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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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출생한 저자는 1991년 "발롱타운의 살인"으로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 입선하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안락의자 탐정 아치", "야옹 탐정" 시리즈, "참견", "은행나무 언덕",

"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수상한 목욕탕>을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병사한 것은 3년 전, 운영하고 있던 작은 회사가 

도산하면서 생긴 빚을 간신히 모두 갚은 직후였습니다.

 사쿠마 리오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는 

부모님도, 집도, 물론 부모의 유산도 없이 취직한 회사의 월급으로 

여동생 사쿠마 사오와 둘이 사는 살림의 생계를 꾸러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16살이었던 사오는 어려서부터 조금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글자가 계산은 빨리 배우는데, 

낯을 많이 가리고 낯선 곳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친구를 사귀지 못했고 중학교에서는 

2학년 때 반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등교를 거부하면서 

어찌어찌 들어가게 된 고등학교도 금방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체구가 왜소하고 둥근 얼굴 모양에 사랑스러운 생김새의 미소녀로 

엄마를 닮은 모습의 여동생은 그때 이후로 아버지가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가정부 아주머니에게 집안일의 기본을 배우라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배운 후로 사오는 집안일을 잘하게 되었고 

가정부 아주머니를 고용할 여유가 없어진 뒤로는 대부분의 일을 

사오가 맡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요리를 잘하는데,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여름에 리오가 근무하는 회사가 경영을 축소하며 소속된 부서도 없어지게 됩니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기술 자료 번역을 외주로 받을 수 있지만 

수입이 줄어들어,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해야 합니다.


어머니의 기일이라 묘지에 온 둘에게 

기도 법률 사무소 조수 구라이시 토오루가 인사를 합니다. 

함께 기도 변호사의 사무실로 가서 어머니가 집안 사정으로 

자식이 없는 부부에게 입양이 되었는데, 친오빠가 병으로 남은 생이 얼마 없음을 알게 되어 

친동생인 어머니의 행방을 찾았답니다. 

의뢰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 결과 17년 전에 사망했고 결혼해서 

두 딸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나다 씨는 

딸들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을 때 불의의 사고로 죽었습니다. 

스나다 씨는 독신이고 돌아가신 엄마 외엔 다른 형제분도 없어서, 

유일한 혈육인 리오와 사오에게 유산을 상속해달라고 했답니다. 

외삼촌인 그에겐 옛날식 공중목욕탕 건물과 그 토지가 있었고, 

목욕탕을 경영하고 근무하는 두 직원을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상속 조건을 걸었습니다. 

기도 변호사와 함께 '행운 목욕탕'을 방문한 두 사람은 

30대 정도로 보이는 미나카타 글렌과 엘렌 남매 직원을 만납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생김새만 보더라도 외국인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전처럼 목욕탕 일과 물품 구입, 장부 기록 등은 두 남매가 알아서 할 테니, 

확인만 하고 목욕탕 카운터만 보면 된다고 합니다. 

리오와 사오는 목욕탕 건물 뒤편에 작은 집으로 옮겼고, 

리오는 오전엔 외주 받은 번역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1시 반쯤에 목욕탕 카운터에 앉습니다. 

그전에 출근한 직원 둘은 목욕탕 청소를 하고 불을 지펴 문 열 준비를 했고 

2시에 문을 열면 단골 어르신들이 들어옵니다. 

저녁을 먹는 동안 직원에게 카운터를 부탁하고, 

다시 돌아와 11시쯤에 문을 닫고 카운터 주변을 대충 정리하고 

나머지는 두 사람에게 맡기고 집으로 옵니다.


단골손님들은 스나다 씨에게 마음에 걸린 수수께끼들을 상담했습니다. 

리오에게 물어봐도 소용이 없겠지만 오오니씨는 

자신이 돌봐주던 두 살 난 손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요. 손님들이 물어보는 것들은 다양했지만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안 나오는 그런 고민들을 스나다 씨에게 하면 

답을 찾아내서 깔끔하게 해결해 줄 때가 많았답니다. 

손자의 이야기를 들은 리오는 집에 가서 동생 사오에게 말했고,

사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를 유추합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동생의 부탁에, 

오오니 씨에게 리오가 생각한 것처럼 사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고,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그 후로 단골손님들이 종종 상담을 의뢰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오는 명탐정 같다고 사오를 칭찬했고, 사오는 자신이 동경하는 직업이라고 고백합니다. 

탐정사무소 간판은 내걸지 않았지만 손님들의 고민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자 규칙을 정했습니다. 

목욕탕을 방문한 손님이 '상담'을 희망한다고 암시했을 때 

목욕 후에 자세히 말해달라고 말한 뒤 사오에게 전화를 걸어 벨을 세 번 울린 다음 끊습니다. 

사오는 뒷문 쪽으로 와서 적당한 타이밍에 카운터 아래에 웅크려 앉고 

목욕을 마치고 온 손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손님이 떠나면 집으로 가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방금 들었던 이야기의 해답을 생각해 

리오에게 전했고, 그 손님이 다음에 방문할 때 답을 말해줍니다.


단골손님 이소베 씨의 상담, 세무사 미무라 씨의 의심, 외삼촌 죽음에 대한 의혹, 

직원 엘렌에게 벌어진 사고 등의 이야기는 <수상한 목욕탕>에서 확인하세요.




존재도 몰랐던 외삼촌이 남긴 옛날 공중목욕탕, 

'행운 목욕탕'을 갑자기 맡게 된 리오와 사오 자매는 

외국인 직원 글렌과 엘렌 남매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카운터만 지키면 됩니다. 

그렇게 목욕탕 건물 뒤의 집에서 생활하고 2시부터 11시 정도까지 

목욕탕 카운터를 지키면서 생활하는 자매는 조금은 달라졌지만 

전과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의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 듣고 그 해답을 풀어주며 

자매는 기이한 일에 다가갑니다. 

수상한 일은 손님들의 상담에서 끝나지 않고 목욕탕에서 벌어지며, 

그 비밀은 자매를 놀라게 합니다. 

깜찍한 반전을 품고 있는 목욕탕 미스터리, <수상한 목욕탕>. 

수수께끼 같은 일상의 의문이 풀리고, 몸의 피곤도 풀리는 '행운 목욕탕'으로 목욕하러 가봅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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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 - ‘일곱 빛깔’ 뉴턴에서 인간 해부 이벤트까지, 무모하고 엉뚱한 과학자들의 피와 땀의 순간들
윤금현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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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정보통신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현재 수학·과학 관련 대중서의 집필과 번역 작업을 하고 있는 저자의 

<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을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뉴턴은 힘의 단위로서 

그의 이름을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책에서도 듣고 볼 것입니다. 

그림 속의 뉴턴은 문틈으로 새어 들어온 한 줄기 태양광을 

손에 들고 있는 프리즘에 통과시켜 투과된 빛줄기를 

의자에 놓여 있는 하얀 천에 씌워진 보드에 비추고 있습니다. 

그 결과 빨강부터 보라까지 무지개가 펼쳐집니다. 

책상 위에는 책과 종이, 깃털 펜, 그리고 망원경이 놓여 있는데 

뉴턴은 자신만의 반사식 망원경을 만들어 하늘을 관찰했습니다. 

뉴턴은 수많은 위대한 과학적 업적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림에서 보이듯이 빛을 프리즘으로 분해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옛날에 우리나라에서는 무지개가 오색이었으나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일곱 빛깔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무지개의 색은, 우리가 구별을 못할 뿐, 사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뉴턴 이전에는 햇빛이 색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뉴턴이 햇빛은 여러 색이 혼합된 상태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1773년 자신의 고향 마을 

잉글랜드 글로스터셔 주에서 개업했습니다. 

2년 뒤부터 그는 천연두에 관심을 가졌고, 

1796년 최초의 우두를 이 지방 소년에게 접종하여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두창 또는 마마로 불리는 천연두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성 질환이었습니다. 

1977년 이후 천연두는 인류가 최초로 박멸한 전염병입니다. 

천연두는 아직까지도 치료법이 없고 백신을 맞는 것만이 유일한 방어 수단입니다.


홀로 서 있는 여인이 하얀 드레스에 빨강 겉옷을 걸친 채 어딘가를 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영국 화가 마거릿 카펜터가 그린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초상'입니다. 

영국 낭만주의 문학을 선도했던 시인 바이런의 딸로 태어난 에이다 바이런은

20살 때 윌리엄 킹과 결혼해 남작부인이 됩니다. 

1838년 남편이 초대 러브레이스 백작이 되면서 

에이다는 러브레이스 백작 부인으로 호칭이 바뀌었습니다. 

에이다는 가정교사 서머빌과 드 모르간으로부터 수학과 과학을 배웠는데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을 가정교사로 두었던 셈입니다. 

서머빌과 모르간은 찰스 배비지와 친구 사이였고 

배비지는 인간의 계산 오차를 줄일 수 있는 기계적 계산 방식을 찾기를 원했고, 

계산하는 기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서머빌을 통해 배비지와 접촉하였으며, 함께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1833년 배비지는 해석기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이에 대한 세미나가 1842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에서 열렸고 

이 강연은 프랑스어로 출판되었습니다. 

이것을 다시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에이다는 논문보다 더 많은 분량의 주석을 첨가하였습니다. 

주석문은 A부터 G까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었고, 

G 파트에 '베르누이 수'를 구하는 알고리즘이 있었습니다. 

이 알고리즘이 현대에 들어와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아, 

에이다에게는 '최초의 프로그래머'라는 수식이 붙게 됩니다.




<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은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다비드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 화가들의 그림에서 

빈티지한 느낌을 풍기는 100여 년 전의 일러스트까지, 

수많은 화가들이 그려낸 과학사의 눈부신 성취의 순간들을 통해 

과학의 역사를 둘러보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과학자나 의학자, 기술자들의 드라마틱한 한 장면을 

묘사한 그림들이 주로 등장합니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초상화 대신에 그들이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실어 

과학자들도 실험과 추론, 과학이라는 무기를 들고 

당시를 지배하던 뿌리 깊은 선입견과 치열하게 싸운 선구자들이었음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당대에 그려진 그림이 아닌, 몇 백 년 또는 

1천 년 이상의 시간 차가 나는 그림도 많습니다.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그림조차도 

현장을 사진처럼 정확하게 묘사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화가가 상상력을 보태서 표현함으로써 

사실과는 다른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들이 과학사의 드라마틱한 순간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귀중한 자산임은 틀림없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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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 시티 상상초과
임선경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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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한 후 저자는 TV 드라마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이것은 인생이다", "사랑과 전쟁" 극본을 썼고, 

"어리 이야기", "팡팡 다이노" 등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드라마 작가, 시나리오 작가, 동화 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썼으나 

소설가로 불리길 원하는 작가의 세 번째 소설 <스키니 시티>를 보겠습니다.



인간은 과거, 절제 없는 식탐 때문에 많은 질병을 얻고 멸망 위기까지 갔었습니다. 

인간은 먹기 위해 식물에 유전자 조작을 했고, 먹기 위해 공장식 축산업을 했으며, 

그 결과 자연이 파괴되고 기후가 망가졌습니다. 

인간은 너무 많이 먹어서 온갖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인간이 식량인 동물과 식물을 먹기 좋도록 변형하는 동안 

인간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도 계속 변이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결과는 파국이었고, 이 멸종의 위기에서 인간을 구원한 것이 굿펠로입니다. 

시티의 밖에서 온 굿펠로는 시스템을 바꾸고 여러 혁명적인 조치를 통해 

인간을 멸종 직전에서 구해냈습니다.

 굿펠로가 인간들을 보호하고 지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다시는 예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인간이 먹는 행위는 가혹하더라도 공공의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이곳 파인 시티의 화이트 레스큐는 길거리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신체계측을 합니다. 

그들은 약한 전류가 흐르는 긴 관을 양손에 쥐게 하고 

무선으로 연결된 그들의 패드에 신체 정보가 흘러갑니다. 

만약 BMI 지수가 기준(28.5) 이상이 되면 캠프에 입소해야 합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구급차를 불러 어디론가 끌고 가고, 

이후엔 가족과 지인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아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릅니다.


시티의 모든 사람은 계급이 정해져 있습니다. 최고가 S, 그다음은 A부터 D까지입니다. 

사람들이 계급을 나타내는 표식을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지만 

S 계급을 몰라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은 유명인이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S 계급은 당연히 S 계급처럼 보입니다. 

공식적으로 계급은 18세 생일이 지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민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결정됩니다. 

시티의 시민들은 그들을 숭배하고 찬사를 보냅니다. 

S 계급은 인간이라는 종 전체가 도달해야 할 곳을 알려주는 일종의 지표 역할을 합니다. 

인간은 아름다워야 하며, 이것이 동물과 구분해 줍니다. 

아름다움이야말로 인간의 존재 이유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병들고 추해지지만 늙은 S 계급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냥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그들 스스로 집안에 자신을 가두었습니다. 

S 계급이 늙고 추해진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뻔뻔한 일입니다. 

아름다울 의무를 저버렸으므로 그들은 자연스레 권리를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D 계급 사람도 숨어 있어서 보기 힘듭니다. 

그들은 밤에 움직이는 직업을 택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일합니다. 

아니면 집안에 틀어박혔습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의 은근한 비난의 눈길을 감수해야 합니다. 

계급 측정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은 예민할 수 없고,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기에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체중에 집착합니다. 

날씬해지는 것만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의 최대치인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나 깨나 먹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 17살 아리하는 어느 날 쇼핑 가방에 들어간 상추 씨앗을 발견합니다. 

개인이 식물을 키우는 것은 파인 시티에서는 불법입니다. 

꽃과 나무는 허가받은 사람만이 재배했고, 공공장소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식물에는 독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식물을 다루는 일은 위험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리하의 엄마 다라는 외모 말고 더 소중하고 중요한 가치를 알기 바라는 마음에 

몰래 씨앗을 심어서 키우고 아리하와 먹습니다. 

아라하의 소꿉친구 카타는 음식을 사랑하고 상냥한 남자인데, 

아리하와 다라와 같이 집에 가는 길에 화이트 레스큐에 의해 납치를 당합니다.


갑자기 끌려간 카타를 구하기로 한 아리하와 다라의 이야기를 <스키니 시티>에서 확인하세요.




외모에 따라 계급을 부여하는 파인 시티에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키니 시티>에 나온 아리하처럼 먹는 것 하나에도 예민해지고, 

그러다 폭식증과 거식증을 반복하며 무너질 것입니다. 

이곳은 외모지상주의 도시이며, 뚱뚱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대합니다. 

비만은 옳지 않은 것, 불법인 것, 모두의 지탄을 받는 것이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라는 외모 말고도 더 소중하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며 

이 사회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라의 딸 아리하 역시 소꿉친구 카타가 부당하게 잡혀가는 것을 보고 

함께 맞서기로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진 길을 벗어나지 않고 

주변에 길을 벗어나는 사람이 있으면 공포를 느낍니다. 

다라와 아리하가 무언가에 맞선다면,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그것은 시티 전체에 드리워진 공포 그 전부와 싸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은 이렇게 나아갑니다.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요.

 기존의 사회에 맞서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일직선 또는 한 방향이 아니라, 

구불구불하고 여러 방향으로 향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존중받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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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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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해남, 제주, 홍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저자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장편소설 "플라멩코 추는 남자"로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정 많고 강인한 제주 사람들과 제주의 여름을 회상한 저자의 <하쿠다 사진관>을 보겠습니다.



남의 행복을 지켜보는 건 힘들다며 제비는 사진관을 그만뒀습니다. 

귀여운 아기를 안고 오는 젊은 부부를 볼 때마다 우울했고, 

상급자나 되는 양 이것저것 지시하는 사진사도 기분 나빴습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제주 여름을 보내러 온 제비, 

그 한 달이 거의 끝날 무렵에 대책 없는 환상에 빠져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서울로 올라가서 다시 취직할 곳은 없고, 부모님은 어려서 이혼한 뒤 

소식이 끊겼고, 키워준 할머니는 지난겨울 돌아가셨습니다. 

숙식을 제공하는 일터가 있기를 바라며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 

'대왕물꾸럭마을'이란 곳에 이릅니다. 

시커멓게 놓인 석상이 문어이고 입에 손을 넣고 소원일 빌면 

이뤄진다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제비는 한번 해봤습니다. 그리고 다시 길을 걷다 하얀색 건물을 발견합니다. 

카페인 줄 알았는데 '하쿠다 사진관'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주인을 기다렸는데 사람은 안 보이고 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가게 한쪽에 계단으로 올라가니 키가 큰 남자가 아기를 달래고, 

젊은 부부가 쩔쩔매고 있고, 얼룩무늬 강아지가 짖으며 주위를 깡충거립니다. 

키 큰 남자가 제비를 보며 촬영 중이라 잠시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제비는 기다렸으나 아기의 울음소리는 더 크게 나고 다시 올라가 

아기의 불편함 점을 대처해 주고 달랬더니 아기는 울음을 그칩니다. 

다시 100일 사진을 찍고 젊은 부부는 나갔습니다. 

사진사는 고마워하며 고장 난 휴대폰을 대신할 노트북을 빌려줍니다. 

그러면서 직원을 구한다는 종이를 사진관 출입문에 부칩니다. 

그것을 보고 제비가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사진사는 이석영이고 첫 달 숙박비를 대신 내줄 테니 자신이 아는 숙소를 소개합니다. 

사진관은 원래 펜션이었는데 경매로 나왔고, 

손수 고쳐서 1층은 카페로, 2층은 사진공간으로 만들었답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여기 전시된 사진을 구경하고, 멋진 사진도 찍고, 

그걸 보며 대화를 하면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고, 그 파티를 또 사진으로 찍을 계획이랍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사진을 찍으러 오는 손님이 없어서 

파리만 날리는 형편이라 제비는 SNS 홍보를 합니다. 

자신의 소중한 월급을 받기 위해서 말이죠. 

사진전 수상 작가인 석영의 당선 기사와 작품 사진을 캡처해 SNS에 올렸고, 사진관에도 걸었습니다. 

그러다 10대 넘는 오토바이가 사진관에 음료를 마시러 왔고, 

카페 안의 사진을 구경하다가 오토바이 타고 달리는 사진을 의뢰합니다. 

그렇게 2시간이 넘게 사진을 찍고, 라이더들은 저녁을 먹은 뒤에 다시 사진관에 오기로 했습니다.

 제비가 기지를 발휘해, 신선한 해산물과 술을 마시며 인화된 사진을 프로젝터로 보는 

'포토 뷰 파티'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다시 온 라이더들이 사진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그 모습을 제비가 찍고, 

나중에 알려준 주소로 모든 사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이번 일을 하며 제비는 석영에게 여행 스냅사진을 전문적으로 하자고 제안합니다.


그 사실을 SNS에 알렸고, 웨딩 스냅 사진 예약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대왕물꾸럭마을의 축제도 열리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또 있는지 <하쿠다 사진관>에서 확인하세요.




<하쿠다 사진관>의 '하쿠다'는 제주 방언으로 '뭔가를 하겠다, 할 것입니다'란 뜻입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will do'와 같습니다. 

사진관의 사장이자 사진사인 석영은 어떤 사진이든 열심히 찍겠다는 각오로 

제주 대왕물꾸럭마을에서 삽니다. 

모델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찍은 사진을 프로젝트로 보면서 

이런 표정이 있었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보통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사진을 찍을 땐 원하는 표정을 지어내기 때문에 온전한 자신의 모습이 아니죠. 

그렇기에 나도 모르게 찍힌 자신의 모습이 어색합니다. 

이렇게 내가 찡그리고 있었나, 이렇게 내가 화를 내고 있었나, 

이렇게 내가 환하게 웃고 있었나 하면서요. 

하쿠다 사진관에서 찍은 모습은 물론 예쁠 것입니다. 전문가의 손길이니까요. 

하지만 그 모습이 그곳에서만 나올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그때그때의 찬란한 순간을 오롯이 느끼고 즐기는 내가 되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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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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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학급문고에서 스릴러와 호러, 순정만화를 주로 읽으며 자란 저자는 

하이텔부터 인터넷까지, 지금도 이곳저곳을 떠돌며 

다양한 장르 소설을 읽고 쓰는 중입니다. 

늑골(rib), 폐(lung), 심장(heart)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를 한 조각씩 떼어 와 

지은 필명이며 '어떤 식으로든 가슴에 닿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제1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서주는 친척도 아니고 지금까지 키워준 할머니가 내준 등록금으로 

대학을 합격했으나 아직 졸업을 못 했고, 장학금을 못 받아 휴학 중이며, 

오후 3시부터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 늦게 버스 타고 집에 옵니다. 

서주를 키운 할머니의 주 수입원은 커다란 단독주택 빈방들입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사연 있는 흉가를 목전에 둔 꼴입니다. 

나무 문짝들도 조금씩 휘었고, 곰팡이가 많고, 습하고, 서늘하고, 덥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오래 묵은 세입자들이 돈을 모아 떠났고, 

월세를 낮춰도 새 세입자는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할머니가 지옥이랑 계약을 했답니다. 

지옥이 리모델링하느라 죄인들 둘 데가 모자란대서 빈방이랑 남는 공간을 빌려줬대요. 

죄인들이 복도를 한 번씩 오가고, 

빈방을 함부로 열면 험한 꼴 볼 수 있다고 주의를 줍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분간을 못한 서주는 임차인으로 

세상에 나타난 '지옥'을 만나게 됩니다.


이 집에 들어오기도 전인 아주 옛날, 경찰이 할머니의 장남을 끌고 나갔다고 합니다. 

출소 후 할머니를 볼 면목이 없었는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떠돌다 

교통사고 자해공갈 실패로 죽었답니다. 

지금은 없는 세입자들을 통해 단편적으로 들었던 이야기로 

그 때문에 할머니는 경찰을 두려워합니다. 

둘째 아들은 매번 돈을 돌라고 하다가 

몇 년 전 절대로 돌아오지 말라는 말과 함께 쫓겨났습니다. 

하지만 서주가 일하는 주변 식당에서 

인상착의가 비슷한 남자를 목격했다는 소리를 듣고 불안해합니다.


서주는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 생들과 일 마치고 술을 먹고 

12시를 넘겨 집에 돌아왔습니다. 

대문이 잠겨있어 담을 넘고, 현관문까지 잠겨 있어서 살펴보는데, 

반지하로 통하는 작은 철문이 있습니다. 

잠겨 있지 않아 문을 열자 방치된 연탄이 쌓여 있고 

집으로 통하는 길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때 작은 문이 보여서 문을 열였더니 작은방으로 연결됩니다. 

불빛은 부드러웠지만 어둠 속에서 나온 터라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인기척이 들려서 집주인 손녀인데, 현관문이 잠겨 있어서 

창고 문으로 들어왔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지나가라고 합니다. 

서주는 눈을 천천히 떴고 위아래가 붙은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자신을 보고 방긋 웃습니다. 

손에 쇠꼬챙이를 들고, 이 남자 뒤에 의자에 묶인 채 발버둥 치는 또 다른 남자가 있습니다. 

작업복을 입은 남자의 머리카락 사이로 엄지손가락만 한 뿔 두 개가 보여서 

악마냐고 물었더니 인사를 합니다. 

자신이 할머니와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가능한 조용히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불편사항이 있다면 쪽지를 남기라고 합니다. 

이후에도 미숫가루를 타주고, 맥주도 주고, 할머니 몰래 문도 열어주며 

서주에게 악마는 잘해줍니다. 

왜 그런지를 물었더니 악마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좋아한다며 

인간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그것을 줄 수 있으며, 

인간은 행복해지는 것을 보고 유치한 전능감을 느낀답니다. 

자신은 서주가 좋아하는 것을, 서주를 웃게 할 수 있는 걸 전부 할 거라고 합니다. 

그것이 그녀를 파멸로 몰아간다고 해도, 원치 않아도요.


악마와 서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에서 확인하세요.




나쁜 짓을 하면 지옥에 간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래서 지옥을 상상하는 이야기와 그림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옥을 직접 본 사람은 없기에 보통 사람들은 지옥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지옥이 눈앞에 있다면, 그것도 자신의 집에 세 들어 산다면 어떨까요.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의 죄인들처럼 벌을 받으며 복도를 다니고, 

닫힌 문에서 비명 소리와 잘못했다는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만약 지옥에 끌려갔을 때 나는 무고한 인간이라며 악마를 설득할 자신은 없습니다. 

게으름 피운 자, 욕설을 한 자,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받은 자, 거짓말을 한 자 등등 

그 모두에게 맞춤형 지옥이 준비되어 있다면, 대체 이 세상에 사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이 지옥을 피할 수 있을까요. 

지옥에게 임대를 내준 할머니는 우리 사는 데가 다 지옥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명줄 두고 버티려면 돈으로 디딤돌을 쌓아 계속 뛰어야 하는 꼴이 

지옥이랑 다를 바가 없다고요. 

어지간해서는 비틀어지지 않는 지옥 같은 일상을 

그래도 조금은 괜찮다고 느끼며 살기 위해 인간들은 오늘도 용을 씁니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온 자신을 칭찬하고 위로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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