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느려도 좋다 - 하루 한 번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연습
이규현 지음 / 두란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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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음의 병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하고자 하는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애인에게 버림을 받거나 이별을 통보 받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났을 때,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인간의 마음엔 병이 생기고 그 병으로 인해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풀러신학교에서 D.Min. 과정을 수료했으며, 시드니새순장로교회를 개척하여 약 20년 동안 섬겼으며, 아릴락(A.R.I.L.A.C.) 부이사장으로 헌신해 왔으며, 현재 수영로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는 저자 이규현 목사가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소소한 주제들을 가지고 천천히 마음을 되짚는다. 사람들이 어느 시점에서 마음을 잃었고, 어느 시점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조용한 사색의 언어로 안내한다.

 

저자는 사람의 마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아파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사람들이 어느 시점에서 마음을 잃었고, 어느 시점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조용한 사색의 언어로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의 글을 따라 마음을 되짚다 보면 어느 덧 실낱같은 빛이 내 마음에 들어와 조용히, 따뜻이 언 마음을 녹이고 생명의 실개천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음 내려가기 연습’에서는 소중한 것은 내려갈 때 비로소 보인다고 설명한다. 2장 ‘마음 살리기 연습’에서는 마음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3장 ‘영혼 추스르기 연습’에서는 영혼은 빛을 만났을 때 비로소 평안하다고 강조한다. 4장 ‘영혼 평안하기 연습’에서는 고단한 그대에게 참 평안을 드립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문명은 속도를 낳았다. 나아가 이제는 속도를 숭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서 속도게임을 하고 있다. 어른들 역시 속도게임의 연장선에 있다. 만약 교통 경찰관이 없고 속도제한법규만 조금 헐렁해 진다면 도시의 거리는 자동차 경주장이 될 지도 모른다.”(p.27)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생각의 속도>라는 책에서 이미 디지털세계를 통한 정보의 신속함으로 이루어질 인류사회의 빠른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 아날로그 세대들은 속도의 광기에 정신을 잃고 드러누워 버렸다. 속도전의 세상에서 느림은 마치 박물관에 박제된 미이라와 같은 신세로 전락되고 만다.

 

속도를 저항하는 몸부림은 기다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다림이란 조급함이 아닌 느림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속도가 비행기의 날개라면, 느림은 봄날의 한가로운 나비의 날개다. 기계문화는 상품을 만들지만 느림의 문화는 장인의 손을 통해 명품을 탄생시킨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속도가 아닌 기다림을 통해서 주어진다. 엄마의 사랑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자식에 대해 끝없이 기다려주는 기다림 때문이다.

 

한국인은 이제까지 ‘선진 한국’이라는 쳇바퀴에서 쉴 새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그것은 가끔씩 감당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삶을 즐기고 싶은 이들은 속도를 줄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의 속도를 찾도록 안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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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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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기업부도 위기를 겪으며 힘들게 보낸 한 해였다. 사회를 떠받치고 있던 시스템의 기본 토대가 뒤흔들리고 있고, 고도성장 시대의 삶의 방식과 행복의 의미 역시 손상되고 있다. 실업과 비정규직의 양산, 급증하는 자살률은 사회를 위태롭게 하고 개인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은 작년 1년간 3만 명이 쓸쓸히 고독사했고 한국도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부적합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에 대지진이 강타해 행방불명자를 포함해 2만 명에 가까운 생명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후쿠시마에 원전사고가 일어나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일본 전역을 뒤덮어 그야말로 생존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 책은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되어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전후 일본 사회, 동북아 문제에 대한 비판적이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일본 사회에서 비판적 지식인으로서 유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서의 냉정한 태도,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 호소력 강한 목소리로 많은 팬을 확보한 스타 지식인이기도 강상중 교수가 인생이란 삶이 던지는 물음에 하나하나 답해가는 것이고, 행복이라는 것은 그것에 다 답했을 때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과학에 대한 신앙적 숭배를 지적하며, 합리화를 기치로 발전해온 사회 시스템의 한계가 우연적인 자연 현상과 만나 대참사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사회에 만연한 불안과 좌절은 대참사를 계기로 임계점을 넘어버렸고 사람들은 통제할 수 없는 자연 현상에 대한 두려움과 현재의 삶을 떠받쳐온 토대가 무너졌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는 인생이란 인생이 던지는 물음에 하나하나 답해가는 것이고, 행복이라는 것은 그것에 다 답했을 때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전한다.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고, 목적으로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강상중은 행복이나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가면서 살아가는 것, 과거의 축적이 그 사람의 인생이고 지금을 소중히 하며 좋은 과거를 만드는 것이 인생을 소중히 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비관론을 정직하게 받아들일 때 인생을 마음껏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고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상중은 ‘신생新生의 힘’을 전하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렇다면 한 번뿐인 인생을 소중히 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사람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다만 제가 특별히 말하고 싶은 것은, 과거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지금을 소중히 하며 살아서 좋은 과거를 만드는 것입니다.”(p.168)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고통을 겪고 난 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절망에서 희망을 길러 올리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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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세계, 기회와 도전 - KOTRA 세계 전망
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지음 / 알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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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 중국의 성장둔화 등에 따라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집권한 미국과 시진핑 체제로 접어든 중국의 G2는 세계정세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세계 경제를 이끄는 이들 국가의 수장들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가 위기 극복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이미 이런 세계 경제 위기의 영향을 상당부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내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예정이어서 어떤 정책들이 추진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13년의 세계 경제와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어 내년의 글로벌 경제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은 체계적인 정보 수집망을 갖춘 덕에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 세계 81개국 119개 도시에 주재원을 파견하여 현지의 상황과 새로운 소식을 발 빠르게 파악하는 KOTRA가 국내 최초로 낸 세계 전망서다. 지구촌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전망은 물론 2013년의 이슈와 트렌드, 그에 따른 변화까지 2013년 세계 속에 숨은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에서는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도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풍성한 정보를 갖춘다면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 하면서 체계적인 정보 수집망을 바탕으로 내년의 가장 유망한 투자처와 분야를 모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내년에도 우리에게 가장 많은 기회가 있는 지역은 신흥국가들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러시아와 남미,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을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왕성한 소비력을 가진 중산층 인구가 크게 늘었다. 과거에는 소비에서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품질과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층이 늘고 있다. 코트라는 IT,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높은 경쟁력과 브랜드가치를 지닌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러시아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인구 4억명의 거대시장인 남미는 최근 K-POP과 드라마 등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페루, 칠레, 콜롬비아, 브라질 등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 한국의 음식, 패션, 상품에 대한 열광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IT 환경 속에서 새로 파생되고 있는 각종 신기술을 통한 사업모델들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창업 단계에 있는 기업이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서 투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 인터넷을 떠도는 방대한 정보와 자료 속에서 체계화된 흐름과 모델을 만들어 경영에 활용하는 빅데이터, 연결지성 등이 유망한 사업모델로 제시된다.

 

이 책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시대에 펼쳐질 기회를 잡고 이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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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나처럼 소중하다 - 대한민국 최초의 인권대사 박경서, 그가 들려주는 세계 인권 이야기
박경서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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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인권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사람들이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무서운 전쟁과 끔찍한 학살을 겪고 나서부터이다.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노력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세계 어느 지역 못지않은 인권의 각축장에 서 있다. 살상을 하지 않을 권리, 존엄하게 죽을 권리,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 등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인권들이 위협받고 있다.

 

이 책은 유신정권의 탄압으로 직장을 잃고 한국을 떠나 평생을 인권운동에 몸바쳐온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 박경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18년간 스위스에 위치한 국제기구 WCC에서 일하며 전세계 120국을 방문해 기아와 전쟁, 인권 유린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인조적 원조를 진행한 생생한 경험담과 인권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저자는 어렵고 딱딱하게 생각하는 ‘인권’을 초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 수양딸 ‘미치코’와 대화형식을 통해 인권과 세계평화에 대해 이를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엮었다.

 

저자는 1979년 유신정권 말기 용공조작 사건인 이른바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에 연루됐다. 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청계공장 노동자들의 일기를 실었던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부원장으로 있던 저자는 고문이나 실형은 피했지만 한국에서는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게 되자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국장에 지원하여 1982년 출국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여수·순천 사건’을 경험했고 한국전쟁에서는 외할머니와 외숙부, 외숙모가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고, 이 경험을 통해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인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 후 자연재해로 고통 받는 방글라데시, 내전으로 피 흘리는 르완다, 독립투쟁이 한창인 티베트, 민주화 과정에서 상처 입은 미얀마, 강대국의 횡포로 시들어가는 타히티, 서서히 굶어 죽어가고 있는 북한, 그리고 우리 이웃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현장을 넘나들었다. 저자는 “참혹한 전쟁과 학살의 현장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인권을 위해서는 평화 정착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 무기를 만드는데 사용됐다”는 의심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모르는 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눈으로 인권을 바라보며 평화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현재 북한은 UN의 몇몇 조약에 가입돼 권고를 받기도 하고 해외에서 교육받는 사람의 수가 늘었다. 개방을 하려는 징조가 조금씩 보인다.”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권은 먼 나라의 얘기도, 틀에 갇힌 학문도 아닌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해. 나의 권리가 소중하듯 타인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지켜지는 것”(p.184)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권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하면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평화적인 것이 ‘인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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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莊子)를 만나는 기쁨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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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의 장자는 뛰어난 사상가였지만 무척이나 가난했다. 하루는 식량이 모두 떨어지자 절박한 마음에 벼슬을 하는 친구를 찾아갔다. 그런데 그 친구는 당장 곡식을 빌려 줄 생각은 안 하고 장차 세금을 거두면 큰돈을 꿔 주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처지를 뻔히 알면서도 몰인정한 태도를 보인 친구에게 장자는 이런 말을 던졌다. “내가 여기 오는데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속에서 물고기 한 마리가 말라 죽어 가고 있었네. 물 한 동이가 필요하다고 사정을 했는데, 나는 마침 먼 나라로 여행을 가는 중이니 그 나라 강물을 끌어다 주겠다고 했지. 그랬더니 그 물고기는 차라리 자기를 건어물 가게에 내다 팔라고 하더군.”

 

자신을 한 동이의 물이 절실한 물고기에 비유해 서운함을 표시한 것이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수레바퀴에 고인 물의 물고기’란 뜻의 ‘학철지부’다. 누군가가 절박한 처지에 놓여 도움을 청할 경우 비록 적지만 제때 도움을 주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 책은 언론계에 투신하여 경향신문 종합편집장 및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역임하고, 한때는 술과 풍류를 즐겼지만 단주 후 세심(洗心)하며 저술에 몰두하고 있으며, 고전에서 삶의 본질을 파헤쳐 온 저자 김태관이 <장자>의 지혜를 깊이 있는 인문학적 통찰과 에세이의 감성으로 버무려 들려준다.

 

장자는 유교의 공자나 맹자가 엄격한 사상으로 시대를 아우르는 분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유를 추구하고 생기를 불어넣는 사상가였다. 노자의 도교를 이어받았지만 그보다 더 적극적인 무(無)를 실천하는 뛰어난 학자이기도 했다.

 

장자의 사상은 일체의 인위적인 것들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지향한다. 새롭게 등장한 국가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지 않았다. <장자>의 첫 편 ‘소요유(逍遙遊)’에는 크기가 9만리나 되는 거대한 새 ‘붕(鵬)’이 된 작은 물고기 ‘곤(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어마어마한 크기 탓에 이 새를 포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 두고 신정근 교수는, 국가가 권리와 의무의 체계로 자신을 포획할 수 없도록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라 하였다. 장자는 변신을 꿈꾸었던 것이다. 국가라는 인위와 그것이 행하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변신이다.

 

그의 사상은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는 인위적인 것을 멀리하고 무위(無爲)로써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장 도덕적인 것이라 여겨지는 ‘인의예지’조차 본성을 그르치는 것이라면 악덕이라고 보았다. 둘째는 한정된 시간을 초월하는 정신적 자유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면 그 어떤 삶도 짧지 않고, 헛되이 낭비하다 보면 그 어떤 삶도 길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는 일상의 틀을 깰 수 있는 유연한 사고다. 삶과 죽음조차 모든 사람에게 다른 것이라며 아내가 죽었을 때도 노래를 불렀다는 일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상대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장자는 보이는 것은 도가 아니라며 우리의 생각을 뒤집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도가 비친 거울일 뿐이다. 도뿐만이 아니다. 그대는 거울을 들여다보고 뭔가를 찾았다며 기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참된 것을 알고 싶다면 이제 그대의 눈앞의 거울을 치워라. 한쪽으로 고정된 생각을 뒤집어라.”(p.52)고 말했다.

 

이 책은 장자를 논하는 책이 아니라 세상 밖에서 노니는 장자를 보여주는 것이다. 장자가 노래하면 그 노래에 대해 설명 하기 보다 직접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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