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우
이다모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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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일문학 전공인 저자는 스티븐 킹, 미쓰다 신조, 사와무라 이치 등의 호러 소설가의 문학에 빠져서 자신도 작가의 길을 가기로 결심해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고, 2024년 첫 장편소설 <귀우(鬼雨)>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저자의 첫 작품 <귀우>를 보겠습니다.



요시노 토모루와 가네코 아사미, 테츠야, 카즈키, 이시이와 히메코는 어릴 때 친구로 곤충 채집을 하러 동네 사람들이 산괴(山怪)가 산다며 들어가지 말라던 산에 갔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산의 입구와 내부가 괜찮아 아이들은 즐겁게 올라가 정자에 자리를 잡고 곤충 채집을 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습니다. 정자에서 비를 피하는데, 아사미가 히메코의 행방을 묻고, 아이들은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찾았지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때 소름 돋는 방울 소리가 들려 두러움에 떨고 있는데, 히메코가 손에 방울을 쥔 채 불쑥 나타나 재밌다는 듯이 웃습니다. 아이들은 히메코에게 달려갔지만 토모루는 히메코의 뒤편에 자리한 수풀에서 알 수 없는 여자가 샛노란 눈동자로 그녀를 미친 듯이 노려보고 있어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토모루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그 여자가 안 보인다는 듯 행동했고, 토모루도 다른 곳으로 잠깐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아이들을 보자 그 여자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다음 날 저녁, 히메코가 갑자기 죽어버렸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토모루는 비를 마주하면 항상 히메코가 생각났고, 산괴의 모습도 함께 떠오릅니다.

출판사 편집부에 일하던 토모루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 글을 쓰기 위해 고향 근처로 이사옵니다. 그의 고향 고요메촌은 댐 건설 계획으로 수몰예정지역이라 주민들이 이주를 했는데, 댐 건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취소되었습니다. 하지만 떠난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폐촌이 되었습니다. 토모루는 우연히 만난 옛친구이자 민속학부 대학원생 아사미와 고요메촌을 찾아갑니다. 아사미의 민속학 교수 나카자토는 고요메촌에서 섬기는 신앙 복멸관악과 비슷한 이름의 석상 복멸도 이야기와 고요메촌이 집장촌이였고 산사태로 무너진 3개의 다른 마을이 있다는 사실 등을 알려줍니다.

같은 날 아사미와 카즈키, 토모루의 가족이 교통사고로 죽었고, 8년 전 고요메촌에서 3명의 아이가 실종되었으나 그 중 한명인 고도 미아키는 정신이 나간채 발견되었습니다. 히메코네 불단에서 보았던 작은 여우 조각이 어쩐 일인지 토모루에게 있고, 비를 맞으면 토모루와 아사미는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는 등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고요메촌에는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인지, <귀우>에서 확인하세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해박한 일본문화의 지식에 감탄을 했습니다. 작가의 이름을 모르고 읽었다면 일본 작가가 쓴 일본소설이라고만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일본 신사, 도리이, 시메나와(금줄), 도조신, 고헤이(제례용 도구) 등의 일본종교와 폐불훼석, 신불분리령, 대교선포 등 일본에서 행한 종교 정책과 사건을 언급해 일본종교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인 특유의 행동과 생각을 책의 등장인물에 잘 녹여내어 일본소설을 어느 정도 읽은 저한테는 반박할 수 없는 일본소설로 느껴졌습니다.

<귀우>는 오컬트 미스터리 소설로, 괴이현상을 다르고 있습니다. '괴이'는 괴상(怪常)하고 이상(異常)함으로 정의하는데, 일본에서는 요괴, 귀신 등과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를 가리키는 명사로 쓰입니다. 등장인물들에게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 그로인해 점점 이상해지는 등장인물들, 장마다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더욱 공포감이 극대화됩니다. 과연 이야기의 끝엔 어떤 참혹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500쪽 넘는 페이지가 두껍게 느껴지지 않는 소설입니다. 이제 비가 오면 비 공포증을 느끼는 등장인물처럼 안 좋은 기분을 느낄 것 같아 살짝 두려울 만큼 빠져서 읽었습니다. 데뷔작을 쓴 저자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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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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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부에서 태어난 저자는 2014년 "위치 헌트·커튼콜-초역사적 살인 사건"으로 제1회 슈에이샤 라이트노벨 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2018년 소설 투고 사이트에 연재한 "새엄마가 데려온 딸이 전 여친이었다"는 2020년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해!' 문고 부문 신작 3위에 오르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는 등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그럼, 라이트노벨풍의 본격 미스터리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를 보겠습니다.



이로하 토야는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살해당했습니다. 경찰 수사를 통해 용의자는 어머니로 밝혀졌고, 이로하는 기사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머니의 담당 변호사가 그를 보호하며 '무죄 추정'을 알려주고, 어머니의 편이라고 끈기 있게 알려줘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무죄로 판결 받았고, 같이 살고 있습니다. 이후 그는 변호사를 꿈꾸며, 무죄 추정의 신념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의 반에 누군가가 아케가미 린네의 책상에 낙서를 했고, 그녀는 1분 남짓만에 범인 코가미네 아이를 찾아 주먹으로 정수리를 때렸습니다. 이로하는 증거를 제시하라며 린네를 말렸고, 그녀는 교실을 빠져나가 계속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한 달 후 학교 카운슬러이자 린네의 친언니인 아케가미 후요 선생님이 상담실에 머무르는 린네를 교실에 데려가는 데 성공한다면, 3년 뒤 원하는 모든 대학의 추천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조건을 겁니다. 린네는 한순간에 진실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졌으나, 추리 속도가 너무 빠르고 무의식중에 이뤄지는 탓에 어떻게 진실에 도달했는지 본인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로하는 린네의 추리를 자신이 추리하겠다고 말합니다.

배구부 고라쿠 선배의 반지를 훔친 사람이 누구인지, 린네의 책상에 낙서한 사람이 누구인지, 2년 전 남학생이 체육 창고에서 갇혔는데 다음 날 흔적도 없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에서 확인하세요.




이런 풍의 미스터리 소설은 처음 접해봅니다. 작가는 가벼운 라이트노벨과 무거운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섞어,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습니다. 고등학생 1학년 이로하 토야와 아케가미 린네가 주인공이며, 특히 여주인공 린네는 누구나 예쁘다고 고개를 끄떡일 정도의 외모입니다. 외모도 예쁘지만, 그녀는 한순간에 진실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도 어떻게 그런 진실에 도달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무고한 사람을 모함하는 걸로 오해하기 십상입니다. 그런 린네의 추리의 답을 이로하가 증거를 살피고 용의자와 목격자의 진술을 들으며 추리의 과정을 알아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학교 안에서 벌어진 사건을 수사하며 둘은 조금씩 성장하고 신뢰를 쌓습니다. 그리고 진실이 반드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결과에만 주목하고, 과정을 신경 쓰지 않는 요즘을 바라보며, 추리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추리과정도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됩니다. 다음 권이 빨리 출간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대중의 의견이 정의라면 정의는 약자를 지켜 주지 않는다고.

이 사회는 늘 고독한 인간, 즉 아군이 없는 인간에게 잔인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편이 돼 주는 사람이 바로 변호사고."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래서 린네, 난 네 편이 되어 주기로 한 거야.

네게 변호사가 필요 없어지는 순간까지."

p. 231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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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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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귀재로 불리는 저자는 195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 대상,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제7회 중앙공론문예상, 2013년 "몽환화"로 제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 2015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책을 쓴 저자의 개정판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를 보겠습니다.



이케다 동물 병원의 원장 대리 수의사 데시마 하쿠로는 38세의 독신 남성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진료를 보던 중 이부동생 야가미 아키토의 부인 가에데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여성의 전화를 받습니다. 작년 말에 미국 시애틀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며칠 전 일본으로 들어왔는데 아키토가 메모만 남겨두고 행방불명 상태랍니다.

하쿠로의 아버지 데시마 가즈키요는 무명 화가였고, 엄마 데이코는 간호사였습니다. 하쿠로는 아버지에 관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도형인지 무늬인지 신비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는 뇌종양을 앓다가 돌아가셨고, 하쿠로는 근처에 사는 준코 이모집에서 자주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모부 겐조는 대학교 수학과 교수였고, 고이즈미라는 동네에서 혼자 살던 외할머니 집도 자주 방문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엄마 데이코는 신경과 의사 야가미 야스하루와 재혼했고, 하루코가 9살 때 남동생 아키토가 태어났습니다. 의학 명문가인 야가미 집안에서 기다리던 후계자라 야스하루의 아버지 고노스케는 너무나 기뻐했으며, 손자 아키토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쿠로가 동네 공립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엄마 데이코는 야스하루의 호적에 올라가는 것을 권유했으나, 하쿠로는 친아버지 성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대학교부터 따로 나와 살았는데, 야스하루로부터 엄마가 외할머니 집에서 사고사 했다는 전화를 받고, 오랜만에 동생을 만났습니다. 중학생이 된 아키토는 엄마의 죽음에 의심이 든다고 말합니다. 하쿠로는 엄마의 7주기 이후로 야가미 집안과 연락도 방문도 하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몇 년 전 야스하루는 췌장암이 발견되어 수술했으나 예후가 좋지 않아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가에데와 하루코가 병문안을 갑니다. 야스하루는 잠이 들었다가 깨서 하쿠로를 보며 아키토에게 책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겨우 하고 다시 잠이 듭니다.

병간호를 하고 있는 야스하루의 여동생 나미에는 하루코와 가에데에게 상속 문제로 친족 모임에 오라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야가미 본가에 가니 야스하루의 이복 여동생 쇼코, 남편 하세쿠라 다카시, 딸 유리카와 이복 남동생 마키오, 야스하루의 아버지 고노스케 내연녀와 아들이었으나 양자로 입적한 사요와 유마가 함께합니다. 그곳에서 고노스케가 지니고 있던 소장품과 엄마 데이코의 물건들을 살펴봅니다. 엄마의 물건 중에는 앨범들이 있었는데, 앨범 중 한 권에는 아버지 그림을 찍은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앨범 마지막 장엔 사진을 떼어 낸 흔적만 있고, 제목은 '관서의 망'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루코는 자신이 본 그림임을 직감했으나 그 그림이 어디 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야가미 집안의 모든 것을 상속받은 이부동생의 실종, 뇌 질환을 앓던 화가 아버지의 사라진 유작, 명문 집안의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갈등, 없어진 줄 알았던 외할머니 집의 존재까지, 사건에 휘말린 하루코의 이야기는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에서 확인하세요.




500쪽이 넘는 두께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흡입력 강한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는 그림과 의학을 둘러싼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10년 넘게 사이가 소원했던 이부동생의 실종 소식을 알려주는 여성은 하루코의 이부동생 아키토와 결혼했다는 가에데입니다.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과 실종 소식에 놀란 것도 잠시, 가에데는 경찰에 알렸지만 수사를 하지 않는다며 그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첫눈에 가에데에게 마음이 흔들린 하루코는 그녀를 돕는데, 그에게 위험한 비너스인 가에데와 함께하는 하루코가 자신의 신의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아슬아슬합니다. 또한 하루코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그린 기묘한 그림의 행방과, 어머니와 새아버지 사이의 비밀과 어머니 사고사의 진실까지, 페이지를 넘길수록 드러나는 이야기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뇌 의학과 수학의 난제를 다루고 있는 이번 작품은 똑 부러지는 간호사와 산전수전 다 겪은 긴자의 호스티스, 하나에 몰두해 다른 것은 상관없는 괴팍한 성격의 연구자까지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덕분에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질주되지 않고, 다행히 절제되어 마지막까지 마음이 따뜻한 작품입니다.


천재가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불행한 천재를 만들어 내기보다 행복한 범재가 많아지도록 노력하고 싶다.

p.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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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킹버드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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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편 소설 작가인 저자는 켄터키 대학 재학 중에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영어 수업에 활용할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도 했습니다. 훗날 그의 소설 "허슬러"와 "컬러 오브 머니"에서 정든 당구장을 다시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두 작품은 영화로도 각색되었는데, 여러 가지 영화상을 휩쓸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체스 천재의 성장소설인 "퀸스 갬빗"은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각색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럼, 공상 과학 소설의 걸작이라 불리는 <모킹버드>를 보겠습니다.



아주 오래전 전기 공학이 쇠퇴하던 시절에 로버트 스포포스의 금속 뇌가 만들어졌고, 생체 조직을 이용해 그의 몸이 구성되었습니다. 그는 페이크 나인으로, 수백 개의 로봇들 가운데 마지막 결과물이었으며, 인간이 만든 로봇 중 가장 강하고 똑똑했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살아가도록 프로그래밍된 유일한 로봇입니다. 이 시리즈의 뇌에는 한 인간 남자의 살아있는 뇌 수정본이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복제된 몸은 한때 자동차 공장이 있던 클리블랜드의 한 철강 탱크 안에서 성장했고, 신체 나이는 서른 살 정도로, 제한된 범위지만 자가 재생도 가능하지만 생식 기관은 없습니다. 스포포스는 흑인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고, 처음엔 인간 기숙사에서 자질구레한 일거리를 하거나 복도를 감시하는 일을 배우며 훈련을 받았습니다. 1년이 되었을 때, 시청각 자료와 로봇 튜터를 통해 배웠으나 글을 읽을 줄 몰랐습니다. 스포포스는 조금 더 큰 권한이 주어지는 일자리로 이직했고, 이후에는 소형 자동차를 생산하는 곳으로, 생각버스 제조업체로, 뉴욕의 인구 관리국에 있다가, 뉴욕 대학의 교원 지원을 맡는 학부장이 됩니다. 복제된 메이크 나인이 수백 개 이상이라는 걸, 그리고 인간의 진짜 마음과 똑같이 복제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스포포스를 제외한 나머지 메이크 나인은 자살을 하거나 인간의 손에 파괴되어, 그만이 유일한 그리고 마지막 로봇이 됩니다.

어느 날 오하이오 교수로 있던 폴 벤틀리가 스포포스에게 전화를 해 읽는 법을 스스로 익혔다며 '읽기' 과목을 개설하고 싶다고 합니다. 폴은 대학교에서 강의할 자료를 찾던 중 작은 책 네 권과 카드, 옛날 영상을 발견했고, 그것들을 수십 번 반복해서 본 뒤에 읽을 수 있었답니다. 스포포스는 폴에게 무성 영화에 나오는 자막을 음성으로 녹음하는 일을 맡깁니다. 폴은 뉴욕 대학의 건물 지하에서 일을 하다가 사전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생각버스를 타고 동물원에 가서 다른 사람들과 달리 약을 먹지 않는 메리 루 보른을 만납니다. 그녀는 기숙사 학원에서 도망친 후로 돌아가지 않고 동물원에서 지내면서 삶을 암기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폴은 녹음한 일기를 글로 받아 적으며 메리처럼 삶을 암기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메리는 폴과 같이 살면서 그에게서 글자를 배웁니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스포포스 학부장이 들어왔고, 그는 탐지자의 팔찌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폴을 어딘지 모를 감옥에 보내고, 메리는 스포포스와 살게 됩니다. 폴과 메리는 어떻게 될지, 스포포스는 무엇 때문에 둘을 갈라놓았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모킹버드>에서 확인하세요.




40년 전의 저자가 400년 후의 미래를 상상하며 쓴 <모킹버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미래가 그렇게 될 것 같은 예상에 소름이 끼칩니다. 사람들은 점점 골치 아픈 것을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힘든 일은 기계에 의존하게 되면서 개인 영역 지키기와 마음 평정 유지만 하게 됩니다. 마음 평정 유지가 힘들면 약물이나 대마초로 간단히 해결이 됩니다. 약물과 대마초에 의존한 채 공허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 인간 남자의 살아있는 뇌 수정본이 탑재된 로봇 스포포스가 더 인간 같습니다. 세상을 이렇게 만든 그들은 아주 먼 과거에 지구에 사는 인간들 삶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며 스스로를 현명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인류를 위한 완벽한 세상을 꿈꾸며 빈곤과 질병, 전쟁, 고통이 없을 것이고, 열정, 위험, 흥분도 없어 위험하지 않고 평온한 세상으로 결국 인류가 행복할 거라 믿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이런 것들이 없어지면 인류가 행복해지는 것일까요. 우린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인간이며, 실수도 하고 상처를 받으며 성장하기에 인간입니다. <모킹버드>를 읽으며 '질문하지 마, 편하게 있어'란 문장이 얼마나 위험한 말이라는 것인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란 데카르트의 말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말인지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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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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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과 본격미스터리의 결합, 색다른 조합이라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진실만을 이야기하며 무의식적으로 추리하는 린네와 그녀의 추리를 추리한다는 기발한 발상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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