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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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캐릭터, 이색적인 소재와 배경을 자유자재로 주물러 늘 전대미문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의 이력을 살려 2009년 독창적인 수학 미스터리 "하마무라 나기사의 계산 노트"로 고단샤 소설 부문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 외 "니시카와 마코" 시리즈 등을 발표했고, 옛날이야기와 본격 미스터리를 결합한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와 "빨간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를 출간했습니다. 그럼, 시리즈 3탄인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죽세공 탐정 이야기'는 일본 전래 동화 '가구야 공주'를 바탕으로 합니다. 가난한 대나무 장수 할아버지가 빛나는 대나무 속에서 어린 가구야 공주를 발견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 가구야 공주는 어느 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달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비밀을 밝히고 결국 달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죽세공인 쓰쓰미 시게나오와 부하 아리사카 야스히라는 어느 날 마디마디 사이가 빛나는 대나무를 잘랐더니 엄지손가락 크기만 한 소녀가 있습니다. 소녀는 시게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가구야는 놀라울 만큼 성장이 빨랐는데 열흘쯤 되자 열두 살 정도로 자랐습니다. 가구야와 함께 대나무를 베러 간 지 이레째 되는 날 뿌리가 빛나는 대나무를 발견해서 보니 황금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빛나는 대나무가 발견됐고 집에는 황금이 쌓여갔습니다. 그걸로 가구야는 시게와 야스에게 새집을 지으라고 했고, 가구야의 성인식도 크게 치렀습니다. 가구야는 이 세상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고 그 소문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다섯 명의 남자가 가구야에게 결혼하자고 청했고, 그녀는 원하는 물건을 가져다주는 사람과 결혼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은 일본 전래동화 '데굴데굴 주먹밥'을 바탕으로 합니다. 부지런한 노부부가 산에서 나무를 하다 점심으로 주먹밥을 먹으려다가 주먹밥 하나가 떨어져 굴러가 나무 밑동에 난 구멍 속으로 빠집니다. 주먹밥을 주우러 간 할아버지가 실수로 구멍 안으로 빠지고, 그곳에는 흰쥐들이 주먹밥의 보답이라며 크고 작은 고리짝 두 개 중 하나를 골라가라고 합니다. 마음 착한 할아버지는 작은 고리짝을 골라 가져갔고 거기서는 금은보화가 잔뜩 나왔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욕심 많은 이웃집 할아버지는 일부러 주먹밥을 구멍에 떨어뜨리고, 고양이 흉내로 쥐들을 위협해 두 개의 고리짝 모두를 빼앗아가려고 합니다. 그러자 화가 난 쥐들이 할아버지를 물어뜯어 죽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요네하치가 생쥐들에게 자루를 선물 받아 보물들이 나왔다는 소문에 욕심 많은 소시치는 따라 합니다. 생쥐들이 춤을 추며 잔치를 열자고 했고 소시치는 자루만 받고 싶은 마음에 고양이 울음소리를 냅니다.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던 생쥐들 때문에 나무가 부러지고 뭔가가 쓰러지면서 범종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다시 소시치 영감은 주먹밥을 굴린 장소에 있습니다. 똑같이 주먹밥을 굴리고 생쥐들을 만나 잔치가 끝나길 기다리는데, 콩 창고 안에 만푸쿠가 죽어 있다고 소리칩니다. 모두 그리로 갔더니 콩 창고 안에 상반신만 나온 커다란 관음상이 보였고, 바닥에는 3할 정도 먹은 주먹밥과 그 옆엔 씨름 선수처럼 몸집이 거대한 노란 쥐가 쓰러져 있습니다. 모두가 만푸쿠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소시치 영감은 자루를 훔치려고 당기다가 범종이 다시 쓰러지고 또다시 주먹밥을 굴린 장소에 있습니다.


가구야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올 기한이 다 될 무렵 야스가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소시치 영감은 타임 루프에 갇히고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까요. 그리고 다른 세 개의 이야기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에서 확인하세요.




대나무 속에 있던 엄지 소녀와 밀실 살인사건, 데굴데굴 주먹밥과 무한 루프에 갇힌 욕심쟁이 영감, 물건을 계속 바꿔 부자가 된 볏짚 부자와 똑같은 사람을 자신들이 죽였다고 나선 범인들, 게가 준 주먹밥을 빼앗고 대신 감 씨앗을 준 욕심쟁이 원숭이에게 복수하는 동료들의 옛이야기와 진짜 이야기의 정체, 차솥으로 변신한 너구리 이야기와 밀실 살인사건. 이렇게 전래동화와 본격 미스터리 트릭을 가미한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린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는 작가의 기발함이 돋보입니다. 일본 전래동화를 비틀어 살인 사건을 추가했고, 그것을 추리하는 인물과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마지막 이야기까지 잠이 오지 않는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하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이야기는 연결되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이야기의 빠진 부분은 아이가 알아차려 할아버지가 진상을 들려줍니다. 글의 재미와 추리의 묘미, 등장인물들의 욕망이 잘 드러나 시리즈와 연결 짓지 않아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출간 1년 만에 판매 부수 10만 부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을 쓴 시리즈의 첫 번째와 서양 전래동화를 밑바탕으로 한 두 번째 책은 어떤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아직 언제가 될지 모를 네 번째 책이 출간되길 기다리며 그동안 못 읽은 앞권들의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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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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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설에 대한 편견을 깨트린 위화 작가의 신작, 시대에 휩쓸린 한 사람의 인생을 잘 그려냈다. 600쪽 가까운 분량이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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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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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위화는 1960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났습니다. 1983년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를 발표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초기 실험성 강한 중단편 소설을 잇달아 발표하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의 기수로 우뚝 섰습니다. 1993년 위화는 기념비적인 두 번째 장편소설 "인생"을 발표하며 중국을 넘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인생"은 장이머우 감독을 통해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으며, 출간 25년이 지난 2018년 한 해에만 200만 부가 팔리는 등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 발표한 "허삼관 매혈기"는 출간 후 10년간 가장 많이 판매된 중국소설로 선정되었습니다. 이후 중국 현대사회를 예리하게 그려낸 "형제", "제7일"을 잇달아 발표했고, 2021년, 8년 만에 발표한 <원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린샹푸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유일한 관리였고, 어머니는 이웃 현에서 향시에 급제한 집안의 딸이라 가세가 기울었어도 경전을 공부했고 총명한 데다가 손재주가 좋았습니다. 린샹푸가 다섯 살 때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로부터 400여 무의 전답과 방이 여섯 개인 저택, 끈이 끊어진 책까지 포함해 100여 권을 물려받았습니다. 어머니는 부지런히 배우고 성실하게 일하는 품성을 키워주었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작품인 작은 탁자와 걸상을 베틀 앞으로 옮겨놓고 어머니는 베를 짜면서 그를 가르쳤습니다. 열세 살 때부터 린샹푸는 집사 톈다를 따라 논밭을 살폈습니다. 그가 열아홉 살이 되었을 때 어머니는 병으로 쓰러졌고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스물네 살이 될 때까지 혼자 있던 린샹푸에게 젊은 남녀가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남매로 여동생은 샤오메이, 오빠는 아창입니다. 그들은 원청이라는 아주 먼 남쪽 도시에서 왔으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이모부 집으로 가서 일자리를 얻으려고 한답니다. 어머니가 떠난 뒤 침묵에 잠겨 있던 집에서 이날 밤에는 말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샤오메이라는 여자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여자가 병으로 쓰러져 일어나질 못했고 오빠는 여동생을 부탁하며 경성에서 이모부를 찾은 뒤 데려가겠다고 합니다. 그날 오후 샤오메이는 갑자기 건강을 되찾았고 집안일을 하고 베틀을 짜면서 오빠를 기다렸습니다. 둘은 결혼했고, 샤오메이는 부처에게 오빠를 보살펴달라고 빌어야겠다며 나갔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금괴를 가지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린샹푸는 말수가 줄고 웃음을 잃었습니다.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찾아왔습니다. 린샹푸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스승을 만나 기술을 배우던 중 샤오메이가 돌아왔습니다. 아이를 가졌다고 했고 이미 배도 많이 불렀습니다. 딸을 낳았고 여름이 지나가고 10월의 어느 날, 날이 밝지 않았는데 린샹푸는 그치지 않는 아이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아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린샹푸는 딸을 데리고 샤오메이를 쫓아가려 합니다. 아내의 고향인 원청이란 곳에 가려고 했으나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젖동냥을 하며 시진에 도착한 그는 그곳이 아창이 말한 원청과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온갖 고생을 다 하고도 아내를 찾지 못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딸이 린샹푸의 생각을 바꿔놓았습니다. 린샹푸는 시진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딸에게도, 그에게도 샤오메이가 필요했습니다. 지금 그들이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시진으로 돌아올 테니, 샤오메이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라 작정했습니다.


이야기의 2/3 지점에 부록에 해당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샤오메이와 아창의 어린 시절과 그들이 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샤오메이가 딸을 낳고는 왜 린샹푸를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려줍니다.




거의 600쪽에 달하는 <원청>은 읽기 시작하면 두꺼운 페이지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190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남자의 일생을 그려내는 장편소설은 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이라는 새 시대가 떠오르는 대격변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동네 지주인 린샹푸는 부모를 잃고 홀로 사는데 샤오메이란 여자를 만났으나 갑자기 사라집니다. 그러다 다시 나타나 딸을 낳고 또 떠납니다. 린샹푸는 아내를 찾기 위해 샤오메이가 말한 원청이란 곳으로 갑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곳을 몰랐고, 시진이란 곳이 아내가 말한 고향의 모습과 말투가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곳에 딸과 함께 머무르며 아내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렇게 새로운 곳에서 자리를 잡은 린샹푸는 혼란했던 사회에 휩쓸리게 됩니다. 개인의 일생이 시대와 맞물리며 어떤 행보를 이어가는지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운 시대 상황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 개인의 일생이 안타깝습니다. 또한 혼란한 시대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괴롭히는 토비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악행에 치가 떨립니다. 하지만 보듬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세상은 그래도 살아갈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난세의 전기적 이야기를 다룬 <원청>을 쓰면서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난세 속 대한제국에도 <원청> 같은 이야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서문에 썼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청 이야기를 기대하며 흡입력 있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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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2-241 반올림 57
한수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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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2년 단편소설 "나비"로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을, 2004년 장편 "공허의 1/4"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습니다. 소설집 "그녀의 나무, 핑궈리", 장편소설 "플루토의 지붕", "조의 두 번째 지도", "낮잠"등을 썼습니다. 그럼, 청소년 소설 <오로라 2-241>을 보겠습니다.



2090년 토르 30년, 이곳 토르와 토르월드의 신화를 보여주는 불꽃 드라마가 시작되고, 사람들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보러 테라스로 나왔습니다. 올해는 토르월드 이주 30주년이 되는 해라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합니다. 극소수의 지구인들만이 토르월드로 이주해 올 수 있습니다. 토르사 연구실에서 연구했던 버드의 부모님도 마찬가지고요. 버드의 부모님은 자신들의 연구가 지구를 회복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는데, 토르사는 날씨로 지구를 망치는데 일조했습니다. 국제 종자 저장고 폭파를 지시해 전 세계 씨앗을 폭발시키고, 토르사 벙커에 저장해 둔 유전자 씨앗이 지구를 장악해 사람들은 날씨뿐 아니라 씨앗까지도 토르사 걸 쓰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토르에서 주요 인물을 제거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토르사관학교는 '헌터'를 길러 내는 학교입니다. 날씨 대금을 갚지 못한 지구인들의 땅과 재산을 헌터들이 거둬들입니다. 버드는 곧 토르사관학교에 입학하고 부모님들은 그녀의 생각을 바꾸길 원합니다. 남들은 부러워하는 입학인데, 자꾸만 말리는 부모님에게 화가 난 버드는 아빠의 비행 슈트를 훔쳐 잠시 지구에 갔다 오려고 합니다. 추진 단추를 누르자 비행이 시작되었고, 곧 지구가 보입니다. 착륙 3분 전이라는 안내 멘트가 울리자마자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엄청난 속도로 솟구쳤다가 곤두박질칩니다. 그리고 뭔가에 세게 부딪쳤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2023년 2월 3일 단비네 식구는 대한민국 화양 골짜기에서 사과나무 밭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반려견 구름이가 짖어 밖을 나갔더니 커다란 사과나무 아래에 누군가가 엎드려 있습니다. 집으로 옮겼고 정신을 차린 누군가는 토르월드로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단비는 언제에서 온 건지 버드에게 물어봅니다. 버드는 자신이 미래에서 온 것임을 알아채고, 서둘러 비행 슈트를 입고 추진 단추를 누르려고 했으나 추진 단추가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습니다. 버드는 사과나무 아래에서 누군가가 구하러 올 거라고 생각했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토르월드로 돌아가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을 거라 다짐했는데, 사과를 본 순간 침이 고입니다. 참지 못하고 사과를 한 입 깨물었습니다. 버드는 부모님 세대나 맛본 멸종된 사과를 먹으며 추진 단추를 찾을 때까지 신세를 지겠다고 합니다.


버드와 단비는 시간 날 때마다 단추를 찾고, 사과나무를 돌보며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일이 지나고, 200일이 지나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단비네 사과밭은 일찍 핀 사과꽃과 무더위, 장마 같은 이상 기온으로 인해 사과나무 키우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날씨로 힘들어하는 단비네를 보는 버드와 지구의 모든 것이 멸종되었다는 버드의 말을 들은 단비는 어떤 생각을 할지, 버드는 집으로 갈 수 있을지, ?책 제목의 숫자는 무슨 의미인지, <오로라 2-241>에서 확인하세요.




사과가 사라지면 어떨 것 같나요. 사과 대신 다른 과일을 먹으면 될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과가 사라지면 다른 과일도 다 사라집니다. 예전엔 대구사과가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재배 지역이 북쪽으로 올라가더니, 2050년대가 되면 강원 산간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2070년대가 되면 국산 사과가 거의 사라진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몇 해 전부터 바나나, 망고 같은 열대과일이 우리나라 남쪽이나 제주도에서 재배가 된다고 들었는데,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해 한반도의 과일 지도뿐만 아니라 농, 수업지도가 바뀌고 그 속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후 위기로 인한 심각성은 알지도 못한 태평양 섬이 가라앉거나, 아프리카에서 오랫동안 비가 안 내리거나, 북극의 빙하가 빨리 녹고 있다는 정도여서 피부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먹거리가 점점 바뀌는 현상을 접하니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고 느껴집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날씨는 예전의 날씨와 다릅니다. 기록적인 폭우, 폭염, 산불이 빈번하고 그로 인한 재해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 모든 것이 지구도 더 이상 힘들다고 우리에게 하소연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됩니다. <오로라 2-241>의 미래의 모습처럼 되지 않도록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알았으면 좋겠어.

여기로 온 이유 말이야.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버드 너만은 그 이유를 알고 돌아가야 해.

(p. 71)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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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골목 EBS 세계테마기행 사진집 시리즈
EBS 세계테마기행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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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은 여행 정보를 전달하는 다큐멘터리이자 살아 있는 체험기를 선보이는 EBS의 여행 전문 교양 프로그램입니다.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활과 축제, 소수민족의 이야기와 대도시의 삶까지 지구촌 사람들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봅니다. 그중에서 <세상의 골목>을 보겠습니다.



북미와 남미 사이 카리브해 연안의 항구 도시 카르타헤나. 1533년 이곳에 도착했던 스페인 선장 페드로 데 에레디아에 의해 발견되고 건설된 도시로, 스페인의 항구 도시 카르타헤나에서 그 이름을 따왔습니다. 과거 식민 시대에는 무역항으로 번성했으며, 현재는 볼리바르주의 주도입니다. 카르타헤나는 19세기까지 남미에서 나는 모든 금은보석을 유럽으로 운반하는 중계항 역할을 했기 때문에 라틴아메리카에서 번성했던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정복자들의 말발굽 소리와 무역상의 짐수레,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의 한숨 소리가 가득했고, 가득할 것만 같은 카르타헤나의 오래된 골목입니다.


이란 아비아네는 산악 지역에 위치한 도시로, 고대 조로아스터풍의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벽도 골목의 바닥도 붉은빛이 돌기에 레드 빌리라고 불립니다. 1000년도 훌쩍 넘은 아주 먼 옛날, 이슬람으로 개종을 거부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는 조로아스터교 전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외부와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들만의 낙원, 오아시스를 건설했습니다. 바람이 많은 아비아네, 이곳 사람들은 바람길을 엇갈리게 내어 바람이 약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골목이나 여인들의 셀카 모습은 비슷합니다.


중국 윈난성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곳으로 한반도의 1.8배인 광활한 땅입니다. 고원과 분지, 협곡과 고산 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중 망시는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 지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다이족, 징포족, 더앙족 등 여러 소수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찬물에 빨래를 하는 엄마와 마당을 누비던 닭과 가축들, 옛날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알베르벨로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 바리 지역에 있는 도시입니다. 장화모양의 이탈리아반도 뒤꿈치에 위치하며 아드리안 해안과 가깝습니다. 16세기 아라곤의 백작이 노치지역의 농민 가족 40여 명을 이곳에 이주시켰습니다. 주민들은 구하기 쉬운 석회암을 이용해 빨리 짓고 부술 수 있도록 집을 지어 살았습니다. 나폴리 왕구의 스페인 총독이 주택에 많은 세금을 부과했기 때문에 이것을 피하기 위한 편법이었습니다. 원통 모양의 벽을 세우고 그 위에 납작한 돌로 원뿔 형태를 따라 지붕을 얹은 트룰리(트롤로의 복수형)는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하나의 방에 하나의 지붕이 울려지며, 이 방들이 모여 한 채의 트룰로를 이룹니다. 현재 옛 시가지의 몬티 지역과 아이아피코 지역을 중심으로 약 1천여 채가 밀집해 있습니다.




요즘 지방 도시에 가면 골목 담벼락을 꾸며놓은 예쁜 길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사진도 찍고, 한가롭게 골목길을 걸으면 마음에서 여유도 함께 생겨납니다. 우리나라의 골목도 도시마다 그 모양이 다른데, 다른 나라의 골목은 어떨까요. 더욱 낯설고 신기한 모습일 겁니다. <세상의 골목>은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중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콜롬비아, 멕시코, 튀니지, 케냐, 스페인, 탄자니아,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이란, 페루, 네팔, 타지키스탄, 홍콩, 베트남, 미얀마, 칠레, 대만, 라오스, 체코, 그리스의 골목들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모습의 골목들이 있습니다. 신기하고 아름다운 모습들 가운데, 사람들의 모습은 비슷합니다. 골목을 걷는 사람들,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 골목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 골목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골목에서 놀고 일하는 사람들, 그 모든 모습들을 우리나라 골목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보이는 풍경은 달라도 모습은 비슷합니다. 그래서 골목이란 단어는 어디서나 친근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멀리 골목이 보인다면, 거기에는 이웃이 있다는 뜻이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데 있지 않고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by 마르셀 프루스트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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