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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빠는 딸들의 첫사랑이었다 - 딸에게 물려주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
이경모 지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는 모든 아빠는 “못 생겨도 좋으니 건강하기만 해다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가 커 가면서 아빠는 돌변한다. “좀 더 잘 생겼으면”, “공부를 더 잘했으면” 본의 아니게 아빠의 욕심도 아이와 함께 점점 자라난다.
딸 하나와 두 아들 덕분에 농사 중에서 자식 농사가 가장 힘들다는 말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 심부름을 시키면 왜 내가 심부름을 해야 되냐고 따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커 가면 아빠의 사랑도 변해야 한다. 지켜봐 주는 사랑과 냉정한 사랑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이 책은 제일기획, TBWA 등에서 25년 넘게 근무하면서 아이디어라면 남부럽지 않은 광고 기획자로 살아온 저자 이경모가 아빠로서의 아픈 경험과 지혜가 담긴 아이디어 노트를 딸에게 전한다. 모든 딸바보 아빠들은 ‘선배딸바보 아빠의 경험’을 들을 수 있고, 딸들은 아빠의 진짜 속마음과 인생의 정수를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딸아이들의 아빠인 동시에 인생 선배”라고 하면서 “딸들의 첫사랑 연인으로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누구의 인생도 카피하지 말라’에서는 ‘콜럼버스보다 신밧드처럼 떠나라’, ‘남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위에서 놀지 말고 스스로 나침반을 들고 인생의 지도를 만들라’고 말한다. 2장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라보기’에서는 항상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달라지기 전에, 내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전에 세상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3장 ‘일상에서 느끼고 발견하기’에서는 배,칼, 고추, 소나무 중 관계없는 것을 찾는 퀴즈의 정답이 참 재미있다. 사람들마다 다른 생각의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퀴즈이다.
4장 ‘다른 생각 존중하고 배려하기’에서는 단풍잎 한 장이 그려진 그림을 본 후 느끼는 생각은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다. 서로 생각과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것을 조언한다. 5장 ‘오래오래 함함하게 살아가기’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라, 마음씨 바르고 고운 사람이 결국 대접 받는다’고 말한다.
거창고등학교 강당에는 ‘직업 선택 십계명’이 걸려 있다고 한다.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을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가라’ ‘장래성이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을 바랄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의심치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등이다.
이 책은 돈도 없고, 명예도 없고, 두 딸에게 물려줄 수 있는 거라곤 평생 아픈 경험으로 체득한 아이디어 노트밖에 없었던 저자가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쓴 글들이기에 딸을 키우는 아빠가, 커가면서 아빠와 어떻게 지내야할지 난감해하는 딸들이 읽으면 매우 좋은 책이다. 또 일상에 지친 사람들, 삶의 의욕이 떨어진 현대인들에게도 영양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