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세우는 행복한 집사 - 집사는 교회의 기둥이자 목회자와 동역하는 또 다른 목회자이다 직분자 시리즈 2
김병태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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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1일 경부고속철도 광명역에서 KTX 탈선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KTX 열차가 탈선했다는 것은 정말 아찔한 일이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대체 열차는 왜 탈선한 것일까? 조사 결과 선로전환기의 신호를 받아 레일을 움직이는 컨트롤 박스를 정비하면서 7mm짜리 작은 너트 하나를 덜 채운 것이 원인이었단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너트 하나를 제대로 조이지 않고 분실한 것이 대형 사고를 불러올 뻔했다.

교회 안에서 집사의 존재 가치는 대단하다. 내가 교회를 개척하여 어려울 때 서리 집사 몇 분이 사랑과 헌신으로 교회를 섬겼으므로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은 안수집사 2명과 서리집사 20여명이 섬기고 있는데 집사는 교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직분이다. 집사야말로 교회를 세우는 뼈대요 기둥이다.

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사가 갖춰야 할 자격으로 초대 예루살렘교회가 집사를 선택한 자격요건에 비추어서 현대교회의 집사들이 갖춰야 할 자격요건을 조명한다. 또한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 집사가 감당해야 할 직무는 무엇인지, 집사는 어떻게 자신을 점검하고 목회자와 더불어 동역할 것인지, 집사는 교회의 기둥으로서 어떻게 교인과 교회를 섬길 수 있는지 등 교회를 세우는 행복한 집사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은 제5장 ‘덕스러운 언어로 공동체를 세워라’이다. 목회를 하면서 경험한 내용들이 어쩌면 이 부분에 다 들어 있는지 모른다. 말 때문에 목회를 하면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던가! ‘꿈에서라도 부정적인 말을 일삼지 마라’, ‘뒤끝이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입소문의 덫에 걸려들지 마라’ 등은 집사들이 명심해야 할 내용들이다.

솔로몬은 우리가 허물을 덮어주는 살기 원한다. “허물을 덮어주는 자는 사랑을 구하는 자요, 그것을 거듭 말하는 자는 친한 벗을 이간하는 자니라”(잠 17:9). 세상에는 사랑을 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간질 하는 자가 있다. “나쁜 소문은 날아가고, 좋은 소문은 기어간다”는 말이 있다. 교회가 소문 때문에 멍들어 간다. 모 유명한 목사님이 과부집에 갔다는 좋지 않은 소문이 났다. 그래서 교회는 그럴 리가 없다는 사람들과 틀림없다고 하는 사람들로, 두 파로 나뉘게 되었다. 결국 그 소문으로 목사는 떠나고 후임자가 왔다. 나중에 보니 거짓말이 들통 났다고 한다. 나중에 그 교회는 회개하였다고 한다. 이미 좋은 목사님은 떠나고 말았다고 한다.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쉽게 내뱉는 말이, 굴러다니다가 부풀어 둔갑된 말로 변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남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하니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아무렇게나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말 한 마디’란 시 구절을 읽어주고 싶다.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 마디가 삶을 파괴한다./ 쓰디쓴 말 한 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 마디가 사랑의 불을 끈다./ 은혜스런 말 한 마디가 길을 평탄케 하고/ 즐거운 말 한 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한다./ 때에 맞는 말 한 마디가 긴장을 풀어 주고/ 사랑의 말 한 마디가 병을 낫게 하고 축복을 준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교회에 집사 직분을 위한 지침서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교회에서 실제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었다. 이 책은 건강한 교회를 이루기 위한 탁월한 집사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집사 임직을 앞두신 분들에게는 행복한 집사가 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분자 교육 때문에 고민하는 목회자에게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직분자를 세우기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되겠기에 꼭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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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써 하나님을 알자
D. A. 카슨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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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이 말은 심훈 선생의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말인데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우리나라가 가난한 것도 무지하기 때문이고, 식민지가 된 것도 모두 무지하기 때문에 당한 것이니 국민 모두 신학문을 배워야 한다는 계몽적 슬로건이었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지식 중에도 가장 귀중한 지식에 관한 것이다. 이 지식이 없으면 개인이나 사회가 소유한 부와 힘의 가치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이 지식은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여준다. 이것은 어떠한 지식인가? 바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다. 호세아 선지자는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호4:6)라고 탄식하면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호6:3}라고 외쳤다.

이 책은 조직신학서도 아니고 성경개론서도 아니지만, 여러 면에서 독특하고 중요한 책이다. 이 책은 하나님의 성품과 행하심이라는 렌즈를 통해 성경의 전체 줄거리를 펼쳐 나가고 있다. 종교개혁 당시의 신앙고백서처럼, 이 책은 성경이 가르치는 믿음과 행함에 대한 기초 지식을 그리스도인들에게 제공해 준다.

나는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생활을 한지 벌써 몇 십 년이 되었다. 성경도 여러 번 읽었고 성경을 알기 위해서 성경공부도 했었다. 그러나 아직도 성경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고 고백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번에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자세히 알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다.

이 책은 모두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는 성경의 한두 본문에 초점을 맞춰 내용을 설명한 뒤 그것이 전체 문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예수님 안에서 어떻게 한데 모이는지 보여 주고 있다.

성경의 시작인 창세기는 천지창조와 인간창조로 막을 연다. 그리고 ‘낳고, 죽고’로 이어지는 숱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진전된다. 그러다가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은 지상의 종말과 심판, 그리스도의 재림, 영원한 나라, 새 하늘과 새 땅의 이야기로 끝난다.  

정상적인 신앙인이라면 몇 가지 고백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은 살아계시는 창조주, 심판자, 언약의 주인, 법의 제정자, 통치자시라는 것, 인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구원하신 구주시며,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것, 그리고 그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과 영원한 천국이 있다는 것을 믿고 고백해야 한다. 그 외에도 우리가 믿고 고백할 것이 많다. 그러나 성경 도처에서 밝히고 있는 죽음 이후의 세계, 즉 영원한 천국을 믿지 않는다면 그 나라의 시민이 될 수 없다.

인간을 창조하시고 사랑해주시고 구원해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보다 더 고귀한 지식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앎으로서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알게 된다. 하나님의 사랑과 뜻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날로 더하여 가고 그로 인한 믿음과 소망과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이다. 성경적 믿음의 본질을 알고자 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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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다 죽으리
이수광 지음 / 창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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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를 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고 그 당시 유행했던 두터운 연애소설을 많이 읽으며 연애소설에 열광 했었던 적이 있었다. 주인공의 사랑에 가슴이 벅차올랐고 때론 마음 설레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또 그런 사랑을 동경했었다. 아마도 그때가 사춘기였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이수광 장편소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을 밤을 새우며 재미있게 읽었다. 엄격한 유교사상과 신분제도가 개인을 철저히 억압한 조선시대에도 화려한 ‘연애사건’은 그칠 줄을 몰랐다. 조선 왕조 500년 역사를 뒤흔든 최대의 연애사건과 스캔들을,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재구성한 책이었는데, 책에 등장하는 16가지 연애사건은 오늘날 관점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조선시대의 성 모럴을 낱낱이 드러내 보여준다. 자유연애가 가능했던 고려시대와 달리 자유연애가 금지된 조선시대의 연애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때로는 당사자의 목숨마저도 위험했다. 이 책을 읽어 내려다가 보면 신분과 목숨을 전부 걸고 뜨겁게 연애한 조선의 남녀들의 사랑이야기가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 오늘 우리들에게 가르친다고 하겠다.

<그리워하다 죽으리>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소설 김만덕> <신의 이제마> <소설 열국지> 같은 역사소설뿐 아니라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안중근 불멸의 기록> <조선사 쾌인쾌사>등의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이수광 작가의 조선을 울린 애절한 러브 스토리이다.

이 소설은 18세기 조선시대 후반 역사 모티브를 한 소설로서 지극히 아름다운 순애보다. 조선의 역사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순애보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18세기 조선의 천재 시인 김려와 함경도 부령 기생 연화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조참의 이광표의 소실로 한양에 왔다가 파혼 당한 관기 연화는 시인 김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파혼 당한 관기 신분인 연화는 고향인 함경도 부령으로 돌아가야 하고, 김려는 경남 진해로 유배를 떠나게 되어 두 사람 사이에는 3천리의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함경도에서 경상남도까지 편지가 닿는 데에 300일. 그럼에도 그들은 평생을 사랑하고 그리워 한다. 오랜 세월 동안의 유배가 해제된 뒤 김려는 연화를 찾아 부령으로 무작정 길을 떠난다. 부령으로 가는 길, 한때 유배길이었던 그 길을 되짚어 가며 김려는 일생을 바쳐 사랑한 여인, 연화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으로 고통스럽다. 한편 부령의 연화는 평생 김려를 기다리며 수절을 하다가 곤욕을 치르고 죽음의 문턱 앞에 와 있다.

이 소설에는 수십 편의 시가 기록되어 있는데 사랑이 가득한 수십 편의 시는 조선시대판 [사랑과 영혼]이다. 시를 읽고 있노라면 가슴을 촉촉이 적시고 저절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때로는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가슴을 아릿하게 하고, 때로는 에릭 시걸의 [러브 스토리]처럼 저절로 눈물이 흐르게 만든다.

가정에 좋은 대형 TV, 컴퓨터, 오디오, 냉장고, 자동차가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가정은 부부가 매일 싸우는 전쟁터가 돼 버리고 결국 둘다 패잔병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소설처럼 부부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연애하듯” 살면 평생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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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부님, 쫄리 신부님 - 수단의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 이야기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5
이채윤 지음 / 스코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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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대륙 아프리카 곳곳이 연초부터 유혈 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종교 갈등과 정정 불안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연일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은 1956년 독립했지만 남부와 북부는 종교 갈등은 물론 국토의 중앙에 자리한 대규모 유전지대를 둘러싼 다툼을 벌였다. 2005년 평화협정을 맺기까지 200만명이 사망했고 수많은 난민이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등 내전으로 인한 고통을 겪어 왔다. 수단은 평화협정 이후 6년간 남부의 자치를 시험했으며 이번에 국제사회의 감시 아래 분리독립을 위한 국민투표에 이르렀다.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지로 불리는 수단의 남부 톤즈는 수십 년간의 내전(內戰)으로 폐허가 된 지역이며 주민들은 살길을 찾아 흩어져 황폐화된 지역이었다.

이 책은 장래가 보장된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서른일곱의 나이에 신부가 된 고 이태석의 이야기다. 소말리아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전기·전화·TV·인터넷도 없는 오지 중의 오지인 수단 남부 톤즈에 부임한 이태석 신부는 그곳에서 카톨릭 선교활동을 펼쳤으며 말라리아와 콜레라로 죽어가는 주민들과 나병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흙담과 짚풀로 지붕을 엮어 병원을 세우고 그곳에서 한센병 환자들과 스스럼없이 지냈다. 진료소에서 환자를 맞는 틈틈이, 직접 찾아올 수 없는 한센병 환자들이 사는 마을을 찾아갔다. 스스럼없이 지내며, 피부가 뭉개진 탓에 맞는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던 그들에게 직접 본을 떠 만든 신발을 신겨주기까지 했다. 오랜 전쟁으로 상처받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 브라스밴드를 만들고, 학교를 세워 어린이들에게 수학과 음악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 그를, 톤즈 사람들은 세례명인 존(요한)을 따서 존리, 쫀리, 쫄리 신부라고 부르며 믿고 따랐다. 그는 톤즈 사람들에게 다정한 친구였고, 의사였고, 선생님이었고, 지휘자였고, 아버지였다.

이태석 신부는 한국에 계신 홀어머니를 뵙기 위해 휴가를 얻어 귀국한 그는 병원에서 갑작스레 대장암 말기암 판정을 받고 2010년 1월17일 선종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걱정하기보다 “톤즈에서 우물을 파다가 왔어요. 마저 다 파러 가야 하는데…….”라고 말해 독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눈물을 흘리는 것을 수치라고 생각하는 톤즈 사람들은 서럽게 울었다.

책은 '신부님의 어린 시절', '예수님은 무엇부터 하실까', '사랑은 기적입니다' 등 7장으로 나눠 이 신부의 삶을 보여준다. 이 신부의 삶은 KBS 다큐멘터리로 방송되고, 영화 '울지마, 톤즈'로도 제작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는 종교는 다르지만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고 많은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요즈음은 종교가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을 받는 일들이 많다. 세습, 윤리문제, 돈 문제, 폭행 등으로 성직자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때에 이태석 신부의 헌신과 희생의 삶은 귀감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이런 신부의 삶과 마음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서 이태석 신부의 ‘그 마음’을 을 배워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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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범 여기자 안니카 시리즈 1
리자 마르클룬드 지음, 한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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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폭파범>하면 KAL기 폭파 사건이 떠오른다. 1987년 11월 29일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KAL) 858편 보잉 707기가 미얀마 근해에서 북한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에 의해 탑승객 115명 전원이 죽은 공중 폭파된 사건이다. 이 사건의 정치적 목적은 북한의 노동당 최고지도부의 지령에 의해 직접적으로 ‘서울 88올림픽’의 개최를 저지·방해하고, 한국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국내의 사회·정치적 불안과 혼란을 심화시키는 것이었다. 북한이 중동의 국제선 KAL858기를 테러목표로 설정한 것은 해외취업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중동지역을 선정함으로써 한국의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야기시키고, 올림픽 참가선수들에게 한국행 항공기에 대한 공포와 위협감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 책 <폭파범>은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높은 작가이자 북유럽 최고의 추리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리사 마르클룬드의 작품으로, 범죄 전문 여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특종을 잡기 위해 시간을 다투는 기자들의 모습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회의 모순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그녀를 세계적인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여기자 안니카 벵트손」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얼어붙을 듯 추운 12월의 새벽 3시 22분, 곤하게 잠을 자고 있던 안니카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올림픽 준비가 한창인 스타디움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으니 어서 현장으로 달려가라는 편집장의 말에 안니카는 따뜻한 침대와 사랑하는 남편의 품을 뒤로 하고 취재를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폭파 현장에서는 수십 조각으로 찢겨나간 시신이 발견되면서 도시는 올림픽에 대한 테러의 공포에 시달리지만, 안니카는 테러에 의한 폭발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건을 접근, 기사화한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또 하나의 경기장 폭발 사고와 그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하자 안나카는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이 작품은 언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이 자세하게 소개된다. 작가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신문사의 모습과 함께 특종을 잡기 위해 시간을 다투며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치적, 사회적 구조의 모순을 흥미롭게 그려낼 뿐만 아니라 직장 내 남녀 차별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 여성들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들을 이해하도록 하고 우리의 삶을 다양하게 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영하권의 혹독한 날씨와 고립된 지형 탓일까, 이야기에서 특유의 냉기가 흐른다. 북유럽 추리소설은 고전적인 방식의 경찰 추리물보다 사건을 둘러싼 인물의 심리 추리가 많다. 북유럽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펼쳐지면서 사회구조 문제도 짚고 넘어간다. 후반부에 들어서야 범인이 밝혀지는 영미권 미스터리와 달리 중반부에 이미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고 그때부터 진정한 추리가 시작되는 것도 백미다.

북유럽 미스터리는 낮은 지명과 인명으로 한국독자들에게는 아직 낯설다. 하지만 이 책이 30개국 이상 출간되고 전 세계 900만부 이상 판매기록을 세우므로 각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으므로 북유럽발 초대형 미스터리 소설이 더욱 인기가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 북유럽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스릴러 맛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가무른 땅에 단비가 내린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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