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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웨스 앤더슨 - 그와 함께 여행하면 온 세상이 영화가 된다 ㅣ 우연히, 웨스 앤더슨
월리 코발 지음, 김희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평점 :

저자는 2017년 인스타그램에 @AccidentallyWesAnderson 커뮤니티를 개설했습니다.
그러자 세계에서 140만 명이 넘는 모험가들이 모여들어
채널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지금도 일주일에 만 명 이상씩 늘고 있습니다.
저자는 뉴욕 브루클린에 살며 아내와 반려견의 도움을 받아
매일같이 게시물을 선정하고 올립니다.
그중에서 고른 사진들이, <우연히, 웨스 앤더슨>에 담겨 있습니다. 그럼 보겠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 '니피싱 호수'를 담은 사진입니다.
온타리오에는 대략 25만 개의 호수가 있습니다.
주민들은 얼음이 얼 때만을 기다리며 이 오두막에서 얼음낚시를 합니다.
이 오두막들이 고독을 건축물로 형상화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은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뉴욕 캣스킬스의 '화재감시탑'입니다.
1985년 새해 자정을 기해 산림 보호구역이 새롭게 지정됐습니다.
3백만 에어커에 달하는 뉴욕주 산림은 영원히 야생림으로 지켜지게 되었습니다.
벌목꾼들의 난개발로 땅은 메마르고 황량해졌고,
이런 땅은 화재에 취약했습니다.
2년 뒤 이 지역 스포츠 클럽에서 땅을 보호하기 위해 최초의 화재 감시소를 세웠습니다.
목재로 건축된 최초의 탑은 몇 년간 있었으나
번개를 맞은 것으로 추정돼 불타서 무너졌습니다.
이후 주에서 운영권을 넘겨받아 백여 년에 걸쳐
백 개 이상의 화재 감시탑이 불침번을 섰습니다.
칠레 프루티야르 '양키우에 호수 부두' 사진입니다.
관광객들은 눈부신 경치, 보트 타기, 시원하고 건조한 산악 공기를 위해
이 목가적인 도시로 찾아옵니다.
1800년대, 양키우에의 호수 지역을 중심으로 부유한 독일 인구가 늘어났는데,
이는 독일인의 이민을 유도하고 환영한 이민 정책의 결과입니다.
독특한 프루티야르 부두는 2008년에 건설되었으며,
최초의 유럽 정착민들이 양키우에 호숫가에 지었던 독일식 선창 양식을 따랐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중심부의 유르고르덴 섬에는 '그뢰나룬드(초록의 숲)'가 있습니다.
독일 목수 야코프 슐타이스가 1883년 이 지역을 임대해
회전목마와 그 외 오락거리를 지어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이 탄생했습니다.
보통은 '그뢰난'이라 더 많이 불립니다.
그뢰난에는 사랑의 터널, 유령의 집, 롤러코스터를 비롯한
서른 개의 놀이 기구가 있는데,
그중 손그림으로 장식한 기계식 그네 케팅플뤼가렌은
호수 위를 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이집트 룰소르주 '왕들의 계곡'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직까지 탐험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2009년에 발견된 것까지 무덤의 개수를 63개가 됩니다.
많은 무덤에 신화 속 장면, 상형문자, 고대의 낙서가 벽화로 남아 있으며,
모두 그리스·라틴·페니키아·로마 문화에서 유래했습니다.

가보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평양의 사진도 한 컷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웨스 앤더슨에서 내가 가장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평양 지하철 '개선역'으로 1978년에 완전히 개통되었습니다.
오늘날 열차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음악과 선전 문구가 나오며
매일 30만 명에서 7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사진 속 64미터 길이의 에스컬레이터는
열차 승강장으로 내려가기까지 3분 넘게 걸립니다.
세계에서 평양 지하철역들보다 더 깊은 역은
우크라이나 키예프 지하철의 아르세날나역뿐입니다.
평양 지하철 선로는 지하 약 110미터 이상의 깊이에 위치하며
지상과의 연결점은 전혀 없습니다.
역들은 방공호 구실을 하도록 지어졌고 터널 곳곳에 방폭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역은 평양 개선문 밑에 있습니다.
<우연히, 웨스 앤더슨>은 미국 & 캐나다/라틴 아메리카/중부 유럽 & 서유럽/
영국 & 북유럽/남유럽 & 동유럽/중동 & 아프리카/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동아시아/오세아니아/남극으로 나눠 매혹적인 사진을 실었습니다.
저자의 이름도 아닌 '웨스 앤더슨'을 왜 붙였나 살펴봤더니
이 감독의 영화에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 있답니다.
대칭적인 선이든, 파스텔 색조든, 완벽한 구도든, 일단 보면 알게 된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등장한 장면처럼 보이는
세계 곳곳의 '진짜' 장소들이 바로 이 책에 있습니다.
이런 매력적인 장소는 대개 먼 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시선을 달리하면 우리 가까이에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 숨겨진 장소들을, 혹은 언제나 탐험하고 싶던 장소들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