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케이지 : 짐승의 집
보니 키스틀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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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사고에서 시작된 일이 패션업계 거물 기업을 뒤흔들만한 이야기로 밝혀진다.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그녀의 변화 과정도 흥미로운 서스펜스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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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케이지 : 짐승의 집
보니 키스틀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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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기업 소송을 전문으로, 전국적으로 사건을 수임해 성공적으로 소송을 진행한 바 있는 변호사입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으며, 모의재판에서 우승하고 법률적 글쓰기를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영문학 학위도 가진 저자는 법률가로서 이력을 더해가는 동시에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을 여럿 내놓으며 작가로도 유명하며, 대표 작품으로는 "하우스 온 파이어(2019)", "더 케이지(2022)", "그녀(2023)"가 있습니다. 그럼, 스릴러 <더 케이지 : 짐승의 집>을 보겠습니다.



맨해튼 30층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911 전화가 옵니다. 셰이 램버트라 밝힌 신고자는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고 합니다. 비상버튼도 인터콤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보인답니다. 함께 갇힌 사람은 루시 카터 존스인데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빨리 오라고 독촉합니다. 그러자 911에서는 소방대를 보냈으니 전화 끊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지만 배터리가 1%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셰이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제 본 내용인 셰이가 구출된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왼쪽 볼에 구멍이 나 있으며 주변에 선혈이 흩뿌려진 루시 카터 존스를 뒤로하고 셰이는 밖으로 나가 구역질을 했습니다. 출동한 경관에게 셰이가 진술하길,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루시는 공황 상태가 왔는지 숨을 헐떡거렸답니다. 자신이 진정하라며 911에 전화했고, 구조대가 올 거라고 했지만 헐떡거리는 숨소리만 났답니다. 상태가 걱정되어 핸드폰 플래시를 켰는데 루시가 손에 총을 들고 자신의 턱 아래에 대더랍니다. 자살할 작정이란 걸 깨닫고 셰이는 말리다가 방아쇠가 당겨졌답니다. 죽은 루시는 패션업계 거물 기업인 클로딘 드 마르티노 인터내셔널, CDMI 인사부 총괄 부장이고, 셰이는 같은 회사 법무팀 변호사로 일합니다. 셰이는 경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며 자신이 사고의 목격자임을 어필합니다.


보안팀장 잭 컬리건은 CDMI 법무자문 위원과 수석 부사장인 J. 잉그럼 배럿 주니어에게 루시의 죽음을 알렸고, 배럿은 뭔가를 파멸시키려고 말리라는 듯한 조짐이 루시에게 보였지만 이렇게 자살할 줄은 몰라서 놀랍니다. 배럿은 컬리건에게 루시 사무실에 남긴 것들을 찾아보라고 명령하고, 자신은 레스터 윌러드와 루시 집으로 가서 살펴봅니다. 루시가 온라인에서 총을 만드는 키트를 사서 조립한 총으로 죽었음을 알게 된 배럿은 생각합니다. 루시가 유서도 없고 자기 총도 아니었고, 엘리베이터에 혼자 탄 것이 아니라며, 셰이 램버트에 대해 조사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남편 엘리엇 거트먼에게 남부러울 게 없던 루시의 죽음이 자살로 종결되면, 사람들이 쑥덕거릴 것이고, 회사에서도 돈을 주지 않을 거랍니다.


사실대로 사고를 진술한 셰이는 곧 풀려날 거라 생각했지만, 상황이 이상하게 꼬입니다. 자신의 상관 배럿이 자신이 쓰지 않은 이력서에 위조된 경력을 알아내, 루시에게 셰이를 해고하라고 했답니다. 루시는 사고 당일 셰이를 만나 해고를 명령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에 함께 갇혔다는 것입니다. 셰이는 억울하다고 했고, 이 모든 것은 배럿의 음모라고 말했으나 담당 형사 라일리와 크루즈는 배럿에겐 동기가 없다고 합니다. 이제 셰이는 취조실에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데, 남은 이야기는 <더 케이지 : 짐승의 집>에서 확인하세요.



우연히 벌어진 고장 때문에 갇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함께 탄 사람이 죽는 것으로 <더 케이지 : 짐승의 집>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내가 탄 엘리베이터가 고장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놀랄까요. 그래도 휴대폰을 항상 가지고 있으니 급하면 119에 전화를 걸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소설처럼 전기가 나가서 깜깜해지고, 비상버튼도 작동이 안 되고, 휴대폰 밧데리도 얼마 없다면 침착하게 대처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게다가 같이 탄 사람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면 덩달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죠. 그나마 우리나라에선 총을 가지고 다니질 않으니 총기사고를 경험할 일이 극히 드물지만, 미국에서는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나오고, 자신을 보호할 목적으로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 고장난 엘리베이터 안에서 총을 꺼낸다면 정신과 몸이 얼어붙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주인공 셰이는 나름 최선을 다해 대처를 했습니다. 하지만 목격자에서 피의자로 자신의 상황이 바뀐 것 알게 되면서 빠르게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변호사인 주인공의 심리 묘사와 누명을 벗으려는 행동이 변호사가 쓴 작품이라 그런지 사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 책은 2014년 2월 2일 사고가 일어난 밤부터 셰이 램버트와 잉그럼 배럿, 2013년 12월 19일 회사에 합격한 셰이 램버트의 시선이 동시에 서술됩니다. 인물 시점도 교차되고, 시간도 교차되어 조금 복잡할 수 있지만 서술시작부분마다 이름과 날짜를 적어놓아 이 부분을 확인하고 읽으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니다. 단순한 사고에서 시작된 일이 패션업계 거물 기업을 뒤흔들만한 이야기로 밝혀지고, 그 중심에는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는 셰이가 있습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믿지 않았던 사람의 다른 점을 보게 된 그녀, 이 모든 일이 끝난 후엔 그녀도 예전과 똑같진 않을 겁니다.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그녀의 변화 과정도 흥미로운 서스펜스 스릴러 <더 케이지 : 짐승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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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라키의 머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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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저자는 오사카대학을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보기왕"이 심사위원들의 절찬을 받으며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은 같은 해 "보기왕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즈우노메 인형", "시시리바의 집", "나도라키의 머리", "젠슈의 발소리"를 시리즈로 출간했으며, "공포소설 기리카", "예언의 섬", "패밀리 랜드",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사이비의 아이" 등을 썼습니다. 그럼, 제72회 추리작가협회상 단편부문 수상작이 수록된 공포소설 단편집 <나도라키의 머리>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5층 사무실에서'는 UM 빌딩 5층의 임차인이 몇 달이 지나면 나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부동산 직원과 내가 이를 확인하러 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심리적 하자도 없고, 임차인들 사이에 문제도 없고, 사건이나 사고로 죽거나 자살한 물건도 아닌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임차인이 계속 바뀝니다. 부동산 직원에게 진정꾼을 부르라는 조언을 듣고 그를 불렀으나 실패하고 나와 부동산 직원도 아프다고 신음하는 남자아이의 소리를 듣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나니 정말 몸이 두들겨 맞은 듯한 고통이 옵니다. 방법을 찾지 못해 단골 술집 미노리에서 술은 진탕 마시며 하소연을 하자 그녀는 고엔지에 있는 데라시네라는 바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스피리추얼 히가에게 부탁하라고 합니다. 방법이 없어 바에 전화를 걸어 히가에게 메모를 남겼고 그녀에게 부탁을 합니다.


다섯 번째 '파인더 너머에'는 한때 잘나가는 카메라맨 묘진이 괴현상이 나타나는 스튜디오를 찍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오컬트 잡지에 일하는 나와 오컬트 작가인 노자키는 벽장을 찍으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묘진이 수상합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던 벽장 안에서 심령 사진집이 나타납니다. 이후 묘진이 찍은 사진을 인화하니 벽장 안의 사진은 없고, 과거 어떤 강의 풍경이었습니다. 이것이 괴이고 괴현상이라 생각해 난 편집장에게 후속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사해도 더 이상 진전은 없고 영능력자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잡지사와 일한 영능력자는 모두 바쁘다며 거절해, 데라시네 바의 히가 마코토를 소개받아 만나러 갑니다.


여섯 번째 이자 이 책의 제목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데라니시 신노스케인 내가 어릴 때부터 방학 때마다 들린 조부모 집에서 사촌 형 유지와 이상한 일을 겪은 이야기입니다. 나도라키 님의 손이 닿으면 썩고 아프거나 죽기도 했는데, 무사가 나타나 칼로 목을 잘라서 죽였답니다. 몸통은 날아서 산으로 도망치고 머리만 동굴에 모셔놓았는데, 몸통이 이따금 머리를 가지러 오곤 한답니다. 하지만 빠지지 않도록 해놨지만 몸통을 만나면 자기 머리로 착각해서 머리를 떼어간답니다. 그래서 조부모님은 근처 동굴에 가면 나도라키 님께 머리를 빼앗긴다며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촌 형 유지의 협박과 부추김으로 8년 전 밤에 동굴에 갔습니다. 그때 겪은 기이한 일은 지금도 잊히지 않았고, 고3인 지금 학교에서 노자키와 이야기 중에 우연히 말이 나와 두려움을 없애준다며 함께 조부모님의 집에 오게 되었습니다.


사무실, 학교, 술집, 대학교 동아리, 기묘한 스튜디오, 조부모집 근처 동굴까지 장소는 다르지만 기이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나도라키의 머리>에서 나머지 이야기와 소개하지 않은 단편을 확인하세요.




밤이 되면 아프다고 우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심한 고통이 찾아오는 사무실의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영능력자를 부르는 '5층 사무실에서', 비 오는 날에만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하루가 소녀의 영혼을 만나 진실을 알게 되는 '학교는 죽음의 냄새', 퇴근 후 부하 여직원에게 막말을 하며 성희롱을 일삼는 세 남자는 평소와 다른 여직원의 반응에 이상함을 느끼는 '술자리 잡담', 아카기 치구사는 호러 영화 동아리에서 제작하는 독립영화에 출연하면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비명', 스오와 노자키 그리고 카메라맨이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는 스튜디오를 촬영한 후에 찍을 수 없는 사진이 찍힌 '파인더 너머에', 어릴 때 나도라키의 전설이 내려오는 조부모집에 놀러 간 후 사촌 형과 이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가위에 눌리는 데라니시와 그 진상을 알아내는 노자키의 '나도라키의 머리'까지 <나도라키의 머리>엔 여섯 편의 호러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에는 히가 자매가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다섯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고, 노자키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이야기에 나옵니다. 같은 이름이 또다시 나와 왠지 반가웠는데, 이들은 작가의 전작에서도 등장하는 인물이랍니다. 그걸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공포 단편을 읽고 나니 사와무라 이치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집니다. 사람에 대한 애절함과 안타까움을 호러에 잘 녹여낸 그의 다른 작품을 읽으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습니다.



두려워하는 것 자체는 바보가 아니야.

바보는 공포에 휩싸여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고,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한 채 그릇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지.

영혼도 있고, 귀신도 있다, 그렇게 믿고 겁을 먹으면

보아야 할 걸 못 보게 되니까.

(p.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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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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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학습창의센터에서 미래 인재의 학습 역량과 창의성 개발을 위한 실천 방안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EBS '당신의 문해력', '클래스 e', SBS '부모 vs 학부모' 등에 출연해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교육 고민의 해법을 제시해오면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전 국민 공부 멘토이자 교육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럼, 서울대 광클 수업의 주인공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를 보겠습니다.



우리에게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울한 마음, 슬픈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연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 없는 존재라면 우리의 삶에 행복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어떤 대상에 개인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느낌 상태를 감정이라 하고, 특정 환경 자극에 의해 유발되어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기분 상태를 정서라 합니다. 진화론 관점에서 볼 때 감정의 표현과 인식은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생활하고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생존과 관련한 중요한 정서들을 기본 정서라고 하는데, 공포, 혐오, 분노, 놀람, 기쁨, 슬픔 여섯 가지로 구분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는, 감정에 대한 자기 절제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항상 일에 쫓기듯 살아가는 일상, 점점 더 심각해져 가는 부익부 빈익빈, 그로 인한 사회 격차가 심화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긍정적인 경험보다 부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나의 감정에 대한 자기 절제가 더 질실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타인과 자신의 정서를 잘 알고, 또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절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인 정서 조절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서 조절 능력은 스트레스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자원이며, 나아가 우리 삶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기 역량입니다.


왜 우리는 자신의 정서를 이해하려 할까요. 그 궁극적인 이유는 나 스스로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나의 중요한 한 부분인 정서를 잘 이해함으로써 내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결국 정서를 이해하려는 것은 내 삶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행복을 느끼는 이유를 분석해 보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선천적인 낙천성이 50%, 그 사람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배경이 10%, 그리고 일상생활의 즐거움이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의 즐거움이 행복을 경험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전철을 타고 강을 건너다 바라본 붉은 노을, 아침에 일어나 마주하는 향긋한 커피 향,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꾸밈없는 대화, 힘든 하루를 보낸 뒤 마주하는 가족들과의 저녁 식사……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행복들은 아주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행복의 차이가 만들어집니다.




우리는 감정의 세계에서 살아갑니다. 감정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는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감정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은 인간소외 현상이 이전보다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이를 조절하고 표현하는 것은 사회 공동체 내에서의 개인의 생존과 성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는 감정의 존재로서의 나를 이해하고,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감정의 역할을 생각해 보는 책입니다. 감정은 단순히 이성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충동이 아니라, 내 삶의 의미를 풍부하게 만드는 색입니다. 이 책을 읽고, 물밀듯 밀려오는 감정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타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행복의 감정을 쌓아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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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송태욱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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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열두 살 되던 해 미국으로 가 예일대학 불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프린스턴대학에서 객원 조교수로 일본 근대문학을 강의하고 1998년 스탠포드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한 저자는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작인 "본격 소설"을 비롯해 나쓰메 소세키의 미완성 소설을 이어 쓴 야심찬 프로젝트 "속 명암", 그밖에 "사소설(from left to right)" 등을 썼습니다. 그럼, 제39회 오사라기 지로상 수상작인 <어머니의 유산>을 보겠습니다.



이야기는 표지의 주인공이기도 한 미쓰키와 그녀의 언니 나쓰키의 통화로 시작됩니다. 실버타운에 입주한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산이 얼마인지를 물어보는데, 다행히 자매의 어머니는 자신의 노후 비용을 스스로 마련했고, 거기에 상속제를 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한 돈을 남겼습니다. 또한 실버타운 입주비용과 매달 들어가는 경비도 땅을 팔아서 마련했는데, 계약보다 1년도 못 사시다 돌아가셔서 반환금도 받게 되었습니다. 언니 나쓰키는 부잣집 차남 첼리스트와 결혼해서 돈 걱정 없이 살지만, 돈 액수를 듣자 엄청난 돈이라며 감격합니다. 미쓰키는 대학강사로, 남편 데쓰오는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고, 지금은 7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안식년 휴가를 얻어 혼자 베트남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전까지 안식년 휴가는 함께 갔으나 엄마가 골절을 당한 후로 거동이 불편해져서 꼼짝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런데다가 우연히 남편 방에서 우표를 찾다가 서랍을 열었는데, 누가 봐도 여자 물건 같은 티슈 케이스가 보입니다. 이것만으로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이후 남편이 쓰는 이메일 계정에 로그인했다가 그 정체를 확신하게 됩니다. 게다가 그 젊은 여자는 남편에게 아내 없이 베트남으로 간 뒤에 자연스럽게 별거와 이혼을 하라는 계획을 보내며, 이혼 후 미쓰키에게 줄 위자료까지 상세하게 적어놓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돌봄과 나이 들면서 생기는 변화도 힘든데, 남편의 외도까지 겹쳐져서 혼자 힘들어합니다.


미쓰키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 옛날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자신과 언니는 파리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다른 여자들에 비하면 대학 강사로 일도 하고, 남편은 교수라 남부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되돌아본 인생이 전혀 행복하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자를 둔 남편, 자신만 아는 언니, 화려한 삶만 원하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돌봄 노동에서 미쓰키는 점점 지쳐갑니다. 그렇게 드디어 엄마가 죽고 유산까지 받게 된 미쓰키는 이혼 후의 삶을 계획하며 여행을 떠납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자신의 삶에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어머니의 유산>은 전체 2부 안에 10쪽이 안되는 소제목 66개로 구성되었습니다. 처음부터 호흡이 긴 내용을 쭉 읽어야 할 필요 없이 조금씩 끊어진 이야기들을 엮었기에 500페이지가 넘는 내용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중년 여성 미쓰키가 엄마의 돌봄 노동에 지쳐가는 모습을 읽으며, 작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와 지금 요양병원에 계신 엄마가 계속 생각납니다. '왜 이렇게 늦었어!'라고 미쓰키의 엄마처럼 말하진 않고, 갈 때마다 오지 말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눈빛에서, 전화에서 그리워하고 있을 그 마음을 알기에 매주 찾아뵙고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 집에 계실 땐, 같이 있지 않아도 마음 한편에 항상 걱정이 가득이었습니다. 혹시 전화 오면 어디 다쳤을까 싶어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고, 구급차로 병원도 여러 번 갔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아픈 건 당연하고 그래서 돌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돌봄을 혼자서 감당하려니 힘들었습니다. 나도 나이 들수록 아플 건데, 내 인생도 이런 모습으로 자식에게 짐이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이제 걱정만 하지 말고, 몇 년 뒤 50이 되는 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 인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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