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 수 있는 사람 돈 벌 수 없는 사람 - 30대에 연봉 3억 받는 300명에게 들었다
다케우치 마사히로 지음, 한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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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웃기고 울리는 돈이란 과연 무엇일까? 사전에는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나와 있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돈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장난삼아 돈에 손을 대보기도 하고, 돈을 갖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돈을 경멸하기도 한다. 또한 돈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상을 주거나 자신을 벌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실제로는 돈이 갖고 있지 않는 힘을 믿으며 살아가고, 어느새 돈의 지배를 받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흔히들 돈을 수많은 악의 뿌리라고 표현하지만 돈 자체가 그런 것이 아니라 돈에 대한 사람들의 애착이다. 부유함이나 재산, 혹은 이를 좇는 행위 자체는 우리 인생에 어떠한 문제도 일으키지 않지만, 그렇게 좇는 와중에 자신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은 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 한다. 그 것도 아주 많이. 사회에서 돈의 가치가 중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누구나 부자가 되는 것을 꿈꾼다. 부자가 되면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더 편한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에 의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바로 ‘돈 벌 수 있는 사람’과 ‘돈 벌 수 없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돈 벌 수 있는 사람’이란 우연히 좋은 회사에 취직해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 아니다. ‘동 벌수 있는 사람’이란 회사를 옮기거나 그만두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다시 스스로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경영 컨설턴트인 다케우치 마사히로가 30대에 이미 남들이 인정하는 경제적인 성공을 일군 사람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남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저자는 고생했던 어린 기억을 떠올리면서, 누구나 밑바닥에서부터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1년 반에 걸쳐 ‘30대에 연봉 3억 받는 300명’을 직접 취재했다. 또한 ‘돈 벌 수 있는 사람’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 그들의 학력, 수면시간, TV시청시간, 소유차종, 월평균 독서량, 미래예측력 등 다각적인 조사를 벌이고 설문조사를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돈 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삶의 방향을 정하고 세상보다 먼저 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둘째는 최선의 기준이 보통사람과 달라야 된다. 가장 오래 일하고 가장 합리적으로 필요한 일을 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셋째는 남다른 성공절차를 실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성공한 사람을 무작정 찾아가 밑바닥에서부터 배우고 약점이나 어두운 과거를 두려워하지 않고 관심과 자신이 있다면 서너개의 일을 동시에 일단 저질러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인생에 작은 변화를 경험하게 될 뿐만 아니라 책에 나온 ‘돈 벌 수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 사례와 조언들을 따라 하다보면 돈을 벌 수 있는 ‘꿈’을 이루게 될 것이다. 직장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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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전쟁 2 - 국제자원을 둘러싼 은밀한 스캔들 자원전쟁 2
쿠로키 료 지음, 박은희.이진주 옮김 / 황금부엉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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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자원확보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웃 일본에 대지진으로 방사능 유출이 심각한 국제 문제로 부각되면서 원자력 발전소의 존폐여부가 도마 위에 올라 왔지만 각국은 원자력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원전 문제가 국제 환경 문제면서도 한편으론 한국의 원전 수출이 순항을 거듭하는 등 새롭게 조명 받는 계기가 되는 것을 보면, 국제사회는 냉혹한 경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와 환경 문제가 이슈가 되는 즈음에 아시아 국가들 간의 자원 확보 전쟁을 다룬 장편소설 <자원전쟁 1,2>가 나와 서점가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소설은 국제자원을 둘러싼 은밀한 스캔들을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원유, 천연가스 등의 발굴권이나 에너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서 부단히 경쟁하는 비산유국들의 치열한 경쟁을 다루고 있다.

이미 오일피크에 접어든 OPEC(석유수출기구) 소속 산유국은 자원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비산유국의 참여를 봉쇄하므로 새로운 유전은 전혀 개발되지 않고 있으며, 갈수록 환경단체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산유국의 자원 민족주의와 비산유국의 자원 확보 전쟁은 오늘의 국제적 현실 그 자체다.

오는 2030년 원유가 2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오일피크 단계로 접어든 세계 원유 매장량이 말해주듯이 전 세계는 소리 없는 에너지 자원 전쟁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 자원은 혈액이나 다름없다.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고 이어진 이라크 전쟁,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불어닥친, 민주화 바람은 리비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집트, 알제리의 민주화 시민항쟁에 이어 2월15일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에서 최초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그 이면에는 석유라고 하는 에너지 자원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유국들은 자기 나라의 자원을 무기로 내세워 정치와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고, 또한 미국을 비롯한 비산유국들은 그들의 야욕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치적 내전에 깊이 관여하며 충분한 석유 이권을 획득하려고 한다. 거기다 각국의 에너지 기업이라든지, 국제 투자은행, 환경단체 간의 실리를 둘러싼 갈등과 다툼은 비산유국들의 자원 확보에 갈수록 커다란 암운을 드리운다.

이 책은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소설 형식으로 다루어 비산유국이자 부유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자원전쟁에서 어떻게 살아남겠느냐’는 화두를 던지며,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어떻게 펼쳐나가야 할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소설은 토시은행, 증권회사, 종합상사에서 23년간 근무하면서 국제협조 융자, 프로젝트 파이낸스, 항공기 파이낸스, 무역 금융 등 많은 안건을 직접 다룬 쿠로키료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자원개발의 현장을 파헤쳐 그 실체를 대담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 책의 끝부분에는 자원, 경제용어집이 수록되어 있어 경제용어를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어려운 경제용어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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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일어나라
브루스 레빈 지음, 안진이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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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의 무상시리즈 3종 세트에다가 반값 등록금은 모두 포퓰리즘 행태이다. 포퓰리즘은 한마디로 일반 대중을 정치의 전면에 내세우고 동원시켜 권력을 유지하는 정치체제를 말한다. 포퓰리즘을 이끌어가는 정치 지도자들은 지나친 인기 영합주의 일뿐 권력과 대중의 정치적 지지를 얻으려고 겉모양만 보기 좋은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포퓰리즘은 소외된 서민 대중을 ‘우리들 정치의 장’으로 새롭게 편입, 광범위한 연합으로 병합시키는 운동이다. 포퓰리즘은 일산화탄소처럼 우리 몸을 죽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독극물이다. 당장 목이 마르다고 독극물을 마실 수는 없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또 무상급식 전면실시, 대학등록금 반값, 무상의료 전면실시가 이슈가 될 것 같다.

이 책은 미국 사회가 처한 부정적인 단면이나 치부를 하나도 숨김없이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가까이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들의 판단이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므로 한국의 향후 1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브루스 E. 레빈은 <우울증을 이겨내고 상식적으로 반항하기>라는 책의 저자로서 임상심리 학자이면서 정신의학자로서 미국의 정치와 경제의 세심한 흐름을 남북전쟁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심리학자에 걸맞게 면밀히 분석하고 개인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들의 의견과 각계각층의 충고를 최대한 수렴하여 침체에 빠진 미국의 지성인과 소외계층들을 향해 “깨어나라! 일어나라!”라고 외치고 있다.

미국은 9·11 테러의 배후가 알-카에다로 알려지자 테러 발생 다음 달인 2001년 10월 곧바로 알-카에다 소탕을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아프간은 미국 침공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회 인프라가 모두 파괴된 채로 전쟁의 상흔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고 국민의 삶도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미국은 2003년 3월에는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명목으로 이라크에서 또다시 전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전쟁 목적이 테러 위협 제거보다는 원유 확보와 중동 내 친미 블록 구축이라는 논란만 낳은 채 전쟁의 피해는 이라크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저자는 “오늘날 미국에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7,000만 명이 총 7,000억 달러의 학자금 빚을 지고 있다. 그 액수의 총합은 7,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하면서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에 따른 부채는 상당수의 미국인을 계약 노예와 같은 정신 상태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미국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파괴적인 힘은 때때로 효과적이지만 그 위협이 지속적이지 않으면 성과물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폭압적이고 비인간적인 권력은 겉보기보다 취약할 때가 많으며, 시간과 행운과 사기가 맞아 떨어지고 사람들에게 기회를 포착할 능력이 있다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 책은 인간적인 삶을 열망하는 보통사람들이 현실에 주눅 들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갈 방법과 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치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정치교본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책으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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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10도 - 종교가 전쟁이 되는 곳
엘리자 그리즈월드 지음, 유지훈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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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 전에 새무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읽엇다. 20세기 냉전의 종식과 21세기 탈냉전의 국제질서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패러다임이 제시돼 국제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게 패러다임을 제시한 많은 학자들 중 한 명인 새뮤얼 헌팅턴은 ‘문명과 문명의 충돌은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며, 문명에 바탕을 둔 국제 질서만이 가장 확실한 방어수단’이라고 주장하면서 문명의 충돌이 21세기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세력이 대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십자군 전쟁’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인 엘리자 그리즈월드가 7년간 나이지리아, 수단, 소말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현장을 걸으면서 세계를 뒤덮고 있는 ‘21세기 십자군 전쟁’의 실태와 원인을 정면으로 다룬다. 적도에서 북으로 약 1,126㎞까지 기독교와 이슬람교 세력의 충돌이 빈번한 전선이 위도 10도다. 전 세계 13억 이슬람교 신도 중 절반, 20억 기독교인 중 60%가 이곳에 산다. 그리고 충돌한다.

종교 분쟁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토와 수자원, 석유와 기타 자원을 둘러싼 갈등과 매우 밀접하다. 또 현지 주민들이 믿는 신은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을 둘러싼 복잡한 역학에 의해 결정된다. 위도 10도 지역의 신앙은 지리, 역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닌 것이다.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돼 살해된 김선일(1971~2004), 분당 샘물교회 사태 등을 겪은 한국도 분쟁의 제3자가 아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진 끔찍한 일들이 많이 기록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아홉 살짜리 무슬림 소년의 사지를 칼로 난자하고 분리된 팔과 다리를 불태웠다. 수단에서는 교회를 가려고 하는 일곱 살 노예 아이의 다리를 주인이 ‘예수처럼 당해 보라’며 판자에 못 박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 무장 세력이 네 명의 기독교인 10대 소녀들을 납치해 그중 세 명의 목을 잘라 죽였다. 한 소녀의 머리는 검은 비닐 봉투에 담겨 교회 계단에 놓여졌다.

2004년엔 무슬림이 교회를 습격하여 불을 지르고 예배를 드리던 교인들을 학살하고 목사를 흉기로 찔렀다. 그러자 기독교인들이 반격을 하게 되었고, 무슬림 마을에선 다시 학살이 벌어졌다. 폭도들은 임신한 여성을 납치해 술과 돼지고기, 개고기를 강제로 먹여 이슬람 신앙을 우롱했고, 나흘 동안 강간하고 풀어주었다. 포로로 잡혔던 여성들을 학교에 가둔 뒤, 스카프를 벗기고 월경 여부를 확인하고 성폭행을 했다. 그야말로 “죽고 죽이는 이야기만 지겹도록 들었다”고 할 정도다.

우리나라는 과거 20년 동안 선교 열풍이 불어 현재 2만 5천여 명의 선교사를 해외에 내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4만 6천 명에 이어 두 번째로 선교를 많이 하는 나라로, 해마다 선교사의 숫자가 2천여명씩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역시 종교 갈등을 격화시키는 역할을 곳곳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지 가톨릭과 감리교, 그리고 한국의 장로교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선교사도 오랑 아슬리족의 복음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사실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자기를 낮추는 겸손의 모습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만을 자랑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며 이런 모습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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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죽었다
론 커리 주니어 지음, 이근애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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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있다? 없다? 신은 죽었다! 내가 믿는 신이 전능자다! 신을 두고 갑론을박하느라 지구촌에서는 종교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떠한 종교든 ‘선’과 ‘평화’를 교리로 내세우지만 그 중심에 누구를 세우고 섬기느냐에 따라 친화가 되고 서로 원수가 되는 종교의 님비현상을 보게 된다.

19세기말 프리드리히 니체가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한 이 말은 기독교적 신적 존재가 소멸했다는 의미다. 당시 성직자들의 타락과 종교를 이용한 거짓 앞에서 ‘신이 죽었다’라는 그의 고백은 진정한 하나님의 가르침을 잃어버린 교회와 사역자들의 비본질적인 믿음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이 책은 신의 죽음이 알려진 이후의 인간 세계를 그리면서, 신의 죽음 이전과 이후에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을지를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으나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밝힌 작가 론 커리 Jr.는 이 책에서 신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와 같은 신학적 논쟁이나, 또는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와 같은 윤리적인 문제보다는, 인간의 본성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신이 죽었다. 수단의 딩카족 여자의 몸으로 지상에 내려왔다가 내전에 휘말린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혼란이 시작된다. 신의 죽음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후 그 충격에 몸부림치는 전 세계 사람들, 세상의 종말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하는 수녀들과 성직자들 사이에서 자살이 유행병처럼 번졌고, 신의 부재가 주는 상실감에 자신의 아이를 극단적으로 숭배하는 부모들이 새로운 세계를 채운다.

콜린 파웰이 수단을 방문하는 첫 번째 이야기 ‘신이 죽었다’부터 마지막 이야기 ‘퇴각’에 이르기까지, 잘 짜여진 가상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설은 재미로만 읽기에는 충분히 도발적이고 진지하며, 무겁게만 바라보기엔 재치와 기발함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종교적인 메시지를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전제는 어디까지나 순전히 상상에서 나온 것이지 신학론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사건 사고들로 가득 차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없었던 때가 없었고,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잔인함과 폭력은 늘 어디에도 도사리고 있다. 저자가 그린 신 죽음 이후의 세계는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이야기의 소재들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속에서 신은 이미 죽은 것이 아닐까?

이 소설은 모두 10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것은 ‘신의 시신을 먹은 들개무리 중 마지막 남은 들개와의 인터뷰’였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거짓말했다고 해도, 사람들이 내 거짓말을 듣기 위해 얼마 안 되는 그들의 살림살이를 바치는 것이 나는 못내 마음에 걸렸다. 그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것은 릴리의 못마땅하다는 시선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 속에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랐고, 그제서야 그렇게 된 것이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되었다고 믿었다. 그 당시에 나는 숭배의 대상이 되는 것이 그들로부터 가장 멀어지는 길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저자는 ‘영적 목마름’이 있고, 그 갈증을 해소시켜 줄 해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또 다른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한 이 영적인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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