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 - 디즈니는 귀엽고 코기토는 필요하니까
마리안 샤이앙 지음, 소서영 옮김 / 책세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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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생조셉 드 라 마들렌의 철학 교사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철학에 대중문화를 접목한 '팝 철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칼럼 등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저자가 쓴 <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를 보겠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정말 오랜만에 본 '겨울 왕국', 특히 자녀들 때문에 한 번 이상 강제로 더 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 겨울 왕국과 철학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철부지 동생 안나가 첫눈에 사랑에 빠져 막무가내로 결혼하겠다고 언니에게 말하는데요, 이런 사람이 바로 욕망에 눈이 먼 사람입니다. 안나는 누구와 사랑에 빠질지 알기도 전부터 이미 사랑에 빠지기를 원했다는 거죠. 대상은 일종의 핑계에 불과하고 실제 욕망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면, 욕망은 나쁜 만남, 나쁜 선택, 실수 같은 위험으로 가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욕망의 대상이 수동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욕망의 대상은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결정 작용은 사랑하는 대상을 수많은 환상 속의 장점으로 포장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 작용은 일정 기간만 지속되고, 머지않아 콩깍지가 벗겨지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제야 자기가 사랑하던 대상의 객관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경악하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엘사와 안나를 구한 것은 왕자 한스의 사랑이 아니라 두 자매가 서로에게 베푼 사랑이었습니다. 엘사의 힘은 자신의 욕망을 조절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엘사는 얼음 결정을 만들지만, 결정 작용에 휘말리지 않습니다. 그녀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았습니다. 철학의 힘 덕분입니다.


우리는 외면의 아름다움에 쉽게 현혹되기에 겉모습에 어떤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 너머에는 겉모습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일반적인 질문이 숨겨져 있는 '미녀와 야수'. 겉모습은 사물의 실재 자체를 파악할 수 없게 합니다. 그렇기에 시선을 돌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야수 혹은 왕자에게 가르침을 준 노파는 사실 "향연"에 등장하는 현인 디오티마와 같습니다. 그녀는 소크라테스에게 진정한 실재를 인지하고 온전히 인간적으로 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상승의 변증법을 설명해 주었다고 합니다. 진리는 겉모습 너머에 있는 걸 봐야 합니다. 벨은 감각계의 헛됨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벨의 눈은 단순히 육체의 눈이 아닌 정신의 눈입니다. 그녀는 겉모습 너머에 있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나무 인형에 불과한 '피노키오'는 남을 먼저 생각하고 용감하며 착하다는 것을 푸른 요정에게 증명해야 진짜 아이가 됩니다. 양심은 언제나 옳고 그름을 바로 알려주고, 유혹을 만났을 때 바른길로 인도해야 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계와 달리 인간은 의지가 있기에 선한 일을 할 수도, 악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직 인간에게만 칸트가 말한 도덕법칙이 있습니다. 인간성을 완성하는 길은 가능한 한 많은 도덕적인 행위를 하면서 좁은 의무의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나를 자연 및 기계와 구분해 주는 것, 그리고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 바로 이것이 피노키오에게 주어진 시험입니다.




철학은 어렵고 따분할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에선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철학이 만납니다.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미녀와 야수'는 플라톤이 말한 예지계를 보는 법을, '윌-E'는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윤리가 필요해지지는 않았는지를, '라이온 킹'의 심바는 영원히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에서 온전히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한지 등 디즈니의 캐릭터들과 철학의 연결고리입니다. '겨울 왕국'부터 '라이온 킹'까지 22개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안에 가득 찬 수많은 철학의 조각들을 발견하고 함께 읽어봅시다. 오늘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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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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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변호사로 일하는 신조하 작가, 환상문학웹진과 괴담 전문 레이블 소속인 유이립 작가, 한국크리에이터진흥협회 '제1회 SF 초단편 콘테스트' 우수상의 임하곤 작가, 이곳에서 처음 쓴 SF 이자 처음 발표하는 소설을 쓴 최희라 작가, 장르문학 플랫폼 '브릿 G'에서 활동하며 여러 소설을 시도하는 이세형 작가, 환상문화웹진 필진으로 활동하는 클레이븐 작가, 2021년 카카오페이지 NEXTPAGE 7기에 선정된 강윤정 작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인 이성탄 작가, 감춰진 세계에 완전한 질서가 있다고 믿으며 쓰는 안리준 작가,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을 모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인간의 대리인"은 무뇌증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뇌를 통째로 이식받아 변호사로 일하는 이야기입니다. 인구 감소로 대체 노동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국 정부들은 로봇 개발에 걸린 모든 규제를 풀었고, 바리스타 같은 ALP(Alternate Labour Provider, 대체 노동력 제공자)들을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역할이 커질수록 사회는 이들에게 더욱 복합적인 기능을 요구했고 복합기능 수행에는 자율적인 판단이 요구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과학계는 뉴런의 세밀지도가 완성되고 체내 전기신호를 뇌까지 막힘없이 전달해 주는 하이퍼 실리콘이 개발되어 부분 뇌가 완성되었고, 결국 전체 뇌까지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ALP가 변호사가 될 수 없다는 로스쿨 동기들의 부모님의 반대에 인공지능 판사는 주인공의 손을 들어주었고 그럭저럭한 성적으로 졸업한 나는 작은 법률사무소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실험 부작용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 법정에 도착했습니다.


다섯 번째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이야기는 대리 알바를 하다 만난 두 남녀가 토탈 이모션이라는 곳에서 의뢰가 들어옵니다. 그곳은 AI를 통한 감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최고의 감정 서비스를 위해 감정 대리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 경험이 있으니 그 경험을 토탈 텍스트(문자메시지 자동 생성)에 입력하면 기술팀이 두 사람의 노하우를 알고리즘화하고, AI가 내놓은 아웃풋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해주면 됩니다. 즉 직원이 되어 데이버베이스 제공, 아웃풋 확인 그리고 피드백을 하면 됩니다. 두 사람은 일을 시작했고 개인을 상대로 한 토탈 텍스트는 대박이 났으며, 이어 기업을 상대로 한 토탈 ARS도 성공을 거둡니다. 그 후로 회사는 토탈 픽션, 토탈 사운드, 토탈 드로잉, 토탈 프렌드까지 승승장구를 하고 두 사람 역시 결혼하고 풍족한 삶을 누립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며 여자는 예전에 자신이 했던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고 합니다. AI가 사람들을 만족하는 시나리오를 쓰기에 사람이 쓰는 건 없는 현실에 말이죠. 그러면서 남자에게도 예전처럼 색소폰을 불고 싶지 않냐고 물어봅니다.


여섯 번째 "도덕을 도매가에 판매합니다"는 도덕 인증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7년 전, 반 외계인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우주 공항에 테러를 가했습니다. 이 일로 우주 공항은 잔해가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외계인들은 지구를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구에 외계인은 오지 않습니다. 이 사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금융 위기가 발생했고 물자는 부족했으며, 특히 외계 기술이 접목된 물건은 씨가 말랐습니다. 그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직장과 집,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도덕적이지 않은 이들을 인간 취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죄의 경중 보다 부도덕한 자들을 모두 엄하게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정수는 젊을 때 밤늦게까지 술 마시며 놀다가 나이만 먹고, 벌어놓은 돈도 없어 도덕 3.4 버전만 가지게 됩니다. 겨우 택배회사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데 얼마 전 도덕 3.0버전 인간이 특수 강도를 저질러서 정부에서도 곧 버전 4이하의 도덕을 소유한 자는 일 시키지 말라고 한답니다. 돈이 없어 상위 버전의 도덕을 살 수 없는 정수는 광장에서 화형에 처해질까 두렵습니다.




가까운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는 진정한 '인간다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죄인을 돕는 건 죄가 없는 성자만이 가능하고, 사람을 구원하는 건 사람이 아닌 신의 아들이었든 인간을 변호할 수 있는 건 인간이 아닌 자일 거라는 '인간의 대리인', 상대방의 순수한 의견을 전달해 주는 장치 스키마 리셋터를 사용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따르게 된다고 생각했으나 잠시 생각을 바꿀 뿐임을 알게 되는 '스키마 리셋터', 휴머노이드와 인간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나와 올퓌', 윤리적인 뇌를 주입한 인류는 범죄는 줄어들었지만 사회의 활력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일부가 반세기 전 주인공이 내린 결정이 무엇인지 회고하는 '영원', 감정적 체험이 시장을 통해 돈으로 거래되는 시대에 물질적 빈부는 공감과 연민의 빈부로 확장된 현재를 그린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됩니다', 돈을 주고 도덕 단말기를 척추에 이식해야 하고 일정 버전 이하의 사람들은 일할 수조차 없는 세상을 그린 '도덕을 도매가에 팝니다', 인공자궁 기계에서 아이를 태어날 때까지 키우는데 대통령의 인공자궁 기계가 납치되었고 그 배후를 추적하는 '대통령의 자장가', 하나의 뇌 속에 두 개의 정신이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린 '정신의 작용',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나 겪은 일을 프로그래머가 받아들이는 방식을 말하는 '미래의 죽음'까지, 9편의 신선한 SF 단편입니다. 배경도 놀랍고, 소재마저 처음 접해봐서 각각의 단편을 읽으면서 이런 상황이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덕분에 앞으로 벌어질 미래를 위해 지금의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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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숫자들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가
사너 블라우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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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뒤흔든 크라우드펀딩 저널리즘의 시초 "코레스폰던트"의 

수학 전문기자인 저자는 에라스무스 대학교 경영 대학원과 

턴버겐연구소에서 계량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네덜란드 고등연구소 전속 저널리스트이기도 합니다. 

블라우가 몸담고 있는 "코레스폰던트"는 새로운 시선을 담은 

양질의 기사를 내보이기 위해 출범했으며, 

펀딩이 시작된 지 불과 8일 만에 1만 7,500명의 구독자와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 4000만 원)를 모으며 주목받았습니다. 

숫자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심층 취재한 <위험한 숫자들>을 보겠습니다.



우리가 숫자에 열광하게 된 최초의 계기는 바로 나이팅게일이 

1856년에 쓴 크림반도 상황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85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통계수치들을 화려한 도표로 표현했는데, 이 도표들을 유력 인사들에게 보냈습니다. 

이를 본 정부는 나이팅게일의 조언대로 많은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도표를 사용한 

세계 최초의 인물들 중 한 명입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통계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표준화를 도입했으며 

수치를 대규모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숫자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도 있지만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숫자를 대규모로 사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개념(표준화, 수집, 분석)은 틀릴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틀리기도, 단단히 틀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없었더라면 보지 못했을 것들을 드러내줄 수 있습니다. 

약의 효과를 검사하거나 어린이의 발달 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흑인 미국인과 백인 미국인 간에 다른 IQ 점수를 통해 

불평등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숫자를 대화의 종착지로 삼지 말고 출발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질문들을 계속 던져야 합니다. 

연구 과정에서 어떤 선택이 있었을까?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런 차이가 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숫자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미리 결정한 것을 측정한 값이 아닐까?


빅데이터는 Volume(양), Velocity(속도), Variety(다양성),

 Veracity(진실성)이라는 네 가지 V로 정의됩니다. 

달리 말해 신속하게 움직이며 온갖 종류에다 

굉장히 많은 양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오늘날 수조 바이트의 데이터를 다루기 위해 알고리즘을 내놓았습니다. 

이 기법들은 구글에서 어떤 검색 결과를 얻을지, 

페이스북에서 어떤 게시물을 볼지 등을 결정합니다. 

컴퓨터는 인공지능의 한 유형인 기계학습을 이용해 

사전에 프로그래밍하지 않았던 과제를 단계적으로 배웁니다. 

희한하게도 알고리즘은 자기학습 능력으로 매우 복잡해져서 

아무도, 심지어 프로그래머조차도 소프트웨어가 

어느 단계를 밟고 있는지 모를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알고리즘은 표준화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프트웨어가 데이터를 분석하게 만듭니다. 

이런 단계들은 각각의 단계에서 많은 것이 잘못될 수 있습니다.

'좋거나 나쁜' 것은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런 까닭에 알고리즘이 어떤 목적에 봉사하는가라는 논의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신뢰할 만하고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알고리즘은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가 그릇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싶다면, 

자신의 직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수 뒤에 누가 있는가? 그 사람이 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가?'입니다.




숫자는 현대사회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통계든 시험 점수든 여론조사든 빅데이터든 

숫자는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자는 <위험한 숫자들>을 쓰면서 숫자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자신의 삶이 숫자에 지배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인 지금은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완전히 달라진 까닭은 숫자 때문입니다. 

또는 바이러스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수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수를 잘 아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숫자가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때에는 

그 숫자를 나쁘게 이용하려는 동기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 책으로 숫자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우고 

숫자의 쓸모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책을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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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현상 사전 - 아이들도 잘 모르고 어른들은 더 모르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이소담 옮김, 신기한 현상학회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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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며 경험이 쌓이다 보면 큰일은 아니지만 조금 이상한 일들이 생깁니다. 

이건 왜 이럴까 궁금해서 주위에 물어보면 그 답을 아는 정확히 없습니다. 

그냥 자신도 그랬다며 경험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신기한 현상 사전>에서 신기한 현상의 정확한 이름을 알려줍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속으로 공부해야지라고 마음먹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하면 공부할 마음이 싹 사라집니다. 

핑계 같아 보일지 몰라도 진짜 그렇습니다. 

이 현상은 '부메랑 효과'라고 하는데요, 

공부하라고 말하는 사람과 말을 듣는 사람의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님 입장에선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하면서 본인도 공부하던지,

아니면 미리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든지 해야겠어요.


아무런 마음도 없었던 상대가 호감을 표현하고 행동하면 

그 상대가 좋아지는 경험이 있죠? 

이런 현상은 '호의의 보답성'이라는 마음에서 나온답니다. 

받은 호의는 상대에게 돌려주고 싶어지기 때문인데요, 

연애뿐만 아니라 친구 사이에서도 성립된다고 합니다.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둔 휴대폰에서 진동이 온 것 같은 기분, 

느낀 적 있을 겁니다. 그래서 확인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이 현상은 '유령 진동 증후군(팬텀 바이브레이션 신드롬)'인데요, 

평소 연락이 오는지 신경을 쓰는 사람일수록 진동에 민감해져서 

조금만 진동이 느껴져도 전화가 왔다고 착각한답니다. 

다행히 저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과자만 그런 게 아니라 어떤 물건에 한정 판매란 글이 있으면 

그냥 지나가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됩니다. 

이런 '희소성 원리'는 마케팅에서 많이 사용하는데요, 

지금 아니면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사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한정 판매가 붙은 물건을 사게 되면 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엄청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자다가 갑자기 몸이 움찍하면서 잠이 깬 적 있죠? 

집이라면 상관없는데 밖에서 그러면 왠지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민망해서 말이죠. 이런 현상은 '슬립 스타트'인데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걸 말합니다. 

이상한 자세로 자거나 지쳐서 잠들면 잘 일어난다고 하니까 

편안하게, 여유 있게 잠을 자야겠어요.




<신기한 현상 사전>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이름은 잘 모르는 현상 56가지를 소개합니다. 

경험해 봤지만 이 현상의 이름도 몰랐고, 이름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경험상 나도 그랬다 정도로 넘어갔는데 

이 책에서 알려주는 일상 속 신기한 현상의 이름을 알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이야기라 더욱 신기합니다. 

상식이 높아지고 이야기 소재가 되니 

신기한 현상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여기에 없는 또 다른 신기한 현상을 발견하는 것도 좋겠네요. 

요시타케 신스케님의 재미있고 귀여운 그림이 더해져서 

아이들이 더욱 신나게 읽을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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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2.봄호 - 73호
공원국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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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소설 작가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그동안 해온 <계간 미스터리>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미스터리라는 단일 잡지가 이렇게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미스터리가 한국출판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자리를 차지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20년이 되었다니 이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습니다. 

이번 2022년 봄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보겠습니다.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한국 추리소설의 현재를 담았습니다. 

서미애 작가는 1994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 부문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으로 당선되며 

장르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작으로 "잘 자요 엄마",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반가운 살인자" 등이 있으며 

"인형의 정원"으로 2009년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장편 "잘 자요 엄마"는 미국, 프랑스 등 16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단편 "그녀의 취미생활"이 곧 영화화될 예정입니다. 

서미애 작가가 벨기에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한국문학주간에 초청을 받아 

2021년 11월 프랑스와 벨기에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켜 한류를 많이 체감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인 '지베르 조제프 파리 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한국 작가들의 책이 있는 판매대가 있습니다. 

한국 추리작가를 얼마나 보러 올까 걱정했으나 

관객은 한 장면,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집중했으며, 

한국 문화와 한국 문학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장르 전문 서점인 '저수지의 책들'의 쇼윈도에 

작가가 출간한 책 2권이 가득 진열되었고, 

다른 쪽에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북토크를 마치고, 다른 서점 행사장과 브뤼셀 왕립도서관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작가는 세계에서 한국소설의 위상을 느꼈고 

한국 드라마, 영화, 소설을 원하는 바람을 경험했답니다. 

이제 그 바람을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만 하면 되니 

앞으로 한국작가들의 많은 작품들을 기대하겠습니다.


드라마 방영 중인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를 기획한 

김미주 기획프로듀서와의 서면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2018년 "악의 해석자"라는 제목의 원작을 처음 접해 

드라마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설이나 작가와 함께 

대본 각색 작업을 진행 후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범죄자의 잔인한 행동에 초점을 맞춘 장르 드라마에 비해 

이 드라마는 프로파일러 성장 스토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며 

기획 방향이 틀린 답안이 아니라 다른 답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미국 하드보일드 장르의 배경과 과정, 

대실 해밋과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필름 누아르 영화 장르도 함께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영화인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도 누아르 무비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하드보일드 장르는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선호되는 미스터리 하위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에선 누아르 장르가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적으로 갱신될 하드보일드와 누아르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문학평론가 박인성 님은 믿습니다.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당선작 '바그다드'와 당선자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작가 최필원은 장르소설 기획자와 번역가로 더 알려진 분입니다. 

책세상의 '메피스토 시리즈', 비채의 '모중석 스릴러 클럽', 

시작의 '메두사 컬렉션', 에버리치홀딩스의 '이스케이프 시리즈', 

오픈사우스의 '버티고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중에 알리고 싶은 장르소설이 무엇인지, 

신인상 당선작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어떠한지, 

네이버카페 '러니의 스릴러 월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의 답이 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분을 처음 접했고, 

그가 기획한 시리즈를 읽을 리스트에 적어 한 권씩 읽어보려고 합니다. 

덕분에 당선작과 좋은 작품을 알게 되었습니다.


황세연 님의 "긴급 수사"가 마지막 5쪽에 있습니다. 

범인은 누구인지, 주거지와 직업 등을 추리해 보고, 

이에 대한 정답과 해설은 QR 코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미스터리 잡지의 묘미입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의 추리문학과 특집 단편, 소설가 황세연 읽는 법, 

신인상 수상작, 단편 소설, 드라마 인터뷰,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기획, 

신화인류학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 특수 설정에 관한 에세이, 

작가의 이야기, 신간 미스터리 소설의 한줄평, 트릭의 재구성까지 

다양한 글이 <계간 미스터리 2022 봄호>에 있습니다. 

미스터리 글과 인터뷰도 있고,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 

미스터리 작가 이야기 등 미스터리란 카테고리에 들어갈 만한 것들이 

옹골차게 들어있어서 읽는 내내 미스터리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지만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못 읽은 책들이 너무 많아 이 잡지를 읽고 앞으로 읽을 목록만 엄청 늘어났습니다. 

거기에 신간 책들의 한줄평을 읽었더니 읽을 목록이 추가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당분간, 아니 더 오랫동안 미스터리에 빠져 읽을 예정입니다. 

휴간 없이 20년을 이어져온 <계간 미스터리>, 앞으로의 30년, 40년, 50년을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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