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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되려면 마키아벨리를 만나라! - 사장은 왜 이 책을 몰래 혼자서 볼까?
이안 디맥 지음, 이경진 옮김 / 진서원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오래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다.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인물로 이탈리아의 외교관이자, 정치철학자, 음악가, 시인 그리고 희곡가로 알려져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유명해졌는데 군주론으로 인해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은 후대에 냉혹한 정치, 술수 그리고 권력 추구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정치가로서의 그의 명성은『군주론』을 통해 형성되었다.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프랑스의 루이 12세, 신성로마제국의 막시밀리안 황제, 교황 율리우스 2세, 그리고 체사레 보르자를 직접 만난 그는 강력한 힘을 지닌 군주가 이탈리아의 내부 분열을 종식시키고 조국의 안정을 찾아 줄 것이라 생각하고, 그 기대를 ‘군주론’이라는 정치사상의 고전으로 탄생시켰다.
이 책은 호주 연방정부에서 20여 년 가까이 HR(인적자원) 컨설턴트로 일해 왔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HR 설계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 이안 디맥이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조직 내 인간관계가 경영학 이론대로 움직이지 않고 끊임없는 파워게임을 통해 재배치되는 것을 발견하면서 경영관리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하고, 인간의 권력의지를 파헤치기 위해 마키아벨리를 연구하기 시작한 결과물을 담았다.
어느 조직이든지 ‘권력’만이 유일하게 지속성을 가진다. 크든 작든, 수직적이든 수평적이든, 비영리단체든 사기업이든, 정부조직이든 상관없이 모든 조직은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실세든 약세든 권력의 본모습을 파악해야 생존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저마다 가진 망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착안한 ‘권력의 7가지 원칙’을 소개하면서 이것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권력의 7가지 원칙은 ‘자기 이익을 좇는 자를 믿어라’, ‘사람은 누구나 망상에 빠져 있다’, ‘권력은 투쟁을 통해서만 얻는다’, ‘동지를 친구로 착각하지 마라’, ‘자연스러움이 곧 권력이다’, ‘행운은 현명한 사람의 편이다’, ‘권력은 복종을 원한다’이다.
이 책은 변하지 않는 권력의 속성을 자세하게 파헤치고 있다. 권력자는 자격, 재능, 성실, 카리스마와 상관없다. 권력자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볼 수 있 자이며, 도덕성과 성실함, 운이나 능력으로도 말할 수 없는 게 권력자라는 말이 무섭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면서 진도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당한 학생들이 떠올랐다. 지도층의 권력 이용, 돈에 눈이 멀었던 탓에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이 아닐까. 자신의 배만 채우기에 급급한 기업가들, 직원들의 안전과 승객들의 안전을 생각했더라면, 선장이 제때 탈출 명령만 내렸다면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사람들의 안전 불감증이 낳은 사고이기에 더욱 미안하고 비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날 회사는 마키아벨리 시절 군주가 통치하던 왕국이나 다름없다. 조직 내 인간관계를 경영학이 아닌 인문학을 통해 심층적으로 파헤쳤다는 평가와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열띤 호평을 받은 이 책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대단한 힘과 용기를 찾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