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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인 저자는
뉴베리 아너, 프린츠 아너, 커커스상, 카네기상, 윌터 딘 마이어스상,
에드거상, 미국 흑인지위향상협회 이미지상 수상자이며
두 번이나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지루한 책을 쓰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 그의 신작, <집으로 가는 길>을 보겠습니다.

재스민 조던은 선천성 혈액질환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스민의 아빠가 집을 나간 후로 그녀의 몸이 그녀를 공격해
모든 신체 부위에 영향일 미쳤습니다.
아파서 학교에 한 달 동안 못 나왔고, 재스민의 엄마와 아빠는
같이 또는 따로, 딸의 병상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둘 사이의 냉랭함이 녹을 때는 재스민의 남자 절친
테런스 점퍼 TJ가 왔을 때뿐입니다.
그리고 TJ는 늘 재스민을 웃게 했고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떨어져 나가게 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학교에 나온 재스민과 TJ는
햇수로 6년째 함께 등하교를 한 그 길을 걸어갑니다.
지난 한 달간 TJ 혼자 다녀야 했던 그 길을요.
하느님은 먼지로 우릴 만들었고, 코딱지는 먼지와 수분이 뭉쳐진 것이니
사람은 코딱지와 같다는 TJ의 헛소리를 들으면서요.
비트, 존 존, 프랜시, 트리스타는 암 생존자 부모를 둔 무료 점심 대상자입니다.
이 넷은 생활지도 교사인 레인 씨가 이끄는 교내 협력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이들 반삭파는 동전만 털어 점심때 모자란 배를 채우기 위해 썼는데,
교사들에게 요주의 학생들입니다.
모은 돈을 세어보니 90센트, 그 돈을 가지고 주전부리를 파는
씨씨 씨의 집에 가서 어릴 때 인기 있는 사탕 2종류 18개를 삽니다.
6개씩 3봉지로 나눠 봉지 당 2.5달러라고 말하면 잔돈을 안 가지고 다니는
당구장의 어른들은 3달러를 줄 거라고 비트가 말합니다.
반삭파는 9달러를 챙겼고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4개를 사고 재발해서
다시 항암 치료를 시작한 첫날인 비트의 엄마에게 드립니다.
90센트를 9달러로, 짤짤이를 아이스크림 네 컵으로 탈바꿈시킨
잔머리의 귀재인 비트가 누군가의 아들로 탈바꿈했습니다.
엄마를 걱정하는 아들로, 엄마를 사랑하는 아들로요.
사립학교를 다니는 스티비는 마커스 패거리에게 시달립니다.
넥타이를 세게 잡아당겨 목이 아팠고, 셔츠는 마커스의 낙서로 가득해서
매일 세제로 빨아야 했고, 레슬링 기술의 연습 상대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스티비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선언합니다.
매일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며 기술을 연습하는 피아는
엄마의 단골 미용실 사장의 아들 마커스를 압니다.
마커스 패거리는 피아의 보드를 뺏으라고 명령했고,
피아는 스티비의 두려움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망설이는 스티비 대신 마커스가 스케이트보드를 뺏다가 차도로 갔고,
차가 그대로 지나쳐 금이 갔습니다. 피아는 집으로 달렸고,
이미 사라진 마커스 패거리 대신 쪼개진 스케이트보드를 품에 안고
엄마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습니다.
스티비의 엄마는 아들을 도와 테이프로 보드를 이어 붙이고,
교장과 면담 후 조퇴시켜 피아의 학교 앞에 내려주며 사과를 하게 합니다.
만약 이 모든 것을 알았다면 피아는 뒷문으로 떠나지 않았겠죠.
캔턴의 엄마는 캔턴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라티머 중학교의 보행안전 유도원이었습니다.
캔턴은 어릴 때부터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지요.
1년 전 켄지 톰슨이라는 아이가 공을 쫓아간다고 차도로 나갔고,
켄지를 향해 스쿨버스가 달려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캔턴의 엄마 포스트 씨는 온몸을 날려 켄지를 밀쳤고,
버스는 급브레이크를 밟아 그녀를 살짝 치고 말았습니다.
버스의 살짝은 어깨 골절과 골반 타박상을 돌아왔고,
캔턴에게 끔찍한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포스트 씨는 일주일 만에 일터에 복귀했으나
캔턴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학교 관리인 뭉크 씨는 화장실 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발작을 일으킨
캔턴을 발견했고, 그를 도와주었습니다.
다음 날 캔턴에게 싸리비로 만든 개를 선물합니다.
다음 날 방과 후 캔턴은 빗자루 개를 끼워 들고 자신의 엄마를 지켜보기 위해,
건널목 안전 요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갑니다.
포스트 씨가 차도에 내려 차들을 멈춰 세울 때마다,
가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때마다,
빗자루 개의 털을 손가락으로 훑어 내립니다. 이상하게도 효과가 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라티머 중학교의 골목길 10개가 나옵니다.
골목길마다 등장하는 사람들도 다르지만,
지나가는 사람이나 말을 거는 사람들 중에 앞이나 뒤에 등장한 인물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중학교 아이들의 하굣길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되는데요,
아무래도 등굣길보다 하굣길엔 어떤 모험이 펼쳐져도 놀랍지가 않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스쿨버스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답니다.
왜냐면 코딱지에 대해 말하느라, 남들 주머니를 털어 돈을 벌려고 하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느라, 넘어지느라, 용기를 내느라,
형제 같은 친구와 복잡한 악수를 하느라, 옆집 개를 풀어줄 계획을 세우느라,
웃긴 이야기를 하느라,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기 위해 냄새를 없애느라,
엄마를 지켜보느라 바빠서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집에 가느라 바빠서 못 봤답니다.
같은 교실, 같은 나이의 중학생들이지만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 개성들을 아름답고 멋지게 표현하면서 재미까지 있는 <집으로 가는 길>,
중학생들의 사생활을 엿보고 싶다면 읽어보길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