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치과외 제1교시 - 한국 남성 30-50대가 제일 재미있어하는 몇 가지 비공식 역사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2년 9월
평점 :
대통령 선거를 앞둔 후보들도 저마다 나름 일가를 이룬 인물을 과외선생으로 모시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도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 특히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청와대로 불러 의견을 들어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김재익 경제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박승씨 등이 경제수석을 맡아 과외교사 역할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경제에 대한 의욕은 고사하고 관심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초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으나 이후 재벌개혁 등 경제정책은 용두사미가 됐다는 비난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보 경제학자들로부터 과외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공일, 강만수씨 등 ‘올드보이’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
대선을 앞두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이헌재씨를 경제 과외교사로 삼았다고 해서 말이 많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종인씨는 일찌감치 안 후보에게 경제과외를 했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한 윤여준씨는 한때 안 후보의 멘토로 불렸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주위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류하긴 한다”고 모호한 말로 정치 과외를 부인한 적이 있다. 정치 과외가 과연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내용인지 하는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이 책은 강성 진보 커뮤니티 ‘도시탈출’의 인기 필진이자, 베스트 팟캐스트 방송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의 진행자이며, ‘정치판 미네르바’로 일컫는 저자 이동형이 안철수, 정봉주 등과 같은 유력한 정치인만 받는다는 이 ‘정치 과외’에 대한 궁금증에 본질을 파헤쳐 ‘정치 과외란 이런 것이다’라고 알리고 싶어 쓴 것이다.
이 책은 정치 과외 중에서도 1교시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사람들, 그중에서도 한국 남성 30~50대가 제일 재미있어하는 현대사의 뒷담화 또는 야사 들이다. 그러나 정치판에 적용하면 마치 적의 ‘아킬레스건’을 잡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숨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얕봐서는 안 될 이야기들을 담았다.
이 책에서는 현대사 중 암묵적으로 언급이 금기시돼 왔던 치명적인 야사를 정치, 경제, 연예 분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밝히는 이 이야기들이 “당시엔 입만 뻥긋해도 남산 대공분실에 끌려 가 고문을 받을 만큼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그동안 세간에 떠돌던, 박근혜의 남자, 최태민의 이야기, 김대중이 김우중과 대우그룹을 공중분해한 까닭, 국제그룹 해체사건, 당시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연예인과 정‧관계 인사들이 펼쳤던 섹스 스캔들, 신상옥, 최은희 납치사건 등 충격적이고 깜짝 놀랄만한 진실을 알아본다.
이 책을 읽고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저자가 아무래도 이 책을 객관적 입장에서 썼다고 보기는 어렵다. 저자가 강성 진보 입장에서 많은 사건에 대해 비판적으로 쓴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