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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리더십을 탐하라
이영관 지음 / 이콘 / 2012년 6월
평점 :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되면 모두들 잘살게 될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민주주의는 꽃을 피우고, 존경받는 기업은 늘어날 줄 알았다. 하지만 경제는 정체되고, 계층간 소통은 점점 어려워져 지는 것이 현실이다. 계층간에 갈등과 반목은 계속되고, 케케묵은 사상 논란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진보와 보수 등 정파간의 싸움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은 리더십의 부재가 아닐까.
요즘엔 리더십에 관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제목이 그렇게 붙은 책은 물론이거니와 경영자나 정치 지도자, 그리고 어떤 규모이건 조직의 수장이 쓴 자서전들이 넘친다. 이런 책들도 모두 리더십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인류역사를 빛낸 영웅들의 발자취를 답사하면서 리더십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한국형 리더십을 체계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순천향대학교 이영관 교수가 한국형 리더십 연구의 일환으로, 역사적으로 가장 가깝고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는 조선의 리더들을 고찰한 책이다.
조선이라는 신왕조를 세우고 기틀을 잡은 태조 이성계를 비롯해 유배생활 속에서도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 추사체를 완성한 김정희, 전란을 대비한 이순신, 백성들을 리더한 전봉준, 원칙을 중시하여 덕치주의를 주장하여 조선 최고의 정승이 된 황희,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심학의 대가로서 정치적 탐욕과 권력욕을 경계했던 퇴계 이황, 타협에 서둘렀던 이이의 십만양병설 등 20여 명의 리더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나름의 고난을 헤치고 위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아무리 비싸고 멋있어도 소용없다. 서양 중심의 리더십은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과도 같다. 어떤 조직에서는 리더가 ‘나를 따르라’고 앞장서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맞는 것 같고, 또 다른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고 자신은 뒤에 물러나서 도움을 주는 ‘서번트 리더십’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리더십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때와 장소, 그리고 그 조직의 성격, 그리고 리더들이 이끌어야 하는 팔로어의 처지와 수준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온 ‘리더십’은 서양의 학문을 배우듯 공부했기 때문에 현실에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사와 문화가 녹아있는 '한국형 리더십'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더십’이란 책을 보고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느끼고 깨달아야 하는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리더십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각 장에 해당하는 유적지를 다양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미래에 리더가 될 자녀들과 함께 이 책에 소개된 유적지를 직접 답사해 보는 것만으로도, 조선시대에 살았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순수한 우리만의 진정한, 고유의 리더십을 세우고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던 대한민국은 21세기에 접어들어 저성장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유럽과 미국 등이 혼돈에 빠지고 있으며, 중요 국가들이 모두 선거 이슈가 맞물리며 리더십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은 글로벌 경제 동향을 제대로 알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 이 책 <조선의 리더십을 탐하다>을 읽고 배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