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모 대여점 -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양지윤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9월
평점 :

일본 아동·청소년문학 작가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여자미술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했습니다.
"유리엘과 글렌"으로 2007년 제48회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 가작 및
2010년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 신인상을,
"친애하는 Punks Not Dead 님께"로 2021년 제61회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을 받았습니다.
"묘지기 레오", "메이드 인 열네 살" 등을 썼고,
시리즈물로 "소년 N", "사신 우동카페 1호점", "니노마루 군이 조사 중" 등이 있습니다.
그럼, <외모 대여점>을 보겠습니다.

오래전 여우술사 소노지를 배신한 인간들에게 복수한 변신 여우 사와카는
같은 변신 여우인 구레하와 함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산속에 숨어있습니다.
그때 그들을 따라오던 어린 여우 두 마리의 존재를 발견했고,
두 마리를 치료하며 함께 있었습니다.
긴 시간 변신 여우 옆에서 지내다 보니 어린 여우들은 요력이 생겨났고,
정이 들고 말아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소노지와 나이 차가 많이 났던 아내는 젊어서 세상을 떠났고,
아내의 친척에게 맡긴 아이는 도쿄에서 자랐는데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안지의 엄마입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혼자 살기 시작한 아파트로
사와카와 구레하가 안지를 데리러 왔을 때, 소노지는 이미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머리맡에 앉은 손자 안지에게 소노지가 의식을 치렀고,
그때부터 안지는 변신 여우들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습니다.
변신 여우로 살아온 지 몇 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 여우 쌍둥이 남매 호노카와 마토이는 요력이 불안정합니다.
요력이 떨어진다는 건 변신 여우에게 죽음을 뜻합니다.
당장이라도 사그라질듯한 촛불 같은 어린 여우의 요력을,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을 횃불로 키우려면
오로지 둔갑을 거듭하며 요력을 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에는 얼마든지 인간들을 속이는 일이 가능했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고,
새 주인인 안지는 여우들이 사람으로 둔갑해 인간 세상에서 돌아다닐 수 있도록
'외모 대여점 변신 가면'을 열였습니다.
여우술사의 피를 이어받은 안지는 그가 부리는 변신 여우의 요력을
자기 몸 안으로 흡수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 요력을 써서 '혼을 바꿔치기'하여 '외모'를 대여해 주는 것입니다.
변신 여우들은 스스로 혼을 바꿔치기할 수 없고, 오로지 여우술사만이 가능합니다.
가게 홈페이지 화면의 대여 목록에서 외모를 체크하면
협력점 사이트로 접속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범죄 행위에 사용하지 말고, 혼이 뒤바뀐 상태에서는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하는 두 가지 조건만 지켜주면 일정 금액을 내고
원하는 어떤 외모를 하루 동안 빌릴 수 있습니다.
17살 시바타 사쓰기는 '미소녀의 외모'를 대여했으나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중요한 건 얼굴만이 아니라는 그 말에 수긍할 수 없었는데,
자신의 모습을 한 호노카의 웃는 얼굴이 예뻐 보인다는 사실을요.
여장하는 남자로 살아가고 싶다는 남동생의 고백에 '여장을 소화할 수 있는 외모'를 대여한
32세 오타 마코토는 성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사람들의 눈초리를 견디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16살 오노 데쓰야는 '멋진 남자 어른의 외모'를 빌려 패스트푸드 점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여학생 무리들에게 훈계를 하려고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한 구레하가 대신 말하자 그녀들은 조심하겠다며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11세 사와구치 유리는 '나이 든 성인 여성의 외모'를 빌려
자신과 같은 처지의 방치된 남자애를 경찰서에 신고해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안지와 같은 고등학교 선배였던 20살 나카지마 후미코는
졸업식 날 안지에게 사귀자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연락도 안 된다는 말을 듣습니다.
'안지의 외모'를 빌린 그녀는 구레하와 뒤바뀐 자기 몸을 꺼안고 자신의 마음을 말합니다.
이외에도 5번의 대여 계약 이야기와 변신 여우들과
여우술사 안지의 이야기를 <외모 대여점>에서 확인하세요.
무엇이든 빌릴 수 있다는 대여점에는 특별한 대여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원하는 '외모'를 하루 동안 자유롭게 빌릴 수 있다는 것인데요,
범죄 행위에 사용하면 안 되고, 혼이 뒤바뀐 변신 여우와 대여 계약자는
뒤바뀐 동안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만 지키면 됩니다.
그렇게 원하는 외모를 빌리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외모 대여점>을 찾아오고,
그들의 사연 속에서 어린 변신 여우인 호노카와 마토이는 인간 세상의 규칙을 익힙니다.
하지만 인간은 단순하면서 복잡해 이해한 듯 하다가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여 계약을 수행하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인간답다는 건
한 가지 면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닫습니다.
인간만이 지닌 특징은 무수히 많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무수히 많고, 그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가치관이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존중해야 하는 동시에 나의 생각과 가치관, 인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인간으로 살면서 해야 할 일음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