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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전경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8월
평점 :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저자는 196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니혼대학교 예술학부 영화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영화사에서 근무하다 2009년에 퇴직한 후에는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은색 인어"로 포플러사 소설대상 특별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야식 카페를 무대로 한 소설 "마캉 마랑" 시리즈는 2015년부터 출간되어 누적 판매 18만 부를 돌파했으며, 독서미터에서 '2019년 올해의 책 1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를 보겠습니다.

지방 도시의 복합상업시설에는 쇼핑센터, 게임 센터, 음식점 등이 있고, 이용객이 많은 만큼 주차장이 넓습니다. 그곳 장애인 주차 구역 쪽에 서 있는 녹나무 한 그루, 그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주차장을 보고 있습니다. 얼마 안 있어 엔진 소리가 나고 검은색 미니밴이 장애인 주차 구역에 차를 댑니다. 운전석에서 노랗게 물들인 남자와 조수석에서 다갈색 머리를 허리께까지 기른 젊은 여자가 내립니다. 뒷좌석의 문을 열려는 여성을 남자가 언성을 높이며 여자를 윽박지릅니다. 나무 그늘에 주차했고, 금방 돌아올 거고, 10월이라 괜찮을 거라며 여자의 머리를 세게 때리고, 여자와 함께 안으로 들어갑니다. 뒷좌석에는 더러운 프릴 셔츠에 오버올을 입은 5살가량의 어린 소녀가 자고 있습니다. 부모가 게임 센터에 가고 나면 주차장에 거의 혼자 남아 있곤 하는 소녀, 가끔 남자가 시켰는지 쇼핑센터에 물건을 사러 나온 젊은 여자가 젤리나 요구르트가 든 봉지를 손에 들고 아빠에게 들켜선 안 된다며 건네줍니다. 남겨진 아이는 자신도 배가 고플 텐데 뚜껑에 요구르트를 가득 부어 고양이를 줍니다. 핥아먹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며 소녀는 행복한 듯 웃으며 바라봅니다. 시간이 지나 뒷좌석에도 태양이 비치고, 고양이는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사람들은 고양이의 행동과 소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10대 때 탤런트로 활동했던 기지마 미사는 십대 독자 모델이 중심이 된 아이돌 유닛 '플라티나엔젤'의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습니다. 지난달, 플라티나엔젤 멤버 간 괴롭힘 사건이 발각되었고, 가해자 멤버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는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억측이 쏟아집니다. 거기에 피해자 멤버가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까지 흘러나왔고, 영화사에 위자료를 주고 덮으라는 사장의 지시를 따랐으나 실패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거센 비로 인해 앞도 잘 안 보이고, 전화도 먹통인데다 좁은 산길에 운전도 쉽지 않습니다. 쓰러진 나무로 길이 막혀 초초하게 주위를 둘러보다가 샛길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갑니다. 그곳엔 '여관'이 있었고, 로비로 들어가서 사정을 설명합니다. 오너라 불린 긴 머리의 아름다운 남성이 지방 정비국 쪽에서 도로가 개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니 하룻밤 자고 가라고 합니다.
늘 도망치는 삶을 살아온 기요토는 2년간 동거한 도모미가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 무서워져서 도망칩니다. 무작정 나와 차를 몰다 보니 산이고, 갑자기 내리는 눈으로 당황하던 중 샛길이 보여 그리로 갑니다. 길 끝에 검은 숲을 배경으로 저택 하나가 서 있고, 여관이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수중에 돈이 없어 망설이던 중 젊은 호텔 보이가 주인님이라 부르며 그를 데리고 갑니다.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여주인의 안내로 이곳에 묵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은 우연히 들리게 된 이곳 여관에서 기묘한 일들을 겪고, 경험하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되는데요, 그 내용은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에서 확인하세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아름다운 오너에, 묘하게 사람을 깔보는 데가 있는 통통한 프런트 직원과 기가 막힌 아일랜드 요리를 선보이는 백발의 오드아이 요리사, 가벼운 말투에 친근하게 구는 10대의 다갈색 머리 호텔 보이까지, 이 여관의 직원은 다들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을 풍깁니다. 아이돌 활동을 하다 매니저가 된 미사, 엄마에게 버림받고 사람들에게 도망친 인생을 살아온 기요토, 성공하고 싶어 앞만 보고 달려가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신을 알게 된 유카코, 좋아서 시작한 미식축구 동아리가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겐토,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다정하게 대해주면 거기에 매달리는 소노코가 이곳을 찾아옵니다. 옛날부터 이곳에는 요력을 기르는 고양이들이 모여 수련을 한다는 전설이 내려오는데, 이 고양이들은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며, 그 사람을 만나려고 수련을 합니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의 서장에 등장한 소녀가 각 장의 등장인물들과 만나며 그들에게 깨달음을 줍니다. 마지막 종장에서 다시 등장한 소녀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옵니다. 이제 더 이상 학대받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다른 고양이들의 사연도 궁금해져 다음 권이 나왔으면 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