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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진력 - 삶의 전장에서 이순신을 만나다
박종평 지음 / 더퀘스트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1592년 임진년에 발생한 조선과 일본의 조일전쟁, 즉 임진왜란은 조선왕조 역사 중 가장 참혹한 전쟁이었다. 그 위기의 조선을 구한 명장이 바로 성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은 전 세계의 다른 영웅들과 비교하여 특별한 점이 있다. 영웅들 대다수는 자기가 속한 집단이나 국가의 야망과 이익을 위해, 이웃나라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일으켜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이순신은 이들과 달리 이웃나라를 침략하지도, 적국의 무고한 백성을 죽이지도 않았다.
이순신의 전쟁은 적국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침략전쟁’이 아니라, 불의한 전쟁을 일으킨 자들을 응징하는 전쟁이자 자국의 백성들을 지키는 전쟁이었다.
이 책은 이순신 연구가이자 역사 칼럼니스트인 박종평이 ‘난중일기’와 당시의 장계(보고서) 그리고 수많은 일화를 통해 혼자 살아남는 게 아니라 함께 나아가려는 이들에게 삶의 전장에서 지지 않는 싸움을 하는 법을 알려준다. 즉, ‘진심진력’이란 네 글자로 이순신의 성공비결과 그에게서 배울 수 있는 인생에 대한 통찰을, 단순명쾌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낸다.
저자는 이순신에게서 세 가지 ‘진’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眞(참 진), 盡(다할 진), 進(나아갈 진)이다. “최선을 다하다란 뜻에서 자주 쓰이는 ‘다할 진(盡)’은 이순신 스스로도 자주 썼던 말이다. 주변 사람에게도 ‘최선을 다했다’며 칭찬해 주거나 스스로 ‘나는 할 일을 다했다’고 자평하는 대목이 많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사실 이순신의 삶 내내 지속된 것이다.
이순신은 최고사령관이면서도 직접 밭에 나가 씨를 뿌리고, 소금 굽는 가마솥을 만들고, 미역을 따온 일들이 <난중일기>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순신은 전쟁이 발발했을 때 굶주리는 백성과 군사들을 걱정하며,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전쟁 중에도 나라에 필요한 각종 진상품까지 생산하기도 했다.
이순신은 정유재란을 목전에 두고 모함을 받아서 하옥된다. 백성들의 혼란은 안중에도 없고 당권의 당쟁만을 일삼는 조정의 중신들과 왕에게 아첨하며 부패해 가는 그들에게서 이순신은 절망한다. 무능한 왕 선조에 대해서 인간적 배신감도 느낀다. 그의 가슴은 분노로 격탕하게 되고 옥중에서 마음속의 일기 심중일기를 작성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의 기록이 꼭 그의 전술에만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에게는 힘, 마음, 자세가 뭉쳐져 그를 만든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전쟁승리의 비결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순신을 영웅으로 만든 근본 요인은 철저한 자기관리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한 순간도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용맹 정진하는 이순신의 삶에는 유비무환의 자세, 위기관리능력, 솔선수범과 인간애에 바탕을 둔 리더십, 용기와 결단, 거북선을 개발한 창의성, <난중일기>를 남긴 철저한 기록정신, 뛰어난 정보수집과 활용능력, 연전연승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전략과 전술 등이 골고루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