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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자는 죽어주세요
프리키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는 필명처럼 다양하고 특별한 삶을 살고 싶어서 군인, 심리 도서 기획자, 영화 엑스트라, 공공 기관 직원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스스로 마음의 환부를 도려내는 성찰의 삶에 조금씩 다가가려 한답니다. 닮고 싶은 소설 작가는 소네 케이스케고, 한국의 시라이 도모유키로 불리는 게 당장의 목표이며, 전작으로 "기생록"이 있습니다. 그럼, <땡땡자는 죽어주세요>를 보겠습니다.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당한 김영도는 버스를 타고 내려 무작정 걷다가 24시간 국밥집에 들어갔습니다. 혼자 앉아 국밥과 맥주를 마시던 영도는 미 중앙정보부 소속 비밀 요원이라는 J를 만났고, 그에게 일자리를 부탁했습니다. J는 알약을 먹어야 채용이 된다고 했고 그는 먹었습니다. 이제 일자리를 얻었다는 생각에 기뻐한 영도는 J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자 속았는지 의심하게 됩니다. 그와 만났던 국밥집에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자신은 요원 L이라며 배신자 J가 어디 있는지 총을 겨누며 물어봅니다. 영도는 요원 테스트일 거라며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마침 택시 운전석 문이 열리며 J가 L을 전기 충격기로 기절시킵니다. L이 지닌 총을 영도에게 건네며 바로 임무를 수행하자고 합니다. 그와 함께 택시를 타고 A 아파트에 갔고, 30분이 지나도 자신이 나타나지 않으면 201호로 올라오라는 지시를 남기고 J는 아파트로 올라갑니다. 약속한 30분이 지나 201호로 간 영도는 칼에 맞고 쓰러진 J(정영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김석호와 박형식은 영도를 지명수배 사기범 정영재의 살해 용의자로 보고 취조를 합니다.
아침 뉴스를 보도한 아나운서 김나연은 국가생명연구소 연구원 황재준 박사와 내연 관계입니다. 황재준은 AI를 이용한 최첨단 핵무기 설계 프로그램을 모 비밀조직에 거액을 받고 넘기기로 했는데, 핵무기 설계 메인 칩 제공을 미루다 자취를 감춥니다. 비밀조직에서 나연에게 접근해 돈으로 포섭했고, 돈이 급했던 나연은 황재준의 아파트에 몰래 들어가려 했지만 금방 들키고, 그에게 목이 졸립니다. 위험을 감지한 나연은 손에 걸린 식칼을 휘둘렀고 쓰러진 재준을 보고 도망쳤습니다.
평행 세계의 시공간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지만 과거 사실을 바꿀 수 없는 초등학생 형제는 영도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합니다. 정부 직속 국가생명연구소 김준수 박사는 외부로 무단 반출된 핵무기 설계 프로그램 칩을 되찾을 목적으로 특이종 벌레를 개량한 '인면충 뇌 연결 프로젝트'를 가동합니다. 인면충이 주입되고 시간 이동 등으로 '분산' 현상을 겪은 사람은 원 세계와 갈라진 세계까지 영상이 모니터에 보입니다. 국가생명연구소에서는 김준수 박사의 주도로 목표물의 원래 세계와 분산된 평행세계의 상황을 비밀리에 관찰해 오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인면충 프로젝트와 평행 세계는 어떻게 전개될지, 자세한 이야기는 <땡땡자는 죽어주세요>에서 확인하세요.
<땡땡자는 죽어주세요>의 처음에 등장하며 강제 퇴직 후 J를 만나 위험에 빠지는 김영도, 국가생명연구소의 고문 박정구, 연구원 김준수와 황재준, 기관의 비밀 요원인 정영재(J)와 이성식(L), 미성년자 소녀를 죽이고 국가 재소자 플랜의 1호 대상자가 된 박정민, 등단 후 온전한 작품 하나 못 낸 전업 소설가 구철중, 40대에 회사에 조기 퇴직 후 고인의 집 청소 및 유품 정리 사업을 창업한 이수완, 불로불사와 기이한 시공간 이동 능력을 가진 초등학생 악동 형제 이영수와 이영호, 이들의 동창이자 치과의사인 김순주, 서울 D 경찰서 형사인 김석호와 박형식까지 '주요 등장인물 설명'에는 14명이 등장합니다. 설명만 읽으면 몇몇 외에는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이들은 묘하게 얽히게 됩니다. 평행 세계를 다루는 소설 이야기다 보니 무심코 지나친 이야기에 숨은 복선도 많습니다. 또한 등장한 인물의 행동으로 어느 정도 캐릭터를 잡았는데 뒤에 다른 인물과 연관되면서 예상치도 못했던 행동을 해서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야기 곳곳에 등장하는 최정혜, 김나연, 세린은 설명엔 나오지 않지만 주요 등장인물과의 관계가 밝혀지는 순간 그 앞에 등장한 이야기로 되돌아가 다시 확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도 평행세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며 이야기의 끝부분까지 다다랐는데, 마지막 '쿠키'에서 다시 이해력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책 마지막에 '에스에프코믹스' 권에서 계속된다는 부분에 저자의 다음 작품과 연결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저자의 전작과 이번 작품을 다시 한번 읽으면 정리가 될 듯합니다. 이야기의 반전과 치밀한 전개, 등장인물들과의 예기치 않은 관계까지, 놀라운 세계관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는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