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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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스테이션 일레븐"이 전미도서상, 펜;포크너 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2015년에 아서 C. 클라크 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인정받은 작가는 

대표작이 최근 HBO Max에서 시리즈물로 영상화되어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신작 영미소설 <글래스 호텔>을 보겠습니다.



폴의 아버지는 아주 어릴 때 시를 쓰는 젊은 히피와 사랑에 빠졌고 

얼마 안 돼 이복 여동생 빈센트를 임신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도 되지 않아 어머니는 폴을 데리고 카이에트를 떠났습니다. 

폴은 토론토 교외에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내면서 

여름방학에는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2년에 한 번씩 브리시티 컬럼비아를 오갔습니다. 

빈센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폴은 빈센트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이곳으로 왔지만 

실상은 전에 다니던 학교를 더는 다닐 수 없게 되어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빈센트, 할머니와 지내는데 

빈센트가 '나를 멸하라'라며 학교 유리창에 글을 썼습니다. 

늦게 가서 말리진 못했지만 그녀가 사고 치는 장면은 볼 수 있었습니다. 

빈센트, 폴, 빈센트의 친구 멀리사가 아무 말 없이 유리창에 적힌 글자에서 

산성 용액이 흘러내리는 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일은 학교에 알려졌고 며칠 정학 처분을 받습니다. 

폴은 마약 문제로 재활원에 갔다 왔고 마리화나를 피운 것이 

아버지에게 발각되어 토론토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일을 해야 해서 빈센트를 자신의 동생에게 보내기로 합니다. 

그때 빈센트는 13살이었고, 폴은 18살이었습니다. 

이후 재활원도 여러 번 드나들던 폴은 뭔지도 모르는 약을 누군가에게 주었고, 

그 약을 먹은 사람은 심장이 멎어 죽고 말았습니다. 

두려움에 도망쳐 고모로부터 독립한 빈센트를 만나러 갔습니다.


시간은 흘러 5성급 카이에트 호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빈센트와 

야간 청소 관리인으로 일하는 폴. 

카이에트 호텔은 핸드폰이 터지지 않고 아름다운 건물이지만 

이질적으로 보여 초현실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호텔 유리창에 '깨진 유리 조각을 삼켜라'라는 낙서를 썼습니다. 

호텔 직원들은 폴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폴은 해고를 당합니다. 

빈센트는 호텔의 주인인 조너선 알카이티스의 호감을 얻어 

구애를 받게 되고 이곳을 떠납니다. 

조너선 알카이티스는 금융 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의 사업은 초대형 폰지사기 범죄였고 투자한 사람들은 무너집니다. 

그리고 빈센트는 떠나고, 그는 170년 형을 선고받습니다.


그러부터 수년이 지난 후 당시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컨설턴트 리언 프레반트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옵니다. 

내용은 공해를 지나던 배의 갑판에서 한 여성이 실종되었는데 

그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것입니다.


유리창에 낙서한 범인과 사라진 여성은 누구이며, 

폴과 빈센트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글래스 호텔>에서 확인하세요.




<글래스 호텔>은 '메이도프 폰지사기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 출신의 펀드매니저 버나드 메이도프가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의 개인 투자자로부터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그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한 

금융 사기 사건입니다. 

당시 메이도프는 매년 8~10%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결국 다단계 금융 사기로 밝혀졌고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액은 650억 달러에 달합니다. 

애널리스트 해리 마코폴로스가 1999년에 이 사건에 대해 사기 의혹을 제기하고 

증권거래위원회에 제보했으나 무시당했고, 

2005년과 2007년에도 증거를 제출했으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폰지사기라는 것이 드러나 

메이도프는 2008년 체포돼 15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습니다.


이 책은 등장인물인 빈센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으나 

초현실 같은 곳에 위치한 카이에트 호텔의 주인의 눈에 들어 부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가 쓰는 돈은 누군가가 피땀 흘려 모은 돈이지요. 

간혹 언론에서 사기 사건을 보면 속는 사람이 바보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절박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사기꾼들은 

권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추천이나 돈을 벌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로 

그들을 현혹시킵니다. 

처음 한두 번은 말대로 되는 현실을 보여주니 

그들은 진짜라고 믿게 되고 자신의 지인이나 친척들의 돈을 

빌리거나 끌어들이면서 사기에 더욱 빠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사기란 것을 눈치채도 현실을 부정하게 되지요. 

어디에도 눈먼 돈은 없으며, 부모도 아닌 나를 위해 

누군가가 돈을 주는 일은 없습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수록 사기 사건은 더 많이 벌어지는데 

이런 때일수록 더욱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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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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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원예학자, 식물학자이자 저술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하노버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한 후 식물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했습니다. 

십 대 때부터 부모님 집의 정원을 관리하는 정원사들에게서 

식물에 대한 지식과 관리법을 배우고 경험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입지와 그곳에서 자라나는 식물들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지식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쓴 <선량한 이웃들>을 보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꿀벌이 사라져서 뉴스에도 보도될 정도였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고 뉴스에 나오나 싶었는데 

기사를 보니 수정을 하는 식물들 대부분이 꿀벌에 의존한답니다. 

그래서 꿀벌이 사라지면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런 꿀벌이 가을이나 초봄엔 잘 안 보이다가 따뜻해지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는 섭씨 10도가 넘어야 벌이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꽃이 사라지고 서늘한 날씨가 시작되면 

벌들의 바쁜 움직임도 점점 사라집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파트 부근에 방음벽이 설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엔 그냥 투명한 유리처럼 몇 미터 높이로 세웠는데, 

요즘은 투명 방음벽에 독수리 그림을 실사로 붙였더라고요. 

왜 그런가 찾아보니 하루 2만 마리가 넘는 새들이 

투명 방음벽을 인지하지 못하고 부딪쳐서 죽는다고 합니다. 

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맹금의 실루엣을 창유리에 붙이면 

작은 새들이 접근하지 않을 거라 여기지만 작은 새들은 곧장 적응하고 

해 질 녘엔 검은색 스티커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표시물을 써야 한다면 

밝고 어두운 색이 교차된 띠 모양의 디자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적혀 있으니 

참고해서 더 이상 창에 부딪쳐서 죽는 새들이 없어졌으면 합니다.


전혀 쓸 데 없다는 평을 듣는 동물이 몇 있는데, 

모기나 진드기 아니면 파리를 말합니다. 

우리 인간에게 파리는 과연 필요할까요.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파리가 없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파리는 배설물과 사체를 없애 줍니다. 

게다가 파리는 성충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전에 

구더기로 죽은 유기체를 분해합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상관없이 

식물이 섭취할 수 있는 정도의 아주 작은 입자로 분해합니다. 

이 입자를 흡수해 식물은 

다시 우리 삶의 바탕이 되는 싱싱한 유기물을 만들어 냅니다.


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든,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든 

제일 힘든 부분이 바로 진딧물입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는데 갑자기 몇 마리가 보이더니 

얼마 안 가 떼거지로 식물에 붙어 있습니다. 

정원 구석도, 발코니나 옥상 정원조차 이들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녀석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진딧물은 알의 형태로 겨울을 나고, 알에서 부화한 진딧물은 

'간모'라고 하는데 암수의 결합 없이 번식을 합니다. 

종에 따라 진딧물은 갈라진 틈새나 나무 겉껍질 속 아니면 

식물의 다른 부분에 알을 낳습니다. 

대다수 다른 곤충과 마찬가지로 알의 단계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훅하고 등장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갓 생성된 반려동물과 가축의 배설물은 

토양 생명체에게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너무 날것이라서 오랫동안, 한 일 년 정도 삭히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러고 나면 불쾌한 냄새는 거의 사라지고 흙과도 비교적 잘 섞여 들어갑니다. 

동물의 똥은 아주 훌륭한 거름이며, 치우러 가는 출장비만 있으면 

구할 수 있지만 대부분 원예 용품 전문점 매대에서 포장된 거름 봉지를 삽니다.




스트레스 없는 이웃 관계를 모두가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여기서 더 수준이 높아지면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힘닿는 데까지 서로 돕고 뒷받침하는 '잘 돌아가는 이웃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관계는 발코니, 테라스 또는 정원에서도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이웃은 낯설고 눈에 잘 띄지 않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 거기서 살아온 이 이웃들은 

자기만의 방식과 주어진 능력의 틀 안에서 둥지를 짓고 먹이를 찾고 활동합니다. 

그런데 이 이웃들이 인간이 정해진 그 경계선을 자꾸만 넘어와서 

우리의 생활 안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이웃들에게 정해진 그 경계는 

인간이 상의 없이 정해준 경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이웃 관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선 

모든 동식물을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으로 나누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연계에서는 한 유기체가 뭔가를 더 얻으면 

다른 유기체가 그걸 먹이로 삼는 일이 균형적으로 이뤄집니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동식물만 

내가 사는 곳에 자라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인간의 이기주의를 내려놓으면 이 이웃들과 더불어 공생하자는 생각이 할 것이고, 

<선량한 이웃들>이 그 방법에 힌트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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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투어
김상균 지음 / 이야기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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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 등을 공부했으며 

이를 토대로 게임과 놀이의 구성요소를 적용해 

사람의 흥미와 몰입을 유발하는 게이미피케이션과 

현실을 디지털 기반의 가상 세계와 공존하게 만드는 메타버스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업·기관의 프로젝트 자문을 맡고 있으며, 방송과 강연 등 

다양한 방면에서 메타버스 전문가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쓴 <브레인투어>를 보겠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브레인투어'는 잠든 사이 누군가의 머릿속에 접속해서 

그의 과거 기억을 낱낱이 둘러보며 탐험하는 브레인투어가 시작된 지 

일 년 정도 지난 시대가 배경입니다. 

탐험 대상자의 건강을 고려해 동시 접속을 10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하루에 8시간 동안 운영이 가능한데 1200명이 하루에 탐험할 수 있고, 

그로 인한 한 달 수익은 80억 원입니다. 

퇴물이 되어가는 아이돌 시우에게 브레인투어와 반씩 나누고, 

소속사 몫으로 10억 떼고 남은 30억으로 빚도 해결하고 편안히 살라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기억은 메모리 커튼으로 가릴 수 있고 

브레인투어도 알 수 없다며 안심하라고 합니다.


열두 번째, '원더풀 데이'는 역할, 시나리오, 등장인물을 

자신이 꿈꾸는 대로 설정해 12시간 살아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야기입니다. 

배우가 되고파 꿈으로 달려왔으나 아직까지 단역도 맡기 힘든 현실에 

규연은 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만족감과 함께 허탈감도 느꼈습니다. 

지인을 소개하면 할인해 준다는 말에 친구 배우를 소개했습니다. 

단골이 된 규연에게 회사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시했고 

규연은 돈을 마련할 때마다 이용했습니다. 

오디션을 보러 다닌 지도 오래됐고,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생활비나 

친구에게 빌린 돈,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모은 돈을 전부 쏟아부었습니다. 

자신만의 원더풀 데이를 위해서요.


열일곱 번째, 증강현실 렌즈를 끼고 있으면 

상대의 얼굴이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로 보이는 서비스 이야기입니다. 

성철과 미주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로

 성철이 원하는 여배우와 미주가 원하는 남배우를 선택해 체험을 했더니

 정말 실제 배우가 움직이고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회사에선 바로 계약할 것인지를 물어봤으나 

성철과 미주는 눈치 보며 결국 대리점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둘에게 각자 문자가 옵니다.




<브레인투어>는 17편의 3~6장 정도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중에서 '원더풀 데이'에서 등장인물이 자신이 원하는 10시간을 

가상세계에서 보내는데 200만 원 정도의 돈으로 

나라면 어떤 가상체험을 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늦게 알게 되어 항상 아쉬웠는데, 

진로를 정하는 고등학교 때 알았더라면 하고 한 번씩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그 상상을 가상체험해 보고 싶습니다.


작가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자로, 

그에게 메타버스는 인간의 마음을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이라고 합니다. 

메타버스란 단어를 접하고 이것이 어떤 곳임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는 기대와 

낯선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메타버스라는 세상 자체가 나쁘고 좋고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겠지요. 

어떤 것이 절대선이고 절대악이지 않듯이 최선을 다한 선택으로 살아가면 

메타버스에서도 현실처럼 어느 정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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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정명섭 외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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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샐러리맨을 거쳐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일했고 

현재는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글을 쓰고 있는 정명섭 작가, 

2004년 작가 활동을 시작해 "절망의 구", "행운을 빕니다",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등을 출간한 김이환 작가, 

창비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아홉수 가위" 등을 쓴 범유진 작가, 

2020년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고 

2022년 고즈넉 메타버스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나는 연쇄살인자와 결혼했다", 

"자라지 않는 아이" 등을 쓴 홍선주 작가, 

이들이 쓴 <어느 멋진 날>을 보겠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자 두 번째 이야기인 '어느 멋진 날'은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인 고동철이 등장합니다. 

못생기고 뚱뚱하며 돈도 없고 재주 하나 가진 것 없는 학생인 동철은 

돈을 모아 연 치킨집 장사가 망한 이후 술에 빠져 사는 아빠와 

아빠 대신 일을 하는 엄마, 부부 싸움을 하면 

자신의 아들 편만 드는 할머니와 함께 삽니다. 

아빠와 할머니가 뭐라고 하면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쏘아붙이던 엄마가 

며칠 전부터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라 불안했지만 동철이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런데다가 유일한 친구인 범진의 아빠가 

건강이 안 좋아져서 고향으로 간다며 전학을 한답니다. 

마지막으로 등교한 범진은 동철과 수업을 마치고 PC방에 갑니다. 

사물함을 열고 가방을 꺼내고 있는데 이 학교의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잘하는 

숨은 일진인 연성과 그 패거리가 와서 시비를 겁니다. 

학생들도, 선생님이나 학교 보안관 아저씨도 이 학교의 가장 꼭대기에 있다고 

암묵적으로 인정한 연성은 자기 패거리를 시켜서 움직였고 

문제가 생기면 은근슬쩍 발을 뺐기에 신고한 아이들도 흐지부지되는 상황에 

못 이겨 죄인처럼 전학을 가고 맙니다. 

얼마나 맞을까 걱정하던 동철은 그나마 연성이가 

눈치를 보는 학생주임 선생님이 온다는 소리에 도망갑니다. 

범진과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려고 하는데 

입구 근처에서 연성 패거리의 한 명인 혁준과 눈이 마주칩니다. 

혁준은 연성이가 범진을 따라가서 뭐 하는지 알아보라고 시켰다고 실토합니다. 

무엇 때문에 등교하는 마지막 날에 범진을 미행하라고 연성은 시킨 걸까요.


세 번째 '비릿하고 찬란한'은 정윤이 친구를 옥상에서 밀어버리고 

프랑스 한국문화원으로 발령받은 고모를 따라 

파리로 도망치듯이 온 뒤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정윤의 마음으로 열 살 생일을 맞이하기 얼마 전부터 의지가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이끄는 대로 정윤이 말을 하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윤의 머리가 내 선택과 결정을 이해하지 못할 때는 혼란스러워하기도 했지만 

점점 강해진 나는 머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내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머리가 생각하더라도 

내 모든 결정은 정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기에 괜찮았습니다. 

어학원에서 6개월을 보내고 사립 고등학교로 편입해 학교를 다니는데, 

정윤은 전학 온 첫날부터 BTS 팬이라며 친한척하는 다프네가 부담스럽습니다. 

정윤은 다프네보다 누구와 친하게 지내지 않지만 

외로워 보이지 않는 마르셀에게 눈길이 더 갑니다. 

어느 날 교감 선생님이 정윤을 불러 다프네가 학생 휴게실에 둔 가방에 

아이패드를 잃어버렸다며 휴게실에서 다른 사람을 본 적이 없냐고 물어봅니다.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그때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고, 

정윤을 본 목격자는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그러다가 다프네가 주말에 공원에서 봤을 때 아이패드를 들고 있었는데, 

잃어버리기 전이였는지 후였는지 헷갈립니다. 

정확하지 않은 기억의 주말을 괜히 들먹이면 

일만 복잡해질 게 뻔해서 모른다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반 아이들은 마르셀이 휴게실에 있었고, 걔가 훔친 게 맞다고 수군거립니다. 

마르셀이 정말 다프네의 아이패드를 훔친 걸까요.


나머지 이야기는 <어느 멋진 날>에서 확인하세요.




쌍둥이 동생 겨울이 죽은 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나의 주변 이야기 '겨울이 죽었다', 

투명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철의 유일한 친구가 전학 가는 날에 벌어진 

'어느 멋진 날', 

친구를 옥상에서 밀어버리고 도망치듯 파리로 온 정윤의 '비릿하고 찬란한', 

인간과 마족이 교류를 시작해 마계 고등학교에 전학한 

김서연의 이야기 '오늘의 이불킥'은 고3이 주인공입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힘든 시기인 고3, 

그 시기의 힘듦을 알기에 주변의 사람들은 힘내라고 응원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압니다. 

고등학교 입학할 때 자신이 꿈꾸던 모습과 

입시를 눈앞에 둔 자신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요. 

자신의 생각만큼 되지 않아 힘든데, 

그래서 고3이란 시간이 힘에 부치는데, 그 끝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요.


2년 전 코로나19가 시작했을 때 아이가 고3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 시기에 코로나 때문에 더 혼란한 1년을 보냈습니다. 

자신의 계획이 코로나 때문에 되지 않아 스트레스 받고 

지난 2년이 무의미하다고 좌절하는 아이의 모습에,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은 세상도 살아갈 수 있다고, 

조금 돌아가는 것뿐이지 늦은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이 아이에게 크게 와닿진 않았지만 

어쨌든 아이는 마음을 추슬러 자신의 계획을 진행했습니다. 

고3이라는 힘듦을 겪었기에 고맙고 행복한 기분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모든 시간을 묵묵하게 살아가는 고3과 수험생을 응원합니다. 

그 끝에 찬란하고 멋진 시간을 보장할 수 없지만 

분명 자신만의 시간이 펼쳐질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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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바통 5
김홍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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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홍 작가,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이제 작가, 

장편소설 "아몬드"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손원평 작가,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서수 작가, 

201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임선우 작가, 

201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장진영 작가,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장희원 작가,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정현 작가, 

여덟 작가가 바라보는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를 보겠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모자이크'는 지금 시대의 청춘들처럼 

이런저런 알바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하지만 잘 안되고, 

손바닥만 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내가 갑자기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계기는 바로 TV에 나온 회전 초밥입니다. 

갑자기 그것이 먹고 싶어 방구석 폐인으로 살던 내가 TV에 나온 음식점에 갔습니다. 

레일 위를 도는 초밥들을 보며 저기 있는 초밥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누군가에게 선택받는 사람이 되자, 

그러려면 생산적인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몸과 휴대폰, 

무엇을 찍을까 고민하다가 손과 발을 찍어서 올렸습니다. 

편집 공부하고 자막 내용을 고민하며 매일매일 올렸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가 손이 참 예쁘다며 첫 댓글을 답니다. 

그때부터 갑자기 운이 터지며 일주일 정도 뒤에 갑자기 구독자 수가 늘고, 

차근차근 관심을 받게 되면서 외국 사람들의 댓글도 달립니다. 

얼굴도 보고 싶고 목소리도 듣고 싶다는 사람들의 요청에 

목소리는 툴을 써서 조금 바꿨고, 내 진짜 삶을 이야기하는 건 꺼려져서 

내가 꿈꾸는 삶에 대한 희망을 말했습니다. 

아직 현실은 아니지만 머잖아 맞이할 미래의 풍경을 미리 말한 것이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은 늘었고, 사람들은 공감하고 응원해 줍니다. 

난 번 돈을 얼굴도 고치고 살도 뺐으며 말한 대로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꾸며지지 않은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받아줄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따로 만나자는 남자 중에서 

오랫동안 댓글을 달고 정중한 남자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는 왜 그러고 사냐고 혀를 찼고, 

난 부끄러워 모른 척해달라고 부탁하고 그 자리를 도망쳤습니다. 

이렇게 끝이 나면 좋겠지만 아니었습니다.


다섯 번째 '빛이 나지 않아요'는 밤이 되면 해안가에서 푸른빛을 내는 

해파리들이 빛으로 상대를 유인한 뒤 촉수로 휘감아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해파리로 만들어버리는 변종 해파리의 출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바다를 점령한 이 변종 해파리는 빠르게 번식해 

매일 해변가에 시체들로 넘쳐납니다. 

지독한 악취가 나서 해안가 주민들은 해변 미화원을 고용했고 

음악을 하다 망한 구는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몇백 마리를 치웠는데도 다음날이면 그대로인 것 같아 무섭다는 구, 

그에겐 아무리 씻어도 해파리 섞은 냄새가 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파리로 변하고 싶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회사도 생깁니다. 

구의 소개로 그곳에 일하게 된 나는 고객의 집을 방문해 해파리가 될 때까지 

진통제와 수면제를 처방하며 기다려주는 일입니다. 

보통 3일 정도 지나면 사람이 해파리가 되는데, 

고객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병에 걸린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맡게 된 고객의 집에 가서 순서대로 해파리로 변하는 약을 먹고 

수조 안에서 기다리는데 3일이 지나도 해파리의 모습이지만 대화가 됩니다. 

매니저에게 물었더니 변신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 있다며 

일주일만 더 기다려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약을 더 먹였으나 계속 대화가 통합니다. 

결국 일주일 후 매니저가 직접 방문해서 확인을 하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3가지를 말합니다. 

이대로 바다로 가거나 조력 자살을 하거나 

회사 사옥에 있는 수조에서 지낼 수 있답니다. 고객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두 번째 이야기 '출처 없음, 출처 없음.'에는 소설 속 게임이 등장합니다. 

유저에게 일정 땅을 주고 작물을 선택해 하나를 키울 수 있는데, 

정성을 들여 수확한 작물을 팔아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 돈으로 다른 땅을 사거나 여행을 다닐 수 있는데 

땅을 사면 세금이 많아 손해가 되는 게임입니다. 

만약 내가 이 게임의 유저라면 전 고구마를 키울 겁니다. 

잘 자라고 제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기 때문이죠. 

그리고 땅에서 주르륵 뽑히는 재미도 있을 것이고, 

줄기도 반찬으로 먹을 수 있어서요. 

꽃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떠올리는 저를 보니 

감성이 메말랐다는 생각이 들지만 고구마꽃도 나름 이뻐서 

아무리 생각해도 고구마를 키우고 싶습니다.


'관종'에 대해 8명의 작가가 그려낸 이야기를 읽으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보다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를 더욱 신경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NS 속에 있는 이미지는 자신의 진짜 모습은 아니잖아요. 

예쁜 척, 좋은 척, 멋있는 척하며 찍는 순간의 사진에 

실제 마음과는 다른 모습을 연기하고, 그것이 긴 영상이 되면 

더 오랫동안 다른 모습이 지속되니 점점 더 자신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진짜와 가짜에 상관하지 않으니 

진짜 자신이 의미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SNS 속과 실제 자신은 달라도 자신의 마음은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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