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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 10대의 정체성, 소통법, 진로, 가치관을 찾아가는 미술 에세이 ㅣ 사고뭉치 6
공주형 지음 / 탐 / 2013년 12월
평점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신, 카이로스를 보면 앞머리는 덥수룩하게 자라 무성한 반면, 뒷머리는 머리카락 하나 없는 대머리다. 조금은 기형적인 모습이기도 한데, 기회는 그런 모습이다. 다가오는 앞모습을 보면,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카락으로 인해 누구(기회)인지 분간하기 힘들고, 지나고 나서는 뒷머리가 없는 까닭에 잡을 수 없다. 게다가 카이로스의 등에는 물론이고 심지어 양 발목에도 날개가 달려 있다. 기회는 그만큼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청소년기는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이 시기를 잘 지내야 어른다운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세계적인 예술가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성장했다. 예술가의 인간적인 면모와 작품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나를 어떻게 사랑하고 소중히 할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는 것은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은 학고재 갤러리 큐레이터로 10년간 활동하였고, 200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으로 등단하여 지역 안팎의 문화영역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공주형 미술평론가가 나와 이웃, 세상에 대한 가치관을 하나하나 완성해 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엄마가 ‘미술’을 매개로 건네는 ‘생각할 거리’들을 모은 것이다.
조금은 서툴지만 순수하고 성실하게, 때때로 우직하게 진심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마음을 열고 더불어 성장한 예술가들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또 관계 맺은 사람들과 어떻게 성장해 갈지 생각해 보도록 이끌어 준다.
이 책에 실린 스물여섯 편의 꼭지들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사춘기 아이들에게 미술을 통해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이란 주제로 ‘중학 독서평설’에 연재됐던 것들이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정체성 찾기(나를 사랑하다)’에서는 발라둥, 윤두서, 툴루즈 로트레크, 칼로, 렘브란트, 마네 등 예술가들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설명해준다. 2장 ‘소통법 발견하기(너를 만나다)’에서는 김덕기, 프랭크, 워렌, 드가, 루크 제람, 뭉크, 박수근, 알마, 모네 등 예술가들을 통하여 가족, 공유, 소통, 이해, 공감, 신뢰, 갈등, 나눔의 키워드로 ‘너’와 진정한 소통을 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3장 ‘함께 성장하기(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까)’에서는 디즈니, 강익중, 세잔, 이동욱, 고갱, 베르니니 등 예술가들을 통해서 마음을 열고 더불어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4장 ‘가치관 완성하기(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어야 할까)’에서는 고흐, 김장 프랙티스, 라이트, 터너, 콜비츠, 야나기 무네요시 등 예술가들을 통하여 가치 창조, 과학 기술로 살펴보는 가치중립성, 다양성, 생명 존중에 대해 생각해본다.
인천 경인여고 왕지윤 선생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한 장의 그림이 숨기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 속에, 나와 타인의 소통과 성장의 실마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건네줍니다. 칭찬과 도전을 통해 함께 성장하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니 참 매력적입니다. 공주형 선생님의 차분하고 섬세한 안내가 자신만의 감상 표현에 서투른 청소년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라고 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과 부모들이 함께 읽고 느낀점을 서로 나누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