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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2.여름호 - 74호
공원국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6월
평점 :

출간 20년이 되는 <계간 미스터리> 2022년 여름호를 보겠습니다.

특집 기획 '세계 미스터리의 흐름과 현재'란 주제로 영미권/일본/한국을 살펴봅니다.
영국과 미국은 1930년대 황금기 이후로 흐름이 크게 달라졌답니다.
미국에서는 하드보일드로 대표되는 발로 뛰는 탐정이 계보를 이어갔다면,
영국은 미스터리 형태로 계보가 이어졌습니다.
이곳에선 미국의 경향을 중심으로 흐름을 파악합니다.
챈들러는 퍼즐 미스터리가 지나치게 장식적이란 문제점을 지적하며
문학적인 장으로 가져오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하드보일드 역시 장르의 양식화를 피해 가지 못했고
이와 같은 문제는 사회적·시사적 쟁점을 반영하고 수용하는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현실을 반영해 연쇄살인마 캐릭터가 등장했고,
2010년대 이후에는 일상 스릴러가 주류가 되었습니다.
사회적 관심사나 두려움 등이 미시화되는 만큼
전반적으로 심리적인 묘사와 디테일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대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일본은 1892년 일간지에서 서양의 탐정소설을 연재했고,
1917년 셜록 홈스에 영향을 받은 시리즈 등을 써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에드가와 란포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데
일본탐정작가클럽을 창설해 추리소설의 기틀을 잡았고
그의 이름을 딴 상이 신인 작가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권위 있는 상이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에는 퍼즐 미스터리, 즉 본격물이 선을 보이며 부흥했고,
1960년대 미스터리의 세분화와 다양화가 이뤄졌습니다.
사회파 스타일이 지배적인 장르로 부상했으며 1980년대 말부터
젊은 작가들이 다시 퍼즐 미스터리를 선보여 신본격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서브 장르들이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사회파, 신본격, 메타, 일상, 청춘, 트래블 미스터리가 있고,
바카미스, 이야미스 등이 있습니다.
한국은 영미권이나 일본과 비교해서
추리소설의 발전을 가로막아왔던 아쉬운 부분을 지면에서 언급합니다.
신인상 수상자 '야경'의 박건우, '호모 겔리두스'의 여실지를 실었고
인터뷰도 있습니다.
일상 미스터리 작품인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소녀'의 정혁용,
토정 이지함이 활약하는 '철회편'의 조동신,
편지 미스터리 '탐정소설가의 사랑'의 한이, 세 편의 창작 단편도 있습니다.
저번호에 이어 연재글도 그대로 실었고,
드라마 '소년심판' 제작사 길픽쳐스 대표의 인터뷰도 있습니다.
중년의 하드보일드 작가와 젊은 페미니스트 작가가
작가적 고민을 이메일로 주고받은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중견 작가 최혁곤의 '작가의 방'엔 서재와 집필에 얽힌 일화를 털어놓았고,
이번에 나온 신간을 리뷰한 편집위원들의 한줄평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트릭의 재구성'과 2022년 봄호 독자 리뷰도 함께 하길 바랍니다.
추리와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주로 읽는 저도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합니다.
물론 한국작가들의 작품도 읽긴 하지만 일본 장르소설에 비해
재미나 반전이 조금 떨어지지 않나라는 선입견에 조금 망설이다 보니
화제가 된 작품만 골라 읽습니다.
그래서 매달 읽는 책 중에서도 한국 소설 권수가
다른 나라의 소설 권수에 비해 적습니다.
독자인 제가 느끼듯이 한국 미스터리가 약한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 2022>의 특집에서 언급했듯이
선도 작가의 부재와 인프라의 부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살아도 작가로 밥 먹고살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선 추리소설만 써서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간지에 실린 작품도 좋았고,
SF 작가와 미스터리 작가들의 공동 작업한 작품들이 많이 나왔고,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장르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지금,
한국 장르소설의 전성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기대하고 믿고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