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는 순간 행복이 된다 - 말보다 따뜻한 몸의 언어, 터치
이달희 지음 / 예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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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지루하게 반복되는 틀에 박힌 일상과 직장 내 업무스트레스,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고충과 무한 경쟁시대에 지친 마음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행복이란 먼 얘기일 뿐이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물질적 풍요로움이 아닌 마음의 평안을 찾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그 어느 때보다 치유와 힐링이 키워드였던 올 한 해,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 한 마디가 필요하다’는 말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들린다.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치유와 힐링이 키워드였다. 사람은 삶에 대한 가치관이 우뚝 서 있어도 때로는 흔들릴 때가 있다. 따스한 사람들 틈에서 호흡하고 있는 순간에도 문득 심한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다. 재미난 영화를 보며 소리 내어 웃다가도 웃음 끝에 스며드는 허탈감에 우울해 질 때가 있다. 때론 ‘아,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느끼기도 하고, 아주 작은 파도에 온 마음이 출렁거리기도 하고, 별것도 아닌 일에 눈물이 나기도 한다. 다가오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잠을 설치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알고 있던 모든 것에 의문이 들기도 하고, 생에 대해 한없는 공복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 한 마디가 필요하다. 아무 말 없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나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누군가 옆에 있기만 해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마음을 어루만지는 게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 또는 친구와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하거나 어깨를 다독거린 적이 있는지 한번 떠올려보라. 우리는 왜 은유적 표현으로서의 '어루만짐'이 아닌, 실제로 따뜻하게 쓰다듬고 만지는 ‘접촉’의 삶에 인색한 걸까?

 

이 책은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자아초월상담학을 전공했으며, 여성, 문화 잡지 편집자와 저널리스트로 오랜 기간 활동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웰빙센터 정신세계원에서 기획실장과 연수여행 본부장을 지내면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심리치료사이자 강사로, 대학과 병원, 기업체와 지역사회 농민회까지 많은 곳에서 온전하게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많은 이들과 만나고 있는 저자 이달희가 우리가 ‘터치’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고, 과학적으로 터치의 효과는 어떤지 분석하며, 터치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은 건강할 때에는 자신에게 돌봄과 보살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접촉이 필요하다고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은 생존을 위해 자신의 가장 근원적인 부분, 본능의 바탕에 맞닿아 있을 때입니다. 혼자 남겨져 있는 것처럼 외롭고,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고, 홀로 이 땅을 딛고 일어서기 힘이 들 때입니다.” (p.13)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랑을 나누는 건강한 접촉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인간다움을 되찾아 친밀한 관계를 회복하게 하고, 사람과 사회의 성장과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고 믿는다. 또 그 믿음을 이 책에 담아내어 어루만짐의 손길을 조용히 그러나 따뜻하게 전하고 있다. 힐링이 떠오르는 키워드가 되어버린 요즘, 어루만짐의 손길을 그립게 만드는 책으로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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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2식 - 건강을 원하면 아침을 굶어라
히가시 시게요시 지음, 안중식 옮김, 코우다 미츠오 감수 / 지식여행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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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직장인은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거나 아니면 굶은 채로 직장으로 출근해서 일하다가 12시가 되면 점심을 먹고 나서 곧바로 업무에 돌입하게 된다. 회식이라도 있는 날은 삼겹살과 함께 소주나 맥주를 곁들이며 하루를 마친다. 설령 아침을 거르거나 부실하게 먹는다고 하더라도 끼니때가 되면 배를 채우며 과잉섭취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을 매일같이 하다 보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성인병이라 했던 당뇨병·고혈압·위장병·뇌졸중·암 등을 지금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고 하여 ‘생활습관병’이라고 하는데, 이 생활습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식습관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일이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굳게 믿어왔으며 굶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습관이 오히려 ‘몸을 망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다.

 

이 책은 1949년 야마구치 현 태생으로 와세다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현대의학을 비롯해 한방까지 폭넓게 취재하며 진정한 건강법을 찾는 데 몰두했으며, 현재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질병 예방법과 치료법, 라이프스타일 등을 의료 건강잡지에 소개하고 있으며, 일본의 저명한 의료 칼럼니스트인 저자 히가시 시게요시가 수술과 약에만 의존하지 않는 난치병 치료의 대가, 코우다 박사의 새로운 건강법을 공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침을 거르는 것이 담배나 술, 커피를 끊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건강한 생활의 중심이 ‘1일 2식’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 “‘1일 2식’을 실천하면 병을 예방할 수 있고, 병에 걸려도 스스로 고칠 수 있다”고 말한다. 조금 모자라게 먹어 위장을 쉬게 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이 책은 지금의 생활습관을 조금 바꿈으로써 몸의 부조화가 사라지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몸에 좋은 수분의 섭취법’ ‘몸에 좋은 채소의 섭취법’ ‘1일 단식의 장점과 주의점’ 등 식사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해 ‘1일 2식’ 식단을 계획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조건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두 끼를 먹는 것이 아니라, 아침을 거르는 것이 ‘1일 2식 소식(小食) 건강법’의 핵심이다. 심지어 아침을 굶는 것이 담배나 술, 커피를 끊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지금까지의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의 건강법이다.

 

보통 사람에게 있어서 욕망을 끊는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힘들며 나 역시 물룍 등의 욕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1일 2식-건강을 원하면 아침을 굶어라>는 오늘 당장 누구든지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1일 2식의 방법과 주의점을 근본적인 사고방식부터 철저하게 파헤친다.

 

환경과 사회불안 등으로 인해 자칫 건강을 읽기 쉬운데 이 책을 읽으므로 코우다 요법으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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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으로 혁신하는 리더십 - 새로운 부흥의 물결로 교회를 혁신하라
정인수 지음 / 두란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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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부흥하던 1980년대에 한국경제는 놀랍게 성장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온 한국교회가 1990년대부터 침체현상을 나타내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터인가 퇴보기에 접어든 듯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교회성장 뿐만 아니라 교계에서 나타나는 제반현상은 분명 총체적인 위기의 적신호가 분명하다. 개 교회 집회가 줄어들고, 문을 닫는 개척교회가 속출하고 있으며, 교회예배 참석인원이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수많은 무임목사가 속출하여 신학교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리더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고, 앞장서는 사람이다. 그리고 새 길을 내고 많은 이들이 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리더란 누구인가?’라고 되물어 본다면 여러 가지 답을 찾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앞이 캄캄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고, 긍정의 기를 불어넣어 조직과 그 역량을 집중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하고 현재 미국 전원도시 애틀랜타에 소재한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미국과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목회자 세미나와 평신도 리더십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으며, 미주 크리스천 타임스 이사장, 미국 장로교 콜롬비아 신학교 이사, 자마(JAMA) 강사, CGN TV 강사 등으로 섬기고 있는 저자 정인수 목사가 전통 교회의 허물을 벗고 혁신적인 메타(변화) 교회로 체질 개선하는 변화 주도적인 리더십을 실천하면서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에서 17년 동안 목회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고난과 반대를 극복하고 혁신의 교회로 나아가며 하나님의 축복을 많이 누리게 되어 새로운 부흥의 물결로서 성령과 말씀이 조화된 통전적인 목회를 새로운 목회 방식으로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앞으로 내 목회 비전은 ‘성령’, ‘혁신의 리더십’, ‘선교’가 어우러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회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나의 남은 일생의 비전을 많은 사람에게 하나님 나라의 꿈을 키우도록 하는 일에 헌신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이러한 비전의 교회를 선교지와 이 미국 땅에 확산해 나가는 것이다. 비록 이민 교회라는 열악하고 광야 같은 상황에 처해 있지만 주님의 진정한 교회, 건강한 교회를 세워 나가는 데 최선의 용기와 열정을 다하고 싶다. 이 책이 오늘날 정체적 목회와 교회로 낙담에 빠져 있는 목회자들과 교회를 부흥시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평신도 리더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부흥의 지경을 넓힐 수 있는 책이 되기를 소망한다.”(p.18)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새로운 부흥의 물결로 교회를 혁신하라고 하면서 부흥을 위한 첫 번째 키워드는 ‘성령과 말씀’이 조화된 통전적인 목회를 새로운 목회 방식으로 제안하고 있다. 두 번째 키워드는 ‘혁신의 리더십’이다. 하나님은 목회자들의 리더십 혁신을 통해 부흥의 역사를 주신다. 목회자의 리더십이 혁신되지 않고서는 부흥은 일어나지 않는다. 세 번째 키워드는 ‘선교적인 교회’로 나갈 때 하나님이 축복하신다.

 

이 책에서는 ‘성령’, ‘혁신의 리더십’, ‘선교’의 세 가지 키를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을 전하고 있으므로 이 책을 읽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영혼이 혁신되고, 가정이 혁신되고, 교회가 혁신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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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하루 한마디 - 366일 발상의 전환
기하라 부이치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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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절 읽었던 책 한 권이 생각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이다. 이 소설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20대 중반에 쓴 소설이다. 이 소설로 인해 괴테는 18세기에 일약 전세계적인 인기 작가 반열에 단번에 올랐다. 그런 괴테를 말해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또 다른 소설이 하나 더 있는데 ‘파우스트’이다. 독일 문학의 최고봉을 상징하는 괴테의 생애를 돌아보면 이 두 소설로 그는 ‘거인’이라는 표현을 선사 받아 마땅하다.

 

독일 문학의 최고봉을 상징하는 괴테. 그는 80년이 넘는 긴 생애 동안 활동하면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같은 베스트셀러에서 ‘파우스트’ 같은 대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 폭넓은 작품을 내놓았다. 그래서였을까.

 

나폴레옹은 1808년에 괴테를 만나고 다음과 같은 묘한 말을 남겼다. “여기도 사람이 있군.” 일각에서는 당대 최고의 영웅이며 천재로 칭송되던 나폴레옹이 괴테를 자신에 버금가는 인물로 인정한 것이야말로 최상의 찬사라고도 여긴다.

 

독일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자연과학자, 미술연구가, 또한 바이마르 공국의 요직에 있었던 정치가였던 괴테는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 나폴레옹의 대두 같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 괴테는 이런 역사적 격동기 속에서 문학뿐만 아니라 신학, 철학, 그리고 과학 등 여러 분야에 손을 댔다. 괴테만큼 다방면에 손을 뻗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그 실력을 인정받은 위인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여든이 돼서도 끊임없이 여인에게 사랑을 갈구했던 낭만적인 인물도 몇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괴테의 작품(서간, 일기, 대화록 등도 포함)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말을 고른 후, 거기에 편자의 짧은 코멘트를 달아 1년 365일 하루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에 대한 명언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일어나고 경험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 팔방미남 괴테가 들려주는 문학을 비롯하여 연애나 인간관계, 도덕, 인생의 교훈에서 역사, 과학, 사회의 사건사고 등, 삼라만상 이야기 등은 물론이고 자신의 문학작품에 대한 이야기까지 참으로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들에 대해 짧지만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더불어 괴테가 한 이야기 밑에 그와 관련된 자세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어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이 책에서 ‘오해’에 대해서 말하기를 “자기가 얼마나 자주 타인을 오해하고 있는지를 자각한다면, 남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p.180)고 했다. 둘이서 같은 책을 읽고 같은 풍경을 바라봐도, 읽어내는 것이나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일치하지 않는다. 인간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치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므로 타인에게 오해를 사는 일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매일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읽고 묵상을 하고나서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하루를 멋지게 사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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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1825일의 기록 - 이동근 여행에세이
이동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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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가 여행을 꿈꾼다. 아마 떠나기 전의 설렘이 있어 좋고, 돌아와서는 남겨진 추억과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30대 초반,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나는 현실에서 잠시 ‘여행’이라는 일탈을 했었다. 세상 이곳저곳을 가보고, 그곳의 세상을 느끼고 싶었다. 이러한 여행이다 보니 여행사에서 안내하는 정해진 코스 여행은 아니었다. 나의 여행은 걷고 싶으면 걷고, 더 가고 싶으면 더 걸었던 그런 여행이었다. 가는 곳마다 그곳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아마 그래서인지 일반 여행보다 나에게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은 것 같다.

 

이 책 <너 1825일의 기록>은 ‘이동근의 여행 에세이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환상적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내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행 에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여행 작가 이동근이 서울 북촌, 전주 한옥마을 등 소문난 관광지나 허름한 이발소가 주저앉은 골목까지 사람의 흔적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니며 베풀어 온 79개의 사랑의 기록을 담은 것이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만지듯 세상을 향해 저자가 보내는 사랑이 가득한 눈길과 손길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에서 작가는 남들이 흔히 하는 아름답고 화려한 곳을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유명한 관광지 속 풍경이든 소박한 골목이든 사람이 그 안에 속해 있다면 모두가 소중한 공간이자 안식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좋은 추억, 상처, 가슴이 먹먹해지는 애틋함이 함께 공존하는 곳, 골목,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한 두 살 먹어갈 때,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주었던 곳, 삶의 실존 공간인 시장 골목, 여관 골목, 상가 골목, 주택가 골목, 포구 골목, 돌담 골목, 벽화 골목까지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 낸 깊은 의미를 담은 일상을 따라가 보며 1825일 만에 저자가 찾아낸 ‘너’의 의미를 만나볼 수 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곳도 이 책 속의 사진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곳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과 골목에서 구슬치기를 하고, 이십 원짜리 흑백사진 만화경을 보며 세계여행을 했다. 전봇대를 등지고서 친구들과 말뚝박기를 하면 맨 앞에 엎드리곤 했다. 머리를 찧어도 아프기보다는 즐거웠다. 차가 들어서지 않는 골목 가장자리에 박스를 펼쳐놓고 친구들과 둘러앉아 숙제를 베끼기도 했으며, 달력으로 무적의 딱지를 만들어 친구들의 딱지를 몽땅 싹쓸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어느 할머니가 말한대로 “젊은 사람들은 이런 동네 안 살려고 해. 모두들 도회지로 떠나 버리고, 재개발이다 뭐다 어수선하기도 하고.... 자식들도 자꾸 오라고 하는데, 가기가 싫어.” 혼자 남은 동네 노인들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이 제일 싫다며 할머니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는다.

 

작가는 “여행에서 만난 한 사람, 한 사람이 그토록 소중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때로는 수백 마디의 옳은 말보다 단 한 번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일이 더 소중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 고민을 터놓는 사람에게는 더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지나온 어린 시절을 많이 생각했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사람냄새를 맡지 못하는 분들과 사람 냄새 나는 동네를 구경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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