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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만든 30개 수도 이야기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력적인 역사 기행
김동섭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12월
평점 :
세계의 2백여 개의 나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도시가 있다. ‘신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말처럼 인류의 역사는 곧 도시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도시들 중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수도는 단 하나뿐이다. 수도는 한 나라의 정치, 경제, 행정의 중심이 되는 도시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도에는 중앙 정부가 있고, 그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일을 하는 곳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니, 한 나라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가 수도로 선정되는 것이다. 수도에는 인구도 많고, 그 많은 인구를 수용할 만한 여러 가지 시설들도 갖춰져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도시이니만큼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들도 많다. 이렇듯 수도는 그 나라 고유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가 집약된 곳이다.
우리가 도시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시란 분명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인데, 누군가에게 도시는 마천루, 아파트 숲, 지하철 등과 같은 물리적 공간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경제와 정치의 중심지와 같은 기능적 공간,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세련된 문화의 중심지, 차가운 도시 남자들(일명 차도남)이 살아가는 사회문화적 공간일 수 있다. 각자의 관점과 경험에 따라 도시의 의미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 책은 성균관대학교에서 불어학을 가르쳤고, 지금은 수원대학교 프랑스어문학 전공 교수를 지내며 프랑스 언어학, 문화인류학, 신화학, 라틴어 등을 강의하고 있는 김동섭 박사가 지명의 어원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는 물론, 역사의 굵직한 흐름을 따라 오늘날의 수도뿐만 아니라 과거의 수도까지 전방위로 조명하여 세계 30개의 수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제국의 수도에서 시작해, 중세의 주무대 유럽과 그 이전부터 세계를 이끌었던 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새로운 권력의 중심지 신대륙의 수도까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수도’란 한 나라의 역사·문화·권력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수도는 문명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여 일정 기간 역할을 하다가 새로운 도시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고대부터 핵심지였던 로마나 파리 같은 수도가 있는 반면, 현대에 들어와 허허벌판에 새로 건설된 브라질리아 같은 수도도 있다. 캐나다는 프랑스어권과 영어권 도시들의 경쟁으로 200번이 넘는 투표로 수도를 결정했으며, 여러 연방이 합쳐져 국가가 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수도가 3개나 된다고 한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시라고 불려진다. 이 책에서 예루살렘은 ‘루샤리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예루살렘이 가졌던 최초의 이름이다. 당시에는 도시명을 지방 신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루샤리무라는 이름은 ‘샬렘’ 또는 ‘샬리무’ 신을 숭배하는 도시라는 의미다. “샬렘 신은 지금의 시리아 지방에서 숭배하던 신으로, 창조의 신, 완벽함의 신, 그리고 석양의 신이었다.”(p.298)고 말한다.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은 고대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캐나다는 작은 도시 오타와를 수도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입법, 행정, 사법의 수도가 각각 따로 존재한다. 세계 최대의 도시 뉴욕은 미국의 수도가 아니며, 브라질의 최대 도시 상파울루도 수도가 아니다. 몽골 제국의 옛 수도 카라코룸에는 지금 빈터만 남아 있으며, 최후의 기독교 보루라고 불렸던 천년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현재 이슬람 나라의 도시가 되었다.
학교 다닐 때 역사와 세계사는 정말 어려웠고 지루하기만 했는데 이 책 <세계사를 만든 30개 수도 이야기>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듣듯이 흥미롭게 들어온다. 전 세계 수도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이 책은 손에 들기만 하면 재미에 빨려 들어가 밤을 새우면서 읽게 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