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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7월
평점 :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인 저자는 1961년 기후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후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라는 특유의 세계관 속에 다양한 테마, 참신한 시점, 충격적인 전개를 담아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은수의 레퀴엠", 일곱 색의 독", "하멜론의 유괴마" 등이며, 신작 <가시의 집>을 보겠습니다.

중학교 교사 호카리 신이치는 아내 사토미, 중학교 2학년 슌, 초등학교 5학년 유카와 평범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수업 도중 아내가 전화로, 딸 유카가 학교 3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창문 바로 밑에 화단이 있어 딸의 목숨엔 지장이 없지만 온몸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병원에 도착하니 센주 경찰서 형사과 사카토가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물어봅니다. 사카토 형사가 사정 청취를 한 결과, 유카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를 받는 시로이시 나쓰나를 따돌린 무리들의 행동을 담임에게 보고하고 보호했는데, 괴롭힘 대상이 유카로 바꿨고,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했답니다. 호카리와 사토미는 유카의 학교를 찾아가서 담임 선생님께 대책을 요구했으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고, 은폐하기에만 급급합니다. 화가 났지만 교사인 호카리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 낙심하고 돌아서는데 나쓰나가 자신 때문이라며 유카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사토미는 나쓰나에게 주동자를 물었고, 나쓰나는 같은 반 오오와 아야라고 대답합니다.
입원 중인 유카를 찾아간 호카리와 사토미 앞에 방송국 AD 효도 신이치가 나타납니다. 유카의 사건을 방송에 내보내고 싶다며, 뉴스가 기폭제가 되어 학교도 상대 부모도 모른 척할 수만 없게 된다고 그들을 설득합니다. 호카리는 오오와 아야란 이름을 말해주었고, 이후 뉴스에 보도되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호카리 유카의 이름과 오오와 아야의 이름이 특정되기에 이릅니다. 누가 정보제공자인지 의문이 들었으나, 네티즌들은 아야와 그 부모에게 집중 폭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유카가 등교한지 3일째인 6월 2일, 아야가 실종되었고, 다음날 아침 자택 근처 공원에서 그녀의 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사카토 형사는 슌에게 아야가 죽은 것과 관련해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며 경찰서까지 동행해달라고 합니다. 금방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던 슌은 그날 돌아오지 않았고 사카토와도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서에 찾아간 호카리는 사카토를 만났고, 시체가 발견된 공원 근처 편의점 CCTV에 슌이 사건이 벌어진 시간에 지나고 있는 것이 찍혔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말하며 추궁하자 슌은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지만 진술이 번복되고 있답니다. 슌의 태도를 보며 사카토 형사는 슌이 누군가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사건 당일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 중인 호카리를 제외한 호카리 가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슌은 누구를 보호하는 것이며, 집에 있다고 말한 사토미, 유카의 알리바이는 어떻게 된 것인지, <가시의 집>에서 확인하세요.
평소에 너그럽고 착한 사람도 궁지에 몰리게 되면 마음 깊숙한 곳에 도사리던 악의가 밖으로 나옵니다. 악의는 마치 도깨비와 같아 어디선가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거대해져서 퍼져나갑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삼켜도 또다시 거대해져서 사람을 공격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가장인 호카리도 자신이 세간의 악의를 부추기는 입장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중학교 교사로 집단 따돌림을 지도하고 있지만, 자신의 초등학생 딸이 왕따의 피해자가 되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습니다. 그 일로 딸은 자살을 시도했고, 평범했던 호카리의 가족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아무 문제도 없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사람이
누군가를 괴롭힐 리가 없다.
아야 역시 누군가에 의해 궁지에 몰리고 위협받는 존재였다.
그래서 자신보다 약한 자를 필사적으로 찾아다니며
일상의 울분을 풀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파괴할 위험이 있었을 것이다.
(p. 348)
정말 강한 사람은 과시할 필요가 없기에 남을 깎아내리거나 억압하지 않습니다. 남을 무시하고 지배하려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약점이 드러날 것 같아서 두려워서입니다. 괴롭힘은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남을 핍박하는 것입니다. 문제없다고 생각한 그곳에 문제가 있었고, 문제가 벌어진 뒤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방법 중 하나를 알려주는 <가시의 집>. 아무 문제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내면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