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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욘더 - Good-bye Yonder, 제4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김장환 지음 / 김영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다 읽고 나서도, 욘더란 세계가 잊혀지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지금도 욘더를 하나의 천국으로 가고, 그 곳을 나의 다음 목표지로 정한 것은 아닐까?
지금으로부터 30년 후, 한국의 서울은 뉴 서울로 바뀌어 새로운 세상으로 바뀌어간다. 뉴 서울이라, 참으로 마음에 드는 소설이다. 지금껏 접해보지 못했던 미래 소설에, 아내를 잊지 못해 그녀의 인공 두뇌가 살고있는 세계로까지 떠나는 감상적인 이야기를 덧붙였으니 말이다. 작가는 유비쿼터스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엘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이 현재 진행중이고, 그 결과인 몇 십년 후에는 장갑처럼 장착하는 핸디와 선글라스처럼 착용하는 쉐이드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지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다.
로봇 기술도 크게 발달한다. 이제는 자연에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야생 동물들을 로봇으로 그대로 재현하여 비록 진짜 생명보다는 부자연스럽지만, 인공을 자연으로 만들려는 꽤 값진 시도를 하고 있다. 이 30년 후의 서울은 상당히 내 눈길을 많이 끈다. 그 곳에는 수소 충전소가 존재하고, 자신의 몸을 이상하게 변형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사이보그 기술을 이용해 자기 신체를 로봇과 결합하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그리니 말이다.
하지만, 이 욘더란 곳은 정말 색다른 개념이었다. 당시 사람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던 부흥사 K라는 사람은, 대충 이런 내용을 이야기했다. 종교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자신이 천국이라 믿는 곳을 성경 등을 통해서 체계화한 것이라고. 이 때 이 미래 세상에서는 더 이상 종교가 필요 없다. 현재가 곧 미래이고, 사람들은 이제 더 빠르게 발전할 혁신적인 세계를 기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와중에 갑자기 사람들의 자살 빈도율이 증가한다. 이들은 모두 뇌사 판정을 받고서, 새 장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장기를 제공한다.
이 책의 화자인 김홀은 인터뷰어로, 2년 전 죽은 아내를 아직까지 잊지 못하다가 아내가 당시 저장해놓았던 메모리를 통해 그녀를 재구성한 추모 사이트, 바이앤바이에 대해 알게 된다. 그녀의 아내, 차이후는 아직 그곳에서 살아있었을지도 모른다. 홀은 브로핀(Vropine, VR,곧 가상현실과 모르핀의 합성어로 가상 현실을 이용해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도구)을 이용해 그의 뇌가 욘더라는 세계로 스캔된다. 그리고 그곳은... 시간이 멈춘 일종의 천국이었다.
책 소개에는 정말 마법같은 말이 쓰여있다. '다시 사랑하기 위해, 가장 아름답게 이별하기 위해...', 홀은 컴퓨터 속의 그녀를 하나의 개체인 소프트웨어가 되어 다시 만났다. 이 욘더라는 세계는, 어쩌면 모두에게 있어 천국이 될지도 모른다. 작가는 만약 이 욘더란 세계가 만들어졌을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려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맞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불확실해보일지라도, 이 천국같은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멈춰버린 천국을 향해 말하고 싶다. '굿바이, 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