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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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교육사업 마케터로 일하며 MBA 석사과정을 밟은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웹소설을 쓰게 돼 "베리에이션"을 시작으로 

"마이 러브스토리 in 타임슬립", "타임 리벌스 수사대", "그림자 탐정"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 1>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남시보 순경은 살인이나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일주일 전에 사건 현장에서 시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체 눈이나 주변에서 사망 원인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권에서 자신의 시체를 본 그날부터 뭔가 좀 바뀌기 시작합니다. 

사건 발생 전후로 대략 1시간 내, 그러니까 총 2시간 안에 걸친 사건이면 

시체를 볼 수 있고, 한 번 본 시체는 7일 내내 계속 보인답니다. 

그 일주일 동안은 시체를 발견한 곳에서 집중하기만 하면 

시체 환영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시체를 본 현장을 다시 찾아 

시체의 당사자를 구하는 남시보는 또 다른 능력이 생겼습니다.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는 기억력이 아주 좋아졌는데, 

사진을 찍어 바로 출력하듯 짧은 순간 본 장면조차 뇌리에 생생하게 남습니다. 

단 그 기억이 오래가지는 못해 휴대폰에 메모를 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순찰구역에서 할머니를 구하다가 치려던 뺑소니차를 발견합니다. 

조회해 보니 대포차였고, 속도위반과 신호위반 건수가 많은 차였습니다.


서울지방 경찰청 광역 수사대 민우직 경정은 연쇄살인 사건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고, 

전담 특별 수사본부를 결재받아, 안민호 경위, 최우철 경위, 나상남 경사, 

정보과에서 박민희 순경, 과학 수사대에서 도민 경감, 나영석 경위, 

서울지검 특수 2부 한서율 검사, 남시보 순경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3건의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20대 여성이고, 

범인은 몸을 가누지 못한 여성의 두개골을 가격한 뒤 

기절하면 신체 여러 곳에 날카로운 것으로 상흔을 입힙니다. 

그렇게 여성은 피를 흘리며 서서히 죽어가고, 범인은 지켜봅니다. 

마침내 여성의 숨이 끊어지면 가지고 온 금속 다윗의 별 문양을 

자신이 원하는 신체 부위에 가져가 그 아래에 놓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대략 1시간 내에 이뤄지며, 목격자는 아무도 없고, 

지문이나 머리카락 등의 흔적도 전혀 남기지 않습니다.


1년 전 최우철 경위는 자신의 관할에서 이민지 양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녀의 유서와 남긴 USB에서 야당 원내 대표인 이필석 의원에게 몹쓸 짓을 당했고, 

그걸 빌미로 성 접대까지 강요당해 왔습니다. 

이를 발견한 최 경위와 나 경사는 박철기 팀장에게 보고했으나 

확실한 물증을 찾으라는 명령에 새로운 증거를 찾기 위해 수사를 합니다. 

하지만 피해자 물품이 의도적으로 손상되어 1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집행유예가 되고, 

피해자의 아버지는 충격에 쓰러집니다. 

민우직 경정과 최우철 경위는 결정적인 물증을 가지고 있었고 

증언을 한다는 남자친구 여남구가 돌연 증인 출석에 거부를 합니다. 

부탁을 했으나 민지 양이 나온 동영상이 있는데 

그걸 인터넷에 유포시키겠다고 협박을 한다며 두려워하죠. 

2심에선 무죄로 판결이 나왔고, 여남구를 설득한 끝에 

3심에 출석하기로 했는데 돌연 자살을 합니다. 

하지만 최 경위는 타살이라고 믿고 있고, 3심에서도 무죄로 판결이 났습니다. 

최 경위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책임감과 피해자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 

피해자 남자 친구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아직도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필석 의원이 자살했고, 

그의 사건을 판결한 대법관 중 한 명인 이대우 판사도 자살했고, 

사건을 맡은 조덕삼 검사는 사고가 나 행방불명인 상태입니다.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은 누구이며, 

1년 전 벌어진 이민지 양의 사건과 관계된 인물들은 누구인지,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죽음의 설계자 ①>에서 확인하세요.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죽음의 설계자 ①>에서 전편 공시생이었던 

주인공 남시보가 경찰 공무원이 되어 등장합니다. 

일주일 전 죽은 시체를 보는 능력을 가진 남시보는 전편에서의 인연으로 

민 팀장이 맡은 특수수사본부에 들어갑니다. 

3건의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형사들과 과학 수사대 팀원들, 

전편에 등장한 한 검사까지 수사를 시작합니다. 

한편 1년 전 자살한 20대 여성과 관계된 이 의원, 이 판사가 연이어 자살하고, 

조 검사는 다리 아래로 떨어져 실종 상태입니다. 

이 사건의 배후에 거대한 조직이 있고, 그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지자 

꼬리 자르기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형사로 이뤄진 특수본의 팀원들이 거대한 조직의 음모를 제대로 파헤칠 수 있을지 

기대하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미래의 시체를 보는 남시보의 능력은 사건 현장에서 눈을 감고 집중하면 

그 시간에 있는 것처럼 눈앞에 나타납니다. 

새롭게 길러진 이 능력이 좋은 것인지, 

초자연 현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안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능력으로 진실에 다가갈 방법이 찾아,

2권에서 더욱 활약하리라 기대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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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은유와 재치로 가득한 세상
카타리나 몽네메리 지음, 안현모 옮김 / 가디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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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남부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는 그곳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옥스퍼드와 런던에서 오랫동안 출판업에 종사하며 스칸디나비아반도 인근 나라들의 문화가 매우 독특하고 유별나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을 보겠습니다.



백설 공주에서 보듯이 사과를 베어 무는 것은 늘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신맛 나는 사과를 베어 무는' 것이 어떤 일을 억지로 끝내기 위한 첫걸음이 된다고 합니다. 내키지 않는 상황을 마주해야 함을 뜻합니다. 그런데 덴마크에서는 '낙타를 삼켜'야 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버터 눈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건 최적의 위치에 있다는 뜻입니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사는 식구들은 큼지막한 공동 사발에 죽을 담아 함께 나눠 먹곤 했답니다. 그 사발 정중앙에 버터 조각이 놓여 있습니다. 각자 사발 중앙을 향해 죽을 파먹고 있는 와중에 누구든 버터가 녹은 지점에 처음으로 도달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겁니다. 그렇게 탄생한 표현입니다.


까마귀는 노랫소리가 아름다운 새는 아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새도 자신들의 목청으로 까악까악 웁니다. 그래서 '까마귀도 제 목소리로 노래하니까' 표현은 재능이 부족하거나 성과가 나쁘더라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격려하는 말입니다. 최선을 다해 나다운 모습을 보여 주면 된다고요. 고로, 모든 것은 자신감입니다.


코펜하겐의 자전거 소유 인구는 50만이 넘습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자전거를 타러 거리에 나온다면 극심한 혼돈이 생깁니다. 따라서 '자전거 타러 나온'이라는 말은 누군가가 단단히 미쳤음을 시사합니다.


스칸디나비아인들은 베리에 대해서만큼은 무엇보다 높은 가치를 두고 마법과 다름없는 경지로 대합니다. 그곳의 긴긴 여름날과 백야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을 야생의 제철 베리들을 풍부하게 길러냅니다. '그냥 블루베리일 뿐이야'의 뜻은 무언가 쉬운 것, 하찮은 것, 또는 소량을 뜻합니다. 그러니 누구 것이 더 우월한지, 누가 한두 알 더 많이 가져갔는지 다투지 마세요. 그냥 블루베리일 뿐이니깐요.




'휘게', '욜로', '행복지수 1위'로 표현되는 스칸디나비아반도는 우리에게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킵니다. '무민', 이케아', 'H&M', '노키아', '레고' 등 스칸디나비아 제국에 속하지 않는 핀란드 브랜드도 있지만 인접한 나라들이다 보니 언어와 민족이 유사하고 역사상으로도 밀접합니다. 이들 나라의 사람들은 여유가 느껴지고, 유럽 중에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저자는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문화를 알기 위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자 했고, 그러면 마음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렇게 50여 개의 스칸디나비아 관용구들을 모아 그에 대한 해설과 여러 정보를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에 실었습니다. 나라마다 관용구에 등장하는 것들이 다르듯이 추운 날씨, 아웃도어 라이프, 수염, 부엉이, 청어, 무민, 사우나, 연어, 자작나무, 블루베리 등이 이 책에는 등장합니다. 그들의 은유에서 풍겨 나오는 그들의 모습과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의 소소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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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식 아파트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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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단편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수박 맛 좋아", "꽃들의 대화"를 썼습니다. 

저자의 <복도식 아파트>를 보겠습니다.



연극배우 커플이었던 은영은 남편을 위해 연극을 포기하고 학습지 교사를 했습니다. 

결혼한 지 이 년 뒤에 재계약할 시점이 돌아오자 주인은 계약금을 올려달라 했고, 

친정아버지께 돈을 빌려 재계약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집값은 무섭게 올랐습니다. 

남편 정수는 집값이 폭락할 거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이 년마다 집을 옮기며 살았고, 이사할 때마다 대출금은 늘었습니다. 

어느 날 갭투자란 말이 생겨났고, 그것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은영은 집을 사기로 마음을 정했고, 발품을 판 덕분에 

경기도에서 십오 년 된 59㎡ 복도식 아파트를 샀습니다. 

내 집 마련의 기쁨도 잠시, 15년 동안 잠잠하던 아파트 근처 매립지에 

작년부터 시가 시공사를 선정하고 공사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거래했던 부동산에 가서 확인하니 살 사람이 없어서 

시세가 삼천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옛날 은영의 엄마는 아파트 투자를 여러 채 했다가 외환위기 때 

아파트 가격이 반 토막 나서 궁지에 몰리자 결국 자살을 했습니다. 

살던 아파트는 경매로 넘어갔으나 빚은 남았고, 

엄마가 친척들에게 빌린 돈 때문에 친척들은 등을 돌렸습니다. 

은영과 아버지는 연고 없는 강원도로 갔고, 그곳에서 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은영은 극단에 들어갔고, 대학로 오디션에 합격해 서울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실력으로 살아남기 힘들어 이 년제 대학의 연극과에 진학해 

5살 연하인 현재 남편 정수를 만났습니다.


정수가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축하 기념으로 동네 식당에서 밥과 술을 먹었고, 둘은 오랜만에 취해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서 집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머리를 산발하고 입술이 터진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편의점을 향해 뛰어왔습니다. 

그 뒤로 식칼을 든 남자가 여자의 뒤를 쫓아왔습니다. 

놀란 은영과 정수는 편의점에 들어갔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자주 있는 일이라며 경찰에 신고했으니 걱정 말라고 합니다. 

문 앞에서 여자의 멱살을 움켜잡고 같이 죽자고 소리치는 남자를 향해 

은영은 뛰쳐나가 칼을 잡고 남자를 말렸습니다. 

그동안 여자가 일어나 파라솔 대를 뽑아 들더니 남자를 후려치기 시작했습니다. 

은영도 남자에게 발길질을 했고, 도착한 경찰은 

여자 둘이서 남자 하나를 폭행하는 장면만 봅니다. 

남자는 구급차에 실려가고 여자와 은영은 파출소로 연행되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은영에게 

여자가 빵집 3층에서 체육관을 운영한다며 정다은이라 소개합니다. 

가족도 경찰도 해주지 못한 걸 해줬다며, 자신도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합니다. 

그렇게 만난 둘은 마음이 통했고, 

매립지 건설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반대투쟁위원회에 들어갔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정수가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하고, 

반투위 사람들과 시에서 고용한 용역업체 사람들의 갈등은 심해지는데, 

뒤의 이야기는 <복도식 아파트>에서 확인하세요.




<복도식 아파트>는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입니다. 

예전엔 돈이 조금만 있거나 대출만 하면 누구나도 집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경제가 성장기일 때 부동산은 돈이 되었고, 

자기 돈도 아니고 은행 돈으로 집을 산 사람들은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을 시세차익으로 챙겼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500원 아끼고, 전기 아끼면서 사는 사람이 바보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뉴스에서, 주위에서, 온라인에서 마지막 기회라고 떠들다 보니 

무리해서라도 집을 산 사람은 1997년 IMF 때, 2007년 서브프라임 때 절망을 맛보았습니다. 

주인공 은영의 가족도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결혼을 한 은영은 이 년마다 집을 옮기며 살았지만 

전세금은 매번 올라갔고, 대출금은 늘어났습니다. 

큰맘을 먹고 경기도 외곽에 십 년이 넘은 복도식 아파트를 샀는데, 

시가 매립지에 공사를 시작한답니다. 

매립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동요했고, 

집값이 떨어질 거라 생각해 은영은 다시 절망에 빠집니다.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주는 안 좋은 요인이 생기면 

아파트 호가가 떨어지고, 그러면 당장 큰일이 나는 줄 압니다. 

실제로 그 아파트를 떠나는 주민이 많아지고 빈 집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떠났던 주민의 수만큼 새로운 주민이 이사를 오고, 

안 좋은 요인들에 열을 올리는 주민들도 무덤덤해집니다. 

서서히 망각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람들은 너무 쉽게 분노하고 너무 쉽게 잊어갑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아니면 내가 아는 누군가가 은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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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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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단 두 작품으로 '눈물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단숨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기 작가로 떠올랐습니다. 

제26회 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 수상한 데뷔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50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음은 물론 일본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그 책의 스핀오프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를 보겠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4월, 

같은 고향 출신인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 선배가 어떤 여성에게 아는 척을 합니다. 

그 사람이 와타야 선배였고, 선배끼리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잠시 후 그 자리를 떠나려 했습니다. 

와타야 선배는 내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내게로 시선을 옮겼는데,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도도하고 쓸쓸한 느낌이 났습니다. 

그녀의 깊은 눈 속에는 맑고 차가운, 타인의 이해를 거부하는 듯한 

쓸쓸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와타야 선배는 바로 등을 돌리고 가버려서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넋이 나간 듯 바라보고 있자 고향 선배가 관심 있냐고 물었고, 

답을 잘 못하자 자신에게 맡기라고 웃습니다. 

일주일 후 고향 선배가 술자리에 나 나루세를 불러냈고 

그 자리에 와타야 선배가 있었습니다. 

고향 선배는 나를 가리키며 와타야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주위 사람들의 노력에 선배 옆자리로 옮겨 대화를 나눴고, 

이후 선배를 볼 때마다 쫓아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대화를 건네다 

선배는 내게 사귀어도 대신에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는 조건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난 선배가 좋았고 선배에 대해 더 알고 싶었으니 

대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어제의 일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히노 마오리라는 나만의 인생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봄까지만 해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손에 든 노트북에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5월부터 졸업할 때까지에 더해 

졸업 후 약 1년 동안의 날들이 일기와 메모로 남아 있습니다. 

난 고등학교 2학년 골든위크 중에 사고를 당했고 

그로부터 약 3년 동안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이 병은 사고 이후의 기억을 쌓아갈 수 없게 되어서 

하루가 지나면 하루 동안의 기억이 사라집니다. 

다행히 이런 상황에서도 절친 이즈미가 곁에 있어 주었고, 

학교의 배려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에서 회복된 지금은 재수생이 되어 친구들보다 2년 늦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기억장애가 한창 진행 중이었을 때의 기억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끔 무언가가 생각날 듯 말 듯 할 때가 있지만 

소중한 것은 전부 노트북 안에 쓰여 있을 테니까 걱정 없습니다. 

이즈미와 만날 약속을 하고 걸어가던 중 

고등학생인 남녀가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그 순간, 과거가 무언가를 내게 보여주고, 무언가를 내게 들려줍니다. 

교복을 입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남학생의 등도, 

언젠가의 내가 자전거 짐받이에 올라탄 채 '야호'라고 소리를 지른 것 같았습니다. 

누굴까 골똘히 생각해 봤지만 짐작이 가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나 와타야 이즈미의 절친 히노 마오리에게

 가미야 도루는 고백을 했습니다. 

도루는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가정 사정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히노 마오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으로 2학년 골든위크 때 사고를 당한 이후 

전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마오리의 부모님과 나만 알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자신의 병을 인지하고, 전날까지 기억해야 할 사실을 적은 노트를 보고 

학교에 등교하는 미오리가 갑자기 도루와 사귀기로 했답니다. 

며칠이 지난 뒤에 미오리는 도루에게 자신의 병을 고백했고, 

도루는 그 사실을 노트에 적지 말라고 부탁하며

 '오늘의 히노'를 행복하게 해주기로 결심합니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를 도루에게 물어보자 

그는 히노랑 보내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히노가 자신을 놀라게 하고 다시 보게 해주며 

이런 자신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 말을 들은 난 도루가 좋아지기 시작한 마음을 접었지만 

그가 죽고 그 마음을 잃어버렸습니다.


나루세, 히노 마오리, 와타야 이즈미의 이야기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에서 확인하세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스핀오프입니다. 

하지만 전작을 읽지 않아도 줄거리가 이해되고, 

전작을 읽었더라면 등장인물이 반가울 것입니다. 

이즈미 와타야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고등학교 시절은 

절친 히노 마오리와 히노의 남자친구 가미야 도루의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특이한 연인 관계인 둘은 타인을 배려하고 마음을 나눠주는 사람들입니다. 

이즈미 와타야는 가미야 도루에 대한 마음이 싹트면서 둘을 멀리하다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하라는 히노 마오리의 말을 듣고 자신의 마음을 인정합니다. 

인생에서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편은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있는 것은 질량을 수반해 어쩔 수 없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이즈미 와타야는 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마음 이상으로 소중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상대방, 

평범하고도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온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열망, 

상대방으로 인해 자신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이렇게 사랑은 사람을 성장하게 합니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이들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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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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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출생한 저자는 1991년 "발롱타운의 살인"으로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 입선하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안락의자 탐정 아치", "야옹 탐정" 시리즈, "참견", "은행나무 언덕",

"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수상한 목욕탕>을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병사한 것은 3년 전, 운영하고 있던 작은 회사가 

도산하면서 생긴 빚을 간신히 모두 갚은 직후였습니다.

 사쿠마 리오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는 

부모님도, 집도, 물론 부모의 유산도 없이 취직한 회사의 월급으로 

여동생 사쿠마 사오와 둘이 사는 살림의 생계를 꾸러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16살이었던 사오는 어려서부터 조금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글자가 계산은 빨리 배우는데, 

낯을 많이 가리고 낯선 곳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친구를 사귀지 못했고 중학교에서는 

2학년 때 반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등교를 거부하면서 

어찌어찌 들어가게 된 고등학교도 금방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체구가 왜소하고 둥근 얼굴 모양에 사랑스러운 생김새의 미소녀로 

엄마를 닮은 모습의 여동생은 그때 이후로 아버지가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가정부 아주머니에게 집안일의 기본을 배우라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배운 후로 사오는 집안일을 잘하게 되었고 

가정부 아주머니를 고용할 여유가 없어진 뒤로는 대부분의 일을 

사오가 맡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요리를 잘하는데,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여름에 리오가 근무하는 회사가 경영을 축소하며 소속된 부서도 없어지게 됩니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기술 자료 번역을 외주로 받을 수 있지만 

수입이 줄어들어,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해야 합니다.


어머니의 기일이라 묘지에 온 둘에게 

기도 법률 사무소 조수 구라이시 토오루가 인사를 합니다. 

함께 기도 변호사의 사무실로 가서 어머니가 집안 사정으로 

자식이 없는 부부에게 입양이 되었는데, 친오빠가 병으로 남은 생이 얼마 없음을 알게 되어 

친동생인 어머니의 행방을 찾았답니다. 

의뢰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 결과 17년 전에 사망했고 결혼해서 

두 딸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나다 씨는 

딸들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을 때 불의의 사고로 죽었습니다. 

스나다 씨는 독신이고 돌아가신 엄마 외엔 다른 형제분도 없어서, 

유일한 혈육인 리오와 사오에게 유산을 상속해달라고 했답니다. 

외삼촌인 그에겐 옛날식 공중목욕탕 건물과 그 토지가 있었고, 

목욕탕을 경영하고 근무하는 두 직원을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상속 조건을 걸었습니다. 

기도 변호사와 함께 '행운 목욕탕'을 방문한 두 사람은 

30대 정도로 보이는 미나카타 글렌과 엘렌 남매 직원을 만납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생김새만 보더라도 외국인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전처럼 목욕탕 일과 물품 구입, 장부 기록 등은 두 남매가 알아서 할 테니, 

확인만 하고 목욕탕 카운터만 보면 된다고 합니다. 

리오와 사오는 목욕탕 건물 뒤편에 작은 집으로 옮겼고, 

리오는 오전엔 외주 받은 번역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1시 반쯤에 목욕탕 카운터에 앉습니다. 

그전에 출근한 직원 둘은 목욕탕 청소를 하고 불을 지펴 문 열 준비를 했고 

2시에 문을 열면 단골 어르신들이 들어옵니다. 

저녁을 먹는 동안 직원에게 카운터를 부탁하고, 

다시 돌아와 11시쯤에 문을 닫고 카운터 주변을 대충 정리하고 

나머지는 두 사람에게 맡기고 집으로 옵니다.


단골손님들은 스나다 씨에게 마음에 걸린 수수께끼들을 상담했습니다. 

리오에게 물어봐도 소용이 없겠지만 오오니씨는 

자신이 돌봐주던 두 살 난 손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요. 손님들이 물어보는 것들은 다양했지만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안 나오는 그런 고민들을 스나다 씨에게 하면 

답을 찾아내서 깔끔하게 해결해 줄 때가 많았답니다. 

손자의 이야기를 들은 리오는 집에 가서 동생 사오에게 말했고,

사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를 유추합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동생의 부탁에, 

오오니 씨에게 리오가 생각한 것처럼 사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고,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그 후로 단골손님들이 종종 상담을 의뢰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오는 명탐정 같다고 사오를 칭찬했고, 사오는 자신이 동경하는 직업이라고 고백합니다. 

탐정사무소 간판은 내걸지 않았지만 손님들의 고민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자 규칙을 정했습니다. 

목욕탕을 방문한 손님이 '상담'을 희망한다고 암시했을 때 

목욕 후에 자세히 말해달라고 말한 뒤 사오에게 전화를 걸어 벨을 세 번 울린 다음 끊습니다. 

사오는 뒷문 쪽으로 와서 적당한 타이밍에 카운터 아래에 웅크려 앉고 

목욕을 마치고 온 손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손님이 떠나면 집으로 가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방금 들었던 이야기의 해답을 생각해 

리오에게 전했고, 그 손님이 다음에 방문할 때 답을 말해줍니다.


단골손님 이소베 씨의 상담, 세무사 미무라 씨의 의심, 외삼촌 죽음에 대한 의혹, 

직원 엘렌에게 벌어진 사고 등의 이야기는 <수상한 목욕탕>에서 확인하세요.




존재도 몰랐던 외삼촌이 남긴 옛날 공중목욕탕, 

'행운 목욕탕'을 갑자기 맡게 된 리오와 사오 자매는 

외국인 직원 글렌과 엘렌 남매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카운터만 지키면 됩니다. 

그렇게 목욕탕 건물 뒤의 집에서 생활하고 2시부터 11시 정도까지 

목욕탕 카운터를 지키면서 생활하는 자매는 조금은 달라졌지만 

전과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의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 듣고 그 해답을 풀어주며 

자매는 기이한 일에 다가갑니다. 

수상한 일은 손님들의 상담에서 끝나지 않고 목욕탕에서 벌어지며, 

그 비밀은 자매를 놀라게 합니다. 

깜찍한 반전을 품고 있는 목욕탕 미스터리, <수상한 목욕탕>. 

수수께끼 같은 일상의 의문이 풀리고, 몸의 피곤도 풀리는 '행운 목욕탕'으로 목욕하러 가봅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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