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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 : 형제 편 ㅣ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
이노우에 마기 지음, 김은모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5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2014년 "사랑과 금기의 술어논리"로 제5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5년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와 그 후속작 "성녀의 독배-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이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석권했습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 2년 연속 후보에 올라 일본 문학의 미래를 이어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습니다. 그 외 작품으로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은 "탐정이 너무 빨라"와 "기본소득의 기도", "무시카: 벌레를 진정시키는 음악", "아리아드네의 목소리" 등이 있습니다. 그럼 평행 미스터리 소설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 : 형제 편>을 보겠습니다.

한 고승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지역 하천인 아마쓰세강이 범람했는데, 어디선가 은생 쥐 떼가 언덕을 활용해 마을 사람들을 높은 곳으로 인도해 목숨을 구했다고 합니다. 고승은 부처님의 은혜라며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고지대에 절을 세웠고, 당시 쥐 떼가 은색 물결처럼 보였다는 이유로 절에 '긴나미'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덧붙여 긴나미절의 본존은 '성천님'이라는 불교의 신인데, 그 기원은 인도의 신 가네샤입니다. 쥐는 가네샤의 권속이라고 하니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유서 깊은 언덕이지만 이제는 완전히 쇠퇴했고 인적도 끊겼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국도가 근처 언덕에 뚫려서 사람도 차도 그리로 다닙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긴나미 언덕의 중턱에 고구레 가족이 애용하는 하카마다네 가게에서 벌어졌습니다. 평소 사고가 자주 나기로 악명 높은 긴나미 언덕의 커브 길 부근에서 고객을 방문하러 가던 부동산 회사의 영업 차량이 과속으로 달리다 운전대를 잘못 조작해 상점을 들이받았습니다. 가게 주인의 신고를 받고 경찰관이 출동했을 때, 맞은편 인도에 멍하니 서 있었던 아이가 고구레의 막내 료타였습니다. 가게 안쪽은 무사했지만 운전자가 닭꼬치구이를 먹으면서 운전을 했는지 차가 충돌한 순간 에어백이 꼬치를 망치처럼 때려서 즉사했습니다. 료타가 사고가 난 후에 조수석 쪽 차 지붕 너머로 검은 머리 같은 걸 봤다고 경찰에게 말했답니다.
두 번째 상점가에서 보석 가게를 하는 가미야마 씨에게 팔았다는 죽은 엄마의 레진 공예품을 악기점 하세가와 씨의 딸 시오가 만든 재활용품에서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그 사실을 발견한 사형제는 시오의 작품이 망가지고 레진 공예품이 사라진 것을 알고 범인을 조사합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후쿠타가 낚시하다가 아이스박스 안에서 닭꼬치구이 특집 서적을 발견했고, 글씨를 오려낸 부분을 찾아서 옮겨 적었더니 협박장이 완성됩니다. 겐타가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베트남 아르바이트생이 실종되고, 레스토랑의 바뀐 주인 야마네는 겐타가 미스터리 미식 투어에 참가 중이라 연락이 힘들 거라며 탐정처럼 목적지를 찾아보라고 제안합니다.
고구레 사형제가 맞닥뜨린 세 가지 사건을 어떻게 풀지, 자세한 이야기는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 : 형제 편>에서 확인하세요.
24살 긴나미 고등학교를 거쳐 조리사 학교를 졸업한 후 요리사를 목표로 실력을 쌓았으며 현재는 지역에서 인기 있는 캐주얼 프렌치 레스토랑 식당의 주방으로 일하고 있는 맏이 겐타, 이야기의 화자이며 고등학생 둘째 후쿠타, 공부를 잘하는 중학교 2학년 셋째 가쿠타, 축구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2학년 막내 료타까지, 사형제는 집 근처 긴나미 상점가를 애용합니다. 사형제는 돌아가신 엄마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서로 도와가며 살아갑니다. 해외 파견으로 집을 비운 아빠와 오래전 병으로 죽은 엄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이 엄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손수 제작한 그림책과 그림, 취미로 만들던 수제 액세서리, 즐겨 읽던 동화책과 DVD, 즐겨 두르던 황록색 숄 같은 물건들을 거실에 놔두고 항상 보고 싶어 합니다. 개성 있는 사형제의 모습에 웃음 짓다가, 긴나미 상점가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보는 순간, 이 소설이 미스터리임을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운전 중 먹고 있던 닭꼬치가 목에 꽂혀 죽은 운전자, 대회에 제출할 재활용품 전시물을 파손하고 '우물 정(井)'자를 남긴 범인, 미스터리 미식 투어에 숨겨진 납치 사건까지, 세 가지 사건에 사 형제는 얽힙니다. 각 사건에서 형제들은 목격자, 용의자가 되면서 남의 일이 아닌 가족의 일이 되어 버리고, 그래서 더욱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데 힘을 모읍니다. 잔인한 사건이 등장하거나, 범인인 누구인지 궁금케 하거나, 풀기 힘든 수수께끼를 던지기보다, 우애 있는 사형제를 보며 훈훈함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라서 좋았습니다. 고구레 사형제가 등장하는 후속 작품이 나오길 바랍니다.
세상에 좋은 사람은 없어.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제일 귀한 법이니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제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바탕으로
어떤 인간이 되려고 하느냐지.
그 방향성을 결정하는 게 양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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