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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 사유의 스승이 된 철학자들의 이야기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8월
평점 :
사람은 누구나 생애 어느 순간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막 의식이 싹틀 무렵 아이는 먼저 주변 세계에 관심을 가진다. 주변 세계에 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이면 사춘기가 되어 자신의 존재에 관해 궁금하게 생각하던 것을 묻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내가 세계를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이 과연 옳은지 어떤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철학에 대해서 공부하려고 하지만 ‘철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사실 철학은 부드럽지도 않고 단순하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 마치 우리들 각자의 삶과 같다.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이 부드럽고 단순하고 쉽지만은 않다. 살림 걱정, 노후 걱정, 취직 걱정, 자식 걱정 등 우리 삶에는 어디 하나 부드러운 구석이 없다. 삶이란 딱딱하고 복잡하고 어렵다. 철학이 딱딱하고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까닭은, 철학의 출발점이요 터전이라 할 우리의 삶이 바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프랑스 국제철학학교의 교수를 역임한 철학자 로제 폴 드르와가 20세기를 화려하게 수놓은 스무 명의 위대한 철학들에 대해 경험, 과학과 철학의 동행, 언어, 자유와 부조리 등 7개 분야로 나눠 소개한다.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다시 경험으로’에서는 고대 철학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경험에 주목한 앙리 베르그송, 윌리엄 제임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철학을 살펴본다. 또한 과학, 언어, 자유와 부조리, 진리 탐험, 위기, 논쟁 등의 주제 아래 버트런드 러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장 폴 사르트르, 마하트마 간디 등의 사상체계를 들춰본다. 2장 ‘과학과 철학의 동행 혹은 배신’에서는 버트런드 러셀, 에드문트 후설, 마르틴 하이데거는 철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과학에 주목한다.
3장 ‘소리 이상의 언어’에서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한나 아렌트, 윌러드 밴 오먼 콰인은 소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 ‘언어’에 주목한다. 4장 ‘자유와 부조리’에서는 장 폴 사르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알베르 카뮈는 세상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고민한다. 5장 ‘진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는 마하트마 간디, 루이 알튀세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정신의 문을 열고 굴레를 벗어나고자 한다. 6장 ‘인간의 자취가 보이지 않을 때’에서는 인간 개념의 위기 속에 봉착한 질 들뢰즈, 미셸 푸코,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그 위기를 어떻게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는지 보여준다. 7장 ‘끝나지 않는 논쟁’에서는 자크 데리다와 위르겐 하버마스가 합리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사이에 두고 끝없는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이야기 한다. ‘다시 경험으로’란 타이틀이 붙은 첫 파트에서 베르그송과 제임스, 프로이트를 소개하면서 이 세 철학자들의 공통분모는 “우리는 누구나 본질이나 핵심에 대해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것을 경험할 수는 있다는 확신이다.”(p.18)라고 소개한다.
이 책에서는 매우 친절하게 각 장 말미에 철학자를 알기 위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과 좀 더 깊이 알고 싶을 때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철학 초보자들이 현대와 주요 철학자와 그들의 업적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주면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