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대루
천쉐 지음,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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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70년 대만 타이중에서 태어나 대만 국립 중앙대학 중문과를 졸업한 저자는 1995년 25살에 발표한 소설집 "악녀서"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데뷔했습니다. 2004년 장편소설 "다리 위 아이"로 차이나타임스 10대 우수도서상을 수상했고, 2009년 장편소설 "악마"가 대만문학상 금전장 후보에 올랐습니다. 2020년 "친애하는 공범"으로 타이베이국제도서전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천쉐의 소설 <마천대루>를 보겠습니다.



마천대루 경비원 셰바오뤄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은행에 취직해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28살 자신의 생일날 매일 지나는 신호등을 통과하다가 오토바이를 탄 여자와 부딪혔습니다. 여자는 결국 죽었고, 법원은 과실치사로 집행유예 3년과 보험금 외 합의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셰바오뤄는 대출을 받았으나 죽은 여자의 아이들을 보며 죄책감에 망가져갔습니다. 차를 폐차했고,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직장을 관두고 집에 틀어박혀 폐인처럼 지내다 집마저 팔고, 죽은 여자의 가족들에게 돈을 보냈습니다. 통장의 잔고가 바닥나 막노동을 했고, 그곳에서 빌딩 경비원을 소개받아 마천대루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마천대루 상가 아부 카페 매니저 중메이바오는 미용 기술을 배운 엄마와 미용재료를 납품하는 직원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생부는 이미 처자식이 있는 남자였고, 엄마는 그녀를 부모님에게 맡기고 떠났다가 3년 만에 배가 부른 채 계부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엄마를 따라 이사했고, 계부는 술주정이 심하고 도박성 게임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계부가 감옥에 들어가 엄마와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감옥에서 출소한 계부가 엄마를 찾아와 집에 같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휴일 오후, 엄마는 일하러 나가고 남동생 옌쥔은 그림을 배우러 간 사이에 계부가 그녀의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가위로 계부의 오른뺨을 찌르고 달아났고, 그 뒤로 쭉 도망 다니며 살았습니다. 일하는 곳이든 사는 곳이든 엄마와 계부가 없는 장소라면 그곳이 바로 집이었습니다.

마천대루 부동산 중개인 린멍위, 중메이바오 옆집에 살며 공황장애를 가진 로맨스 소설 작가 우밍웨, 시간제 가사도우미 예메이리, 린다 썬의 아내이자 임신 중인 리모리,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중메이바오의 첫사랑 린다 썬, 마천대루 경비원 리둥린, 중메이바오 옆 옆집에 사는 임신부 리아이미, 아부 카페 사장 리톄부, 부동산 중개소 직원이자 아부 카페 단골손님 왕쓰보, 마천대루 편의점 점원 황하오우, 부동산 중개인 린멍위의 아내 딩메이치, 아부 카페 아르바이트생 루샤오멍, 중메이바오의 남자친구 리유원, 중메이바오의 배다른 남동생 옌쥔까지, 살해된 중메이바오와 관계된 사람들의 진술과 독백은 <마천대루>에서 확인하세요.




대한민국의 도시에는 어딜 가나 아파트고, 그만큼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6살부터 지금까지 계속 아파트에 살았고, 저희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향, 남동향, 북향에도 살아보았고, 1층에도, 중간층에도, 고층에도 살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5층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는데, 점차 높아지더니 지금은 40층이 넘는 아파트도 많고, 건설 중인 아파트도 대부분 고층 아파트입니다. <마천대루>는 높이 150미터에 지하 6층, 지상 45층, 총 1200세대가 넘는 빌딩으로 8년의 건축 기간을 거쳐 1998년에 완공된 건물이자 책 제목입니다. 한때 대만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집합건물이었고, 지금도 세 번째로 높은 빌딩입니다. 1~3부는 주요 인물이 자신의 시점에서 자신을 이야기하고, 살인사건이 벌어진 이후엔 경찰에게 하는 진술과 독백을 통해 피해자와 그들의 관계와 심경, 마음속에 감춰져 있는 거짓과 진실을 보여줍니다. 누가 살인사건의 범인인지 알듯 모를 듯 모호한 가운데, 이제 범인이 밝혀지리라 기대했던 마지막 4부에서 갑자기 구조가 바꿔 살인 사건 이후 1년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나타난 일상의 변화를 서술합니다.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어리둥절했지만, 작가의 의도가 4부에 응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살인 사건을 잊고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아파트 사람들을 보면서 현대 사회의 비정함을 무심히 보여줍니다. TV에서 보도되는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잠깐의 감정을 가지지만 우린 금방 일상생활로 돌아갑니다. 그런 사건이 가족의 일이 아닌 이상, 사건 하나하나에 휘청이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이들에겐 영향을 미칩니다. <마천대루>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 누군가의 죽음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타인의 죽음이 정말 나와 무관한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누가 죽였든,

그녀의 죽음이 우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누구도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을

p.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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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하루 한 장 - 365일 성공을 부르는 작은 변화의 힘
이대호 지음 / 위너스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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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는 어느덧 20년 차 언론인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아나운서, 앵커)으로 시작해 뉴스를 제작하는 사람(방송기자)으로, 그리고 지금은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사람(콘텐츠 크리에이터)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2021년 와이스트릿을 창업했으며, 현재 60여만 명의 구독자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KBS 라디오 간판 경제 프로그램 '성공예감'에 10년 넘게 패널로 출연해왔으며, 2023년 3월 MC로 발탁되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내 인생을 바꾼 하루 한 장>을 보겠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작은 것 하나'엔 아주 작은 것 하나부터 인생을 바꿔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수많은 알림과 일이 있어도 가장 쉽고, 가장 간단하게 넘길 수 있는 것부터 처리해 나가면 어느새 줄어들 것입니다. 두껍고 어려운 책도 그냥 딱 한 장만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부담감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삶에 변화가 필요하거나 큰 도전을 하려 할 때도 두렵다고 거기서 멈추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도해 보라고 합니다. 마지막에 유명인의 명언으로 마무리합니다. 


SNS가 필수인 시대를 살면서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불행해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자주 보진 않은 엄마 친구 자녀와 비교됐는데, 이젠 방송인이 아닌 셀럽이 된 사람들,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도 비교가 되는 시대입니다. 레프 톨스토이는 불행은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는 데서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비교할 대상은 TV나 SNS에 등장하는 화려한 삶이 아니라 어제의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셀 수 없는 많은 선택에 놓입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에 따르면 미미한 선택까지 모두 합할 경우 하루에 약 3만 5000번이나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선택이고, 우리는 그 결과물일지도 모릅니다. 아일랜드 작가 로렌스 엔더슨은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물이다. 좋은 선택은 좋은 성격에서 나오고, 몇 개의 좋은 선택은 모든 차이를 만들어 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오늘 내리게 될 나의 선택 하나하나가 나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우리나라 사람이 신정과 구정 때 하는 말입니다. 어쩌다 보니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을 한 달 넘게 쓰게 됩니다. 그래도 좋은 인사니까 오래 쓴다고 나쁠 건 없습니다. 복은 많이 받을수록 좋은 거니까요. 그래서 저자도 독자들에게 복 많이 받으라는 말로 끝맺습니다.




저자는 KBS 1 라디오 성공예감 프로그램에 10년 넘게 패널로 출연해 2023년 3월 해당 프로그램의 MC가 되었습니다. MC가 되면서 1~2분짜리 라디오 오프닝을 직접 꾸준히 써왔는데, 그 힘은 청취자 덕분이랍니다. 오프닝을 감명 깊게 들었다는 청취자 메시지가 올라오면 이걸 왜 힘들어했을까 하며 반성하기도 했답니다. 짧은 몇 마디 멘트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그 오프닝은 누군가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삶의 방향타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오프닝 멘트를 어떻게 하면 다시 들을 수 있는지도 물어오는데, 2년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라디오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를 진행하며 작성했던 오프닝 멘트를 모아 <내 인생을 바꾼 하루 한 장>으로 재구성했습니다. 365개의 꼭지로 한쪽 혹은 2쪽에 걸쳐 다양한 주제와 그에 따른 내용이 있습니다. 순서대로, 혹은 제목에서 마음에 다가오는 꼭지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그렇게 읽으면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을 적으면서 하루를 보내니까 좋았습니다. 막연히 매일 하는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명문장을 적고 그 문장을 가슴에 담으니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표정도, 행동도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나 자신의 작은 변화를 체감하니 더욱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하루를 시작하거나 하루를 마무리하는 루틴으로 <내 인생을 바꾼 하루 한 장>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꾸준히 읽으며 1년 뒤 나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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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주장법
허진희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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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는 "독고솜에게 반하면"으로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장편소설 "좋아한다는 거짓말", "노파람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날"을 썼고, 소설집 "오후에는 출근합니다", "하면 좀 어떤 사이",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B612의 샘", "성장의 프리즘", "푸른 머리카락", "세 개의 시간"에 참여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악의 주장법>을 보겠습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 부잣집에서 신동 소리를 들으며 대접받다가 16살에 일본 유학을 떠나 도쿄제국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고등문관시험에 합격한 26살 백오교는 남들이 보기엔 부러운 인생이지만 늘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두 해 전 고등문관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용돈벌이를 할 생각으로 사토 타다요시의 과외 제안을 받아들여 그들의 자식인 사토 쥰과 미유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오교가 일본에서 시집을 출간했을 때 사용한 필명은 시라시이 유이토로 쥰은 독자로 그를 존경했습니다. 남매의 집을 나온 오교는 성당에 잠시 머물렀다가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오교의 시신 옆에는 기가 쓴 시집 '악의 주장법'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오교의 집에서 또 한 명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구희비 박사는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독초와 함께 자랐습니다. 그렇게 조선의 독초를 연구해 '멍울독 백과'를 썼고, 이 책은 근 십 년 동안 조선에서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천붕대에 사는 차돌을 자신의 비서로 삼았고, 차돌은 5일마다 이곳에 들른다는 조건으로 희비를 따라갑니다. 남매의 엄마인 사토 카논은 오교의 집에서 죽은 미카엘의 시신을 희비에게 살펴봐달라는 편지를 썼고, 희비와 차돌은 현장으로 함께 갑니다. 그곳엔 핏덩이일 때 성당 보육원에 맡겨져 그곳에서 자랐고, 신부의 꿈을 키운 경성 최고의 미남 미카엘이 잠든 듯이 죽어있습니다. 죽은 게 아니라 잠을 자는 듯, 곧 눈을 뜰 것 같은 시신의 모습은 자비초 때문입니다. 자비초는 무색무취이지만 소량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독초이며 고통 없이 죽게 해줍니다. 자비로운 죽음을 내리는 천사의 흰 손 같다며, 자비초의 형태도 그리해 흰장갑초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자비초는 구하기 쉽지 않은 멍울독입니다. 그의 죽음에 의문이 생긴 희비는 범인을 찾기로 결심하고 현장을 나서다가 기자 지등조를 만납니다. 자신이 미카엘을 죽인 범인을 알고 있다며 관심 있으면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고 가버립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죽은 채 발견됩니다.

누가 지등조를 죽였는지, 카논의 방에서 자비초를 훔친 사람은 누구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악의 주장법>에서 확인하세요.




사람이 살 만한 세상. 그런 세상이 오기는 오는가.

차돌은 거창한 이념이나 사상 같은 건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았다.

살 만한 세상에서 이렇게 많은 목숨이 죽어 나갈 리 없지 않은가.

(p. 188)


조선 사람은 죽든 말든 신경 안 쓰는 시대, 바로 일제강점기의 조선입니다. 조선 사람을 죽여도 일본 권력자라면 모든 것이 없던 일로 되어 버리는 시대, 바로 일제강점기의 조선입니다. 이렇게 환멸로 가득한 어둠의 시대라 어둠에 물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캄캄하진 않습니다. 일본 경찰의 패악질에 쓰러진 이들을 둘러업고 동분서주하던 12살의 차돌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이들을 돕다 일본 경찰에게 걸리면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텐데, 그런 계산보다 눈앞의 아픈 이를 구하려는 마음, 그런 마음을 품은 차돌은 결코 어둠에 물들지 못할 것입니다. 주인공 구희비도 그때의 도움을 받고 잊지 못하고 계속 지켜보다 차돌을 찾아왔습니다. 희비의 동지들이 힘이 장사인 차돌을 독립투사로 키우자고 했고, 차돌의 엄마도 그걸 바라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희비는 차돌이 원하는 대로 살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게 되자, 그제야 이모가 자신에게 네가 지금보다 훨씬 근사한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자신이 반드시 일조할 거란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고 원하게 되면 자신이 사는 세상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사람들도 자식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게, 그전엔 큰 관심도 없었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말고 나아갈 수 있는 세상, 사람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떤 세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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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3
카밀라 레크베리 외 지음, 임소연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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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심리학 분야 베스트셀러 저자 겸 세계적인 심리술사인 헨리크 펙세우스와 데뷔작 "얼음공주"가 유럽에서 200만 부가 팔리며 출판계의 주목을 받은 카밀라 레크베리가 함께 범죄 심리 소설을 집필했습니다. "박스", "컬트", "미라지" 3부작은 60여 개 국가에서 출간되었으며 현재 TV 영상화 제작 진행 중입니다. 그럼 3부작의 첫 번째 <박스 3>을 보겠습니다.



놀이공원에서 발견된 칼 꽂기 마술 상자엔 젊은 여자가 칼날에 꿰어진 채 있었습니다.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아 경찰 미나 다비리는 예전부터 참석한 알코올 중독 방지 모임의 회원 안나가 추천한 멘탈리스트 빈센트 발데르를 고문 역할로 영입합니다. 그는 대중에게 심리 마술 공연을 펼치는데, 피해자 사진을 보고 중요한 단서를 알아냅니다. 율리아 팀장, 루벤 회크, 크리스테르 벵트손, 페데르 옌센과 팀을 이뤄 수사를 했지만 자살 사건으로 종결된 앙네스 사건도, 꽃 도매시장 주차장에서 죽은 로베르트의 사건도 막지 못하고 일어납니다. 마지막에 발견된 피해자의 위에서 발견된 밍크 털로 밍크 농장을 수색하지만 단서를 찾지 못합니다. 사건이 시작되기 전 빈센트에게 보낸 책에서 연쇄살인 범인의 흔적을 발견한 그는 안나를 의심해 미나와 함께 방문했지만 자신을 괴롭히던 스토커였음을 알게 됩니다.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팀원들에게 강제 휴가 명령이 내려졌고, 미나는 집에서 피해자들의 연결 고리를 알아보려 애씁니다. 크리스테르와의 통화에서 중요한 것을 떠올린 미나는 바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미나가 떠올린 피해자들의 연결고리는 무엇인지, 연쇄살인의 범인의 정체와 동기는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박스 3>에서 확인하세요.




마술도구가 연쇄살인 도구로 사용되었다?! 독특한 소재에서 출발한 <박스>는 시작부터 흥미진진합니다. 1, 2권에 이어 연쇄살인범의 정체는 알 수가 없고, 형사들의 수사도 지지부진합니다. 3명의 피해자들은 범인에게 막무가내로 걸린 게 아니라 신중하게 선택된 거였고, 그들의 연결고리를 찾으면 범인의 윤곽도 드러날 것입니다. <박스 3>에서 찾은 연결고리는 충격적이었고, 진행되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그려진 마술사를 꿈꾸던 소년의 정체도 놀라웠습니다. 이 책은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한 주인공들의 활약보다 주인공들의 성장에 중요한 비중을 두었습니다. 결벽증을 가진 형사 미나와 편집증을 가진 멘탈리스트 빈센트는 일상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뎌지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고, 사건을 수사하면서 둘은 정신적으로 의지를 합니다. 빈센트와 미나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점 없이 완벽한 인간은 없지만, 이렇게 민낯 그대로의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영미와 유럽 소설의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한 인간의 다면적인 부분을 과감 없이 보여주고 그려내는 것에서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결국 연쇄살인범을 잡으며 그들의 수사는 끝났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그들의 인생은 끝난 것이 아니기에 책의 마지막에 그려진 내용이 마음에 더 와닿았습니다. 3부작 다른 시리즈의 등장한 인물들의 매력도 기대됩니다.


인생은 몇 걸음 앞으로 전진하다가

다시 비틀거리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는 것의 반복이란 것이었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실망하게 되어 있다.

그들은 모두 사람이고, 고로 완벽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진실을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배우며 살아왔다.

p.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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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세계사 365 - 역사책 좀 다시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요나스 구세나에르츠.벤저민 고이배르츠.로랑 포쉐 지음, 정신재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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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역사학자 요나스 구세나에르츠와 역사 교사 벤저민 고이배르츠, 열정적인 역사 마니아 로랑 포쉐는 팟캐스트 '초심자를 위한 역사'의 공동 제작자입니다. 벨기에의 여러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흥미로운 세계 역사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는 이들이 쓴 <쓸모 있는 세계사 365>를 보겠습니다.



유로화가 쓰인지 오래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에 나온 날짜를 살펴보니 20년이 조금 더 된 일이었습니다. 2002년 1월 1일, 유럽연합의 12개 회원국은 유로화를 법정 화폐로 채택합니다. 현재 유로화는 유럽 연합 회원국 27개국 중 19개국과 더불어 안도라, 산마리노, 바티칸 시국과 모나코 같은 유럽 내 초소국가들의 공식 화폐이며, 코소보와 몬테네그로에서도 비공식적으로 유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탄핵 재판이 일어난 날은 1868년 2월 24일로 하원에서 앤드루 존슨의 탄핵이 이루어집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이던 시절 부통령이었는데, 1865년 링컨이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나자 대통령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하지만 그는 국방장관을 상원의 동의 없이 해임하는 무리수를 두었고, 이는 그의 탄핵을 결의하는 계기가 됩니다. 탄핵은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후 상원에서 전체 2/3가 찬성해야 성립하지만, 존슨은 딱 한 표 차이로 부결되었습니다. 오늘날까지 실질적으로 탄핵된 미국 대통령은 없으나 탄핵소추 절차를 겪었던 대통령은 리처드 닉슨,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가 있습니다. 1997년 5월 11일, 세계 체스 챔피언인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가 컴퓨터를 상대로 한 체스 시합에서 패배합니다. 1년 전인 1996년 2월엔 동일한 컴퓨터인 딥블루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딥블루는 IBM에서 개발한 체스 인공지능 컴퓨터로 초당 1억 개의 서로 다른 체스 위치를 연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IBM은 1차 대결에서 딥블루의 패배를 맞본 후 초당 2억 개 경우의 수를 연산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고, 결국 딥블루가 승리합니다. 카스파로프는 재대결을 요구했으나 IBM은 이를 부인하며 딥블루의 전원을 꺼버렸습니다.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도 인상 깊습니다. 1570년 제 생일이기도 한 5월 20일은 최초의 아틀라스 지도책이 발간되었습니다. 1953년 7월 27일은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한 한국전쟁이 휴전 협정을 체결한 날입니다. 휴전 협정으로 38선이 아닌 휴전선이 생기고 한반도에는 두 개의 완전히 다른 나라가 자리를 잡습니다. 1999년 12월 31일, 미국은 1979년부터 파나마와 함께 파나마 운하의 공동 소유권을 가졌으나 이날을 기해 운하를 파나마에 반환합니다. 곧 대통령이 될 트럼프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확보를 위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이 운하는 7년간의 공사와 대략 5천 명의 인부들이 목숨을 잃은 뒤 1914년 완공되었으나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큰 사용이 없었습니다. 현재는 매년 1만 4천 대, 대략 하루에 40대가 운하를 이용하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미우선주의 행보로 인해 주의해야 할 곳으로 생각합니다.

소개한 내용 이외의 날짜에도 흥미로운 세계사가 실려 있으니, <쓸모 있는 세계사 365>에서 확인하세요.




세계사라면 보통 유럽이나 미국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쓸모 있는 세계사 365>는 여러 나라의 역사를 빠짐없이 담았으며, 그리스도 탄생 멫 세기 전부터 2000년대 역사까지 광범위한 시간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날그날 있었던 역사적 사실 중 흥미롭거나 놀라워 보이는 사건들을 골라 오늘의 역사로 선정했답니다. 또한 1일 1페이지 365가지 역사적 사건을 325개의 도판을 수록해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살짝 아쉬운 점은, 하루 한 가지의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관련되거나 덧붙일 역사적 사실도 책 아래 언급했으면 합니다. 예로 1월 1일은 유로화의 출범만 다루고 있는데, 1863년 1월 1일은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 선언을 발표한 날이기도 합니다. 5월 11일 체스 게임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을 실었는데, 바둑게임보다 경우의 수가 더 복잡한 바둑게임과 인간의 대결도 적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뿐만 아니라, 들어보긴 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사건들의 뒷이야기를 적어놓아 역사책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각 달의 시작에 유명인이 역사에 관해 남긴 말('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은 그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인류가 범한 실수와 그 실수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기록이다')도 인상 깊었습니다. 역사를 왜 배워야 하고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하는지를 되새길 수 있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고 싶은 가벼운 마음으로, 매일 하나씩 읽어도 좋고, 한 번에 여러 장을 읽어도 좋습니다. 소소한 역사를 읽으며 놀라워하거나, 이미 잘 알려진 역사를 알게 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쓸모 있는 세계사 365>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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