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색 - 이토록 컬러풀한 세계사
댄 존스 지음, 마리나 아마랄 그림, 김지혜 옮김 / 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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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특히 근대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몇몇 장면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것에 기뻐하며 키스하는 남녀, 달에 처음 착륙한 인류의 발자국, 

마틴 루터 킹의 유명한 연설 모습, 메릴린 먼로의 치마가 나풀거리는 장면 등이 그것입니다.

어떤 장면은 흑백이고, 어떤 장면은 다채로운 컬러로 기억되지요.


그런데 <역사의 색>에선 모든 역사가 원래는 흑백이 아니라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게 맞아요. 

그 색을 표현할 기술이 아직 발전되지 못했을 뿐이지, 

그때의 사람들은 머리색도, 얼굴색도, 옷 색도 다 다채로웠을 테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제대로 된 역사를 표현한 사진으로 흑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왠지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는 색인 것 같은 느낌에 말이죠.


<역사의 색>은 1850년부터 1960년까지 촬영된 200장의 사진을 엮었어요. 

그 사진들은 본래 흑백으로 촬영되었지만 디지털 작업을 통해 색을 복원했고, 

우리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다채로운 색으로 볼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사진의 출처는 다양합니다. 복잡한 공정을 거쳐 촬영된 것도 있고, 

중형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도 있고, 35밀리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고 즐기기 위해 촬영한 사진이 있는가 하면, 

우편엽서로 만들기 위해 촬영한 사진, 

대량으로 판매되는 잡지에 싣기 위해 촬영한 사진도 있어요. 

어떤 사진은 놀랄 만큼 선명한가 하면 

어떤 사진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동저자는 2년 동안 1만 장의 사진을 살펴보며 

그중에 고른 200장의 흑백사진에 색을 입히기 위해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쳤답니다. 

서로 다른 시각 자료와 문서 자료를 통해 세세한 사실들을 일일이 검증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역사의 색> 한번 보겠습니다.



1850년 제국의 시대부터 1950년 변화의 시대까지 10년마다 시대별로 나누고, 

그 시기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진을 실었습니다.

각 시대를 설명하는 글이 도입부에 나오고, 

10년의 시대의 연대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1850년 제국의 시대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와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흑백으로 보았던 인물들이 컬러사진으로 나오니 어쩐지 낯설게 느껴집니다. 

소개된 사진을 설명하는 글도 함께 있습니다.

그 시대 혹은 그 나라의 배경, 인물을 알 수 있어 더욱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의미 있는 역사적 사실이라면 '한국 전쟁'이겠죠. 

차례를 살펴보고 있기에 얼른 펴보았습니다. 사진에 실린 군인들 모습을 보니 

얼굴이 익숙해서 남의 일이 아닌 느낌이 듭니다. 

이 사진은 1950년 10월 포항 전투에서 북한군 부상병을 포로로 잡은 

남한군 병사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역사의 색> 마지막 사진은 바로 '우주 경쟁'으로 장식합니다. 

냉전을 이끈 초강대국들의 마지막 위대한 경쟁의 장은 바로 우주였습니다. 

소련 우주 비행사를 담은 이 사진은 1959년 11월에 촬영된 것으로 

미 의회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1969년부터 아폴로의 임무가 끝난 1972년까지 총 12명이 달 위를 걸었고, 

우주 비행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고 유인 달 탐사 임무의 비용이 엄청났던 탓에 

그 뒤로 다시는 달에 가지 못했습니다.




1만 장의 선택지 중에 <역사의 색>에 실린 사진은 고작 200장이지만 

미술가 마리나 아마랄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흑백사진을 

철저한 고증 끝에 채색하고 복원해 진짜의 컬러를 보여주고, 

역사가 댄 존스가 전후 맥락을 짧은 글로 설명하고 있어 읽는 

우리가 역사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것이 바로 컬러의 힘이겠죠. 


<역사의 색>에서 잊을 수 없는 생생한 역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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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운동, 독이 됩니다
다나카 기요지 지음, 윤지나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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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른이 되면, 일찍부터 운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이가 30대가 되면 

몸매를 위해서든, 체력을 위해서든 운동을 시작합니다. 

매년 새해 목표를 운동과 다이어트로 결심하지만 

며칠 혹은 몇 달 지나면 흐지부지되기 십상이죠. 

저도 집 근처 헬스장에 비싼 돈을 주고 10개월을 등록했습니다. 

8개월 이상 열심히 운동했지만, 방법이 문제였는지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었어요.

왜 그럴까 궁금하던 차에 <그 운동, 독이 됩니다>를 읽게 되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헬스클럽에 등록하면 

한 가지 운동만 하지 말고,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스트레칭을 

골고루 하는 게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다양한 운동을 골고루 하면 눈에 띄는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워도 

지구력과 근력, 유연성을 종합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전체적으로 괜찮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좋아하는 운동이 생기고, 

기록이나 체형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서 무리하게 되고, 결국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도리어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40년 이상 의과대학과 기업, 의료기관 등과 공동으로 연구를 해온 저자는 

기록이나 승패를 신경 쓰면 부상당할 확률이 높아진대요. 

같은 운동만 반복하거나 무리한 운동은 빈혈의 위험이 되고, 

여름엔 가급적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저녁 식사 후 운동은 수면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답니다. 

다이어트는 식단 8 : 운동 2로 해야 하며, 

BMI는 기준일 뿐 목적에 따라 기준은 달라질 수 있으며, 

아쉬울 때 그만두는 것이 건강에 좋답니다.



운동 중에 제일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걷기인데요, 

하루 만 보가 몸에 좋다고들 하죠. 

하지만 저자는 "만 보에 집착하지 말고 3천 보에서 3만 보 사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정도로만 걸어라"라고 권합니다. 

평소 운동을 해서 체력이나 기력이 되는 10~20%의 사람은 하루 3만 보 정도가 딱 좋고, 

살이 쪘거나 지병이 있거나 또는 체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3천 보 걷는 것도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숫자는 신체 조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것입니다. 

걷기는 위험성이 낮지만, 미세먼지와 기온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손쉽게 할 수 있고 돈도 들지 않아 누구나 시작하기 쉬운 운동이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공복이, 고혈압 환자는 비탈길이 위험할 수 있고, 

평지와 비탈길이 섞인 코스로 걸으면 좋습니다. 

그렇다고 코스를 수시로 바꿀 필요 없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 3만 보는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바꿔 말하면 마라톤 완주는 3만 보를 걸을 수 없으면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3만 보를 걷게 됐다면 이번에는 그의 절반인 1만 5천보도 좋으니 달려보고, 

이것이 가능해지면 그다음은 2만 보, 3만 보로 늘려서 달립니다. 

이렇게 서서히 늘려가지 않고 갑자기 풀 마라톤을 달리는 것은 무모한 짓입니다. 

마라톤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완주에 집착하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무리하게 되고, 

도중에 쓰러지는 경우도 있으니 이럴 경우 기권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근력운동의 최적 횟수는 근거가 없으며, 유산소운동은 매일 하는 것이 좋지만 

부하가 큰 근력운동은 일주일에 2~3번이 좋으며, 

운동 후 근육통이 생겼다면 이는 운동 부족이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근육을 빨리 키우고 싶다는 욕심에 자신의 한계를 넘는 강도로 트레이닝을 하면 

힘줄이나 인대를 다칠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근육은 재생이 되지만 힘줄이나 인대는 한번 다치면 잘 낫지 않기 때문에 

다치지 않을 정도의 부하로 트레이닝을 해야 합니다.


수영은 안전한 운동이라고 하지만 물속에서도 탈수증이 오기 때문에 

수시로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잠수는 심장에 부담을 주고, 고혈압 환자는 빠른 속도로 수영하면 위험합니다.



하드코트나 잔디코트에서는 무릎을 다치기 쉬우며, 

테니스는 야외 운동인 만큼 열사병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반사 신경 강화와 낙상 예방에 도움을 주고,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시력이나 청력이 약한 사람에게 공공도로에서 사이클링을 하는 것은 위험하고, 

부상과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을 줄일 수 있도록 헬멧과 긴 소매를 착용해야 합니다. 

근력 효과가 큰 운동인 만큼 사고의 위험성만 빼면, 

심장과 골격근을 단련시키는 운동으로 추천한답니다.


골프는 사교적인 의미가 함께 있어 음료나 식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운동과 사교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효율적이지만 

본 경기에서 열량을 소비해도 경기 후 맥주와 치킨으로 뒤풀이를 하거나 

케이크와 커피 같은 단 것을 먹으면 운동 전부도 체중이 더 늘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운동이므로 심부전, 뇌경색을 일으키기 쉬우며, 

컨디션이 안 좋아도 가게 되는 운동입니다. 

하지만 일의 윤활유가 되는 등의 장점이 많은 운동입니다.




운동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심근경색, 당뇨병 등의 예방적 효과도 있지만 

과하면 무엇이든지 나쁘기 때문이죠. 

심근경색을 앓았어도 의료처치를 잘 받으면 예전처럼 운동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가벼운 당뇨병이나 고혈압이라도 그날의 컨디션이나 환경에 따라 

심근경색이나 뇌졸증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저자는 병명만으로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합니다. 


본인의 나이나 건강 상태에 대한 점검 없이 몸에 좋으려니 하고 시작하는 운동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를 순차적으로 늘려가며 

자신의 컨디션을 주의 깊게 체크하며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그 운동, 독이 됩니다>를 읽고 잘못 알고 있었던 운동에 대한 

상식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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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명작동화 속에 숨어 있는 반전의 세계사
박신영 지음 / 바틀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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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읽어보았던지 들어본 이야기 있잖아요,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빨간 모자... 

정확한 스토리는 몰라도 대충은 다 알고 있을 거예요. 

이런 이야기, 특히 외국의 옛이야기는 명작동화란 이름으로 전집으로 출판되어 

아이들 필수 목록으로 많이 읽곤 합니다. 

옛날엔 그냥 이야기 자체로 받아들였지만, 

이젠 명작동화에 딴죽을 거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왜 공주들은 한결같이 수동적이며, 계모들은 나쁘게만 그려지는 걸까 식으로요. 

거기다 명작동화의 원판은 잔혹하다며 원판을 다룬 책도 나왔어요. 

이런 명작동화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새로운 이야기로 바꾸는 시도도 많이 생겨나 

명작동화가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다루어집니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의 저자는 어릴 적 세계문학전집을 읽으며 

백마 탄 왕자들이 자기들 나라를 놔두고 왜 그렇게 떠돌아다니다 

공주들을 발견해 사랑에 빠지는지 등이 궁금했답니다. 

그런 중에 세계사를 공부하며 의문을 풀게 되었고, 

어려운 세계사를 조금 쉽게 접근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나왔대요. 

그럼 명작동화 속에 숨어 있는 반전의 세계사,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볼까요~



저자가 말하기 전엔 한 번도 인식하지 못했던 저, 

그러고 보니 진짜 왕자들이 왜 그렇게나 많은 건가요? 

한 나라에 왕자는 몇 명 정도 있을 건데, 공주도 많고 왕자도 많더라고요..


그 이유는 근대 이전의 유럽에 작은 나라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30년 전쟁이 끝난 1648년, 지금의 독일어권 지역은 무려 300여 개나 되는 

작은 나라들로 이루어진 영방국이었습니다. 

왕만이 나라를 다스리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세 유럽은 귀족이나 기사들도 영주가 되어 

영토를 각각 다스렸어요. 

그러므로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그 나라를 다스리는 영주의 자녀들은 다 왕자와 공주였습니다. 

큰 나라의 경우 왕자들은 태어난 순서대로 왕, 공작, 백작 등의 지위와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영토를 받습니다. 

그러나 작은 나라의 경우는 왕자들이 많으면 나라를 분할할 수 없기 때문에 

장남이 부모의 지위를 계승하고 나머지 왕자들은 스스로 알아서 인생을 개척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작은 나라의 부모는 영지가 딸려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이 보장되는 

추기경과 대주교 같은 성직 자리를 사주기도 했고, 

그 밑의 왕자는 무력으로 망해가는 나라를 차지해 스스로 영주가 되거나, 

딸만 있는 이웃 나라에 가서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매력 어필을 하거나 

마상시합에서 용맹을 자랑해야 합니다. 

젊고 예쁜 공주를 만나지 못하면 남편과 사별해 넓은 영토를 상속받은 

부유한 귀부인에게 구혼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동화에 나오는 그 많은 방랑 왕자들, 그들은 

정의감이 넘쳐 용과 마법사를 무찌르러 다니는 모험가들이 아니라 

일거리와 부자 처갓집을 찾고 있는 떠돌이 백수인 것입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공주들에 대한 이야기가 'Plus'에 나옵니다. 

공주들이 많은 가난한 나라는 첫째 공주만 동맹을 맺은 나라의 왕자나 왕과 

정략결혼을 시키고, 나머지 공주들은 결혼 지참금보다 싼 기부금과 함께 

수녀원에 평생 맡겨집니다. 

인어공주에서 왕자와 결혼한 이웃나라 공주도 그렇게 해서 수녀원을 나올 수 있었고, 

공주뿐만 아니라 귀족 집안 딸들도 수녀원에 맡겨진답니다.


이제야 명작동화 속에 숨은 의문이 해소되네요. 

그리고 왕자들도 공주들도 불쌍한 생각이 들구요.



그림 형제의 빨간 모자, 헨젤과 그레텔 등도 처음과 이후 판본의 내용이 다릅니다. 

빨간 모자의 초판에는 늑대가 등장하지 않고 늑대 인간이 등장해 소녀를 성폭행합니다. 

재판부터는 늑대 인간이 아니라 실제 늑대가 등장하고 성적인 내용이 순화되죠. 

헨젤과 그레텔의 초판에는 아이들을 갖다 버리려는 엄마가 계모가 아니라 친엄마입니다. 

중세 유럽에서 흉년에 식량이 부족할 경우 영아를 죽이거나 

유아를 버리는 것은 흔한 일이었어요. 

그러나 어떻게 친자식을 버리느냐는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계모로 바꿉니다.


민담을 바탕으로 한 동화들의 여러 판본을 비교해보면 

후대로 내려올수록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면, 비윤리적인 부분이 수정되어 

좀 더 '동화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명작을 통해 역사를 보고 싶다면 순화되기 이전의 모습을 봐야 합니다. 

빨간 모자와 헨젤과 그레텔을 통해서 중세 유럽은 어땠는지 알 수 있어요. 

왜 마을 밖에는 그토록 울창하고 길을 잃기 쉬운 숲이 있었는지, 

왜 그 숲에는 늑대가, 그것도 말하는 늑대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는지, 

왜 숲속에는 마녀가 살고 있었는지 등을요.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의 소녀는 빨간 구두를 신고 춤추기를 좋아했다고 

그렇게 심한 벌을 받아야 할까요? 

화학 염료가 개발되기 이전, 빨간색은 비싸고 귀한 색이었고 

사치와 권력의 상징으로 빨간 구두를 신을 수 있는 사람은 로마 황제와 황후, 교황뿐이었습니다. 

고대 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교황만이 빨간 구두를 신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안데르센이 살던 19세기 덴마크에서는 루터주의 개신교를 믿고 있었으니 

가톨릭 교황의 사치를 상징하는 빨간 구두가 좋게 보일 리 없겠죠. 

이 시기 북유럽 종교개혁가 칼뱅은 엄격한 금욕과 근면을 강조해 

현대에도 검은 양복에 검은 스타킹과 검은 구두만 착용하고 사는 

근본주의 칼뱅주의자 신도들이 있습니다. 

이런 엄격한 윤리관에 주인공 카렌이 빨간 구두를 신고 춤추는 것이 

죄악이 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여왕의 행차 때 공주가 신은 빨간 구두를 보고 부러운 나머지 빨간 구두를 신고 

세례식에 가서 춤을 추죠. 

왕이나 백작의 딸은 빨간 구두를 신어도 되지만 가난한 고아 수녀인 카렌이 신으면 

죄가 되는 것입니다. 

카렌의 빨간 구두는 단순한 구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거죠. 

카렌이 부러워한 것이 단순한 구두가 아니라 신분이었으며 

신분을 욕망한 공공의 적으로 간주돼서 

가난한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는 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저자는 2013년 초판이 나온 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동심이 깨졌다며 

농담 섞인 항의도 받았답니다. 

하지만 백마 탄 왕자가 공주를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 것을 믿는 것이 

동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요즘 아이들도 다 아는 드라마고, 허구죠. 

동심은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였을 때의 마음, 약자였을 때의 시선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방된 마녀와 신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오래 기억하고 

배경 역사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읽으며 

다양한 명작동화를 접하며 몰랐던 반전의 세계사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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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해외여행백서 - 여행 리포터 엄마의 특별한 여행비법 여행백서 시리즈
송이진 지음 / 나무자전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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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해외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여행책, 

<아이와 해외여행 백서>. 얼마나 알찬 내용이 있는지 한번 봅시다.



Part 01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관광을 위한 여행지로 태국 파타야, 인도네시아 길리 트라왕안, 

인도네시아 발리, 베트남 무이네, 미국 하와이, 말레이시아 레고랜드가 소개되고, 

Part 02엔 물놀이가 중심이 되는 여행지로 필리핀 보라카이, 태국 끄라비, 베트남 냐짱,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보홀을 알려줍니다. 

Part 03에는 휴식을 위한 여행지로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중국 마카오, 몰디브, 

태국 코쿳의 소네바키리를 소개하며 전체 3파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이와 해외여행 백서> 책에는 총 13개의 여행지가 AREA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각 AREA는 휴양지가 중심이 되며, 아이와 함께 즐기기 위한 

여러 관광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요.

해당 지역의 주요 관광지와 교통편, 여행지 동선 등을 간단한 지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REA INFO에는 해당 여행지를 선택하기 전에 알고 있어야 할 될 정보가 제공되는데요, 

추천 가족, 추천 계절, 가는 방법, 이동 방법, 난이도를 표시했습니다. 


'SPECIAL TIP'에는 아이와 행복한 여행을 위한 저자만의 노하우가 상세히 소개됩니다. 

아이의 여행 준비물부터 연령별 여행 방법, 사고 시 대처 방법, 항공권이나 숙소 선택 요령,

스마트폰 활용 방법 등 아이와의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비법이 있습니다.

'SPECIAL TRIP'엔 조금은 이색적이지만 아이와 함께 꼭 해보고 싶었던 여행을 보여줍니다. 

어른들도 좋아하는 테마파크 여행, 3대가 함께 떠나는 대가족 여행, 

한 번쯤 머물고 싶은 럭셔리 리조트 여행을 주제로 

아이와 온 가족이 행복해지는 여행을 소개합니다.




대학 때 경험 삼아 방송일을 하다가 리포터 제의가 들어와 해보다가 여행 리포터가 된 

저자 송이진 씨는 전국으로, 세계 곳곳으로 다니는 동안 여행덕후 남편을 만났답니다. 

함께 여행을 하면 즐겁겠다는 생각으로 결혼하고, 

생활비 상당 부분을 여행 경비로 쓴다는 것에 암묵적인 동의를 하고, 

결혼 후 1년 반 동안 미국에 머물며 원 없이 여행을 다녔대요. 

그렇게 여행 중에 태어난 아이가 지금의 도나(태명)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니 저자는 더욱 떠나고 싶었대요. 

퇴근도 없는 도돌이표 같은 육아로부터 벗어나는 기회는 아무래도 여행뿐이라 생각이 들어 

그렇게 아이와 함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의 여행은 처음부터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대요. 

수많은 여행 책자 어디에도 유모차를 밀고 다니기에 좋고 아이와 함께 다녀도 위험하지 않은, 

엄마 아빠가 덜 수고스러운 정보는 알려주지 않았기에 

막상 가면 아이도 불편하고, 더불어 자신도, 남편도 힘들었답니다. 

괜히 비싼 돈 내고 해외여행을 했다는 후회까지 들었고요. 

하지만 어떤 경험이든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죠. 

그동안 아이와 스무 곳이 넘는 나라를 여행하면서 

저자는 아이와 즐겁게 여행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머릿속에 담아두었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정보들을 알려주기 위해 <아이와 해외여행 백서>를 썼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저의 첫 번째 해외여행이 떠오릅니다. 

아이가 6살 때 시댁 식구들과 함께 중국으로 해외여행을 처음 갔어요. 

더위와 입에 맞지 않는 음식, 아이를 내내 업고 다녀야 했던 고생을 생각하면 

해외여행의 기쁨보다 고단함이 더 커서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8년 후 2번째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갔어요. 

6살 때 그렇게 나를 고생시키던 아이는 중1이 돼서 사촌들끼리 놀아 저를 편하게 했습니다.

그제서야 전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어린아이와 많은 곳을 여행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경제적인 문제보다 처음 해외여행 가서 아이의 짜증을 받아주느라 지쳐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적어도 초등생은 돼야 

같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겠다 하며 포기했거든요. 

금방 포기한 저를 반성하게 되네요. 

지금은 더 커서 고등학생이 된 아들과 해외는 못 가도 

한 달에 한 번은 국내로 먹방투어를 갑니다. 

이제 같이 여행 가자고 할 날이 얼마 없을 것 같아 아이와의 여행이 더욱 소중한 저입니다.

다른 분들은 <아이와 해외여행 백서>를 참고해 

아이와 즐거운 여행을 가고, 멋진 추억을 만들고 오세요.







해당 AREA의 관광지를 큰 제목으로 소개하며 그 제목만 봐도 특징을 알 수 있도록 

부제와 기호(S-여행지의 대표 볼거리, H-여행지의 대표 숙소, E-여행지의 대표 먹거리,

T-여행지의 다양한 교통편)를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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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10년, 우리 지름신이 달라졌어요
권현주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1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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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해외직구가 많이 보편화되어 있어서 방법, 후기 등을 검색만 해도 친절히 알려줍니다. 

첨엔 좋은 제품 싸게 구입했다고 스스로 뿌듯하지만 

결국 싸다는 이유를 핑계로 더 많이 사게 되죠. 

물론 따지고 보면 1개의 가격은 저렴할지 모르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자 권현주 씨도 평범한 주부로 두 아이를 키우다가 해외 직구를 알게 되었고 

과소비의 시행착오 끝에 책을 읽으며 깨닫고 배운 점을 

네이버 카페와 강의를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해외 직구 10년, 우리 지름신이 달라졌어요>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용품과 아이 옷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됩니다. 

내 아이에게는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더 좋은 제품을 찾게 되고, 

그런 제품들은 보통 해외브랜드일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 제품이 국내에 수입되면 국내 걸로 사지만, 안 그럴 경우는 어쩔 수 없이 

해외직구를 시작하게 됩니다. 

게다가 주변에서 수입돼서 한국으로 온 제품의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해외직구의 장점을 알고 나면 더욱 열을 올리게 돼버립니다. 

거기다 해외직구 관련된 곳에서 이벤트나 세일, 핫딜의 알람이 오게 되면 

꼭 사야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저자도 이런 생각에 빠져 몇 년을 해외직구로 돈을 썼대요. 

처음엔 싸게 물건을 사서 기분이 좋았지만 갈수록 배송비나 관세가 아까워서 

사는 김에 이것저것 담으며 과소비를 하게 되었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돈을 보는 돋보기'입니다. 

지금 당장 쓸 물건인지, 당장 필요하다면 몇 개가 필요한지, 

해외직구를 하지 않고 한국에서 사는 가격은 얼마인지, 

그 물건을 해외직구로 구매함으로써 내게 이득이 되는 금액은 정확히 얼마인지, 

이득이 된 금액으로 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해외직구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과소비로 이어지면 안 됩니다.



만약 당장 돈 1억이 생긴다면 무엇을 할까요? 

좋은 차로 바꾸고, 백화점에 가서 가지고 싶은 물건을 살 겁니다. 

대부분 삶의 질은 향상되고 통장의 숫자는 그대로겠죠.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지출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입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고, 구두쇠처럼 아끼고 살아도 결국 남는 것은 장난감 통에 

수두룩한 로봇일 뿐. 그것도 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팔이 하나 가출해 버리죠.


지출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계획하기 전,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세요. 

버킷리스트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적어놓은 버킷리스트를 보며 '왜 계획한 바를 이루길 원하는가,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는가, 오늘 하루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답을 하고, 

소망하던 일을 이루는 상상을 하면 닿고자 하는 곳에 발길이 놓이게 됩니다.


어떤 지출을 하려고 하면 먼저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먼저 종이를 준비해 필요한 것들을 적습니다.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물건의 색상, 크기를 적어요. 

그러면 중복된 것을 사서 후회하지 않고, 맞지 않아 교환할 수고도 덜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상품의 가격을 기억해서 적어봅니다. 

이렇게 산 물걸의 가격을 적는 것은 지출 범위를 줄이고, 가성비를 생각하는 효과가 있어요.

그러면 이 가격에 이 정도면 만족하겠다는 자신만의 기준이 생기고,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많은 정보 속에서 상품을 고르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지만, 

반드시 꼭 필요한 제품인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결국 돈을 아끼려고 했던 해외직구도 자신의 경제관념이 바르지 않으면 

싸게 산 만큼 돈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대부분 결혼하고 아이 낳고 키우다 보면 내 집 마련을 꿈꾸게 됩니다. 

만약 5억짜리 아파트를 갖는 것이 꿈이라면 당장 시작해야 할 일은 

10만 원부터 모으는 일입니다. 

당장 10만 원도 모을 수가 없다면 어떻게 3억을 모을 수 있을까요. 

큰 꿈만 보고 작은 행동 하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언제 3억을 만들까 싶어도, 설사 100년이 걸린다고 해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렇게 10만 원씩 모으다 보면 스스로 뿌듯하게 여길 것이고, 

그다음은 중간 목표를 세웁니다. 

10만 원을 저축하다가 이번 달은 20만 원 저축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 보면 작은 목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이것은 다이어트, 저축하기, 아이 교육에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자가 추천하는 방식은 바인더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정을 꾸려가며 지출해온 내역을 살펴보세요. 

1년간 어떻게 지출을 해왔는지 스스로 깨닫고 앞으로 1년의 목표를 정하고 나면 

바인더에 기록합니다. 

1년간의 목표를 6개월, 3개월, 1개월 단위로 세분화하여 기록하기 시작하고 

일주일마다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작은 노력의 첫걸음입니다. 

또한 매주 자신의 노력을 살피는 것도 잊으면 안 됩니다. 

처음엔 기록하는 것만으로 만족해도 좋습니다. 

6개월이 지나고 목표한 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을 칭찬해주고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옆집 아줌마보다 당신이 훨씬 더 위대한 사람이니깐요.



해외직구를 시작할 때 영어 때문에 망설여질 텐데요, 
영어를 자동으로 번역하는 방법과 해외직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 설명, 
배송 대행업체 고르는 기준, 제품 구매하는 방법, 아이들 옷 브랜드별 대표적인 아이템, 
종합 쇼핑몰, 더운 여름 해외직구를 피해야 하는 것들, 오프라인 매장 이용방법, 
한국 직배송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할인쿠폰의 종류 등으로 
해외직구 초보를 위한 올바른 사용법을 설명합니다.



제목만 보면 해외직구에 대해 처음부터 나올 것 같잖아요. 
하지만 이 책은 해외직구에 관한 이야기보다 
현명한 소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더 많이 설명합니다. 
해외직구는 보통 그냥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하게 사기 위해 이용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렇게 아낀 돈으로 다른 물건을 더 구입하지 말고,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투자하라고 합니다. 

저도 <해외직구 10년, 우리 지름신이 달라졌어요>를 읽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뒤에, 
왜 이것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버킷리스트를 이룰 수 있는지, 
오늘 하루 내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해외직구 노하우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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