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비명 킴 스톤 시리즈 1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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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바위와 바다에 대한 짧은 글을 써서 처음으로 상점을 받았을 때 자신이 글쓰기를 매우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저자는 내면에서 그때부터 이야기들을 적어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배우자의 권유로 '라이터스 뉴스'의 단편소설 공모전에 참가했고 수상했습니다. 두 차례 자비 출판을 거쳐 범죄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은 뒤에는 북쿠튀르 출판사의 첫 범죄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걸크러쉬 여형사의 시작인 킴 스톤 시리즈, <소리 없는 비명>을 보겠습니다.



클래식 오토바이를 복원하는 취미를 가진 킴 스톤 경위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전화에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8년 전 킴이 참관한 첫 부검을 집도한 법의학자 키츠가 욕실에서 현장을 주관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욕조에서 두 눈을 뜬 채로 물에 잠긴 채 죽었습니다. 피해자 테레사 와이어트는 47세 사립 학교 교장으로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으며 혼자 살았고, 아무것도 가져가거나 손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살인자는 아무리 빨라 봐야 다음날 아침에나 발견되리라는 걸 알고 안전하게 떠날 수 있지만, 불을 질러 경찰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제 킴이 해야 할 일은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스테이시 우드 순경, 브라이언트 경사, 케빈 도슨 경사가 킴의 팀원입니다. 우드워드 경감은 사교성 없고 문제 해결에만 몰두하는 성격으로 마찰이 생기는 킴에 대한 항의를 범인을 잡는 성공률로 봐주고 있습니다.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었던 테레사가 얼마 전 정부 승인이 떨어져 고고학 발굴 작업이 진행될 발굴에 상당히 관심을 보인 것을 포착해 발굴 책임자인 밀튼 교수를 만나러 갔지만 실종 상태랍니다. 죽은 애완견의 귀에 발굴 계획을 중단하라는 협박 메시지를 교수가 발견하고 숨었다가 킴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톰 커트스란 사람이 목이 잘린 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발굴 예정지는 옛날에 크레스트우드 보육원이 있던 자리인데, 보육원에 불이 나면서부터 그냥 공터였습니다. 테레사 와이어트와 톰 커티스는 그 보육원의 직원이고, 부지 발굴 허가를 받은 교수는 살해 협박을 당했습니다. 이곳에 뭔가가 있음을 직감한 킴은 허가를 받기 전에 먼저 땅을 파기로 하고 고고학자 세리스 휴가 뼈를 발견했습니다. 화재 당시 크레스트우드에서 일했던 것으로 기록된 직원을 찾아보니 원장 리처드 크로프트, 청소부 메리 앤드루스, 야간 경비와 잡역부 윌리엄 페인과 아서 코노프입니다. 하지만 메리 앤드루스는 요양병원에서 죽었고, 아서 코노프는 차에 치여 결국 죽었습니다. 연이은 죽음과 다른 뼈가 더 발견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나도 처음엔 맞서 싸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키우던 물고기가 죽어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키우던 새끼 고양이와 강아지를 죽여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동생 케이틀린에게 아기 토끼들이 있다고 말하며 방심시킨 뒤 그 애의 얼굴을 누르고 목에 올라탔습니다. 그 애의 작은 몸에서 내려오면서, 난 마침내 모든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상태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해방되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원치 않은 것은 파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죄책감이나 후회라는 제약 없이.


킴과 팀원들의 수사는 계속되고, 살인은 막을 수 있을지, 사이코패스 범인의 정체는 누구인지, <소리없는 비명>에서 확인하세요.




며칠 전만 해도 이 아이들은 이름도 모르는,

잊힌 채 침묵하는 존재들이었지만 더는 아니야.

멜라니, 트레이시, 루이즈는 이제 우리 덕분에 목소리를 갖게 될 테니까.

명심해. 우리는 반드시 이런 짓을 한 개자식을 잡을 거야.

이보다 더 큰 동기가 필요한 사람은 엉뚱한 직업을 가진 거다.

(p. 304)

이런 직업관을 가진 킴 스톤, <소리없는 비명>을 읽으면서 그녀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편집증적인 조현병 환자로 쌍둥이 동생을 학대와 방치로 죽였고, 그녀도 겨우 구출되어 보육원과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자랐습니다. 이런 어두운 과거를 가졌지만, 그녀는 불굴의 의지로 그녀 앞의 놓인 모든 것을 헤쳐나갔습니다.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으로 사건을 임했고, 높은 성공률이 그녀를 입증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보육원 부지에서 발견된 뼈들은 그냥 시신이 아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불량소녀이고, 불량청소년일지라도, 그 애들도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사람이며, 그녀에게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나쁜 짓을 했다지만 이 소녀들은 죽어 마땅한 아이들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들의 목숨을 없애 버려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니 역겨웠다.

그녀가 바로 이런 소녀 중 한 명이었다.

그들 모두에게는 싸워 볼 기회가 주어져야 했다.

삶을 시작할 때 형편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미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킴이 그 사실에 대한 생생한 증거였다.

(p 276)

투지와 결단으로 가득 찬 그녀의 수사는 때론 절차를 무시해 큰일이 생길 뻔하기도 하지만, 팀원들의 신뢰 속에 앞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에서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저런 일을 저지른 범인을 누가 안 잡아가나 싶어 마음이 부글부글 거릴 때, 피해자의 편에 서서 범인을 잡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킴과 같은 형사가 있다면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에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킴의 매력을 미리 알아본 번역가는 이 시리즈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0년 전부터 오로지 팬심 하나로 출판사를 설립해 '킴 스톤' 시리즈를 출간하게 됩니다. 정말 첫 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킴덕'의 매력에 저도 퐁당 빠져들었습니다. 킴 스톤 시리즈의 2권과 3권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폭염도 기꺼울 따름입니다. 19권까지 있다니 나머지 책들도 어서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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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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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일본 지바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도호쿠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학내 SF·추리소설 연구회에서 활동했습니다. 첫 소설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가 제34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고, 유명 추리작가들의 지지로 2014년 동명의 소설을 출간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합니다. 2015년 출간된 "도쿄 결합 인간"이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문 후보에, 2016년 출간된 "잘 자, 인면창"이 제17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2019년에 출간된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가 2020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5위, 2020년에 출간된 "명탐정의 창자"가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3위에 오르는 등 거의 매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고 인기도 끌고 있습니다. 그럼, 2022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4위를 석권하며 일본 미스터리계를 휩쓴 <명탐정의 제물>을 보겠습니다.



오토야는 탐정이라는 삼촌으로 인해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해 니시신주쿠의 탐정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미행과 주변 청취를 하는 것은 선배들의 몫이었고,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일이라고는 보고서 작성 및 위임장의 위조뿐이었습니다. 3년 동안 근무하며 최소한의 노하우와 개업 자금을 모은 후, 1973년 11월 나카노 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탐정사무소를 개업했습니다. 대형 탐정사무소 출신이라는 경력과 발로 뛰는 성실한 조사 덕분에 포현을 받아 상담이 쇄도했습니다.


개업 후 1년 반이 지난 1975년 어느 날 아리모리 리리코가 자신을 조수로 써달라고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최근 전국에 지부를 늘리고 있는 신흥종교인 마루우치 신도를 박살 내고 싶다고 부탁합니다. 그녀의 아버지 집안은 유서 깊은 명문가였고 불편 없이 자유롭게 자랐는데, 11살 때 엄마가 가족 몰래 토지를 담보로 모모즈 상사에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모녀는 쫓겨났습니다. 엄마는 1년 후에 죽었고, 빚쟁이들이 모든 것을 가지고 간 뒤 남은 건 염주 팔찌 하나뿐이었습니다. 고아가 된 그녀는 어머니 쪽 친척에게 맡겨져서 자라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 장례식에서 상주가 똑같은 염주 팔찌를 차고 있는 것을 보고 모모즈 상사를 알게 되었답니다. 마루우치 신도가 사람을 모으고, 모모즈 상사가 신자에게 접촉해 고액의 투자를 하라고 말한 뒤 신자들은 교주에게 상담을 청하면 그 상담을 받은 교주가 등을 떠미는 식으로 신자들은 모모즈 상사에 돈을 쏟아부었던 것입니다. 마루우치 신도에 대한 정보를 모으던 중 신도들에게 영적인 힘을 과시하기 위해 탐정에게 의뢰를 했다고 추측했고 교단에 들어가기 위해 조수로 일하려고 한답니다. 오토야는 한 달 안에 성과를 내면 도와주겠다고 말했고 그녀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오토야는 동창인 신문기자 노기 노비루에게 연락했고 의혹을 1면으로 특종 보도했고, 경찰도 수사를 시작해 교단은 해산되었습니다. 탐정사무소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고, 1978년 가을 학회 일로 미국 출장을 간다고 한 이후로 리리코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리리코의 행적을 조사해 보니 모모즈 상사의 사장을 만났고, 그 이후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사장을 만났더니 미국의 거부 찰스 클라크가 리리코에게 짐 조든의 조사를 의뢰했다고 합니다. 짐 조든은 신흥종교의 교주로 1977년 1월 가이아나로 신자들을 데리고 이주해 그곳에 자신들만의 유토피아인 조든 타운을 만들었답니다. 신자들의 가족들이 모임을 결성해 짐 조든을 격렬하게 비난하자 그는 러시아로 떠나기로 생각했고 친소련파로 알려진 기업가 찰스 클라크에게 연락했습니다. 찰스는 진실을 알기 위해 독자적으로 조사단을 꾸리기로 하고 리리코를 비롯해 정신과 의사 조디 랜디, 전직 FBI 수사관 알프레드 덴트, 한국에서 종교 비리를 고발한 이하준을 조든 타운으로 파견했습니다. 오토야와 노기는 리리코를 찾기 위해 조든 타운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리리코는 교주가 보내주질 않아서 여기에 있는 상태랍니다. 며칠 후 하원의원 레오 라일랜드와 기자 일행이 조든 타운에 온다고 하고, 그전에 이들을 내보낼 계획을 알게 되어 안심하고 있던 차에 루이스 레즈너가 자신들을 이곳에서 데리고 가달라는 쪽지를 오토야에게 건넵니다.


이후 밀실에서 알프레드 덴트, 조디 랜디, 이하준이 살해당하고, 리리코와 오토야는 떠나지 않고 머물면서 조사를 계속합니다. 범인의 정체와 밀실에서의 살해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리리코와 오토야는 어떻게 될지 <명탐정의 제물>에서 확인하세요.




책의 시작에 '이 소설은 픽션이며 실제 인물 및 단체와는 일절 관계없습니다.'란 문구가 있지만 <명탐정의 제물>을 읽으면서 사이비종교 존스 타운 집단 자살 사건이 떠오릅니다. 존스 타운을 창설한 인물은 지미 존스로 'People's Temple(인민사원)'이라는 이름의 교회를 운영했으며 인종차별이 있었던 시대에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말에 많은 흑인들이 따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신과 같은 존재,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많은 돈을 빼돌리고, 어린 신도들과 성관계를 맺었고, 교회 신도들의 삶을 통제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자신의 교회를 가이아나의 외딴 지역인 조네스타운으로 이전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구타와 학대를 했고, 무장 경비병을 세워 탈출을 막았습니다. 1978년 11월 14일 레오 라이언 의원이 신고와 조사를 위해 존스타운을 방문했고, 다음날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16명의 신도들과 경비행기를 타려고 했으나 존스의 명령을 받은 무장한 경비병이 소총을 난사했고 5명의 사람이 죽었습니다. 이후 존스는 모든 거주자들을 불러 모아 집단 자살을 명령했고, 청산가리를 탄 에이드를 나누어 마셨고 약 900명의 신도들이 죽었습니다.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르고, 자식들에게 독을 먹이고 자신도 죽을 수 있나 이해되지 않았지만, <명탐정의 제물>에 나온 교주와 신도들도 잘못된 것을 알았으나 뒤로 물러설 수 없는지라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은 일상생활을 팽개치고 사람들에게 백안시당하며 전 재산을 털어서 이곳에 모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와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상황 앞에 그들의 신앙은 현실을 초월하게 된 것입니다. 이 책에 선보이는 4가지의 추리는 그냥 읽어선 완벽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다음 추리가 진행되면 앞선 추리의 맹점이 보입니다. 그것처럼 어떤 상황에 처한 사람은 자신이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퇴로도, 옆길도, 샛길도 없는 막다른 길로 자신을 내몰지 않도록, 지금 자신이 어디쯤에 있는지를 자주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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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의 밤 안전가옥 FIC-PICK 6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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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애 작가는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으로 데뷔했고, "잘 자요 엄마"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송시우 작가는 "계간 미스터리" 2009년 겨울호에 단편소설로 신인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달리는 조사관"은 2019년 OCN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방영되었습니다. 정해연 작가는 "더블",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 등을 출간했고, "유괴의 날"은 2023년 하반기 드라마 방송 예정입니다. 홍선주 작가는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으로 등단해 "나는 연쇄살인자와 결혼했다", "푸른 수염의 방" 등을 썼습니다. 이은영 작가는 "우울의 중점"을 썼습니다. 이 다섯 명의 작가가 함께 쓴 <파괴자들의 밤>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죽일 생각은 없었어'의 나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와 지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할머니는 집 뒤 텃밭 비닐하우스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었고, 학교 식물도감에서 할머니가 키우는 것들이 전부 독초임을 알게 된 나는 할머니에게 알려주었으나 할머니는 이미 알고 있었답니다. 누구나 다 세상을 살아가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며, 독성이 있다는 걸 알면 조심하면 될 일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파란 지붕 할머니와 싸운 뒤 며칠이 지나 마을 입구에 구급차가 보였습니다. 파란 지붕 집 할머니가 들것에 실려 나가고 난 할머니에게 달려가 그 소식을 말했더니 별일 아닌듯 하던 일을 하십니다. 전날 할머니는 나물 반찬을 만들어 마을회관에 있는 사람들에게 먹으라고 주고, 파랑 지붕 할머니에게도 한 그릇 나눠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지병으로 결국 죽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파란 지붕 집 할머니에게 건네준 나물 반찬은 할머니가 따로 만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8살 서정우의 실종 신고가 들어오면서 시작합니다. 학교 CCTV를 확인해 보니 스카프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여자와 함께 어디론가 가는 모습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미혼모인 정우 엄마, 외할머니, 외삼촌은 CCTV의 여자를 처음 본다고 했고, 경찰들은 수색을 하다가 뒷산에서 어떤 여자가 커다란 기타 케이스 같은 것을 절벽으로 던지는 것을 봤다는 주민의 제보에 기타 케이스에서 정우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용의자 18살 김윤주를 체포하고 담당 형사 이규형은 동기를 추궁합니다. 아무것도 모른다던 김윤주는 갑자기 화를 내고 욕을 하더니 죽은 정우의 사진을 보여주자 흠칫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라라이고, 욕하고 그런 짓을 한 아이는 치치랍니다.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어떤 관계도 없는 서정우를 죽인 이유를 알아내는 이야기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 '나뭇가지가 있었어'는 한때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전자 연구 학자인 김민규 교수가 갑자기 행방불명되었고 3년이 지나서야 사체로 발견되면서 시작합니다. 연구실 조교 박한경 박사는 3년 전 김민규 교수의 비리를 언론에 고발했으나 같은 연구실 동료들이 입을 다물어 혼자 싸우다가 결국 쫓겨났습니다. 손목에 나뭇가지가 있었다는 목격자 교수 딸의 증언에 몬스테라 줄기의 문신을 손목에 지닌 담당 하경사는 그를 의심했지만, 대상포진으로 입원한 터라 용의자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소개한 이야기의 뒷부분과 스토커와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 세계를 그린 이야기를 <파괴자들의 밤>에서 확인하세요.




여성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들과 함께하는 모임 '미스 마플 클럽'은 하나의 섬처럼 홀로 외롭게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의 작업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이 되기 위해, 오로지 집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모임입니다. '미스 마플 클럽'과 안전가옥이 '여성 빌런'이라는 키워드로 다섯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 앤솔로지 <파괴자들의 밤>에 담았습니다. 현실의 빌런도 픽션 속 빌런도 인기가 많은 요즘, 특히 여성 빌런은 우리나라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했습니다. 제목처럼 정말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사고처럼 사람을 계속 죽이게 되는 '죽일 생각은 없었어'의 주희, 특정한 세계관에 따라 개설된 커뮤니티의 캐릭터에 몰입해 초등생을 죽인 고등학생 윤주와 그녀를 조종하는 여왕 알렉산드리아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첫눈에 반했지만 만남이 이어질수록 그녀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껴 헤어지자고 말한 태현을 스토커 하는 '좋아서가 아냐'의 지영, 유명 교수의 실종으로 밝혀진 그의 추악한 민낯과 그를 복수하기 위해 참고 기다려온 '나뭇가지가 있었어'의 성실, 죽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 평소처럼 지내는 이상한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사일런트 디스코'의 나진까지. 다섯 캐릭터가 독특하고 매력적이어서 읽으면서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했습니다. 어떤 캐릭터는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놀랐지만 어느 정도 이해되는 면도 있었고, 또 다른 캐릭터는 여성 빌런과 보통 여성인 나와의 괴리감에 끝내 이해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강렬하고 눈을 뗄 수 없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괴적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그것이 현실에선 통용되고 받아들일 순 없지만, 소설이니까 멋대로, 끝까지 밀고 가는 여성 빌런들의 모습에 짜릿함을 느낍니다.



…네가 사는 세상의 표면을 한 꺼풀 벗기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p.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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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사진 잘 찍는 법 -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는
박찬준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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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더코어콘텐츠 대표로 사진작가, 컨설턴트,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아이폰 어워즈 사진전'에 입선했으며, 현대자동차 광고 사진과 온라인상에서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네이버 메인, 아마존 1등 상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매출을 높이고자 애쓰는 고객들에게 손쉽게 사진 찍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 저자의 노하우를 담은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는 인스타그램 사진 잘 찍는 법>을 보겠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 인스타그램을 먼저 알고 시작합니다. 피드 구성 방법과 해시 태크, 가로 사진과 세로 사진의 장단점, 좋은 사진 찾는 법을 배운 뒤에 실제 사진을 찍어봅시다. 인물사진과 제품과 음식 사진은 대상이 다른 만큼 찍는 방법도 다릅니다. 각각에 맞는 카메라 렌즈 선택과 최적의 빛 & 조명, 구도 잡는 법을 찍은 사진을 통해 바로 배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걸 고려해서 사진을 찍어도 보정은 안 하면 쓸모가 없습니다. 사진에서 보정은 80%를 차지할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촬영하는 기술에 따라서도 프로와 아마추어가 나뉘지만 보정 역시 실력에 따라 구분됩니다. 책에선 어떤 보정으로 해야 한다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감이 무엇이며, 선호하는 세팅 값이 무엇인지 찾으라고 합니다. 촬영만큼 보정도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면서 내가 원하는 톤을 찾고, 그 톤에 맞춰 인스타그램 피드를 구성한다면 통일된 색감이 표현돼 사람들이 계정을 방문했을 때 호감을 갖고 한 번이라도 더 게시물을 보게 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보정 어플인 스냅시드, VSCO를 소개합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운영을 위해 필요한 어플도 소개하는데요, 피드별 사이즈를 맞춰 주는 어플, 숏폼 영상과 릴스를 위한 어플, 사진에 글을 쓰는 어플을 실었습니다. 상단 고정 게시글은 자신을 대표하는 사진이나 정보를 최대 3개까지 피드 위쪽에 고정할 수 있는 기능인데, 어떻게 설정하는지 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카드 뉴스, 포스터 등 콘텐츠를 만들 때 필요한 이미지를 저작권 위배하지 않고 무료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은 개인의 일상도 올리지만, 자신이 하는 일과 비즈니스를 홍보하는 데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사용자들의 수도 많고 하루에도 수백만 장의 사진들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백만 장의 사진 중 대다수가 매력적이지 않고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하는 퀄리티가 떨어지는 사진이라면, 홍보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는 인스타그램 사진 잘 찍는 법>에서 스마트폰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가 많이 눌리는 성공적인 사진을 찍고 올리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사진 찍는 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피드의 일관성과 레이아웃 구성 방법, 해시태그 사용법, 상단 고정 게시글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회 수가 매출로 성공을 거둔 실사례를 실어 활용에 도움이 됩니다. 홍보에 국한되지 않고, 나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남들과 소통하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이 책을 읽고 따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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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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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8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입니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으며 천재 작가로 부상했습니다. 이후 "타나토노트", "신", "파피용", "고양이", 나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34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의 신작 <꿀벌의 예언>을 보겠습니다.



르네 톨레다노는 소르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가 오팔 에체고옌이라는 최면 치료사의 공연에서 피험자로 무대에 서면서 인연이 돼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최면술을 배워 선생을 그만두고 오팔과 함께 공연을 합니다. 유람선을 사서 판도라의 상자라고 이름 짓고 사람들에게 공연을 하던 중, 한 참석자의 요청에 의해 미래로 최면 공연을 하다가 참석자가 본 미래의 모습에 힘겨워하다 갑자기 눈을 뜨고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참석자는 신호등을 무시하고 교차로를 뛰어 건너다가 차에 부딪혀 다쳤으나 다행히 치료 가능한 부상이었습니다. 참석자는 르네와 오팔을 고소했고 재판부는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5만 유로의 손해 배상금을 지급하고 공연장을 영구 폐쇄해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배상금을 내야 할 돈이 없던 르네는 자신의 지도교수 알렉산드르 랑주뱅을 찾아가 초빙 강사 자리를 받았고, 오팔은 최면 치료사 마르쿠스의 보조를 돕는다고 합니다.


겨우 상황을 수습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르네는 참석자가 본 미래의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도 미래로 갑니다. 미래는 가니 자신의 63살 모습이 반깁니다. 르네 63은 미래가 심각하지만 꿀벌이 멸종돼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지경이라고 합니다. 꿀벌이 없어지니 수분이 안 되어 농업 생산량이 급감했고, 기온까지 상승해 곡물 생산은 더 줄었고, 메뚜기 떼가 창궐해 농사가 망쳐졌답니다. 식량은 부족한데 인구가 많아져 배고픔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시위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다 보니 결국 시아파와 수니파가 충돌해 세계는 두 진영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이제 3차 세계대전이 코앞이라고 합니다. 미래의 지식인 그룹이 사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던 중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이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르네 63은 르네 33에게 그 책의 행방을 부탁합니다.


르네는 예전 최면 공연에서 전생의 문들이 늘어선 복도에서 109번 문을 열고 들어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젊은 병사였던 그를 만났고 이후 일상이 뒤흔들렸습니다. 르네는 오팔에게 전생 여행이 일으킨 정신적 폐해를 바로잡아 달라고 했고, 오팔은 전생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니 다른 전생들을 보여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이후 르네는 최면을 의식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며 뇌를 탐험하는 새로운 도구를 얻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르네는 퇴행 최면을 통해 여러 전생을 방문했고 이번에도 퇴행 최면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랑주뱅도 르네를 통해 퇴행 최면을 경험하고 함께 꿀벌의 예언을 찾는데 협력하고, 그의 딸 멜리사도 함께 합니다.


퇴행 최면으로 간 전생의 르네와 랑주뱅은 어떤 인연이 있을지, 꿀벌의 예언은 어디에 있는지, <꿀벌의 예언>에서 확인하세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 지구를 생각하면 미래의 모습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해 홍수나 가뭄으로 죽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종교나 민족, 이념의 갈등으로 죽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2020년대의 모습으로 계속해나가면 2050년대의 지구는 디스토피아에서 그리는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매체에서 경고를 보내고 있고, 행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으니 최악의 예상보다는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몇 년 전 꿀벌이 멸종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우리나라 양봉업자들도 꿀벌이 없어서 꿀 수확량이 확연히 줄고 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꿀벌이 왜 사라지는지에 대한 보도 탐사도 진행되었으니 정확한 원인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저 다양한 원인의 결과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결론이 났었습니다. 어찌 보면 수많은 생물 중의 하나인 꿀벌이 인간과 어떤 관계가 있기에 우리는 이토록 긴장하는 걸까요. 꿀벌은 꿀벌 채집 과정에서 여러 식물들의 수분을 돕습니다. 우리가 먹는 과일들의 대부분은 벌의 꽃가루받이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꽃가루를 옮겨주는 동물은 꿀벌만 있지 않습니다. 야생벌, 파리, 등에, 나비, 나방, 풍뎅이, 모기 등 수많은 종의 곤충이 꽃가루를 옮겨줍니다. 하지만 세계 야생식물 종의 90%, 식량 작물의 75% 이상이 동물의 수분에 의존하고, 그중에서도 벌은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곤충학자에 의하면 벌 중에서 꿀벌이 30%, 나머지 야생벌이 70%의 꽃가루받이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수많은 식물 종의 씨앗의 수분을 담당하고 있는 벌을 위해, 먹이사슬의 토대가 되는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계 전체를 지켜야 합니다. 탁월한 이야기꾼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꿀벌의 예언>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시사점은 그것입니다.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시간은 4년뿐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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