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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포차 상담소 - 한숨 한 잔, 위로 한 잔, 용기 한 잔
공병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청춘은 그야말로 우리 시대의 주요한 이슈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청춘들의 문제는 세대의 문제를 넘어서 전 사회적 의제로 자리 잡았다. 청춘들의 무기력함에 일갈을 가하는 이들이 등장하는 반면 청춘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에서, <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 <전할 수 없는 이야기>, <사랑 예습장> 등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캘리그래피 에세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공병각이 이번에는 <청춘포차 상담소>를 통해 지난날의 자신을 닮은 서툰 청춘을 위한 인생 멘토로 나섰다.
포장마차에서 선배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밤새도록 주거니 받거니, 고민거리들을 나누는 느낌으로 풀어낸 이 책은 보잘것없는 스펙으로도 취업할 수 있을지, 무작정 취업은 했는데 과연 이 길이 내 길이 맞는 건지, 회사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대인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 건지 등 사회에 나가기 전, 혹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들이 힘들어하고 궁금해 하는 가장 현실적인 고민거리들을 다루고 있다.
포장마차는 대한민국에서 천막을 친 마차 모양의 식당이나 다양한 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이다. 포장마차에서는 호떡, 김밥, 떡볶이, 순대, 어묵 혹은 술과 안주를 판매한다. 포장마차가 음식점이라고 실제로 쓰이는 뜻과는 달리 단어 자체는 포장한 마차를 뜻한다.
포장마차는 밤에 술이나 먹을거리를 먹을 때 적당한 장소이다. 또한 음식을 신속하게 서서 먹거나 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고 음식을 먹을 동안 앉을 의자를 제공하기도 하다. 술을 한잔하더라도 포장마차에서 하다보면 동네 분들과 마주치게 된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주고받다 안주도 얻어먹고, 어르신들 인생사도 듣게 된다.
아무리 열혈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1년 365일 신나고 활기찰 수는 없다. 인간인 이상 특별한 이유 없이도 괜스레 기운 빠지고 시큰둥해지는 때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또 조직 생활이란 기본적으로 ‘나’를 버려야 하는 의무가 운명처럼 함께한다. 여기에 상사의 꾸지람, 업무적 태클, 고과와 인간관계 등 갈등 요소가 더해지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그런 때가 있다가도 적당히 나아지고, 상황이나 심리적 상태가 자연적으로 치유되면 다행이지만, 이러한 주기가 지나치게 짧게 자주 찾아온다든가, 무기력증이 적체될 때가 문제다. 업무 능력을 계속 떨어지고 인간관계도 점점 악화된다. 심하면 직장우울증으로도 번질 수 있다. 그런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에 대한 확신과 집요하고 끈기있는 열심이 중요하다.
이 책은 모두 4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한잔, ‘지금은 개구리처럼 보여도 그땐 나도 올챙이였어’, 두잔, ‘제대로 된 나침반만 있으면 헤매지 않아도 돼’, 세잔, ‘인생 참 피곤하게 살자’, 네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것도 도깨비보다 좋은 것도 사람’이라는 주제로 되어 있다. 친한 선배와 함께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 하면서 나누는 이야기와 같다.
이 책을 읽고 삶에 지쳐있던 나는 많은 위로를 얻었고 용기를 가지고 일어서게 되었다. 지금 청춘에서 방황하는 자가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