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인문학에 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한다. 인문학의 위기니, 인문학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느니, 인문학을 통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거니, 인문학의 융성에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거니 등등. 심지어 기업의 CEO들도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인문학에 답을 구하고, 유명 대기업은 신입 사원 모집에 인문학 전공자들을 뽑는다고도 한다.
이렇게 인문학에 대한 암묵적 강요가 이루어지다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인문학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재미있지도 않고 실생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 같은데, 정말 취업과 승진을 위해 억지로 인문서를 읽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독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어려운 용어, 백과사전식의 딱딱한 구성으로 대중들의 인문학에 대한 호기심을 초장부터 꺾어버린 수많은 인문서들의 책임이 크다.
이 책은 공부기술, 그물망 공부법 등으로 유명해진 조승연씨가 일상에서 쓰는 영어 단어의 유래를 밝히며 인문학적 지식을 풀어낸다. 영어, 프랑스어 등 7개 언어를 구사하는 저자는 “언어에는 인간의 희로애락, 사랑과 갈등, 전쟁의 잔인함과 영웅들의 발자취, 예술과 문학의 원천이 스며 있어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인문학을 한다는 것과 상통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본래 아이돌이란 용어는 고대 인도와 유럽 일부 종교인들이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하던 테크닉을 호칭하던 의미가 변화 된 것”이라며 “본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의미는 수지 씨와 같이 국가대표급 아이돌에게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지의 말 한마디, 패션 등 모든 것이 팬들에게는 워너비 아이템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욕망과 유혹으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2장은 ‘사랑과 가족으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3장은 ‘인간사회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4장은 ‘예술과 여가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5장은 ‘전쟁과 계급으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6장은 ‘인간심리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등으로 우리에게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이 책에는 히딩크의 나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각자 먹은 것을 각각 지불하는 영어 표현인 더치페이의 더치가 바로 네덜란드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치페이는 네덜란드 상인들의 근검절약 정신과 타고난 장사 수완에 질투심을 갖고 꼭 필요한 용도에만 돈을 사용하던 모습을 비꼬아 영국인들이 폄하한 표현이 바로 더치페이라는 내용이 서술됐다. 또한 유럽의 문화, 지명, 패션, 식생활 등 우리가 알고 있던 단어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사람은 두 발로 걷기 때문에 하늘을 쳐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동물과 함께 땅 위에서 살아왔지만, 두 눈만은 항상 높은 하늘과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꿈꾸는 동물이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내가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썼던 단어들이 달리 보이면서 세상을 달리 볼 줄 아는 지혜를 얻게 된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기 원하는 분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