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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인문학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진실한 대답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요즘의 청춘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고민이 많다. 청춘에게 고뇌란 필수적으로 따르는 것이라고 말한 어느 철학자의 정의 때문이 아니다. 88만 원 세대, 시급 4,500원으로 규정되는 이 세대의 청춘들은 살아가기가 너무 버겁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취업의 문 앞에서, 도무지 누가 붙을 것인지 알 수 없는 로또 당첨 확률보다 더 낮아 보이는 시험 앞에서, 연애도 결혼도 내겐 너무 멀리 있는 이야기라는 서글픈 사랑 앞에서 청춘들은 실망과 좌절로 고개를 숙인다.
청춘들은 하나같이 시험이나 취업 때문에, 이뤄지지 않는 사랑 때문에, 불안한 미래 때문에, 직장이나 사회라는 조직생활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때문에, 결혼이라는 현실 때문에 겪는 갈등과 고민을 호소한다.
이 책은 고려대학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며 청춘을 보냈으며, 현대 한국을 보는 고유한 인문학적 시선이 우리 사회에 부재한다고 느껴 관련 작업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자 정지우가 우리 시대 청춘의 삶과 언어를 분석하고, 그 이면에 깔린 현실 논리를 인문학적으로 탐구한 청춘의 책이다.
이 책에서는 현실에 열심히 뛰어드는 것이 답이라고도, 멘토의 따뜻한 위로와 달콤한 위안이 답이라고도, 정치를 통해 사회체제를 뒤엎어야 한다는 것만이 답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지금 청춘을 살고 있는 한 젊은이의 입장에서 ‘이 하나뿐인 청춘과 삶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나간다.
이 책은 인문학적 시선을 가지고 지금의 청춘의 입장에서 어떻게 삶을 복원하고 만들어가고 쌓아나가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제1부 ‘청춘이라는 문제’에서는 우리 시대 청춘의 여러 문제들을 다루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잉여, 네트워크 관계망의 시간, 단순함의 미학, 엄친아, 루저, 연애 권하는 사회, 대학의 종말이라는 중심 테마들을 탐구한다. 제2부 ‘현대라는 문제’에서는 지금의 우리가 무엇보다 ‘현대’라는 기반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을 밝히고 현대에 대한 다섯 가지 키워드(현대, 현실감, 원자화, 타자, 분리감)를 통해 ‘청춘’의 문제가 사실은 ‘현대’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제3부 ‘삶과 현실’에서는 ‘삶과 현실’이라는 모델을 제시하여,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이 하나뿐인 삶을 이끌어 나가야할지 대안을 탐구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실이 사라진 세상에서 끊임없이 현실을 요구하지만, 돌아오는 건 그 때만 누릴 뿐 다음 순간이면 사라지는 ‘가상의 현실감’만이 남은 시대의 인간이 현대인이다. 경제는 점점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몰락과 성장을 반복하며, 아무리 투표를 열심히 해서 정권을 바꾸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우리는 점점 정치와 경제, 사회라는 보다 큰 세계로부터 멀어지고, 대신 방 안에서 컴퓨터를 통해 접하는 가상의 네트워크 세계만을 접하게 된다. 현실에 대한 요구는 때때로 월드컵 응원이나 촛불 시위 같은 형태로 터져 나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이 근본적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p.109) 라고 말했다.
청춘을 말하는 책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서 이 책은 ‘청춘’들에게 가장 솔직하고 확실한 해답을 준다. 냉철하게 삶을 고민할 수 있게 만드는 이 책을 청춘들에게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