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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 거꾸로 본 인간의 진화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월
평점 :

과학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 시리즈의 "멸종", "짝짓기", "경계"를 대표 집필했고
"과학이라는 헛소리", "냉장고를 여니 양자역학이 나왔다" 등을 썼습니다.
문명의 시작부터 거슬러 올라가면서 인간의 진화를 풀어쓴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를 보겠습니다.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는 현재부터 태초까지 가면서
인류의 진화를 서술합니다.
문명부터 초원에 살게 된 인간, 육지에 올라선 생물, 등뼈를 가진 동물,
감각의 진화, 생명의 시작까지 설명하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 마무리를 짓습니다.
문명이 시작되려는 이 시기에는 진화의 흔적이 많진 않지만
인간에게 있어서 중요한 진화는 다른 종을 진화시키게 된 것입니다.
인간은 다른 종을 길들이게 됩니다.
보다 인간에게 친숙하게, 인간이 좋아하는 방향으로요.
또한 불의 사용은 오직 인간만이 가진 특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아닙니다.
인간은 불을 사용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확장과 더불어
스스로의 모습을 완전히 바꾼 동물입니다.
음식을 익혀 먹으면서 소화기관이 짧아졌고, 턱이 변하고 어금니가 줄어들었습니다.
혀도 얇고 작아지면서 혀의 움직임이 훨씬 더 현란해집니다.
또한 도구를 사용하면서 손을 제외한 두 발로만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구의 사용이 인간을 직립보행으로 이끌었습니다.
초원에 살게 된 인간들은 먹이를 찾아 걷고 또 걸을 수밖에 없었는데
하루 종일 이리저리 걷기에는 이족보행이 손등보행보다 훨씬 유리했고,
두 손으로 돌멩이나 몽둥이를 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립보행으로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디스크 병과 전립선 문제, 출산의 어려움이 그것입니다.
번식을 자주 더 많이 하는 생물이 결국 살아남는 건 진화의 역사를 통해 확인됩니다.
그러니 여러 가지 변이 중 도움이 되는 변이는 살아남아 생물들 사이에 퍼지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암수의 결합이라는 생식세포의 분열과
식물이나 곤충처럼 세포융합 이외의 방법으로 번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짝짓기는 곧 번식을 목적으로 둔 행위이지만 유전자재조합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먼 선조가 세균이었을 때, 이들은 번식을 세포 분열로 해결했습니다.
선조 세균들이 필수적으로 해야 했던 일은 유전자재조합입니다.
유전자재조합은 같은 종이지만 서로 다양한 유전자를 가질 수 있도록
섞어주는 일인데, 이래야 변하는 환경에 적응을 할 수 있습니다.
종 내의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그 종이 변화되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더욱 커집니다.
인간이 지구의 다른 생물에 비해 특별한 것은 생태계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생물들은 모두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합니다.
먹이를 구하는 것도 생태계 내에서의 일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생태계의 바깥에서 먹이를 구할 수 있게 되었고,
개체 수를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에서 인간의 진화를 살펴보면
진화는 목적이나 목표가 있는지, 진보인지 궁금하게 됩니다.
왠지 진화가 더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에
원시 인간보다 지금의 인간이 더 우수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화는 그 당시 환경에 적응한 우연의 산물입니다.
초원이면 초원 생태계에 맞게, 열대우림이면 열대우림 생태계에 맞게
일어난 변이를 가진 개체가 종 내에 더 많이 퍼집니다.
진화는 딱 그 결과일 뿐입니다.
그러니 각각의 종들은 자신이 처한 생태계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진화된 것입니다.
소나무도, 이끼도, 사람도, 토끼도, 미역도 각기 자신이 속한 곳에서
역할에 맞게 진화된 존재이며 어떤 종이 다른 종보다 우월한 종은 아닙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존재임을 증명하고 싶으면
다른 방식, 다른 접근이 좋습니다.
우리는 지구상에 사는 다른 모든 생명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최초의 종이며,
'인간 중심주의'가 오해를 제공한다는 것 또한 깨닫고 있으며,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다르다고 같은 인간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데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루어 나가고 있는 최초의 생물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