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트 영매탐정 조즈카 2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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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9년 "오전 0시의 상드리용"으로 제19회 아유카와데쓰야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2011년 "원시인 런어웨이"가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 부문)에, 2018년 "마츠리카 마요르카"가 제18회 본격미스터리대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미스터리, 청춘소설, 라이트노벨 장르를 넘나들며 독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2019년 발표한 "영매탐정 조즈카"는 제20회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등 5관왕을 수상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습니다. 그럼, 영매탐정 조즈카 2 <인버트>를 보겠습니다.



주식회사 젬페일스의 대표이사 겸 사장 요시다 나오마사의 죽음은 뉴스로 보도되었습니다. 그를 죽인 고마키 시게히토는 회사 밖에서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작업을 하면서 직원 스고 씨와 20시부터 23시까지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도 사고로 처리하는 것 같았지만, 범행이 발각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살인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고마키는 잠을 못 드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둘의 관계는 중학생 때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중학교 때 문화제 준비를 하다가 고마키의 부주의로 인해 요시다의 다리에 핸디캡이 생겼습니다. 그 일로 요시다는 그를 탓하게 되었고, 책임을 느끼던 고마키는 충성스러운 심복으로 살았습니다. 요시다가 회사를 창업할 때에도 고마키는 직원으로 뛰어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나 모든 성과는 요시다의 공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지낼 수 없다는 생각에 고마키는 요시다를 죽였고 사고사로 위장하고 자신의 알리바이도 완벽하게 만들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불법 침입을 시도하는 자가 3층에서 떨어져 사망했습니다. 죽은 자는 다구사 아키오로 교직원으로 근무했던 자로 불법 촬영 상습범입니다. 교직원으로 근무한 여러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함부로 드나들며 탈의실과 화장실 등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고, 그렇게 찍은 동영상은 고가에 팔고 협박 수단으로 활용도 했습니다. 그에게 협박 받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스에자키 에리는 그를 콘크리트 블록으로 때려죽였고, 과학실 창문으로 밀어 떨어뜨리며 사고사로 위장했습니다.

운노 야스노리는 전직 경시청 수사 1과 소속 형사로 10년 넘게 살인의 족적을 쫓고, 수없이 사건 현장을 보고, 셀 수 없이 살인범을 체포했습니다. 아내가 죽은 뒤 형사를 그만두고 불륜 조사, 품행 조사 등의 개인 고객 서비스와 법인을 대상으로 신용 조사나 사내 부정행위 조사를 하는 UY 리서치란 회사를 차렸습니다. 일을 하면서 얻은 정보로 권력 있는 사람을 압박했고, 그와 더불어 회사도 성장했습니다. 범죄조직에 있었던 소네모토는 경찰에 정보를 제공했고, 형기를 마쳐 운노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운노의 비리를 알게 된 소네모토가 자수하라고 권유하자 운노는 그의 집에서 총으로 자살한 것처럼 보이도록 현장을 꾸몄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롭다고 생각하던 찰나 운노는 베란다 밖을 보았고, 건너편 건물 3층 베란다에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오랜 원한 끝에 동업자를 죽인 프로그래머, 동료 교직원을 3층에서 밀어버린 초등학교 교사, 부하 직원을 권총으로 죽인 전직 형사의 이야기가 실린 <인버트>. 이 책은 제목에서 의미하듯 뒤바꾸고, 위치나 순서를 반대로 하는 도치서술 미스터리를 선보입니다. 즉, 일반 미스터리와 달리 범인과 범행부터 보여준 뒤 영매탐정 조즈카 히스이가 역으로 이를 추적하는 도치서술 미스터리입니다. 이야기의 범인들은 자살 혹은 사고사로 위장했고 자신의 범행이 드러나지 않으리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영매, 사기꾼, 마술사 혹은 명탐정이라 불리는 조즈카는 사건 현장을 보고 살인사건임을 알아챕니다. 그리고 번뜩이는 추리로 범인을 특정해 사건을 수사합니다. 범인이 놓친 부분을 수사하며 범인을 압박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해 애를 먹던 중, 조수 지와사키 마코토가 별 뜻 없이 말한 데에서 힌트를 얻어 조즈카는 사건의 마지막 열쇠를 풉니다. 범인의 범행이 어떻게 밝혀지고, 알리바이는 어떻게 깨지는지는 이야기의 마지막이 되어야 밝혀지고, 반전도 있습니다. 인형 같은 이목구비와 화려한 패션과는 달리 덜렁거리는 행동으로 상대방의 방심을 유도하며 허점을 파고드는 조즈카의 진짜 모습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어떤 과거가 있는지, 속마음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을 죽이면 반드시 대가를 받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으로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는 그녀의 앞으로를 응원합니다. 



인생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아요.

행동하는 대로 움직이죠.

(p. 12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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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분파 피부미용사 필기 - 동영상강의제공+카페추가모의고사제공+최신경향 핵심 빈출문제+핵심이론 써머리노트 2025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김효정 지음 / 에듀웨이(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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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연속 합격수기로 검증된 에듀웨이 출판사에서 <2025 기분파 피부미용사 필기>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피부미용사 필기는 총 60문항 객관식으로 1시간 동안 100점 만점으로 하여 60점 이상이면 합격을 합니다. 필기 과목은 '피부미용학/피부학/해부생리학/화장품학/피부미용기기학/공중위생관리학'으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공중위생관리학이 35%, 피부미용학이 18%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나머지 과목은 11%로 같습니다.

<2025 기분파 피부미용사 필기>책 이론에 들어가기 앞서 '실기 미리보기'로 실제 사진이 순서대로 나열되어 실기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클렌징은 꼭 피부미용사가 되지 않아도 숙지하면 평소 피부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필기 내용 앞에 '한 눈에 살펴보면 Keyword Preview'에 처음 공부하는 수험생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관련 용어를 정리했습니다.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도식화했으니 눈에 익혀 이론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각 섹션 별로 '출제포인트'를 참조해서 공부를 시작하도록 합니다. 기출문제를 분석해 학습 방향을 제시하고,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언급했습니다. 내용 왼쪽 단 'Check! Terms!'에는 공부에 유용한 부분, 시험에 언급된 관련 내용, 내용 중 어려운 전문 용어 등을 설명했습니다. 글로만 되어 있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상세한 이미지와 실제 사진을 삽입해 도움을 줍니다. 각 섹션 바로 뒤에는 기존 관련 자격시험과 연계된 출제 예상문제를 정리해 예상 가능한 출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출제예상문제'가 있습니다. 문제의 상단에 별표(★)의 개수를 표시해 해당 문제의 출제 빈도 또는 중요성을 나타냈습니다. 출판사에서 최근 시행한 CBT 상시시험을 분석해 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를 골라 '실전모의고사' 5회분을 수록했습니다. 부록 '핵심이론 써머리노트'에는 시험 직전 한 번 더 체크해야 할 부분을 정리했으니 확인하길 바랍니다.




피부가 예뻐야 미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피부에 관심이 많아 마스크팩, 스크럽 제품, 미용 기기 등의 상품과 판매가 꾸준합니다. 직접 관리하기도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피부를 관리하기도 하는데, 이때 타인의 피부를 관리하려면 필요한 자격증이 바로 피부미용사입니다. 가게를 열 때 1층뿐만 아니라 2, 3층 이상에서도 가능하며, 고객의 집에 방문하거나, 자신의 집으로 고객을 오게 할 수도 있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또한 한번 전문가의 피부관리를 받으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만큼 수요도 꾸준할 편입니다. 게다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자신의 피부를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용하기에 인기 있는 자격증이라 생각합니다. <2025 기분파 피부미용사 필기>는 최신 CBT 출제 유형을 분석했고, 초보자를 위한 용어를 상세히 해설했으며, 삽화와 사진을 통한 이해도를 높여 피부미용사 필기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좋은 책입니다. 또한 에듀웨이 카페에 방문하면 추가 모의고사를 받을 수 있고, 모르는 부분, 헷갈리는 부분이나 공부 방법 등 궁금점을 질문으로 남기면 책임 편집위원들의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K-뷰티가 성장하는 만큼 관련 업종의 직업군도 성장하고 있으니, 유망한 피부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준비로 <2025 기분파 피부미용사 필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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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
건축지식 편집부 지음, 정지영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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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년에 창간된 일본의 건축 전문 월간지로 건축에 관해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던 시기부터 자재와 구조, 안전 등 전문적인 지식을 다뤄 오며 건축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한 곳입니다. 실무에 도움이 되는 주제를 다룬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잡지를 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을 알려주는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을 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부원 악어 와니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회사를 그만두고 서점을 차리겠답니다. 그 말을 들은 편집장 고양이 고린은 와니타가 의지하는 선배 개 이누야마에게 가르쳐 주라고 합니다. 이누야마는 어디에, 어떤 스타일의 서점을 열 것인지를 물어보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난감해합니다. 일단 서점이란 곳에 필요한 물건은 알맞은 책장, 포인트로 활용 가능한 의자, 고객을 맞이하는 입구, 매장을 알리는 광고, 매장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조명, 작업에 중요한 계산대, 회계를 위한 계산 시스템, 서점을 성장시키는 사무용품, 서점을 꾸미는 기타 물품, 청결한 매장을 위한 청소 도구입니다.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에선 3장으로 나눠 서점 콘셉트와 책이 돋보이는 서점, 기초 지식을 조목조목 알려줍니다.

1장에는 작고 유지하기 쉬운 서점과 조금 큰 서점, 복합형 서점, 대형 서점, 취미 공간 서점, 전문 서점, 이동 서점으로 종류별 서점을 구분해 취급하는 책의 종류, 권수, 점포 평수를 보여줍니다.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평면도와 서점의 실제 사진을 함께 실어 어떤 부분에 중점을 주고, 고객과 매장 동선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책의 종류는 어떻게 했는지도 설명합니다. 또한 서점에서 제일 중요한 책장은 어떤 크기, 디자인, 디테일로 특색 있게 꾸몄는지도 알려주는데 비용을 줄인 저렴한 합판이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서점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서점의 전면부를 어떻게 꾸밀지도, 조명과 인테리어 물품도 소개합니다. 2장은 1장에도 나왔지만 진열 방식, 책을 놓는 방법, 조명의 설치 방법 등의 매장 운영 방법을 보여줍니다. 서점에 어울리는 잡화와 행사, 책을 골라주는 서비스 등으로 다른 서점에는 없는 특별한 서점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장 대여 서점으로 하나의 매장을 다수의 구획으로 나눠 구획마다 출점자를 모집하는 매장도 있습니다. 자신이 빌린 구획 내에서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배열할 수 있고, 매입도 각자 하기 때문에 서점에 관심 있는 사람은 부담 없이 점주가 될 수 있는 방식입니다. 3장은 책의 판형, 제본 종류, 부위 명칭, 책을 매입하는 방식, 도서 유통의 구조 등 서점을 운영하는 데 있어 알아두면 좋은 기초 지식을 실었습니다. 마지막 부록에는 업계 용어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봤을 서점 운영,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동네 서점도 없어지는 판국에 섣불리 차릴 수도 없고, 그저 꿈으로만 그쳤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을 보면서 용기가 생겼고, 일본의 로컬 서점이 왜 인기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서점은 대형서점과 동네 서점이 있는데, 동네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곳이기보다 문제집과 문구를 파는 곳에 가깝습니다. 동네 서점의 대부분이 문제집이고, 나머지 한편에 베스트셀러와 그림책들이 있습니다. 이런 한국의 서점에 비해 일본의 서점은 오래 운영한 곳이 많고, 서점을 배경으로 한 책이 나와 인기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책들을 판매하는 서점도 있겠지만, 독립출판과 몇 가지 분야의 특화된 책들을 판매하거나 중고도서를 파는 서점도 있고, 체험과 강연, 모임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는 동네 서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래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서점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 지적 즐거움을 얻으며,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이 됩니다. 이렇게 일본의 개성 넘치는 로컬 서점 40곳을 평면도와 더불어 소개하니, 서점 운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 책입니다. 게다가 '책이 바래는 문제, 절도에 대한 대책, 개업 자금은 어느 정도, 경영 지속을 위한 노력, SNS는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서점 주인이 직접 답해주고 있어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엔 책방을 차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책에 소개된 일본 서점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그만큼 소개한 서점의 매력을 잘 알려준 책입니다. 예비 서점 운영자에게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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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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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페이지에 반드시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문구가 강렬해서 더욱 기대되는 책. 저자가 선보일 환상 미스터리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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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 YA! 26
배예람 지음 / 이지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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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안전가옥 앤솔로지 "대스타"에 수록된 '스타 이즈 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안온북스 '내러티브 온' 소설 편 "왜가리 클럽"에 수록된 '인어의 시간'을, 안전가옥 앤솔로지 "호러"에 수록된 '엔조이 시티 전(傳)'을 썼습니다. 느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쓰는 삶을 목표로 하는 저자의 신작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를 보겠습니다.



6월 모의고사를 친 송나희와 박이경은 각자 다른 교실에서 눈을 뜹니다. 그런데 평소 교실과 다른 풍경입니다. 휴대폰도 없고, 문도 창문도 열리지 않고, 칠판엔 '0교시 살의 영역'이란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시험지엔 주관식으로 '살의란 무엇인가, 사람을 죽이는 데 가장 적절한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반 번호를 쓰시오' 3문제가 적혀 있습니다. 갑자기 TV에 노란색 토끼가 나타나 시험 규칙을 설명합니다. 지금 이곳은 현실을 살짝 빗나간 차원이며, 현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답니다. 0교시 살의 영역의 목표는 동이 트기 전까지 본관을 벗어날 수 있는 문을 열어 현실로 돌아가는 것인데, 본관 3층에서 별관 건물로 통하는 구름다리 문까지 가는 동안 사악한 존재가 나희와 이경을 막습니다. 그들을 피해서 3층에 도달해 문을 열려면 서로를 죽여야 한답니다. 서로를 죽이면 문이 열리고 합격자가 되어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데, 그들과 싸우지도 않고 서로를 죽이지도 않으면 이곳에서 현실에서도 비참하게 죽은 채로, 모두에게 서서히 잊힐 거랍니다. 그러니 나가고 싶다면 죽여야 하고, 죽기 싫으면 죽여야 합니다.

1층에서 시작된 나희와 5층에서 시작된 이경은 3층에 도달하기까지 무서운 존재들을 어떻게 막는지, 그들이 왜 이렇게 서로를 증오하게 되었는지는,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에서 확인하세요.




너무나 친하고 소중한 두 친구지만, 각자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기에 두렵기도 합니다. 혹시라도 단짝 친구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무리로 갈까 봐서요. 서로가 서로의 모든 것이기에 만약 버려진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도 싫어 한 친구가 먼저 버렸습니다. 버려진 다른 친구는 오해를 한 채 똑같이 버렸습니다. 그렇게 둘은 멀어졌고, 좋아했던 마음만큼 싫어하고 증오하는 마음이 생기고 커졌습니다. 그런 마음이 있답니다. 그 애가 너무 좋아서 그 애가 죽어버리기를 바라는 마음 같은 것. 그 애를 좋아하는 만큼 그 애가 고통스럽기를 바라는 마음 같은 것. 이렇게 살의는 아주 사소한 데에서 시작합니다. 어른인 제가 읽기엔 100% 공감 가진 않았지만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가 청소년 소설이고, 불안정한 청소년의 심리를 생각하면 이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원래 어떤 일이든지 자신이 1인칭이 되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솔직히 말하면 되는 건데 왜 저렇게 되었을까 하고 두 친구가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주인공이라면 생각대로 내 마음을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해가 되는 두 친구가, 마지막엔 마음을 연 모습에 기뻤습니다. 둘의 상처가 회복되기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제 둘은 그 시간이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의 진실한 마음을 아니깐요.


모든 상처에는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므로.

그게 어떤 종류의 상처든,

상처가 깨끗이 아무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의자와 애정이 필요하다.

길고 긴 시간이, 누군가의 애정 어린 마음이.

(p. 183~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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