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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다 이럴 줄 알았다 - 100세 시대의 은퇴설계, 준비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김진영 지음 / 홍익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인생은 크게 3막으로 나뉜다. 인생 1막은 태어나 결혼해 일가를 이루기까지다. 부모들에게 자식을 언제까지 돌볼 것인지 물으면 절반 이상이 결혼할 때까지라고 대답한다. 이는 자녀들도 마찬가지여서, 부모의 우산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자립을 하는 시기를 결혼 때까지로 본다. 인생 2막은 사회생활을 하다가 아이들을 출가시키고 둘 또는 혼자 남는 시기로,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동분서주하면서 자기 삶의 공고한 토대를 쌓는 시기이기도 하다. 마지막 인생 3막은 은퇴 후부터 죽을 때까지로,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세상을 하직할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그리고 인생의 각 막은 드라마처럼 1막에서 2막을 준비하고, 2막에서 3막을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은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인 저자 김진영이 은퇴자들이 알고 있어야 할 100세 시대 은퇴설계 노하우인 금융이론과 금융상품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재산도 대부분 큰 덩어리로 나뉘어 있기에 은퇴 후 풀어 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산을 오를 때 근육과 내려올 때 쓰는 근육이 다르듯, 은퇴 후 자산관리도 이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이다. 저자는 “자식이 아주 튼실해 자식 등에 업혀 내려올 수 있다면 걱정 없지만 혼자 내려오려면 2배 이상의 준비와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사람의 일생은 삶과 죽음 두 가지로만 되어 있는 게 아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생즉비생(生卽非生), 즉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시간’이다. 그래서 사람은 ‘삶을 살다’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시간’을 지나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p.9)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반드시 넘어야 할 은퇴 5년의 크레바스’를 이야기 하는데 그것은 창업 크레바스, 사기 크레바스, 건강 크레바스, 부부 크레바스, 자식 크레바스로 은퇴 후 5년 내외인 과도기에 은퇴 생활 전체를 망칠 수 있는 다섯 가지 함정이다. 다섯 가지 크레바스 중 가장 피하기 어려운 게 ‘자식 크레바스’다. 자식 크레바스는 자식이 결혼은커녕 취직도 못해 부모의 지원이 계속 필요한 상황을 일컫는다.
황혼이혼이 늘면서 ‘부부 크레바스’도 부각되고 있다. 저자는 “직장과 가정을 동시에 잃은 상실감이 노후의 삶에 치명적 크레바스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창업 실패로 겪는 ‘창업 크레바스’, 사기를 당해 퇴직금을 날리는 ‘사기 크레바스’,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강 크레바스’ 등도 은퇴 생활을 좀먹는 위험요소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시간을 지나면, 마침내 인생의 끝에 도착한다. 인생의 맨 끝에서 뒤돌아 본 내 모습은 어떨 것 같은가?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길 수 있으며, 내가 세상에 남길 마지막 말은 무엇인가?”
사람이 죽으면 그의 일생을 집약한 묘비명을 남긴다. 헤밍웨이의 묘비명은 ‘일어나지 못해 미안합니다’이고, 프랑스의 소설가 스탕달은 ‘살았다, 썼다, 사랑했다’, 슈베르트는 ‘음악은 이곳에 소중한 보물을 묻었다’이며,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묘비명을 남겼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묘비명을 남길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물쭈물하다 이럴 줄 알았다’는 후회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