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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세상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다!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4년 1월
평점 :
사람이 사는 모습이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천차만별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주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산다. 아마 인간이라는 동일종으로서의 공통점, 그리고 같은 문화권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흥미롭고도 중요한 것은 공통성을 갖고 있는 생각과 그 생각의 내용이다. 어쩌면 그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면목일지도 모른다.
평소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시대 생각, 문화 생각, 좋은 생각, 나쁜 생각, 야한 생각 등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들로 가득하다. 인터넷 시대, 많은 정보가 넘쳐나더라도 지식은 모여야 힘이 된다. 마찬가지로 생각도 모여서 정리되어야 인생관을 정립할 수 있고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마광수 교수가 정의란 무엇인지, 옳은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 혼돈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를 준다. 그 지혜는 이제까지 우리가 기성세대로부터 세뇌당한 고정관념이 아니라 한 지식인이 통찰의 결과물로 빚어낸 생각과 위선을 벗은 지혜의 씨앗들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아하, 왜 나는 이제까지 이런 관점으로는 세상과 사물을 볼 수 없었을까”라는 신선한 충격과, 우리의 사고력을 시원하게 흔들어 놓는 카타르시스를 체험할 수 있다.
1977년 문단에 데뷔한 저자는 시, 소설, 에세이, 평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40여권의 저서를 내놓았으며, 1989년 에세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저자는 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으로 구속돼 사회적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를 이끌어간 것은 영웅들이 아니라 천재들이었다. 다시 말해서 ‘괴짜’들이었다. 프랑스 대혁명의 원동력이 된 것은 볼테르의 ‘철학 서한’이나 루소의 ‘사회계약론’이었지 로베스피에르의 정치적 열정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획일적 문화·획일적 통념·획일적 도덕 규준을 강요하면서 한편으로는 ‘창조성’을 내세우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영웅주의만 살아남고 천재론은 숨을 죽인다. 그리고 매스컴의 여론 조작에 의한 보수적 주류 문화만이 판을 친다.”(p.103)고 말했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10편씩 80가지의 작은 주제로 ‘마광수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1장은 ‘시대 생각’, 2장은 ‘문화 생각’, 3장은 ‘좋은 생각’, 4장은 ‘나쁜 생각’, 5장은 ‘이상한 생각’, 6장은 ‘야한 생각’, 7장은 ‘오늘 생각’, 8장은 ‘내일 생각’ 등으로 나눈다.
저자는 “성에 대한 표현의 자유나 논의의 자유가 보장될수록 개개인의 인권 역시 차츰 신장되어 간 것이 문화적 선진국들의 역사엿다는 사실을 우리는 새삼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이젠 ‘성의 자유’가 무조건 타락이나 범죄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성적 표현의 자유’ 역시 탄압받아서는 안 된다.”(p.248) 고 했다.
마광수 교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는 누구보다도 솔직한 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낸다. 혼돈의 시대, 역사의 큰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바로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