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자생한다 - 척추, 그리고 마음까지 치료하다
신준식 외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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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혼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이혼율이 가장 높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황혼이혼은 급속히 증가해서 전체 이혼 중 27.3%를 차지해 결혼 4년 내 신혼이혼(25%)을 처음으로 따돌렸다. 내 주변에만 둘러보아도, 역시 본이 될 만한 혼인 생활은 찾기 어렵고, 하나같이 이런저런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이 고장 났지만 환불되지 않는 고래의 상품을 두고 어찌할 줄 모른다. 이 와중에 자살률이나 음주량마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어느 외신 기사는 “한국 전 국민 신경쇠약 걸리기 직전”이라는 기사를 띄우기도 한다.

 

이혼이 유행병처럼 번지다 보니 이혼에 관한 블랙유머도 자주 접하게 된다.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인감도장을 찾으면 그 즉시 삼단 로봇으로 변신하라. 일 단계 무릎을 꿇고, 이 단계 머리를 땅에 처박고, 삼 단계 “여보 내가 잘못했어!”를 외치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라! 아내가 이혼하려는 이유를 세상의 상식이나 머리로 이해하려 덤벼들다가는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여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용탁 할아버지와 이판례 할머니는 한 몸이 되어서 사흘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았다. 약침요법, 봉침요법, 약물요법, 물리요법 등을 실시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원망한다고 했던가. 오랜 세월 진주조개처럼 남편이란 거친 돌덩이를 가슴에 품은 채 살아왔던 할머니. 그 할머니 앞에 병든 몸으로 나타나서 용서를 구했던 할아버지. 그러나 안타깝게 그들이 함께 했던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이 책은 보건복지가족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의 척추전문 한방병원인 자생한방병원에서 한의사와 환자들 사이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척추치료 에세이다. 자생한방병원을 대표하는 14명의 한의사들이 진료하면서 느낀 환자에 대한 단상과 깨달음에 가까운 감상을 담아 풀어낸 이 책은 척추의 자생력을 믿고 치료에 임하는 자생한방병원의 비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환자의 주름진 이마, 닳은 손마디, 굽은 허리를 보면서 단 한 번의 시침과 단 한 알의 투약으로 모든 아픔이 사라지길 바라는 자생의 한의사들, 코끝이 시려오는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수술 요법을 이용한 척추 치료 원리와 완치 사례를 환자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함께 담아냈다. 더불어 자생한방병원에서 후원하고 있는 골프 선수 최경주, 신지애와 축구 선수 박지성, 여배우 박솔미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환자를 돌보는 게 의사의 도리’라고 말했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척추 환자를 진료하는 신준식 원장, 비뚤어진 청소년의 척추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한 정벌 원장, 한방 치료의 세계화를 경험한 박병모 원장 등 14명의 의료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모든 이야기는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실려 독자에게 오래된 사진첩을 열어 그 속의 추억을 들여다보는 듯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내 몸의 자생력을 믿는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서 오늘도 고통 중에 눈물 흘리는 분들이 단 한 번의 시침과 단 한 알의 약으로 모든 아픔에서 벗어나게 되고, 영혼과 육체와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치료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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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초한지 - 99퍼센트의 평범한 영웅들을 위한 성공 프로젝트
이남훈 지음 / 중요한현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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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을 접하다 보면 실제 중국 인구, 중국의 크기, 중국의 역사 만큼이나 소설도 더러 웅장한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삼국지, 수호지 같은 작품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어렸을 때 삼국지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삼국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재미, 스케일 등 모두가 날 거기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이때까지 가장 재밌게 본 책이 뭐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하지 않고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라고 대답한다. 삼국지는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지만, <초한지>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초한지>는 ‘불로초’를 찾아 헤맨 진시황이 세운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의 몰락에서부터 두 번째 통일 국가인 한나라가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이야기이다.

 

요즘 SBS TV를 통해서 ‘샐러리맨 초한지’가 코믹함을 무기로 안방을 공략하고 있다. 샐러리맨의 현실을「초한지」의 캐릭터로 표현하겠다는 독특한 발상이 초반부터 확고한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것과 동시에 이범수, 정려원, 이덕화, 김응수 등의 출중한 연기력이 더해지며 매 장면마다 깨알 같은 재미를 쏟아내고 있다.

 

샐러리맨들의 애환과 함께 회사안과 밖의 피 말리는 암투와 경쟁을 그린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신약관련 에피소드에 살인과 기밀을 둘러싼 내부배신자 반전, 후계구도를 둘러싼 갈등, 과거와 연결된 복수극, 첨단 기기들을 사용한 기발한 첩보작전 등의 다양한 설정들을 코믹한 설정을 가미해 버무려내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책은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의 실전 응용편으로 조직과 리더십, 경쟁과 협상에 관한 <초한지> 속 영웅들의 핵심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책이다. 유방의 팔로어 리더십과 항우의 카리스마 리더십의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승리와 패배가 엇갈리고, 역전과 반전이 뒤엉킨 전투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 책의 ‘여는 말’에서 저널리스트 출신의 경제경영, 자기 계발 전문작가인 저자 이남훈은 “오늘도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는 수많은 샐러리맨들에게 <초한지>만큼 시사점이 많은 고전도 드물다. 때로는 승리하기 위해, 때로는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계책과 지혜를 짜냈던 영웅들의 행적은 오늘날 조직 내에서 성공과 생존을 목표로 하는 샐러리맨들에게 그 어디에고 그들의 최고 참모였던 장자방과 범증 같은 인물들이 형세와 변화를 진단하고 진격과 후퇴를 판단했던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부하와 상사, 그리고 조직 내에서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파트너, 나아가 코드와 문화가 전혀 다른 사람들조차 이해하고 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질성 없이는 발전도, 혁신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성공을 원하는 샐러리맨이라면 ‘불편한 것’에서 배우고, ‘다른 것’에서 보완하고, ‘낯선 것’에서 자신에게 결핍된 새로운 자원을 찾아낼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자는 힘이 센 사람도, 칼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존심과 편견을 비워내고, 자신의 모습과 크기를 변화무쌍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 낮아지고 엎드리고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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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스마트쿠스로 진화하라 -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를 건너는 직장인들을 위한 안내서
김지현 지음 / 해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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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 돌풍으로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휴대용 소형 컴퓨터라 할 스마트폰을 통해 대화와 소통이 손쉽게 이뤄지고, 개인 사이 혹은 조직 안에서 비공식ㆍ공식적인 업무도 처리한다. 생산ㆍ유통ㆍ소비 과정에서 스마트폰이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워크’는 나날이 새로워지는 도구를 적극 받아들여서 효율적으로 업무에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스마트워크를 통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호모스마트쿠스’는 스마트 시대의 기기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며 자신의 일과 삶의 영역을 변화시켜 나가는 신인류를 뜻하는 말이다. 약 2200만대의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금 스마트폰은 하나의 문화에서 생존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산업혁명부터 PC의 등장으로 시작된 디지털 혁명,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스마트 혁명까지 도구의 변화를 꿰뚫고 이런 진화가 우리의 일과 삶은 물론 비즈니스 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의 급부상으로 촉발된 스마트 시대, 우리는 새로운 도구를 이용하여 똑똑하게 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호모스마트쿠스’로 한 단계 진화할 때이다. 이젠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이든 손 안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다보니 가정도 스마트 홈, 대학도 스마트 캠퍼스, 직장도 스마트 워크 등 바야흐로 우리는 스마트 사회에 들어서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는 1990년대 초반부터 IT산업의 최전선을 누벼온 대한민국 최고의 모바일 전문가로서 인정받으며 활발한 강연과 집필 활동을 펼쳐왔다. 무엇보다 기술 변화가 산업과 문화, 개인에 끼치는 영향력을 예리하게 분석하며 이러한 통찰을 자기계발과 접목하는 데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으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도구를 지배하는 자가 일과 시장을 지배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디지털 혁명에서 스마트 혁명으로, 이제는 호모스마트쿠스다!’에서는 도구가 일으킨 산업의 지각변동으로 인한 변화의 흐름을 통찰하고 현재의 업무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보여준다.

 

2부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 비즈니스가 바뀐다’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아이폰이 시발점이 돼 일어나는 스마트 혁명이 비지니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진단하고 있다. 스마트 시대의 플랫폼 전쟁, 21세기의 매시업에 의해 변화하는 비지니스의 법칙까지 다룬다.

 

3부 ‘SMART DNA로 똑똑하게 일하라’에서는 도구 활용 능력이 업무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직장인들이 갖춰야 할 스마트 필수 DNA 8가지를 소개한다.

 

이 책은 스마트 기기를 두려워하며 골치아픈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용에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이들은 물론 이미 사용자인 직장인들에게 도구에 대한 능동적인 자세와 관점을 심어주고 이를 업무에 효율적으로 적용해 똑똑하게 일하고 삶을 누리는 방법을 전해주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좀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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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의 도전
김석준 지음 / 글과생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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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다. 그의 삶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어느 누구의 삶이든지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믿는 선택을 하게 마련이다. 비록 시간이지나면 아니라고 느낄지라도. 그렇게 매번 최선을 다하면서도 끊임없이 우리는 실패하고 좌절하고 낙담한다.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이 들면 수정하면서 또 나아간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까지처럼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가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의성 촌놈, 대구 계성고에 이어 서울대를 거쳐 UCLA 정치학박사, 대학교수에 국회의원까지 한 김석준의 자전적 에세이로서 저자가 걸어온 굴곡진 삶을 자세히 이야기한다.

 

저자 김석준은 아버지 없는 아이로 남모르는 아픔을 안고 자라났으며, 자신이 가고싶어 했던 고등학교를 가지 못한 심리적인 좌절과 학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헤매었던 대학시절의 무수한 아르바이트, 서울공대 총학생회의 불신임과 불명예스러운 중도 하차, 대학시절 전학련 결성관련 체포와 고문, 시국사건관련 신원특이자로 국립대 조교임용 거부, 수십 차례의 교수임용 탈락,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겪은 숱한 어려움 등 고비를 맞닥뜨릴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무모하리만큼 도전을 반복해온 저자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요즘은 모두들 어렵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할 곳이 없고, 물가는 오르고, 임금은 동결되고, 집값은 상승하는데 돈은 안돌고, 장사도 안되고, 택시손님도 없으니 모두가 아우성이다. 그래서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도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좌절하는 젊은이도 있다. 저자는 자신이 젊은 시절 겪었던 실패와 절망이 늘 큰 산으로 다가와 숨기고 싶은 실패담을 꺼내놓는 이유는 서로 공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기록하므로 세상을 살아가다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온다고 하더라도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을 되새기며 꿈을 놓치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충고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나의 삶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 역시 시골 촌놈이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말자 도시로 나와서 배를 굶어가면서 학교공부를 했고, 학비가 없어서 중국식당 배달을 비롯하여 화장품 할부판매, 도서할부판매까지 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배신을 당하면서 주저 않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보다 내일은 더 좋아지겠지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돌이켜보면, 나만 홀로 어려움 속에 던져져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살았다고 생각하던 그 순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가고자 하는 길이 옳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믿고 달려 가다보면, 안내자를 만나고, 길동무도 만나고, 때론 의외의 행운도 만나데 되는 듯하다. 삶은 인연의 연속인 듯하다.”고 하면서 “나는 계속 앞으로 나갈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나의 길을 간다. 무한도전, 그리고 패자부활! 나의 꿈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젊은이들이 읽고 힘들어도 계속 도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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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 독살사건 - 조선 여 검객 이진의 숨 막히는 진실 게임
이수광 지음 / 산호와진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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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조선 시대의 비운의 왕을 꼽는다면 어린 시절 숙부였던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결국 죽임을 당한 단종이나 왕의 칭호도 지키지 못하고 폐위된 연산군과 광해군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왕위에 오르기도 전에 살해당하고 자신은 물론 아내와 자식들까지 역사에서 지워진 소현세자도 비운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조선 인조 시대, 소현세자의 죽음을 중심 사건으로 두고 진실을 추적하는 강호들의 쫓고 쫓기는 무용담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리얼하게 펼쳐지는 이수광의 역사 소설이다. 소현세자와 그의 가족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아직도 풀리지 않은 소현세자 독살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간다.

 

이 소설은 조선 시대 두 여자 이진과 이요환이라는 검객의 이야기다. 매력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두 검녀의 말과 행동을 통해 소현세자 독살사건을 재해석한 작가의 관점을 읽을 수 있다. 권력 때문에 아들과 손자까지 죽이는 비정한 국왕 인조, 남편과 자식을 잃고 통곡하는 세자빈 강씨, 권력의 화신 조소용과 김자점 등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여 소설을 다채롭게 장식한다.

 

소현세자는 1623년 인조반정으로 아버지가 정권을 잡아, 1625년 세자에 책봉되었다. 1627년 정묘호란이 발발하자 전주로 피신하였으며, 그 해 말에는 강석기의 딸과 혼인하였다.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삼궤구고두를 올리며 항복하자, 이듬해에 부인 및 동생 봉림대군과 함께 인질로 당시 청의 수도였던 선양에 압송되어 억류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청나라와 조선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청나라가 조선에게 많이 핍박하지 못하도록 노력하였다. 예수회 선교사들을 통해 로마 가톨릭과 서양문물을 접하였다. 삼전도에서 치욕을 당한 인조와 조정 대신들은 세자의 친청 행위에 크게 비난하였고, 1645년 2월에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아버지 인조는 가톨릭과 서양 과학을 들여와 조선을 발전시키고자 한 세자를 감시하고 박대했다. 귀국한지 3개월 만에 세자는 숨을 거두고 마는데, 일부 역사학자들은 세자가 죽고 난 뒤, 곳곳에 검은 반점이 나고, 시신이 빨리 부패했다는 점에 인조와 인조의 총애를 받던 조귀인이 의원 이형익을 시켜 그를 독살했을 것이라 추정하나,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세자의 죽음 이후, 인조는 세자의 장례를 크게 간소화시켰고, 무덤 역시 ‘원’으로 부르지 않고 묘로 명명하였으며 인조는 죽을 대까지 한 번도 소현세자의 무덤에 방문한 적이 없다. 능원은 원래 소현묘라 불렸으나 후에 소경원으로 격상되었으며, 경기도 고양시에 묻혀 있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독살로 전제한 후 그 죽음의 비밀을 추적하는 검객들을 통해 당시 시대상과 사회의 가치관을 그려내고 있다. 이미 ‘왕의 여자 개시’ ‘조선 명탐정 정약용’ ‘무사 백동수’ ‘신의 이제마’ 등 역사 속 인물들을 재구성한 대중 역사 소설로 픽션형 역사서를 개척한 이수광의 작품 답게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소설 속으로 빨려들 것 같은 생생함을 전해 주고 있다.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은 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므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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