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 - 허무의 늪에서 삶의 자극제를 찾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32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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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을 비롯한 실존철학이 주요 연구분야로, 최근에는 불교와 서양철학 비교를 중요한 연구 과제 중의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이런 철학은 처음이야",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등이 있습니다. 그럼 <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를 보겠습니다.



니체는 세계의 비밀과 진리를 드러내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고 봅니다. 학문은 세계의 표면만 드러낼 뿐, 세계의 핵심적인 본질을 드러내지는 못합니다. 니체는 학문보다는 예술, 그중에서 특히 음악을 통해 세계의 비밀이 드러난다고 봅니다. 세계의 비밀은 세상을 눈앞에 세워두고 그것을 관찰하는 학문적인 지성을 통해 파악되는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우리를 사로잡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니체는 우리가 디오니소스의 충만한 생명력과 하나 될 것을 요구합니다. 춤추는 신인 디오니소스처럼 그 모든 고통과 고난에도 이 세계를 긍정하면서 유희하듯이 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니체는 예술이야말로 우리 내면에 잠재한 충만한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비극은 삶의 비참함과 허망함을 표현함으로써 욕망을 버리라는 가르침을 주는 게 아닙니다. 비극이 주는 메시지는 건설과 파괴를 거듭하면서 놀이하는 세계의 충일한 생명력을 닮으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계의 생명력은 운명의 장난으로 급격하게 비상했다가 급격하게 추락해버리는 비극 주인공의 삶으로 나타납니다. 비극 주인공은 비참한 운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받아들입니다. 니체는 비극에서 영웅이 겪는 고통과 운명은 비극의 영웅조차도 무자비하게 희생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으로 넘치는 세계 의지를 표현한다고 봅니다. 이런 세계 의지를 니체는 디오니소스 신이라고 부릅니다. 비극은 유희하듯이 세계를 지었다가 파괴하는 디오니소스 신처럼 세계 내의 그 모든 고통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생을 유희하듯이 즐길 뿐입니다. 그는 이렇게 그 모든 고통과 고난도 흔쾌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강력한 힘에 대해서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됩니다.




니체는 선과 악이라는 대립 구도를 갖는 전통적인 가치관 대신에 강함과 약함이라는 대립 구도를 갖는 새로운 가치관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니체는 선하고 착한 인간이 아니라 강한 인간이 되라고 외칩니다. 니체가 생각하는 진정으로 강한 자들은 자신보다 동등하거나 이왕이면 자신보다 더 강한 자들과 겨루려는 자들이고, 자신들의 적이 훌륭한 적수라면 기꺼이 존경을 표할 줄 아는 자들입니다. 또한 그들은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서 엄격한 자들이고, 고난이나 고통을 자신의 성장과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자들입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강한 자들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경쟁과 고통 그리고 고난이 사라지지 않는 이 세계를 그대로 긍정하면서 이 세계에서 춤추듯 유희하면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이것이 니체의 첫 번째 저작인 "비극의 탄생"에서부터 마지막 저작인 "안티크리스트"까지 관통하는 핵심 사상입니다. 예술에는 다양한 흐름이 존재하며, 인간의 성격도 삶도 다양합니다. 따라서 모든 예술에 타당한 예술철학이나 모든 인간에게 타당한 인간학을 제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니체가 "비극의 탄생"에서 전개한 사상은 예술은 무엇이고,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는 데 좋은 실마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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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슬 수집사, 묘연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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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순응하느라 천성에 맞지 않은 회계를 전공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마음을 이끄는 건 여전히 글이 전부라 늦게나마 작가의 길로 들어선 저자는 무수한 감정, 무한한 상상, 그리고 영원한 꿈을 담아 글을 쓰고 있답니다. 가족 이름의 '하', 글 '서', 고양이 이름의 '루', 또 하나는 눈물 '루'와 출하하는 글' 하서'라는 뜻을 가진 필명 루하서가 쓴 <밤이슬 수집사, 묘연>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문이안은 생활력 없이 착하기만 한 엄마가 병으로 죽고 난 후 자신도 자살할 결심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목소리가 들리고 나를 오랫동안 찾아다녔다며 할아버지 문현남이 나타납니다. 돈이 필요하면 3일 안에 자신을 찾아오라고 명함을 건네고 사라집니다. 엄마가 죽기 전 할아버지를 찾으라는 유언을 따라 전화를 하자 할아버지는 석 달만 자신을 대신해서 집사가 되는 조건으로 30억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며 대저택 미다스를 알려줍니다. 미다스 주인은 낮엔 고양이로, 밤엔 사람으로 변하는 수집사 묘연으로, 그녀와 함께 죽기 직전 자신도 모르게 흘리게 되는 후회의 눈물인 '이슬'을 얻어 오는 것이 이곳 집사의 일이랍니다. 그리고 이곳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곳으로 아무나 올 수 없고 이곳에 올 수 있는 자격은 쉽게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죽은 자들 중에 저승의 문을 넘지 않고 집사 심사를 받은 자만이 가능하지만 이안은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시험을 거치지 않고 특별 채용이 되었습니다.


이안은 묘연과 '밤이슬 집사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안의 첫 번째 루인(눈물을 흘리는 사람)인 29살 자살 예정인 반미나를 만나러 갑니다. 그녀가 죽을 장소는 느티나무 언덕이었고, 묘연과 이안은 보이지 않는 투명 캡슐에 가려져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루인은 묘연과 이안의 목소리와 모습을 들을 수도, 볼 수도 없습니다. 자살의 경우 집사가 죽음에 관여하지 못하는 건 루인이 다시 살아가기로 결심을 내리기 전까지입니다. 루인이 마음을 돌려서 다시 살아가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면 수집사 묘연에게 특별한 신호가 느껴지고, 목숨을 앗아가는 도구나 그 어떤 것이라도 제거할 수 있는 허락이 떨어집니다. 그때 집사 이안이 루인의 눈물이 이슬이 되어 눈에서 떨어지게 되면 자동으로 흡수가 되는 투명 호리병을 품에 넣고 반미나 앞에 나타납니다. 루인이 집사에게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게 루인의 주변 사람으로 모습이 변한 채 이안은 나섭니다.


루인이 흘리는 이슬은 생명의 씨앗이 됩니다. 대저택 미다스의 진열장이 적정한 온도를 잘 유지해 주면 그 안에서 이슬이 서서히 변하게 되고 생명의 씨앗이 싹틉니다. 싹이 튼 씨앗들은 탄생소로 갑니다. 만일 삶과 죽음을 모두 다 집사들이 직접 다스릴 수 있다면 힘들게 이슬을 모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이슬을 모아서 사라지는 생명을 줄이고, 태어나는 생명을 늘리게 돕는 것입니다. 이승과 저승 사이 그 경계에서 집사들이 구심점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루인 사고사 예정인 한주군 씨, 세 번째 루인 병사 예정인 임찬원 씨, 네 번째 루인 사고사 예정인 이준호 군, 다섯 번째 루인 사고사 예정인 우재훈 씨, 마지막 여섯 번째 루인 박태순 씨의 이야기와 운전기사 유재석, 이안의 할아버지와 묘연의 이야기는 <밤이슬 수집사, 묘연>에서 확인하세요.




매일 아침, 따스한 햇살에 눈을 뜨고, 온전히 숨을 쉬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어쩌면 우리는 귀중한 삶의 의미를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죽음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p. 171)


요즘처럼 책의 이 말이 공감 가는 적이 없습니다. 예전에 비해 묻지마 범죄가 일주일이 멀다 하고 일어나고, 교통사고도 줄어들지 않으며, 군인들의 사고사도 많이 일어납니다. 나이가 들어 죽거나, 병이 들어 아파서 죽게 되면 본인도, 주변인들도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본인과 가족들, 주변인들에게 닥치는 일인지라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할 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저 닥치게 될 뿐입니다.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자신의 마지막 말을 전하고 싶고, 누군가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을 건데 말입니다. 그런 애통의 순간에 누군가가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그들도 이승에 한이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환상적인 존재를 <밤이슬 수집사, 묘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죽기 직전 후회의 눈물을 흘리게 되는 사람들을 만나 그 눈물인 이슬을 수집하는 집사들의 이야기입니다. 특별 채용된 문이안 집사와 수집사 묘연은 루인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듣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특별한 인연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사자, 하늘이 부여한 수명을 정해 주는 천수 신선의 존재는 익숙하지만 특별했습니다. 삶이든, 죽음이든, 그것을 대하는 우리는 모두 다 간절하듯 루인들의 사연에 감동받으며 마지막까지 읽었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 더욱 그다음 이야기가 또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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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1~3 세트 - 전3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거북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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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연재되었을 10대땐 왜 사랑이야기가 아닌지에 불만이 가득했는데, 40대인 지금 다시 읽게 된 <1999년생>은 진정한 어른으로 이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신일숙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 재발행되길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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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1~3 세트 - 전3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거북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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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년에 태어난 저자는 '순전만화의 레전드', '만화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만화가입니다. 1984년 "라이언의 왕녀"로 데뷔한 저자는 1986년 "아르미안의 네 딸들"로 대본소 시대를, 1993년 "리니지"로 잡지 시대를, 2017년 "카야"로 웹툰 시대까지 관통했습니다. 탁월한 이야기꾼 신일숙은 정교하게 설계한 플롯에 화려한 그림체까지 더해 판타지에서 로맨스, SF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거대한 작품 세계를 창조했습니다. 그중 중세 판타지 "리니지"는 만화 원작 게임화의 세계적인 성공 모델로 꼽힙니다. 그럼, 다시 3권으로 출간된 <1999년생>을 보겠습니다.



20세기 말은 대혼돈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인류를 위협한 것은 하늘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른바 UFO로 불리는 미확인 비행물체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은 목격할만큼 자주 나타났고, UFO가 대도시나 과학 센터, 비행장을 습격하면서 인류를 향한 적의를 드러냈습니다. 그렇지만 초고도의 과학기술을 가진 적들에 의해 인류는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0년이 넘을 무렵 지구는 북부의 작은 지역을 제외한 3/4정도가 섬멸당했지만 그들의 약점도 밝혀졌습니다. 그들은 겨울을 피해 전쟁을 했고, ESP(초능력)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20세기 후반부터 신생아 중에 ESP 보유자들이 다수 발견되었고, 1999년에 탄생한 신생아의 80%에 가까운 숫자가 에스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초능력 파워의 질에서도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났고 그 결과 최상급 에스터들이 전체의 5%에 달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면서 UFO에 제대로 대항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놀라운 ESP 군대를 '1999년생'이라 불렀습니다.


2016년 멕시코 북부 산악지대에서 주인공 크리스탈 정이 리더인 여성 부대원들이 UFO 기지를 습격했으나 크리스의 오판으로 부원이 사망했고, 외계인에게서 결투를 신청한다는 선언을 듣습니다. 크리스는 특A급 초능력자로 공격, 파괴에 적합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남성과 지나친 마찰을 보인다는 성격적 결점이 있어 그 결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부원의 사망으로 인해 크리스가 전투조로의 이적을 희망했고, 휴가지에서 새로운 조원들과 교관 로페즈 프레스틴을 만나게 됩니다. 북캐나다 제4기지로 오게 된 크리스는 부조장이며 기복이 심한 토운 마일즈, 말썽꾸러기 카알 제너, 보조 능력 장기를 가진 브리안 셀, 살인 전문 기버 타후아와 함께 지내며 진정한 동료가 됩니다. 교육 과정 중 최후 코스인 모의 실전은 가상의 외계인 또는 외계인 기지를 상대로 실전에 가까운 전투를 하는데, 이번 모의 훈련 프로그램을 짠 사람이 로페스 프레스틴의 주도하에 심사위원들과 화면을 보며 크리스와 대원들의 실전훈련을 지켜봅니다. 그런데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경보 장치, 내부 설비, 온도 등까지 모든 것이 실제와 다름이 없었고, 왼계인이 사용하는 1인용 비행 원반을 조종하며 크리스는 이것이 실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컴퓨터를 조작하는 토운은 기밀 정보계를 들여다보다 크리스에게 결투를 선언한 여자의 신상 기록이 잠시 나오다 터지면서 망가집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무사 귀환을 한 크리스와 대원들은 실전배치를 앞둡니다. 크리스는 로페즈가 손수 만든 통나무집에 초대받고, 그에게 이상한 기분이 자꾸만 듭니다.


전투가 가장 치열하다는 멕시코 A지구에 배속된 크리스와 대원들, 그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 로페즈와 어떻게 될지, 토운은 인간 컴퓨터인 제임스 멀린 박사를 만나며 외계 과학진들의 암호를 푸는데 동참하는데 어떤 비밀이 있을지, <1999년생>에서 확인하세요.




돌이켜보면 정말 빛나는 시절이었습니다. 저의 90년대는 용돈을 모아 순정만화잡지 '르네상스', '하이센스', '윙크', '댕기', '화이트', '밍크', '이슈' 등을 사거나 대여하면서 보냈습니다. 그 시절은 만화로 시작해서 만화로 끝을 맺었지요. 순정만화가 여자들만 보는, 사랑만 다룬다는 폄하에 대항하기라고 하듯, 지금까지도 유명한 신일숙, 강경옥, 황미나, 이은혜 작가들은 판타지, SF, 역사, 음악 등 다양한 소재를 사랑과 섞어 순정만화의 폭을 넓혔습니다. 그중의 순정만화의 레전드 신일숙 작가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1999년생>은 1988년 잡지 '르네상스'의 탄생을 축하하는 작품이었습니다. 1986년에 발표한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 너무나 인상깊은 줄거리와 대사로 마음 속에 깊이 각인이 된 작가여서 이분의 작품이 실렸다는 말에 '르네상스' 잡지를 살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순정만화에서 SF를 다룬다는 파격적인 시도와 순정이 아닌 스릴러로 가게 되는 줄거리의 변화는 10대인 내 마음에 충격을 주었고, 40대인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10대땐 왜 사랑이야기가 아닌지에 불만이 가득했는데, 40대인 지금 다시 읽게 된 <1999년생>은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드라마를 보면 여주인공이 남자와 사랑을 하며 잘 살았다라고 끝을 맺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여자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이겨내고 깨지면서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습니다. <1999년생>에서 벌써 그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이렇게 대단한 내용을 그 당시엔 몰랐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진정한 어른이 된 저는 이제 이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신일숙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 재발행되길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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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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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태어나 10대 시절을 보내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범죄행동학을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미시간주 검찰청의 형사심리팀에 근무하며 종신형을 받은 중범죄자들을 인터뷰했습니다. 1990년대 초 검찰청을 그만둔 뒤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해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영국 런던으로 거쳐를 옮겨 여러 유명 뮤지션들과 음반 작업 및 월드투어를 함께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돌연 음악계를 떠나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저자는 자신의 학문적 지식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범죄심리학자 출신의 LAPD 특수강력범죄수사대 형사 '로버트 헌터'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을 연달아 발표하며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럼 "악의 심장"의 후속편, <악의 사냥>을 보겠습니다.



국립 강력범죄분석센터 NCAVC는 연방수사국 FBI의 전문부서로 미국 영토 내에서뿐만 아니라 비정상적인 범죄나 연쇄 폭력 범죄를 수사하는 전 세계 사법기관에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임무입니다. NCAVC의 책임자인 에이드리언 케너디는 FBI와 LAPD가 공조한 연쇄살인 사건의 수사를 종결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와 있습니다. 케네디는 LAPD의 두 형사, 로버트 헌터와 카를로스 가르시아를 만나 요원의 장례식 일정을 말하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와 놀라운 소식을 듣습니다. 로버트가 잡은 루시엔 폴터가 고도 보안 연방 시설에서 교도관 셋과 간호사 둘을 죽이고 탈출했답니다. 루시엔 폴터가 있던 병실 안에서 베개 위에 짧은 메모가 발견되었는데 자신을 잡은 로버트 헌터에게 남긴 것으로 보였고, 전송받은 이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로버트 헌터는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빈촌에서 외동아이로, 노동자 계층의 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암으로 7살 때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홀로 로버트를 키웠습니다. 로버트는 또래 아이들보다 두뇌가 월등히 높았고, 교과과정을 빠르게 뗀 후로 영재학교에 들어가 15살에 우등으로 고등학교를 수료하고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에 학생으로 입학했습니다. 그는 대학교에서 괴롭힘과 구타, 별명으로 놀림을 당했고, 룸메이트였던 루시엔 폴터의 조언으로 체육관을 다니며 격투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체격은 커지고, 기술도 늘어나며 괴롭힘은 멈췄습니다. 19살에 헌터는 심리학 학위를 최우수 성적으로 취득했고, 23살에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의 논문은 FBI 아카데미의 필독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비원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강도 사건으로 총에 맞아 결국 죽었고, 복수하겠다는 신념으로 경찰에 들어가서 초고속으로 승진해 형사가 되었습니다. LAPD는 압도적인 가학성과 잔혹성을 수반하는 모든 유형의 살인을 특수강력범죄로 규정했고, 헌터는 특수강력범죄수사대 UVC의 책임자가 되었습니다.


파트너 가르시아와는 10년 동안 함께 일했는데, 루시엔 폴터라는 이름은 처음 접했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가르시아가 로버트에게 묻자 3년 반 전 포상휴가를 받아 가르시아는 아내와 떠났고, 막 떠나려는 찰나에 로버트는 블레이크 반장의 전화를 받았답니다. 사무실에 갔더니 에이드리언 케네디가 루시엔 폴터를 말했고, 그를 뒤쫓아 결국 잡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100명 이상의 사람을 다양한 방법으로 죽였고, 죽일 때마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공책에 기록했습니다. 그 기록물이 53권이며 각 300쪽 분량입니다. 그런 그가 다시 탈옥하면서 로버트에게 수수께끼를 맞히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제안합니다.


늦은 밤 범죄심리학 교수 트레이스 애덤스는 로버트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 모습을 루시엔은 지켜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습니다. 루시엔이 내주는 수수께끼의 답은 무엇이며, 트레이스는 어떻게 될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 <악의 사냥>에서 확인하세요.




전편 "악의 심장"에서 희대의 악마로 묘사된 루시엔 폴터가 잡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악의 사냥>은 그의 탈옥으로 시작합니다. 역시나 자신의 의지로 사이코패스가 된 그가 감옥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요. 3년 반의 시간 동안 탈출 계획과 탈출하고 난 뒤 어떻게 복수를 할 것인지를 그는 계속 생각하고 생각했고, 지독하리만치 철저하게 머릿속으로 검증해서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그 계획을 완성시켰습니다. 그렇게 탈옥에 성공한 루시엔은 자신을 잡아넣은 옛 친구인 로버트 헌터에게 전화를 걸어 살인을 막을 수 있는 수수께끼를 들려줍니다. 루시엔에게 살인은 하나의 게임이고 자신의 성과일 뿐 생명에 대한 존중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나 잔인해질 수 있으며 죄책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까, 정말 이런 사람이 존재하나 싶은 생각에 섬뜩했습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의 저자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전 세계적으로 1%, 미국엔 4%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즉, 세계적으로 100명 중 1명이, 미국에는 25명 중 1명이 사이코패스일 확률이 있습니다. 그전까지 사이코패스를 책이나 영화에서만 나오는 가상의 존재로 생각했는데, 숫자로 다가오니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중에,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납니다. 모든 사이코패스가 나쁜 사람이고 예비 범죄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특성과 본모습을 알고 있어야 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책에서 보여준 주인공 로버트 헌터와 파트너 가르시아 사이의 믿음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책 마지막에 실린 '로버트 헌터 시리즈'가 전부 출간되어 첫 권부터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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