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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윤순식.원당희 옮김 / (주)교학도서 / 2022년 2월
평점 :

현대 독일 철학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철학자인 저자는 1994년 쾰른대학교에서 독일 문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뤼네부르크 대학교,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 대학의 철학, 미학과 초빙교수이며 독일의 주요 신문사와 방송국에서 언론인, 철학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07년 처음 출간한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가 1백만 부 판매,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며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럼, 그 내용을 보겠습니다.

기억은 우리의 정체성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회상이 없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될까요.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다른 어떤 것과 관련시키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어릴 적 기억은 몇 개의 영상 속에서 선택된 장면으로 떠오릅니다. 그것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것이지, 몇 분짜리 필름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정확하지 않는 장면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정보에서 어떻게 의미망이 형성되며 기억 대상의 선택은 누가 정할까요. 이에 대한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캔들의 결정적인 업적은 학습체험이 뇌에 흔적을 남기는 것, 즉 변화한 시냅스를 보여 주었다는 것입니다. 뇌가 인상이나 감동을 어떻게 저장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분리하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수수께끼로 남아있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점도 있습니다.
루소가 살아 있을 당시 주장했던 것 중에서 무엇이 옳았을까요? 인간은 천성적으로 선할 것일지,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은 필요가 없을지, 인간이 사회 속에 있을 때 더 행복한지 아니면 혼자 있을 때 더 행복한지, 이에 대한 물음은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라 심리학에서 던지는 질문입니다. 1970년대 초반에 '고독 연구'라는 이름의 학문이 로버트 와이스 교수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그는 루소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 베푸는 동정심의 결여보다 자신을 더 좌절시키는 것은 자기 자신이 베풀 수 있는 동정심의 결여라고 주장합니다. 누군가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괴롭지만,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더 괴로운 일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우선 즐겁고 쾌적한 삶, 나아가 참여와 개인적 동경의 실현으로 이루어진 선한 삶, 끝으로 추구할 가치를 지닌 첫 번째 목표에서 이루어진 특정한 일의 성취, 즉 의미가 실현된 삶으로 이루어집니다. 어떻게 이런 삶에 도달하는 방법은 활동성을 유지하고, 사회적으로 살아가며, 자신이 침잠하는 모든 일에는 자신을 다 바쳐야 하고, 현실적인 기대를 하며, 좋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행복 추구의 태도가 너무 과도해서는 안 되고, 일을 통한 즐거움의 성취를 누려야 합니다.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1부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서는 서양철학사의 전통을 반성하고 근대를 준비한 인물들과 그 쟁점들을 소개합니다. 2부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에선 윤리와 도덕을 다루는데, 인간은 도덕적 능력을 타고난 동물로 결론을 내립니다. 3부 '내가 희망해도 좋은 일은 무엇인가'는 대부분의 인간이 자신들의 삶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중요한 질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음을 던지는 것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우리의 소중한 능력입니다. 충족된 삶의 비밀은 배우고 즐기는 데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