처럼 무수히 많은 별과 행성 안에 지구에만 인간이 산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입니다. 인간과 비슷한 외형을 지니고 있진 않아도 지적 생명체가 우주 어딘가에 또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진화 인간>의 시드인도 인간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리콘처럼 유연하고 재생 능력이 뛰어난 몸, 분열하는 출산 방식, 기기에 접속이 가능한 텔레파시 능력 등 어찌 보면 인간보다 더욱 진화한 인간으로 보입니다. 인간은 불사를 꿈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달로 윤리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머지않아 병에 걸리지 않고 죽지 않는 인간이 탄생될 수도 있습니다. 인류가 도달하기 원하는 목표이자 꿈이라 말하는 <진화 인간>의 모습을 보며 과연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진화 인간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지, 다음 권이 기대됩니다.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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