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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 상실과 치유에 관한 아흔 네 가지 이야기
멜바 콜그로브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사람 때문에 웃고 행복한 경우도 있지만 상처받고 우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왜 우리는 연인, 친구, 상사와 부하, 부부관계에서 상처받는 관계를 맺게 되는가? 그것도 한 번만이 아니라 여러 번 되풀이해서 상처를 받게 되는가?
육체의 가벼운 상처는 가만히 두면 스스로 아문다. 하지만 깊은 상처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하고, 아주 심할 경우에는 병원이나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마음에 입은 상처는 육체의 상처보다 더 쉽게 덧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치유되지 않은 감정의 상처는 예기치 않은 순간에 불쑥 다시 고개를 내밀어 마음을 흩뜨려놓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의 상처는 육체의 상처만큼이나 섬세한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 책은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잃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철학자 멜바 콜그로브, 심리학자 해럴드 블룸필드, 시인 피터 맥윌리엄스가 감정의 상처가 상흔을 남기지 않고 덧나지 않도록 다독여주는 치유 처방전이다. 상실의 단계에 따른 애정 어린 조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진들 그리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심장을 관통하는 짧은 시 94편을 통해 독자들이 죽을 것처럼 고통스러운 상황을 극복해 결국에는 그것을 딛고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 ‘잃는다는 것’에서는 치유를 위한 준비단계로 여러 가지 상실의 종류, 증상들, 회복의 단계들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장 ‘그럼에도, 살아남은’에서는 이별 인정, 60억의 동행, 당신은 멋진 사람, 최소한의 결정, 멍청한 실수들, 극복의 증거, 현명한 안내자에 대해서 설명한다. 세 번째 장 ‘고통이 찾아올 때’에서는 견딜 수 없는 충동이 일 때, 두려움, 우울, 분노, 죄책감과 용서, 사랑중독증, 종합검진, 균형을 잃은 뇌, 내 몸이 원하는 것, 바람결에도 상처받는 마음에 대해서 설명한다.
네 번째 장 ‘스스로 치유되도록’에서는 성급한 반작용, 싼 황홀, 감정의 상처도 상처다, 악몽, 욕구의 소멸, 선하고 밝은 마음, 슬픔 속에 깃든 아름다움, 확신, 상상은 현실. 마음에도 색칠을 하라고 말한다. 다섯 번째 장 ‘그렇게 조금 더, 자랐다’에서는 고통은 약해지고 당신은 강해졌다, 용서, 놓아주는 것, 상실이 남긴 선물, 소소한 변화들, 새로운 시작, 새로운 것에 눈을 돌려보세요. 오래된 것들도 잊진 마세요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에 담긴 시를 쓴 피터 맥윌리엄스는 에이즈와 비호지킨 림프종을 앓다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시인이다. 그는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의료 목적을 위한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위해 죽음 직전까지 세상과 싸웠으며, 홈페이지에 자신의 시를 모두 공개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해 힘을 얻기를 바랐다.
저자는 이 책의 ‘상실이 남긴 선물’에서 “당신은 근심에 싸여 있었다. 그리고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는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고 보살필 줄도 알게 되었다. 비록 사랑은 잃었지만, 사랑은 당신을 성숙시켰다”(p.169)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