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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2.봄호 - 73호
공원국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3월
평점 :

한국 추리소설 작가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그동안 해온 <계간 미스터리>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미스터리라는 단일 잡지가 이렇게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미스터리가 한국출판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자리를 차지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20년이 되었다니 이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습니다.
이번 2022년 봄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보겠습니다.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한국 추리소설의 현재를 담았습니다.
서미애 작가는 1994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 부문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으로 당선되며
장르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작으로 "잘 자요 엄마",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반가운 살인자" 등이 있으며
"인형의 정원"으로 2009년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장편 "잘 자요 엄마"는 미국, 프랑스 등 16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단편 "그녀의 취미생활"이 곧 영화화될 예정입니다.
서미애 작가가 벨기에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한국문학주간에 초청을 받아
2021년 11월 프랑스와 벨기에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켜 한류를 많이 체감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인 '지베르 조제프 파리 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한국 작가들의 책이 있는 판매대가 있습니다.
한국 추리작가를 얼마나 보러 올까 걱정했으나
관객은 한 장면,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집중했으며,
한국 문화와 한국 문학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장르 전문 서점인 '저수지의 책들'의 쇼윈도에
작가가 출간한 책 2권이 가득 진열되었고,
다른 쪽에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북토크를 마치고, 다른 서점 행사장과 브뤼셀 왕립도서관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작가는 세계에서 한국소설의 위상을 느꼈고
한국 드라마, 영화, 소설을 원하는 바람을 경험했답니다.
이제 그 바람을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만 하면 되니
앞으로 한국작가들의 많은 작품들을 기대하겠습니다.
드라마 방영 중인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를 기획한
김미주 기획프로듀서와의 서면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2018년 "악의 해석자"라는 제목의 원작을 처음 접해
드라마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설이나 작가와 함께
대본 각색 작업을 진행 후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범죄자의 잔인한 행동에 초점을 맞춘 장르 드라마에 비해
이 드라마는 프로파일러 성장 스토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며
기획 방향이 틀린 답안이 아니라 다른 답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미국 하드보일드 장르의 배경과 과정,
대실 해밋과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필름 누아르 영화 장르도 함께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영화인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도 누아르 무비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하드보일드 장르는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선호되는 미스터리 하위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에선 누아르 장르가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적으로 갱신될 하드보일드와 누아르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문학평론가 박인성 님은 믿습니다.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당선작 '바그다드'와 당선자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작가 최필원은 장르소설 기획자와 번역가로 더 알려진 분입니다.
책세상의 '메피스토 시리즈', 비채의 '모중석 스릴러 클럽',
시작의 '메두사 컬렉션', 에버리치홀딩스의 '이스케이프 시리즈',
오픈사우스의 '버티고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중에 알리고 싶은 장르소설이 무엇인지,
신인상 당선작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어떠한지,
네이버카페 '러니의 스릴러 월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의 답이 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분을 처음 접했고,
그가 기획한 시리즈를 읽을 리스트에 적어 한 권씩 읽어보려고 합니다.
덕분에 당선작과 좋은 작품을 알게 되었습니다.
황세연 님의 "긴급 수사"가 마지막 5쪽에 있습니다.
범인은 누구인지, 주거지와 직업 등을 추리해 보고,
이에 대한 정답과 해설은 QR 코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미스터리 잡지의 묘미입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의 추리문학과 특집 단편, 소설가 황세연 읽는 법,
신인상 수상작, 단편 소설, 드라마 인터뷰,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기획,
신화인류학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 특수 설정에 관한 에세이,
작가의 이야기, 신간 미스터리 소설의 한줄평, 트릭의 재구성까지
다양한 글이 <계간 미스터리 2022 봄호>에 있습니다.
미스터리 글과 인터뷰도 있고,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
미스터리 작가 이야기 등 미스터리란 카테고리에 들어갈 만한 것들이
옹골차게 들어있어서 읽는 내내 미스터리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지만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못 읽은 책들이 너무 많아 이 잡지를 읽고 앞으로 읽을 목록만 엄청 늘어났습니다.
거기에 신간 책들의 한줄평을 읽었더니 읽을 목록이 추가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당분간, 아니 더 오랫동안 미스터리에 빠져 읽을 예정입니다.
휴간 없이 20년을 이어져온 <계간 미스터리>, 앞으로의 30년, 40년, 50년을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