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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강물결 지음 / 메타 / 2022년 2월
평점 :

경제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다 출판 편집자로
다수의 그림책을 편집하고 집필한 저자는 유아동 교육 콘텐츠를 만들며
동화, 에세이, 소설을 넘나드는 다양한 글쓰기를 겸하고 있습니다.
2021 KOCCA 신진스토리 작가 육성사업 작가 공모전에 선정되어 출간된
저자의 첫 SF 장편 <항연>을 보겠습니다.

불치병의 치료와 이식 장기의 수급을 위해 아미토가 출현했습니다.
아미토는 유도 전능 줄기세포에 인간 체세포에 존재하는 책지도를 결합한 것으로
주입된 지도에 맞게 배아 단계부터 스스로 분화하는 일종의 씨앗입니다.
그 씨앗은 밭이라 불리는 기구에서 배양되었는데,
밭에서 재배할 수 있는 것은 장기에만 국한되지 않았고,
인체의 전부가 그곳에서 자라났습니다.
수학된 신체는 의학적 사망선고를 받은 인체에 이식됩니다.
아미토로 키워낸 완전한 인체는 뇌에 결함이 있습니다.
밭에서 자라난 뇌는 인간 복제를 승인할 수 없다는 정책으로 미성숙한 뇌를 가집니다.
지구 인구의 상당수가 아미토를 통한 생명 연장을 원했지만
부나 명예를 갖춘 사람들만 이 특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돈이 없거나 아미토에 반대하는 신념을 가진 집단 외에도
아미토를 통한 신체 회복에 제약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받은 범죄자들입니다.
무기징역 이상의 중죄를 지은 전과자들은 사형 후
본래의 뇌에 아미토로 재배한 신체를 이식시켜 강제로 회복되었고
이들을 '재생인간'이라 부릅니다.
사람들은 사형을 또 다른 형태의 살인이라 생각했지만,
이들을 살려 두는 것 또한 법 감정에 위배됩니다.
이런 양가적인 시각을 수렴해 사형을 집행하되, 변형된 회복 단계를 거치게 했습니다.
이들에겐 필요한 조치를 했고,
'인간 이후의 인간, 로봇 이전의 로봇'인 재생인간이 투입되는 곳은
사회의 기피·혐오시설입니다.
이 재생인간은 다시 둘로 나뉘는데, 무죄의 재생인간과 유죄의 재생인간입니다.
무죄의 재생인간은 회복의 단계를 거친 후 일을 했고,
중간에 죄를 지으면 형량만큼 복역한 다음 다시 일해야 합니다.
만약 그 죄가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라면,
그들에게는 '콜로니 행' 판결이 내려집니다.
형장 콜로니는 또 한 번 중죄를 지은 유죄의 재생인간이
미립자로 완전히 소거되기 전 머무는 최종의 장소입니다.
유죄의 재생인간의 죽음을 '환원'이라고 하고,
'향연'은 환원을 희망하는 재소자를 배웅하는 마지막 장치입니다.
교도관 유진은 향연의 연회 음식을 장만하고 환원을 완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유진은 재생인간 부모에서 태어난 자연 그대로의 인간인 엘게눕입니다.
유진의 동생도 엘게눕이었죠.
사회도 엘게눕과 재생인간을 달리 분류하지 않았습니다.
형제는 엘게눕 학교를 다녔고 엘게눕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자연인들이 특혜라며 반발할 때 동생은 대학 합격 통지를 받고 살해되었습니다.
유진은 동생을 죽인 자를 죽이기 위해 추적했고 그는 자수를 했다고 합니다.
범인은 사형을 선고받고 재생인간이 되었고 그를 찾아가 동생의 복수를 합니다.
하지만 범인인 지호는 재생인간이 되기 위해 거짓으로 자수했다며 죽기 전에 고백하지요.
그때 지호의 누나 지원이 봤고, 재판 과정에서 그녀는
사람의 죽음을 돕는 일을 하는 의사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삼 년이 흐른 뒤 콜로니의 교도관이 되어 있던 유진은 진범이 살해당했다는 뉴스를 접합니다.
뉴스를 장식한 피의자의 이름은 지원이었습니다.
그렇게 둘은 콜로니에서 교도관과 죄수가 되어 만납니다.
테라노이어 균이 지구를 휩쓸고 지나가자 인구의 12분의 1이 사망했습니다.
더딘 임상 실험을 해 내가는 사이 감염자는 늘어갔습니다.
아미토를 통한 회복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4년이 지난 후 세계보건기구는 집단면역에 의해 종식을 선언했고,
세계는 항생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보건기구가 주목한 곳은 콜로니였습니다.
4년 동안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나오지 않는 유일한 장소,
세계로부터 고립된 재생인간의 서식지,
가장 위험한 사람들을 모아 놓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안전했던 곳.
보건기구는 콜로니의 재생인간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시작했습니다.
독자적인 콜로니들은 반발을 했지만
정부는 새로운 전염병균인 테라엑스를 살포해 콜로니를 압박합니다.
결국 콜로니는 항복하고
재소자들을 항생제 개발을 위한 테라엑스 실험군으로 쓰기로 합니다.
이 거래는 비밀로 했고, 재소자들은 10주가 되면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주사를 맞고 말기로 가면서 전염력도 강해지고 재소자들은 결국 사망합니다.
하지만 주사를 맞고 사망하기 전 어떤 이들은 환원을 원했고,
그를 위해 향연을 베풀고 집행장으로 가는 길에 사망합니다.
재소자 상기를 시작으로 70여 명이 무더기로 죽습니다.
그들은 관자놀이에 십자 모양의 작은 자상이 새겨져 있고,
독극물 아필라몬에 중독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눈치챈 재소자 지원과 희도, 교도관 유진과 시체를 처리하는 중개업자 리나,
속도를 늦추라 지시하는 소장, 그의 지시를 듣는 남자,
재소자들의 죽음을 조사하는 또 다른 남자,
재생인간들의 살인사건의 배후는 누구일까요. <향연>에서 확인하세요.
지독한 악연으로 살인자가 되어 재생인간으로 다시 만난 재소자 지원과 교도관 유진.
유죄의 재생인간이 모여있는 콜로니는
정부와 맺은 약속에 의해 재소자들의 생체실험에 사용하고, 그들은 결국 죽습니다.
하지만 죽기 전 사망하는 사건이 상당히 많이 일어납니다.
그들의 공통적인 표시는 관자놀이 십자가 모양의 자상,
도대체 누가 그들에게 이런 짓을 했으며, 재생인간을 죽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번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낸 인간을 재생인간이라고 하는데,
그들은 그냥 인간과 어떻게 구분 지어야 할지, 같은 인간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럽습니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강제로 다시 태어났다면 분명 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이렇게 강제로 다시 살려내고 또 누군가가 죽인다면,
죽인 사람만 살인자인 건지, 강제로 다시 살려낸 사람은 살인자가 아닌 것인지
<향연>을 읽으며 죽음의 결정과 인간의 기준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