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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신의진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9월
평점 :
테크놀로지와 네트워크 전성시대다. 각종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기기들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젠 이들 없이는 생활 자체가 어려울 정도가 됐다. 그래서 현대인은 끊임없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문자를 주고받거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만난다.
주변을 둘러봐도 디지털기기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놀이터나 공원에 삼삼오오 짝을 지워 모인 아이들을 보면 나란히 앉아는 있지만 각자 스마트폰게임에 정신이 팔려 있다. 집에서도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방 안에 틀어박혀 컴퓨터게임을 하기 바쁘다. 심지어 엄마에게 건네는 한두 마디조차 스마트폰으로 전한다.
이 책은 국내 최고 소아정신과 의사이며, 현직 국회위원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신의진 박사가 20년간 진료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기기에 노예가 된 아이들의 문제점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저자는 성장기 아이들이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디지털기기에 있다고 고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디지털기기의 강한 자극에 지배당하면 아이의 뇌는 더욱 충동적인 것, 즉각적인 것, 화려한 것만 찾게 되는 자극추구형 뇌 ‘팝콘브레인’이 되고 만다고 충고한다. 팝콘브레인은 아이들의 정서·사회성발달뿐 아니라 집중력·기역력에 나쁜 영향을 줘 ‘공부 못하는 뇌’를 만들고 ADHD를 유발하기도 한다.
저자는 구글, 애플, 야후 등 IT거대기업들이 모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부모들은 자녀를 컴퓨터 없는 학교에 보낸다고 한다. 프랑스, 독일, 필란드 등의 나라에서는 초·중등학생들에게 휴대폰사용금지·자제를 권한다. 교육선진국에서는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디지털 환경 속에서 내 아이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디지털 페어런팅(육아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어릴적부터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부모들이 자녀의 인성과 감성, 재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디지털 페어런팅을 실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명한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페어런팅 원칙 7가지를 제시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사주느냐다. ‘시간’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약속을 어겼을 때의 벌칙을 명확히 정해둔다. 규칙을 정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다. 디지털 경험에 대해 늘 부모와 아이가 공유한다. 가족 전체가 한마음이 되어 참여한다. 부모가 통제할 수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디지털 기기에 푹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며 한숨을 짓는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중국, 미국, 영국, 호주, 스위스, 핀란드, 캐나다, 프랑스 등 교육 선진국들 역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점점 피폐해지고 있는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문제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하여 가정마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사용 수칙을 정하여 철저히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실천한다면 디지털기기의 노예가 아닌 인간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모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