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잡동사니 증후군 -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동 심리학
마이크 넬슨 지음, 최지현 옮김 / 큰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필요에 의해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가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동안 우리 주변은 잡동사니로 점점 쌓여만 간다.
‘잡동사니’는 잡다한 것이 한데 뒤섞인 것으로 이제 쓸모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붙들고 있는 쓰레기를 말한다. 집안의 공간을 차지한 수많은 물품들, 오랫동안 쓰지 않은 물건들, 입지 않는 옷 등 우리가 소유한 잡동사니들이 우리들의 정신과 영혼을 질식시킨다.
이 책은 쉴 새 없이 주변을 어지럽히거나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며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서류를 쌓아 두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정작 필요한 자료를 찾지 못해 서류 더미 속에서 허덕이기 일쑤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을 ‘잡동사니 중독자’라고 할 수 있다.
‘잡동사니 없는 삶을 위한 모임’을 이끄는 ‘클러터리스 리커버리 그룹’의 창립자인 저자 마이크 넬슨 자신도 한때 잡동사니 중독자였다. 그런 생활을 청산하면서 그는 무려 1.5t의 잡동사니를 내다버렸다고 한다. 그는 뉴스레터와 웹사이트를 통해서 청소와 정리정돈의 심리 및 영적 측면을 잡동사니 중독자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거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쌓아놓는 잡동사니의 상태를 보면서 인간 내면의 심리를 진단하고, 잡동사니를 정리하면서 인생에 대한 불만, 불안, 상처, 두려움, 무의미한 집착, 물질적 욕망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가 아끼고 애착을 보인 물건들이 더 이상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쓸모없다는 것을 알고도 움켜쥐고 있는 이들에게 잡동사니를 버려야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잡동사니’의 문제는 심리적인 원인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잡동사니 중독자가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실수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그리고 분실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변을 어지르는 행위는 곧 ‘내가 물건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음식과의 근본적인 관계를 바꾸지 않는 한 살을 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건과의 근본적인 관계를 바꾸지 않는 이상 깔끔하고 정돈된 삶을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잡동사니 문제는 ‘어떻게 치울지’를 아는 것보다 ‘왜 어지르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잡동사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므로 여기 저기 쌓이는 것이다. 자신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알게 되면 어지르는 방식 또한 바뀌게 된다.
이 책에는 잡동사니 중독을 진단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치유법도 실려 있다. 서류 하나당 19장의 복사본으로 늘어나는 종이 잡동사니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쇄도하는 우편물을 어떻게 단계별로 정리해야 하는지, 전화메시지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서류는 어떤 방식으로 일목요연하게 분류해야 하는지 등을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내 사무실 책상에도 쌓여만 가는 책과 서류뭉치들을 보면서 나 역시 잡동사니 증후군에 벌써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진단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