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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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매스티지데코의 대표이사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SO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2006년 드라마 '궁'의 나비장 시리즈와 2010년 북유럽 가구 트렌드를 국내 온라인 시장에 최초로 대중화시켰습니다. 특히 국민 휴지케이스라 불리는 '마카롱 휴지케이스'의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도안을 그려 제작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현대 트렌드를 이끄는 그의 가구 생각이 담긴 <가구, 집을 갖추다>를 보겠습니다.



<가구, 집을 갖추다>는 리빙/사물/공간으로 구성됩니다. 1장 '리빙'은 우리 일상과 함께 한 문화 또는 갑자기 등장한 트렌드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 나와 실시간 검색을 달궜던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가구부터 카페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의 이유를 알아보고, 이케아 매장이 한국에서 잘나가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또한 앤티크, 빈티지, 레트로, 클래식의 차이점을 정확히 짚어주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한 북유럽 스타일의 유래를 설명하고 미래사회의 리빙 문화는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며, 집 꾸미기에 대한 조언을 실었습니다. 코로나 시대로 인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만큼 사람들이 집 꾸미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호, 취향을 파악해 '직접 살피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만족할 만한 선택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만의 취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2장 '사물'에선 화장품, 침대, 소파 등의 가구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화장대가 허영의 테이블로 불린 까닭과 지금과는 다른 침실 모습, 의자에서 배어 나오는 권력, 조선 왕과 대한제국 황제의 가구의 차이점, 공예와 예술의 다른 점을 보여주고, 원목 종류도 설명합니다. 내가 알던 것과 다른 역사적 자료와 이야기에 흥미가 생기고, 입식 문화와 좌식 문화에서 오는 가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배우게 됩니다. 또한 저자가 제안한 '거실과 부엌의 통합'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한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소파 식탁'을 거실 중앙에 배치하는 것인데 이 가구라면 각자 방에만 있는 우리 집 풍경에서 한곳에서 어울리며 각자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에 듭니다.


3장 '공간'은 방을 이야기합니다. 안방 문화와 어제의 집과 오늘의 집의 차이점, 소로의 오두막집, 최영미와 버지니아 울프가 원한 방, 프렌치 시크 제인 버킨의 방 등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테라스, 베란다, 발코니의 차이점과 북유럽 디자인 색상이 톤 다운된 이유, 세계 3대 리빙 가구 박람회도 보여줍니다. 특히 소로의 '월든'에서 소로가 말하고자 했던 것, '나만의 문명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오두막집을 통해 알려주는데, 이는 지금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과도 일치합니다. 소비로 자신을 표현하는 현대인들, 그로 인해 공급이 넘쳐나고 과도한 공급은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노동을 강요하게 됩니다. 이는 여가를 즐길 수 없게 되고 자신의 취향을 잊게 만듭니다. 결국 우리 삶을 멍들게 만들지요. 소로는 그 당시 이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살았던 오두막집에서 자신의 문명을 만들고 내가 주체가 되는 문화를 누리라고 말합니다.




요즘 물건이 모자란 경우는 없습니다. 물건이 너무 많아서 문제지요. 이렇게 많은 물질 때문에 팔리기 위해 광고를 하고, 그로 인해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어도 사게 되는 것도 새롭지는 않습니다. 물건이 낡아 작동하지 않아서 버리는 것보다 지겨워서 버리는 경우다 더 많습니다. 이렇게 물질을 삶에 중심에 두는 라이프스타일을 저자는 '부르주아'라고 한답니다. 물질에는 돈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분, 질서, 안전, 경쟁, 근면도 물질주의 가치입니다. 이와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은 물질 외에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데 보헤미안, 히피, 보보스, 노마드가 그것입니다. 잘 살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렸던 우리나라가 이제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당연한 순서입니다. 일률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 저마다의 취향, 기호가 들어가 각자의 공간을 꾸밉니다. 대세를 따르지만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합니다. 이제 가구와 공간에서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리빙 인문학 <가구, 집을 갖추다>에서 자신이 사는 집에 관심을 가지고 잘 꾸미고 관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읽어보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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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의 수리공
경민선 지음 / 마카롱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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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작가 일을 시작했고 영화, 소설,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쓴 저자는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로 제1회 K-스토리 공모전 미스터리 부문 최우수상을, 단편소설 "화촌"으로 제7회 ZA 문학 공모전 우수작을, 단편소설 "편의점의 운영원칙"으로 2021 메가박스 플러스 엠 X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을 수상했습니다.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연옥의 수리공>을 보겠습니다.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대체현실 기술도 같이 발전했습니다. 결국 인간은 금단의 선을 넘보게 되었고, 과학자들은 세포 일부라면 냉동시킬 경우 영원히 보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세포가 두뇌의 일부분이고 그 일부분이 우리의 인식에서 '자아'를 담당하는 부분이라면 죽음을 극복한 것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11개국 합동 연구팀이 인간의 자아 인식을 담당하는 세포를 발견했고 이를 '자아 뉴런'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인류는 영생의 힌트를 얻었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의학계에선 세포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자아 뉴런을 채취하는 기술과 그 뉴런을 극저온의 영양액에 담가 영구 보존하는 기술을 발명했고, IT 공학계에서는 자아 뉴런에 전기신호를 통해 감각과 기억 데이터를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제 사람의 생전 기억들도 모두 전기신호로 바꿔 저장할 수 있으니 대뇌는 필요 없어졌고, 시각과 청각, 촉각 등을 느끼는 기능도 고도의 센서에 넘겨주어 눈과 코, 혀, 귀, 피부와 뼈도 필요 없어졌습니다. 필요한 것은 오직 자아 뉴런과 거기에 연결된 기계 장치들뿐입니다. 인류 전체의 지성은 이 '인공 사후세계 프로젝트'에 바쳐졌고, 결국 국가 차원에서 사후세계 상용화가 6년 전에 실시되었고, 5년 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공 사후세계 제도'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실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의료보험에 항목이 추가되면서 보험료가 열 배 넘게 올랐고, 대체현실 기술을 사용해 만든 인공 사후세계 뉴랜드를 위해 국가는 다른 모든 곳에서 예산을 삭감했고, 개인은 의료보험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곳에서 지출을 줄였습니다. 사람들은 가상의 사후세계에 갈 비용을 대기 위해 깨어 있는 동안 노동하고, 노동의 스트레스를 다시 가상세계에서 풀었습니다. 뉴랜드는 30년이 납부 기간이나 이를 다 못 채운 이들의 보험료를 다른 사람이 분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일시불로 뉴랜드의 비싼 입주비를 낼 수 있었던 극소수의 '완납자'들과 가족들이 남은 보험료를 짊어지게 된 '미납자'들. 망자의 신분도 양극단으로 나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세계에서 도지석은 7년을 사귀다 얼마 전에 죽은 애인의 보험료와 엄마와 자신의 보험료를 내야 했습니다. 지석처럼 먼저 죽은 이의 남은 의료보험을 떠안고 빈곤층으로 전락한 사람들을 '부양 유령'이라 불렀고, 상당수는 기존의 직업 외에 추가적인 벌이를 위해 불법적인 일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지석은 야간 심부름센터에서 의뢰받은 일을 하는데 사후세계를 관리하는 회사인 A.L 컴퍼니 서버 관리 직원이 지석을 찾아와 사후세계에 들어가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해달라고 합니다. 보안이 철통이라 의뢰인이 도와줘서 뉴랜드에 들어갔는데 그 주소엔 사람의 흔적이 전부 지워졌습니다. 사후세계에서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이 사실이었고, 지석과 동료 배창준, 손지우와 다시 한번 들어갑니다. 지석은 뉴랜드에 들어가자마자 자신의 애인 주소를 찾아갔지만 그 집만 없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수색하다가 경찰이 왔고, 철창에 갇히게 됩니다. 그곳에서 지석의 정체를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가 준 힌트로 자신의 대학교수를 만납니다.


대학교수가 지석에게 하는 말은 무엇이며, 사후세계는 정말 좋은 곳인지 <연옥의 수리공>에서 확인하세요.




기술의 발전으로 대체현실이 현실보다 더 나아지고, 사람들은 인생의 본론을 이쪽 현실이 아니라 저쪽 대체세계에서 찾습니다. 현실 속 서울에선 허름한 집을 사려면 인생을 다 바쳐야 하지만 대체현실 속 서울에서는 10만 원만 결제하면 좋은 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이니 사람들은 현실에서 돈을 쓰지 않고 가상공간을 꾸미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오감을 구현하는 감각 센서 기술로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은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니게 됩니다. 결국 기술은 세상을 보잘것없는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현실에 눈을 감고 대체현실에서 살게 되는 사람들에게 인공 사후세계 뉴랜드는 기적일 겁니다. 죽은 뒤의 사후세계에 가기 위해 사람들은 깨어 있는 동안 죽도록 노동하고, 대체현실에서 스트레스를 풉니다. <연옥의 수리공>의 배경은 예전 노후를 위해 지금 열심히 일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젊을 때의 행복과 노년의 안정을 바꾸는 것이죠. 정말 이렇게 살면 행복할까요. 워라밸이 유행처럼 된 데에는 그에 대한 반발도 있을 겁니다. 너무나 앞으로의 미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섬뜩하기까지 한 <연옥의 수리공>. 무엇을 위해 현실을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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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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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씨의 동굴"로 제17회 중앙신인문학상을, 

"우투리 하나린"으로 제2회 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을, 

<훌훌>로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은 저자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서유리는 고등학생으로 

할아버지로부터 엄마 서정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나의 엄마 서정희는 나를 입양했고 3년을 키우고 

나를 할아버지에게 맡겨 두고 집을 떠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게 3살 때였는데, 그때 갓난아이인 서연우를 보여 줬습니다. 

서정희 씨는 유리를 맡겨 두고 떠난 뒤에도 명절이면 들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간신히 살아가는 사람처럼 불안하고 초조해 보였습니다. 

그랬는데 갑자기 죽었답니다. 

그렇게 연우가 이 집에 들어오고 개인택시를 하는 할아버지는 

장거리 운전을 한다며, 연우 아빠를 찾는다며 며칠씩 집을 비웁니다. 

그럴 땐 유리가 연우의 등하교를 시킵니다. 

2층에 지내는 할아버지가 자꾸만 기침을 하고, 헛구역질을 하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모른 척 지내고 있습니다. 

유리는 고등학교 졸업만 하면 전액 장학금을 받는 대학으로 진학해 

이 집을 떠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며칠 뒤 경찰들이 찾아와 CCTV를 보여줍니다. 

화면 속에서 연우를 나뭇가지로 심하게 때리는 서정희가 보입니다. 

그렇게 계속 때리다 둘은 몸싸움을 하고 

그러다가 난간 위에 올라간 서정희를 연우가 밀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도망가는 장면을 보여준 경찰은 

연우를 학대한 상황을 고려해 큰 벌을 받지 않겠지만 

소년보호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버리고 갔으면 잘 살아야 하는데 왜 자신이 낳은 아이를 그렇게 때렸는지 

이해할 수 없던 유리는 이 모든 것을 신경 쓰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우의 반항에 욱하며 연우를 때리면서 

자신이 서정희와 똑같은 행동을 함을 깨닫습니다. 

입양된 사실을 절친 주봉, 미희에게 비밀로 했으나

같은 반 세윤 또한 입양되었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연우 아빠를 찾았으나 재혼하고 낳은 아이들 때문에 

연우를 데려가기 힘들다고 하고, 거리를 두고 살았던 할아버지가 점점 아프고,

 세윤이 자신이 입양을 알게 된 것을 추궁하며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앞으로 유리는 어떻게 될까요. <훌훌>에서 확인하세요.



복잡한 가정사 때문에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이 집을 떠날 거라 다짐한 유리는 

과거를 끊어내고 훌훌 날아갈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런 유리 앞에 동생 연우가 등장하고, 할아버지는 점점 아프십니다. 

엄마의 학대로 마음이 아픈 연우를 모른척할 수 없고, 

복막암 판정을 받고 수술조차 힘들어 항암 치료를 받는 할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입양한 서정희 씨의 사연을 알게 되면서 

한층 성숙한 유리는 앞으로의 미래를 꿈꿉니다. 

<훌훌>은 주인공 유리, 유리의 할아버지, 그의 딸 서정희, 서정희의 아들 연우, 

같은 반 친구 세윤, 담임 고향숙 선생님의 사연을 보며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아직 유리는 고등학생이라 자신의 입장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됩니다. 

자신만 슬프고 외롭고 힘들 거라 생각했으나 그게 아님을 알게 됩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들이 닥쳐도 비키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킨 사람들, 

모두 그렇게 애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들 앞의 미래가 훌훌 가벼워지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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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퍼맨 - 속삭이는 살인자
알렉스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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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지만 도무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존재가 악몽인 또 다른 아들, 이렇게 다른 두 부자 관계를 그리며 초자연적인 공포와 현실적인 공포를 섞어 담았다. 환상 속의 공포가 무서울지, 현실의 공포가 무서일지, 책을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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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퍼맨 - 속삭이는 살인자
알렉스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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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북부의 리즈에서 태어나 자라 지금은 그곳에서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저자는 어느 날 아들이 '바닥의 남자애'와 놀고 있다고 말한 데서 영감을 받아 <위스퍼맨>을 썼습니다. 이 책은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 중입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아직까지 납치범은 사람이 한 남자아이를 몰래 뒤따라갑니다. 그 아이는 6살 닐 스펜서로 양친이 별거 중이고, 둘 다 알코올 중독자입니다. 둘 다 아들이 상대의 집에 있을 때 훨씬 마음이 편한 상태고, 집에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입니다. 그래서 닐은 혼자 시간을 보내며 자기 앞가림을 해야 하죠. 그날은 아빠 집에서 혼자 엄마 집으로 갑니다. 그 길에서 닐은 영영 돌아오지 않습니다. 닐을 수색하기 위해 어맨다 벡 경위를 상관으로 모든 경찰서의 인력을 총동원해서 주변을 뒤졌지만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달 뒤에 처음 사라진 곳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하지만 죽은 닐의 모습은 20년 전 이곳에서 벌어진 사건과 닮았습니다. 5명의 어린 소년을 납치해 살해하고 4명의 시신을 자신의 창고에 놔둔 범인은 프랭크 카터로 그를 찾아낸 사람은 피트 윌리스 경위입니다. 프랭크 카터는 위스퍼맨이라는 가명으로 불렸고, 그는 잡힌 후에도 나머지 아이의 시신 위치를 말해주지 않은 채 복역 중입니다. 피트 윌리스는 그와의 면담을 통해 시신의 위치나 공범을 알아내려고 하지만 소득이 없었고 지금까지도 시신을 찾고 있습니다. 이제 닐의 시체가 발견되고 사라지기 얼마 전 닐이 엄마에게 한밤중에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는 말을 하면서 피트 윌리스도 이 사건에 합류하게 됩니다.


10개월 전 죽은 엄마 레베카를 발견한 제이크는 그때의 충격으로 층계를 오르내릴 때 아빠에게 안겨야 합니다. 아빠 톰 케네디는 작가로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이 집에서 더 이상 지낼 수 없다고 판단한 톰은 아이가 원한 페더뱅크로 이사를 갑니다. 아들 제이크는 어릴 때부터 보이지 않는 존재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모습이 남들에게 이상하게 비칠까 걱정되는 마음이 가득이지만, 이사 와서 얼마간은 그런 행동이 보이지 않아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도, 새로 간 학교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여 톰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게다가 한밤중에 아들이 현관문에서 밖의 어떤 존재와 대화를 나누고, 자신을 들여보내달라며 우편함을 열고 손가락을 내미는 모습을 봅니다. 재빨리 소리쳐 밖으로 나갔지만 보이지 않고 이를 신고했으나 경찰들은 아이를 조심시키라는 말만 하며 돌아갑니다.


제이크에게 집으로 들여보내 달라는 존재는 무엇이며, 제이크에게 조심하라는 여자 유령에겐 어떤 비밀이 있을지, 닐을 납치한 범인이 다음번에 노리는 어린 소년은 누구이며, 원조 위스퍼맨인 프랭크 카터는 감옥에서 이런 일들을 알고 있는 것인지 <위스퍼맨>에서 확인하세요.




부모가 되면 혹시나 아이가 밖에서 다치거나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에게 납치를 당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고요. 워낙에 세상이 흉흉해 결혼 전만 해도 그냥 넘겼던 뉴스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게 되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나쁜 범죄들이 남일 같지 않게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낯선 이에게 아이가 유괴 당한다는 것은 온 세상 부모들의 가장 끔찍한 악몽이다.'로 시작되는 이 책은 지극히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아무리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상상만 해도 끔찍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사건이 내게만 안 일어난다고는 장담할 순 없는지라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됩니다. 게다가 범인 시점의 서술이 중간중간 있어서 더욱 두렵습니다. 도대체 이 범인은 어떤 마음으로 어린 소년들을 납치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지만 도무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존재가 악몽인 또 다른 아들, 이렇게 다른 두 부자 관계를 그리며 초자연적인 공포와 현실적인 공포를 섞어 장르소설 <위스퍼맨>에 담았습니다. 과연 상상 속의 공포가 클지, 현실의 공포가 클지 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게 될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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