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바라보라 - 나를 빚으신 주님이 내게 바라시는 것
켄 가이어 지음, 최요한 옮김 / 아드폰테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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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인 동시에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십자가는 희생을 나타내며 아무 죄 없이 죄의 누명을 쓰고 이유 없이 고난을 받는 것이 십자가이다. 예수님이 짊어지셨던 것처럼 내가 남의 허물을 대신 짊어지고 축복의 길임을 믿고 가는 것이 십자가이다. 다른 사람의 죄를 내가 짊어지고 다른 사람의 의를 나타내주는 것이 곧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나를 부인하고 주님을 따르는 것이다. 내가 내 죄를 회개할 때 예수님이 대신 지셨던 죄의 누명이 벗겨지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채찍을 맞고 곤욕을 당해도 오히려 저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시며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죽기까지 순종하셨다. 이렇게 주님이 십자가를 지셨기에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분쟁이 없어졌고 화해를 이루었다.

 

이 책은 [영혼의 창], [묵상하는 삶] 등을 통해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혼의 작가로 불리며, 미국 기독교출판협의회에서 주는 골드메달리언 상을 두 차례 수상한 저자 켄 가이어가 미켈란젤로의 걸작 피에타를 보면서 십자가를 묵상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독교 작가 맥스 루케이도가 나는 그냥 작가이고, 켄 가이어가 진짜 작가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글에는 깊은 통찰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묵상이 탁월한 켄 가이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늘 세밀한 관찰자의 눈으로 세상의 모든 창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때로는 자아라는 돌의 고집스런 부분이 망치에 부서져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아가는 일상에 대한 얘기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분이 찔리신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다. 그분이 상하신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그분이 맞으신 것은 우리를 낫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 쓰인 동사를 보라. 모두 피동이다. 여러 손이 그분을 공격했다. 서로 다른 손이지만 모든 손이 적의 손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손의 이면에는 최대의 적, 사탄의 손이 있었다.”(p.79)고 말한다.

 

저자는 미켈란젤로가 거칠고 커다란 대리석에서 아름다운 형상 <피에타>를 조각해낸 것처럼 우리를 조각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안의 자아를 깎아 그리스도의 형상이 드러나도록 하신다.”고 말한다.

 

주님은 우리가 십자가를 바라보며 변화하길 원하신다. 바라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분처럼 닮아가길 바라고 계신다. 하나님은 우리 안에 자아라는 돌에 갇힌 그리스도의 형상을 풀어주기 위해 예수가 아닌 모든 걸 깨기 시작하신다. 돌은 망치에 순종하든가 저항한다. 순종하면 우리 인생에서 그리스도의 형상이 서서히 드러나게 될 것이지만 저항을 일삼으면 하나님이 돌을 그대로 남겨두시는 날이 도래하게 된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사진(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보면서 그리스도의 고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기도의 예시와 묵상과 대화를 위한 물음을 통해서는 묵상과 기도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순절 기간에 이 책을 읽고 십자가 묵상을 위한 40일 기도 수첩부록을 활용한다면 주께서 걸어가신 길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은 십자가를 가까이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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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조이
도미니끄 라피에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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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도시라는 뜻의 아낭 나가르는 인도 캘커타에서 가장 빈곤한 빈민굴이다. 인구는 70만 명이나 되는데도 우물과 샘은 겨우 10여 개밖에 되지 않았고, 주민 2500명당 변소가 하나뿐일 정도로 비인간적인 곳이다. 프랑스인 신부 폴 랑베르는 빈민굴 아낭 나가르환희의 도시로 변모시키기 위해 더럽고 음울하고 진흙과 똥으로 가득 찬 빈민굴에서 몇 개월 동안 생활하며 그곳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이 소설은 프랑스 출신의 저술가로서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을 남긴 저자 도미니크 라피에르가 인도 캘커타의 지옥 같은 빈민굴에 살면서 경험한 인간사를 소설로 풀어낸 것이다. 소설은 영화 시티 오브 조이로도 제작됐으며,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크리스토퍼상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이 소설에는 극에 달할 만큼의 비참한 생활을 하는 주민들과 삶을 함께하며 그들에게 헌신하고, 불의와 투쟁하고, 결국은 승리하는 테레사 수녀를 비롯한 성직자들과 젊은 미국인 의사, 아샘 출신 간호사, 인력거꾼 등이 나온다. 저자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며 조그만 호의에도 신에게 감사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결코 절망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우리는 풍요의 시대면서 동시에 양극화가 심각한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상대적 가난이란 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만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이 책의 주인공 하사리 팔은 처음부터 자신의 피를 팔고, 인력거를 끌고, 급기야 뼈까지 팔아야 하는 도시의 최하층 빈민이 아니었다. 그도 거지가 아니라 농부였던 적이 있었다. 아름다운 아내와 티 없이 밝은 아이들이 일을 마친 그를 반겨주는 깨끗한 오두막집에서 하사리 팔은 가난했지만 행복했다. 그러나 지주와의 부당한 소송, 연이은 홍수와 가뭄, 그리고 해묵은 인도의 관습인 결혼 지참금 문제로 그들 가족은 파산하게 되었고, 결국 고리대금업자, 가축 상인들에게 모든 것을 내주고 쫓기듯 대도시 캘커타로 향하게 된다.

 

환희의 도시캘커타에는 이처럼 농촌에서 삶의 기반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나병 환자, 히쥐라, 해골 수출업자, 넝마주이, 인력거꾼 등 사회 최하층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뒤엉켜 살고 있다.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어 다쳐서 병원을 가면 치료보다는 절단이 더 쉽다.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비참함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수많은 가련한 사람들 곁으로 다가온 프랑스인 신부 폴 랑베르가 빈민굴 아낭 나가르를 뜻 그대로 환희의 도시로 변모시켜 신과 인간, 가난과 행복, 절망적인 현실에서 희망과 기적을 이뤄내는 그들의 이야기는 가슴 찡한 감동을 준다.

 

이 책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인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봉사와 나눔을 통해서 변화를 이끌어내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것은 지금 우리 주위에도 이처럼 버림받고 멸시받고 무시당하며 응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현실 때문이다. 극도의 개인주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도 이제 그들에게 관심을 돌리고 살아가야 할 때다. 힘들어 자살을 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위로를 베풀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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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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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역사를 알아야만 하는가?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 살기 바쁘다. 그게 밥 먹고 사는데 무슨 도움이 되는가? 라고 반문을 한다. 하지만 역사를 모르면 미래가 없다. 오늘의 우리는 과거역사가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모르면 현재를 진단할 수 없고 미래를 준비할 수도 없다. 우리는 역사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배우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특히 한국사는 우리에게 친숙할 뿐만 아니라, 가까운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알아야 할 가치가 있다. “역사를 모르는 자, 역사에 휩쓸려 가리라!”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과거의 일을 기록한 역사는 현재의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이 책은 한국의 역사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 가운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몇 가지 역사적 사건들 가운데 201110월부터 기획, 편성된 프로그램인 [역사채널]의 내용들을 간추려 모은 것이다.

 

이 책은 모두 21가지를 3부로 나누어 역사 이야기를 담았다. 1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는 역사의 큰 흐름 앞에서 개인의 안위를 버린 인물 이회영 일가의 삶을 시작으로, 사료 속에 한 줄로 새겨져 있는 역사 속 인물들을 복원하고 있다. 또한 임금에게 충언을 서슴지 않았던 대간과 만년 후의 기록인 사초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관에 이르기까지, 한 번뿐인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2나는 누구인가에서는 본래의 자기를 찾고자 했던 사람들을 다룬다. 윤두서의 <자화상>을 보며 나는 누구인가를 성찰하며, 동시대를 살면서도 냉대와 멸시를 받았거나, 그림자처럼 그 존재가 가려져 있던 백정과 환관, 그리고 우리의 말과 우리의 시간을 찾고자 했던 세종에 이르기까지, 자기를 찾으려 애썼던 이들의 삶을 조명한다.

 

3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에서는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가슴 아픈 역사의 순간들과 그 사실들을 세상에 알리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999번째 수요일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문제를 환기시키고, ‘기억을 기억하라편을 통해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당시 소녀들의 일기를 복원하며, ‘폭파 위기의 덕수궁을 통해 역사의 한 줄로 사라질 뻔한 문화재 이야기를 자세하게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로서 지정학적인 위치로 보나 통일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도 국격에 걸 맞는 외교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북한 미사일 발사 강행과 관련해서 UN제재에 동참하게 되는 중국도 강대국 간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서 이루어진 외교적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때에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책의 추천사에서 김진혁 EBS ‘지식채널’PD한 사회가 기억하는 역사가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그 사회의 정체성이 결정된다. 사회의 정체성을 두고 펼쳐지는 다툼은 늘 역사에 대한 논쟁으로 흐르기 마련이고, 역사 논쟁이 심한 사회는 그만큼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바로 대한민국 얘기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동안 역사라는 것은 단지 구시대의 이야기, 소설과 같은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사에 대해서 매우 소홀이 했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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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만큼 기도하라 - 영적 부흥의 대가 찰스 피니의 놀라운 기도서
찰스 G. 피니 지음, 임종원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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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내 인생에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많이 했다. 새벽까지 전화기 붙들고 통화하느라고 가족들의 눈치를 많이 봤다. 그러나 전화를 끊을 수가 없었다. 버스 끊어지고 택시타고 집에 들어가기, 데이트하고 아내를 집에 데려다준다. 헤어지기 싫어 집 앞에서 이야기하다 버스 막차를 놓치곤 했다. 가난하던 신학생 시절이었지만 택시비가 아깝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서, 관심을 끌고 싶어서, 좋은 관계로 발전시키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던 시절이다. 사랑을 얻기 위하여, 공감대를 구축하기 위하여, 서로 더 많이 알아가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던 시절이었다. 그 수고가 오히려 즐거움이고 행복이었다. 젊은 날에 그렇게 사랑에 빠져볼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에 큰 축복이었다. 기도는 하나님께 무엇을 구하는 것 이상으로 이야기함으로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 코네티컷 주 워렌에서 농부의 일곱째 아들로 태어난 피니가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나 기독교 신앙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가 1821년 서른 즈음, 치열한 자아와의 싸움 끝에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극적인 회심을 체험한 후 하나님 앞에 온전히 변화된 삶을 위한 성화의 비밀을 사람들에게 가르쳤고, 그 자신도 하나님의 온전한 임재 가운데 거하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 피니는 삶을 통해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하나님이 설복하시는 기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는 평소에 늘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많은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을 설복시키지 못하는 것인가? 왜 그토록 많은 우리의 기도 눈물이 하나님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것인가? 우리는 얼마나 자주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가?우리가 점점 더 많이 기도할수록, 점점 더 많이 하나님을 누리게 된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기 원한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드리는 것도 결국은 그 분과의 깊은 교제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이 이처럼 기도로써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누리며 살아간다면 자연스럽게 우리 삶 가운데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설복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알아듣도록 말하여 수긍하게 만드는 것이다. 억지로 강압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여 마음을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기도는 하나님께서 어쩔 수 없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 수밖에 없도록 하나님을 설복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께서 어떤 기도에 설복하시는지, 왜 설복하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응답하시는지를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그토록 기도의 눈물을 많이 흘리는데도 하나님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것인지 알려준다.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들으실 만한 우리의 기도에는 죄의 습관을 정복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의존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포함된다. 스스로 죄의 습관을 다스리려고 애쓰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연약함을 깨달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정도면 됐다고, 충분하다고? 충분함이란 없다. 기도란 죽을만큼 해야 하나님의 응답과 축복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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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 상실에 대한 153일의 사유
량원다오 지음, 김태성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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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경제가 어렵고 힘들다고 말한다. 어두운 절망과 상처의 시대다. 장밋빛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자포자기 하며 서로를 비난한다. 그래서 누구나 항상 남에게 상처를 입힌다. 때문에 쓰라린 상처를 입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남에게 주었던 상처든, 누군가가 나에게 주었던 상처든, 혹은 스스로가 만들어 낸 상처든 그 상처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 같지만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그 아픔이 생생하게 되살아나곤 한다. 그래서 모든 상처는 잊혀지지 않고 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10여개의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TV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유명 언론인, 화제의 베스트셀러 작가 등 겉으로는 어떤 일에서든 성공한 위너의 삶을 사는 중국의 알랭 드 보통이라 불리는 저자 량원다오가 사랑에 있어서는 돌이킬 수 없는 실패와 좌절을 맛보는 루저가 됐다. 여름에서 겨울까지 153일 동안 경험한 만남과 이별, 고독과 번뇌, 고통과 성찰 등에 대한 단상들을 일기 형식으로 써내려간 산문집이다.

 

저자는 자신의 과오를 후회하고, 떠나간 연인을 원망한다. 연인이 떠난 집에 홀로 남아 그가 남긴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다 허무감에 빠지기도 한다. 또 언제일지 모를 우연한 재회를 꿈꾸고, 절망과 슬픔 가운데 종교에 의지하는 등 상처에 몸부림치면서도 글쓰기를 계속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상처의 원인을 가리킨다. 예컨대 자상, 총상, 화상 같은 이름들이다.”라고 하면서 하지만 절대 공백에는 이름이 없다.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 그것은 침묵의 상처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그에게 상처를 준 연인을 기억에서 지우거나 섣불리 치유나 회복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도리어 집요하리만큼 자신의 연애와 옛 연인 그리고 그와 관련한 책, 영화, 역사 속 인물까지 끄집어내어 상처를 헤집는다. 슬프다고 말하기보다는 슬픔의 근원과 출처를 철저히 밝히고 그 깊이를 재는 것. 그것이 저자의 치유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그의 생각들을 쫓아가다 보면 나 역시 사랑했다가 떠나간 여인을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큰 상처를 주고 떠나간 그 여인을 생각할 때마다 아픈 마음이 다시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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