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숫자
스콧 셰퍼드 지음, 유혜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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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5년이 넘는 경력의 베테랑 작가이자 프로듀서로서 다수의 텔레비전 시리즈를 제작하고 흥행시켜 왔습니다. 그가 제작하고 시나리오를 쓴 작품으로는 "더 이퀄라이저", "마이 애미 바이스", "제3의 눈", "헤이븐", "사선을 넘어" 등이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으며 현재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텔레비전 시나리오 창작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럼, 그의 첫 미스터리 장편소설 <살인자의 숫자>를 보겠습니다.



올해를 끝으로 런던 경찰청을 은퇴하기로 되어 있는 총경 오스틴 그랜트는 이번 주에만 세 건의 살인사건을 접했습니다. 첫 번째 시신은 12월 2일 아내의 생일날 터졌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그리스 신화 전공 초빙 교수 라이어널 프레이가 도서관 옆 화장실 칸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칼로 목을 그어 프레이 교수를 죽이고 목의 상처에 맞춰 이마에도 세로 선을 하나 새겼습니다. 두 번째 살인은 조각가 멜라니 키튼으로 자신의 작업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대천사 조각상 여섯 개가 시신을 둘러싸고 있고 나무로 된 조각상들의 머리가 잘려 있었으며, 이마엔 두 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물 록 가수 빌리 스트리트가 전날 지하 클럽에서 공연을 마치고 자신의 차에서 기타 줄에 목이 감긴 채 죽었습니다. 이마엔 로마 숫자 3을 새겼고요. 이들에겐 어떤 공통점도 없어서 수사에 갈피를 잡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랜트는 머리를 식힐 겸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 동생 에버렛과 저녁을 먹고 체스를 두며 수사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에버렛은 형의 고민을 잘 들어줬고 참신한 시각으로 사건을 분석했습니다. 때로는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고민이 해결될 때도 있었습니다.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에버렛은 갑자기 성경 책을 빼내 출애굽기 20장 1절을 찾습니다.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는 첫 번째 계명을 어긴 그리스 신화 교수, 너희는 그 모양을 본떠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는 두 번째 계명을 어긴 조각가, 너희는 너희 하느님의 이름 야훼를 함부로 부르지 못함을 어기고 신성 모독자란 밴드 이름을 붙인 록 가수. 에버렛은 사건들이 십계명과 관련 있음을 말합니다. 아직까지 일곱 계명이 남았다는 생각에 그랜트는 대비를 했지만 미국 뉴욕에서 사건이 터집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는 네 번째 계명을 어기는 성직자를 노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제단에서 신부님이 십자가에 박힌 채로 발견됩니다. 담당 형사 존 프랭클이 전화로 연락했고 그랜트는 뉴욕으로 가서 프랭클과 공조수사를 합니다. 프랭클은 왜 영국을 떠났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자 그랜트는 왜 시작했고, 왜 지금 인건지가 궁금하다고 합니다. 왜 프레이가 첫 타자였고 왜 2주 전에 시작했는지, 왜 다른 교수를 6개월 전, 6년 전에 죽이지 않고 말입니다. 왜 하필 지금인지가 의문입니다. 그런 의문을 뒤로하고 다섯 번째 계명을 어긴 사람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이들 앞에 놓였습니다.


범인이 놔두고 간 신문에 실린 그랜트 사진에 무수한 X자를 그려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랜트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이 사건의 범인이라 짐작했고, 그랜트와 프랭클, 그랜트의 딸 취재기자 레이첼이 함께 수사를 합니다. 범인은 누구이며, 이런 일을 벌인 이유가 무엇인지 <살인자의 숫자>에서 확인하세요.




십계명 살인범이란 키워드를 보고 영화 "세븐"이 떠올랐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7대 죄악을 모티브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성경이 영화와 이 책에서 주요 소재가 되기에 <살인자의 숫자>에 나오는 십계명을 찾아보았습니다. 십계명을 어긴 사람을 한 명씩 죽이는 범인과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영국 형사와 유능한 미국 형사가 그를 쫓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 생활방식의 차이를 말에서 엿볼 수 있고, 억양에서 바로 느끼면서 언급하는 점도 신기했습니다. 또한 외국 경찰 드라마에서 언론을 상대로 이제까지의 수사를 발표하고 질문을 받는 장면과 어느 정도까지 알릴지 등도 책에 나와 더욱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수사를 한 두 사람 덕분에 유력한 용의자의 정체는 밝혀져 이제 연쇄살인은 끝이 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책은 100쪽 가까이 남아서 이대로 끝이 아님을 짐작하게 됩니다. 500쪽에 가까운 책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고, 이야기가 궁금해 계속 읽게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선사한 책의 반전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네요. 이제 주인공 오스틴 그랜트 형사는 일정대로 은퇴를 하는데요, 책 띠지에 있는 '오스틴 그랜트 형사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라는 문구에 눈길이 갑니다. 그렇다면 은퇴를 못하고, 아니면 은퇴한 뒤에도 여전히 수사를 하게 되는 건지, 중후한 매력이 넘치는 오스틴 그랜트 형사의 두 번째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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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게임 킴 스톤 시리즈 2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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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짧은 글을 써서 처음으로 상점을 받았을 때 글쓰기를 매우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저자는 그때부터 이야기들을 적어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배우자의 권유로 단편소설 공모전에 참가했고 수상했습니다. 자비 출판을 거쳐 북쿠튀르 출판사의 첫 범죄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그럼, 걸크러쉬 여형사의 두 번째 이야기, <악마의 게임>을 보겠습니다.



2015년 3월 블랙컨트리에서 킴 스톤과 팀원들은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 및 성관계를 맺도록 한 혐의로 레너드 던을 체포합니다. 부인 웬디 던은 자신의 지하실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고 DVD 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킴은 믿지 않습니다. 엄마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그 애들이 엄마에게 되돌려보내질 거라고 생각하면 구역질이 났습니다. 그런데 3년 차 젱스 순경은 예전에 신고를 받고 그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학대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책하며, 체포된 레너드에게 주먹을 날려 코가 부러졌고, 경찰 가혹행위를 이유로 레너드 던이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게 된 사실에 킴은 더욱 화가 났습니다. 이렇게 레너드 던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킴은 무언가를 놓쳤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길에서 칼에 찔린 채 죽은 40대 백인 남성 사건을 맡게 됩니다. 피해자 앨런 해리스는 19살 루스 윌리스를 잔인하게 강간과 구타를 한 뒤에 버려두었고, 12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모범수로 얼마 전에 석방되어 노모와 함께 보조금을 받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드라 손은 정신의학박사로 교육 과정을 마친 후 임상 연구에 참여해 2년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알렉스가 이런 일을 하는 동기는 나중에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만한 명성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작업을 시작할 때를 위해서요. 그녀는 알맞은 후보들이 나타나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렸습니다. 그녀의 실험에는 조종하기 쉽고,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고 싶다는 무의식적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실험 대상은 정신이 온전해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알렉스가 한 겹 더 준비한 방법을 쓰면 고삐에서 풀려날 수도 있어야 했습니다. 알렉스는 루스 윌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가 이 연구에 완벽하게 맞으리라는 것을 알았고 봉투 칼이 그녀의 눈높이에 놔두고, 루스에게 남자를 칼로 찔러 죽이는 상상을 해보라며 유도합니다.


피해자 앨런 해리스를 조사하며 증거를 확보하고 루스 윌리스를 만나러 간 킴은 그녀를 체포했고, 루스의 상담을 맡았던 알렉스를 만납니다. 어떤 상담을 했는지를 물어본 킴은 나서면서 유능한 의사인 알렉스가 이런 일이 닥치리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니 놀랍다고 말합니다. 알렉스는 피하지 않는 킴의 눈을 보며 짜릿한 흥분을 느꼈고, 도전의식이 타올라 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합니다.


형사 킴 스톤과 그녀를 노리는 소시오패스 정신과 의사의 위험한 게임이 어떻게 될지, <킴 스톤 : 악마의 게임>에서 확인하세요.




행위가 아무리 잔인해도 그 행위가 '왜' 벌어졌는지 이해하다 보면

어떤 공감, 이해, 용서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킴의 과거가 보여주듯 그녀는 누굴 용서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p. 57)


범죄소설이나 범죄 영화를 보면 악당의 사연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악당이 태어날 때부터 악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음을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악당도 나쁘다고만 볼 수 없고 어찌 보면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보여줍니다. 이렇게 악당의 서사를 알게 되면 우린 이해와 공감을 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용서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걸크러쉬 여형사 킴 스톤에겐 절대 그런 것이 없습니다. 피해자가 예전에 10대 소녀를 잔인하게 강간하고 폭행해서 버려두고 도망갔을지언정 그녀에겐 똑같은 피해자일 뿐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에 가치 있는 사람들의 권리만을 보호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는 건 법 자체고, 법은 모두에게 적용되기에' 어떤 편견 없이 똑같은 자세로 모든 사건을 임합니다. 그녀의 태도는 AI 같아 보이지만, 올곧은 신념을 가진 킴 스톤이기에 어떤 사건이 터져도 범인을 잡으리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번 책의 소시오패스 의사는 킴의 불우한 과거를 알아내어 그녀를 뒤흔들려고 합니다. 흔들릴 순 있지만 지지 않는 킴 스톤이 있는 곳엔 문제가 생길지언정 금방 회복할 것입니다. 다음 책엔 또 어떤 멋진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소시오패스들도 쓰러트릴 수 있지.

하지만 그러려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서 소시오패스의 정체를 폭로해야 해.

'세상이 살아가기에 위험한 곳인 까닭은 사악한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그 사악함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아인슈타인이었던가?

(p.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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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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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도쿄농공대학 농학부를 졸업한 저자는 1988년 시마다 소지의 추천으로 "긴 집의 살인"을 발표하며 데뷔했습니다. 2004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로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4회 본격미스터리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사랑받고 싶은 여자", "ROMMY", "세상의 끝, 혹은 시작" 여왕님과 나" 등을 썼습니다. 그럼, 개정판이 나왔을 만큼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보겠습니다.



영혼을 뒤흔들 만한 여자를 만나고 싶어 하는 나는 헬스클럽에서 만난 고등학교 후배 세리자와 기요시에게 헬스클럽 회원인 구다카 아이코의 병문안을 같이 가자는 부탁을 받습니다. 아이코 집에 간 둘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에 애도를 표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렸습니다. 남자 목소리의 안내 방송이 나온 직후 홈 끝에서 뭔가가 선로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서둘러 선로로 뛰어내렸고 자살하려는 아사미아 사쿠라를 구해주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는 역무원의 물음에 빈혈로 쓰러졌다는 사쿠라의 말에 동의했으나 여전히 불안해 보이는 그녀에게 오늘은 자신의 생일이니 자살하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그렇게 그녀와의 인연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쿠라가 역에서 알려줬다며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사쿠라와 만나려고 나가려는데 기요시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아이코의 할아버지 구다카 류이치로는 뺑소니로 죽었으며, 보험금 때문에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아이코의 할아버지는 건강식품이나 몸에 좋다는 물건을 판매하며 고령자의 저금이나 연금을 갈취하는 호라이 클럽의 수법에 빠져 5천만 엔 정도의 돈을 뜯겼습니다. 가족들은 돌아가신 분을 탓하면 무슨 소용이겠냐며 넘어갔는데, 손해보험 회사에서 전화가 왔답니다. 물건을 강매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유령회사를 만들고 적당한 인물을 골라 직원으로 꾸미고, 회사를 수령인으로 해서 직원의 이름으로 보험을 들고, 직원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수령해 사라지는 사기도 치는 것입니다. 경찰에게 보험 쪽 일은 말하지 않았고, 뺑소니범과 보험 사기를 꾸민 일당과 동일범일 가능성이 큰 만큼 호라이 클럽에 대한 수사를 예전에 탐정으로 일한 적이 있는 내게 부탁합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을 뛰쳐나와 어릴 때부터 꿈꾸던 탐정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탐정사무소와 같은 빌딩에 입주해 있는 야쿠자 야마기시가 자신의 조직원 혼마가 끔찍하게 죽었는데 그 배후에 상대 야쿠자 조직인 도시마카이가 의심된다며 나를 그쪽 조직원으로 들어가서 조사를 하라고 합니다. 혼마는 약을 배달하는 조직의 신출내기고 죽기 몇 시간 전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대량의 약을 뺏겼답니다. 습격당한 장소가 도시마카이쪽 영역이라 의심되지만, 증거가 없어서 나를 스파이로 보내 알아내라고 합니다. 야마기시가 손을 써서 도시마카이 조직의 말단 겐타를 구해주는 척하면서 나는 그 조직의 일원이 됩니다.


호라이 클럽에 대한 조사와 상대 야쿠자 조직의 위장 조사의 뒷이야기, 2년 전 컴퓨터 교실 강사로 일하던 곳에서 학생으로 만난 안도가 부탁한 일과 남들에게 잘 휩쓸려 물건을 잘 사는 후루야 세쓰코가 어떻게 되는지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에서 확인하세요.



예전부터 책 제목은 알고 있었습니다. 표지와 제목이 예뻐서 로맨스 소설인가 생각했는데, 장르소설 쪽에 있어서 특이하게 생각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렇게 머릿속에 남은 책을 출판사 이벤트를 통해 읽게 되었습니다. 출간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작품이 어떤 내용이길래 아직까지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어있을까 궁금했고, 엄청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후배의 부탁으로 호라이 클럽을 조사하다가 자살하려는 여자의 목숨을 구하게 된 '나'의 일상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릴 때부터 꿈꾸던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다가 같은 건물에 있는 야쿠자의 의뢰로 상대 조직원으로 위장 수사하는 옛날의 '나'의 이야기도 진행됩니다. 자살하려는 여자의 인연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호라이 클럽의 조사도 점점 진행되면서 옛날의 위장 수사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궁금한 가운데, 어느새 책의 '진실'이란 장에 다다르게 되면서 이 책의 반전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 있는 '스무 살의 좌절'에서 옛날의 위장 수사의 결말을 확인할 수 있고, 마지막 '약속'에서 책 제목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는 정말 독자들로 하여금 제대로 뒤통수를 치게 합니다. 선입견이란 것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만드는지 확실하게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성모"란 책을 몇 년 전에 읽고 난 뒤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는데, 그 책보다 10년도 더 전에 나온 이 책을 읽고 역시나 한동안 멍해졌습니다. 그동안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짬이 생겨 반전이란 말에 그렇게까지 놀랄 일이 없었는데,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에서 다시 놀랐습니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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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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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쿼리와 해리슨 쿼리는 미국 콜로라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형제입니다. 두 형제가 미국 최대의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쓴 이 이야기는 매 게시물마다 수천 개의 추천 수와 댓글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빚었습니다. 또한 정식으로 도서가 출간되기도 전에 스토리 원고만으로 10여 개국에 번역 판권이 수출되었습니다. <이웃 사냥>은 넷플릭스와 10억 원대에 시나리오 판권 계약을 맺고 영상화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럼, 화제의 책을 보겠습니다.



해리 블레이크모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해병대 소총수로 근무하다 큰 부상을 입고 결국 전역했습니다. 곧바로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그곳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위스키와 각성제로 자신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자금 보조금을 받는 족족 코카인에 썼고, 수업 출석을 거의 포기했으며, 삼촌들에게서 배운 송어 낚시와 엘크 사냥, 파티로 보냈습니다. 코카인 의존이 심해지자 행정부는 학사 보호관찰 처분을 내렸고, 그러다 술집에서 지금의 아내인 사샤를 만났습니다. 사샤에게 첫눈에 반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어떤 여자에게 넋 놓고 빠져든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끝이 없던 자괴 파괴적 추락은 사랑에 빠지면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사샤를 발전의 주요한 원동력으로 삼아 바닥에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샤를 만나 해리는 다시 현실에 발을 붙였습니다. 그녀의 행복과 웃음이야말로 해리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10년간 매일 그 생각을 하며 살아왔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얘기했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티턴 산맥의 농장을 샀고 이사를 했습니다.


집의 북쪽과 동쪽, 심지어 남쪽의 일부도 국유림입니다. 인접한 사유지는 스타이너 목장뿐이고, 서쪽에 바로 맞붙어 있으며, 남쪽으로는 지방 도로를 건너야 나옵니다. 이들의 땅이 포함된 골짜기에 또 다른 목장이 있는데, 베리크리크 목장으로 800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땅입니다. 하지만 그 목장의 진입로는 주 고속도로와 멀리 떨어져 있어, 해리와 사샤 부부, 댄과 루시 스타이너 부부만이 여기에 사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이사한 후 울타리를 치고, 집을 고치고, 정원 텃밭을 만드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스타이너 부부를 초청해 그들이 해리와 사샤의 땅에 대해 짚어주는 점과 제안하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루시는 사샤와, 댄은 해리와 따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는 베리크리크 목장의 소유주 조에게 들은 말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말을 귀담아들으라고 당부 또 당부합니다. 


댄과 루시는 같은 말을 했는데, 계곡에 악령이 사는데 계절마다 새로운 모습을 나타난답니다. 그러면서 대처 방법을 여러 장 적어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해리는 미친 사람들이라며 화를 내며 그들을 내쫓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들이 자신들을 괴롭힐 이유가 없다고 이해하게 되었고, 혹시나 그들의 말이 진짜일까 겁도 납습니다. 봄이 완연한 어느 날, 연못 속에 노란빛이 보입니다. 해리는 순간 심장이 파르르 떨리고 아드레날린이 확 치솟았습니다. 이웃 댄이 자신에게 장난을 드디어 치는구나 싶었지만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누군가, 무언가가 해리를 감시하는 기분이고, 애완견 대시도 그걸 느꼈는지 털을 바짝 세우고 으르렁대며 북동쪽 수목한계선을 봅니다. 그 순간 빛을 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불을 피우라는 댄의 말이 생각나서 사샤가 있는 집으로 황급히 뛰어가 그대로 합니다. 마침내 불이 타오르면서 빛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자 둘에게 신체적 안도감이 찾아왔습니다. 스타이너 부부에게 이를 알렸고, 그들은 해리와 사샤의 집으로 와서 여름에 해야 할 일을 알려줍니다. 여름이 되면, 그들이 바깥에 있을 때 시작되는데 발가벗은 남자가 나무 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달려오는데, 그 뒤를 흑곰이 쫓아온답니다.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자기를 도와달라고, 목숨을 구해달라고 비는데, 그때 그 남자를 쏘아 죽여야 한답니다. 안 그러면 그 남자가 그들을 갈가리 찢는답니다. 


이웃 스타이너 부부가 조언한 내용은 바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리와 사샤는 봄의 악령을 경험했고, 다가올 여름, 가을의 악령도 나타날 거라 생각하니 무시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이들의 나머지 계절은 어떻게 될지, <이웃 사냥>에서 확인하세요.




<이웃 사냥>은 해리와 사샤의 시선에서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서부 산맥으로 이사를 간 해리와 사샤는 옆집 부부에게서 이상한 말을 듣게 됩니다. 그곳 계곡에는 악령이 사는데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며 그들을 찾아온다고요. 그 악령을 계절마다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를 들은 해리와 사샤 부부는 믿을 수 없었지만 막상 말한 대로의 현상이 일어나자 몸이 느끼게 됩니다.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요. 아프가니스탄에서 해병대로 복역한 해리는 설명할 수 없는 걸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전쟁터에서 참혹한 현장을 직접 겪은 후로 전능한 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되었기에 옆집 부부를 미쳤다고 했고,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두려움을 느끼게 된 자신에게 더욱 화가 났습니다. 그랬기에 다음에 나타난 악령을 도발하고 조언한 대로 행동하지 않아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의 생각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결국 더 강인한 힘은 사샤에게 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내면의 강한 힘, 그것은 과격한 말과 행동이 아니라 끝까지 믿는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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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비명 킴 스톤 시리즈 1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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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바위와 바다에 대한 짧은 글을 써서 처음으로 상점을 받았을 때 자신이 글쓰기를 매우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저자는 내면에서 그때부터 이야기들을 적어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배우자의 권유로 '라이터스 뉴스'의 단편소설 공모전에 참가했고 수상했습니다. 두 차례 자비 출판을 거쳐 범죄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은 뒤에는 북쿠튀르 출판사의 첫 범죄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걸크러쉬 여형사의 시작인 킴 스톤 시리즈, <소리 없는 비명>을 보겠습니다.



클래식 오토바이를 복원하는 취미를 가진 킴 스톤 경위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전화에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8년 전 킴이 참관한 첫 부검을 집도한 법의학자 키츠가 욕실에서 현장을 주관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욕조에서 두 눈을 뜬 채로 물에 잠긴 채 죽었습니다. 피해자 테레사 와이어트는 47세 사립 학교 교장으로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으며 혼자 살았고, 아무것도 가져가거나 손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살인자는 아무리 빨라 봐야 다음날 아침에나 발견되리라는 걸 알고 안전하게 떠날 수 있지만, 불을 질러 경찰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제 킴이 해야 할 일은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스테이시 우드 순경, 브라이언트 경사, 케빈 도슨 경사가 킴의 팀원입니다. 우드워드 경감은 사교성 없고 문제 해결에만 몰두하는 성격으로 마찰이 생기는 킴에 대한 항의를 범인을 잡는 성공률로 봐주고 있습니다.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었던 테레사가 얼마 전 정부 승인이 떨어져 고고학 발굴 작업이 진행될 발굴에 상당히 관심을 보인 것을 포착해 발굴 책임자인 밀튼 교수를 만나러 갔지만 실종 상태랍니다. 죽은 애완견의 귀에 발굴 계획을 중단하라는 협박 메시지를 교수가 발견하고 숨었다가 킴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톰 커트스란 사람이 목이 잘린 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발굴 예정지는 옛날에 크레스트우드 보육원이 있던 자리인데, 보육원에 불이 나면서부터 그냥 공터였습니다. 테레사 와이어트와 톰 커티스는 그 보육원의 직원이고, 부지 발굴 허가를 받은 교수는 살해 협박을 당했습니다. 이곳에 뭔가가 있음을 직감한 킴은 허가를 받기 전에 먼저 땅을 파기로 하고 고고학자 세리스 휴가 뼈를 발견했습니다. 화재 당시 크레스트우드에서 일했던 것으로 기록된 직원을 찾아보니 원장 리처드 크로프트, 청소부 메리 앤드루스, 야간 경비와 잡역부 윌리엄 페인과 아서 코노프입니다. 하지만 메리 앤드루스는 요양병원에서 죽었고, 아서 코노프는 차에 치여 결국 죽었습니다. 연이은 죽음과 다른 뼈가 더 발견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나도 처음엔 맞서 싸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키우던 물고기가 죽어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키우던 새끼 고양이와 강아지를 죽여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동생 케이틀린에게 아기 토끼들이 있다고 말하며 방심시킨 뒤 그 애의 얼굴을 누르고 목에 올라탔습니다. 그 애의 작은 몸에서 내려오면서, 난 마침내 모든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상태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해방되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원치 않은 것은 파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죄책감이나 후회라는 제약 없이.


킴과 팀원들의 수사는 계속되고, 살인은 막을 수 있을지, 사이코패스 범인의 정체는 누구인지, <소리없는 비명>에서 확인하세요.




며칠 전만 해도 이 아이들은 이름도 모르는,

잊힌 채 침묵하는 존재들이었지만 더는 아니야.

멜라니, 트레이시, 루이즈는 이제 우리 덕분에 목소리를 갖게 될 테니까.

명심해. 우리는 반드시 이런 짓을 한 개자식을 잡을 거야.

이보다 더 큰 동기가 필요한 사람은 엉뚱한 직업을 가진 거다.

(p. 304)

이런 직업관을 가진 킴 스톤, <소리없는 비명>을 읽으면서 그녀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편집증적인 조현병 환자로 쌍둥이 동생을 학대와 방치로 죽였고, 그녀도 겨우 구출되어 보육원과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자랐습니다. 이런 어두운 과거를 가졌지만, 그녀는 불굴의 의지로 그녀 앞의 놓인 모든 것을 헤쳐나갔습니다.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으로 사건을 임했고, 높은 성공률이 그녀를 입증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보육원 부지에서 발견된 뼈들은 그냥 시신이 아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불량소녀이고, 불량청소년일지라도, 그 애들도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사람이며, 그녀에게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나쁜 짓을 했다지만 이 소녀들은 죽어 마땅한 아이들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들의 목숨을 없애 버려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니 역겨웠다.

그녀가 바로 이런 소녀 중 한 명이었다.

그들 모두에게는 싸워 볼 기회가 주어져야 했다.

삶을 시작할 때 형편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미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킴이 그 사실에 대한 생생한 증거였다.

(p 276)

투지와 결단으로 가득 찬 그녀의 수사는 때론 절차를 무시해 큰일이 생길 뻔하기도 하지만, 팀원들의 신뢰 속에 앞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에서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저런 일을 저지른 범인을 누가 안 잡아가나 싶어 마음이 부글부글 거릴 때, 피해자의 편에 서서 범인을 잡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킴과 같은 형사가 있다면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에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킴의 매력을 미리 알아본 번역가는 이 시리즈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0년 전부터 오로지 팬심 하나로 출판사를 설립해 '킴 스톤' 시리즈를 출간하게 됩니다. 정말 첫 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킴덕'의 매력에 저도 퐁당 빠져들었습니다. 킴 스톤 시리즈의 2권과 3권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폭염도 기꺼울 따름입니다. 19권까지 있다니 나머지 책들도 어서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부디~!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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