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쿠데타 - 글로벌 기업 제국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가
클레어 프로보스트 외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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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 카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인 빈곤 퇴치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는 모든 국가와 인류에게 공통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며, 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은행의 회원국 중 하나로, 과거에는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는 나라였으나, 이제는 다른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나라로 변모하였다. 한국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 세계은행과 협력하여 글로벌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빈곤 퇴치에 앞장서는 세계은행은 기업과 어떻게 협력하는지 민주주의 체제와 우리의 삶을 은밀하게 잠식하는 그림자 권력의 실체에 대해서 알고 싶어 이 책<소리 없는 쿠데타>를 읽었다.

 

이 책은 런던 탐사보도센터(CIJ)의 회원인 클레어 프로보스트와 매트 켄나드 두 공동저자가 수많은 자료를 찾기 위해 전 세계 25개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취재한 결과물로서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강화되는 기업 권력의 위태로운 실상을 파헤치고, 초국적 기업들이 어떻게 대중의 눈에 띄지 않게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소리 없는 쿠데타를 일으키는지 생생하게 담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의 거대 기업들은 실제로 권력을 쥐고 의사 결정을 좌우하는 새로운 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들은 국제사법제도를 활용하여 각국 정부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고, 저개발국 원조라는 비즈니스로 이미지와 신용을 제고하며 이윤을 극대화하고, 경제특구를 조성해 최고의 혜택을 누리면서 민간 보안 조직을 만들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빈곤 퇴치와 공동의 번영을 사명으로 내세운 세계은행은 한 기업이 무슨 일이 있어도 광산을 채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가난한 나라를 막대한 배상금으로 위협하는 상황을 가만히 내버려둘까?”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대규모 금광과 은광 개발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자 퍼시픽 림이 제기한 소송을 제기했으나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계 다국적기업이 소송을 이어받았고,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의 하부 기관에서 소송을 맡았으며, 재판부는 아르헨티나와 유럽의 엘리트 변호사들로 구성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공동체에서는 이 광산 개발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으나, 전 세계의 주류 언론은 이 사건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광산업 투자자들이 제기한 포레스티 대 남아프리카공화국소송에 대해 상세하게 분석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과연 승소할 것인가? 3년 반 만에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서 소송은 언뜻 국가의 승리 같아 보였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문제들과 엄청나게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고 한다. 비밀리에 진행된 소송과 결과 왜곡, 그리고 언론의 미온적 보도 태도 등으로 인해 어느 쪽이 승자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책은 기업이 어떻게 민주적 의사 결정을 무시하며 우리가 집단으로서 가진 힘을 빼앗는지 보여준다.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소리 없는 쿠데타에 맞서려면 그에 걸맞은 야망과 조직력, 장기적 관점을 갖춰야 한다.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없게 만드는 각종 제도와 전략을 해체하고 모든 라인을 통해 진실을 알리며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공동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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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소망 - 오늘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힘
류응렬 지음 / 두란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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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소망이 필요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꿈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람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만 집착하여 소망에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은 묵시(비전과 소망)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29:18)고 말씀하고 있다. 곧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이 없으면 백성이 제멋대로 행한다는 것이다.

 

소망이 없으면 사람들은 현실에 집착하게 되고 쾌락과 육신의 욕망에 빠져들게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복중 하나가 소망이다. 나는 고난 중에 오늘을 견디고 이겨 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여 <매일 소망>이라는 책을 읽기 위하여 서평단에 참여하였다.

 

이 책은 총신대학교에서 10년 동안 설교학을 가르쳤고, 고든콘웰신학대학원 객원교수, 현재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유응렬 목사가 나를 타일러서 광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절망한 그곳에서 다시 시작이다’, ‘매일의 삶에서 부활을 살아 내라등 소망에 관한 10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소망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도 따스한 눈빛으로 우리를 향해 걱정 마라, 나에게 계획이 있단다. 너를 향한 나의 계획은 희망이란다.”라고 위로해 준다고 전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하나님 안에 둔 소망은 유한한 지상의 삶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게 한다.”고 하면서 이 소망이 있으면 어두운 밤에도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고, 광야같은 삶에도 드릴 수 있는 감사가 있다.”(p.7)고 말했다. 소망이란 좋으신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이시라는 신앙고백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소망이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온누리교회를 담임하셨던 하용조 목사님이 암 투병 중에도 설교할 때마다 마지막처럼 강단에 오릅니다. 이 아픔 때문에 복음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고, 이 고난 때문에 복음을 더욱 간절하게 전하게 됩니다.” 라는 말씀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개척 초기에 장로님과의 갈등 때문에 목회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졌고,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면 놀랍게 소망이 생겼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은 그들을 낮추시기 위함이라.”(8:2) 고 하셨던 것처럼 나를 광야로 이끄신 것은 나를 낮추시기 위해서, 시험하시기 위해서,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다가 4예수의 흉내라도 내게 하소서에서 미국의 유명 앵커 래리 킹이 80세 생일을 맞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인터뷰하면서 목사님은 매년 250만 명을 예수님께 인도하고, 22억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셨기에 후회하는 일도 없으시겠지요?”라는 질문에 그레이엄 목사는 내 삶은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사역을 감당하느라 정작 예수님과 보낸 시간이 너무 적었다.”고 하면서 예수님을 조금 더 만났다면 지금쯤 예수의 형상이 나타날 텐데요라는 고백을 들으면서 나의 발걸음에도 주님이 함께 계시는지, 내 일생 한 번이라도 예수처럼 살기 위해 흉내라도 내어 본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고 언제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주님의 얼굴을 마주할 텐데 그날 너무 부끄럽지 않도록 주님의 흉내라도 내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드렸다. 아마도 이 문장은 내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천국에 대해서 알게 되어 감사하다. 성경에서 천국의 모습은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21:4)라고 사도 요한이 설명해 준다.

 

우리는 이 땅에서의 삶을 마치면 영혼은 주님 앞에서 눈을 뜨게 될 것이며, 천국에서 우리는 영원히 썩지 않을 새로운 몸으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바울은 천국에서 회복될 우리의 모습을 씨앗에 비유하는데, 심어진 씨앗은 가장 멋지고 건강한 모습이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어진 하늘의 소망이다. 잠시 살아가는 땅 위의 삶에서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며, 언젠가 주님이 부르시는 날 가장 영광스런 모습으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구성되어 있고, 재미있는 예화도 많이 수록하여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지고 천국을 소망하는 그리스도인들과 신학생, 그리고 목회자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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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사랑한다 믿는다 응원한다
권수영.권다함 지음 / 초록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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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나는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아버지는 나와 가족들에게 늘 화를 내셨다. 밥을 먹을 때에도 반찬의 간이 맞지 않거나 밥이 조금이라도 되거나 질어도 화를 내셨다. 밥에서 돌이라도 나오면 밥상을 둘러엎었고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크게 화를 내지 않아도 될 일에도 아버진 화를 많이 내셨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밥상머리에서 절대로 음식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식사 시간의 즐거움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즐겁게 밥을 먹는데 갑자기 싸늘한 분위기가 되는 것을 무수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집에 있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늘 가슴을 졸이며 살았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성격이 내성적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내 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살아왔다. 남들이 강하게 주장하면 그냥 따르는 식의 성격으로 변해 갔다. 그래도 어린 시절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따뜻한 어머니가 무서운 아버지의 존재를 희석시켜 주었다. 만일 어머니의 따스함이 없었다면 성격이 삐뚤어지거나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부자 관계를 깨고 군 복무중이던 아들 권다함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고, 아버지 권수영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인생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자신의 인생 경험과 상담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마음을 담아 솔직하게 답변하고 아들은 군대에서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고 이때 떠오르는 생각과 고민을 편지에 적어 아버지에게 보낸다. 아버지는 일과 직업, 인간관계, 진정한 어른, , 사랑 등에 대한 아들의 생각에 대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립한 견해와 상담 중 내담자들을 만나며 깨달은 것들, 그리고 더 포용적이고 성장하는 삶으로 다가가는 방법 등에 대해 답변한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데도 어쩌면 마음을 열고 대화하기 가장 어려운 사이인지도 모른다. 주변을 살펴봐도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터놓고 대화 하는 분들을 별로 보지 못했다. 어쩌다가 아버지와 아들이 정말 가깝게 이야기 하고 즐거워하면 당연해 보이면서도 자신은 결코 그렇지 못 한 모습을 발견하고 아버지께 서운하고 아버지 탓인 것 같기만 하다.

 

이 책은 총 아홉 번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편지는 어른이 되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두 번째 편지는 자신의 이익만 챙겨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세 번째 편지는 나를 살고 싶게 만드는 힘, 삶의 원동력을 찾고 싶어요.”, 네 번째 편지는 인간관계에는 정답이 없다지만 나름의 답을 찾고 싶어요.”, 다섯 번째 편지는 내 자신이 평생 몰두할 수 있는 나만의 업을 찾고 싶어요.”, 여섯 번째 편지는 나잇값 하는 완벽한 어른이 되는 게 왠지 무섭고 두려워요”, 일곱 번째 편지는 많은 것을 포기하는 인생은 정말 불안하고 위험할까요?”, 여덟 번째 편지는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용기를 어떻게 가질 수 있나요?”, 아홉 번째 편지는 매 순간 사랑만 하는 삶을 살 수는 없을까요?” 아버지와 아들간의 문답을 통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이며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인지 생각하게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버지와 아들은 서먹하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아들이 자신과 같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이 이미 겪어봤기 때이다. 자신보다 더 잘 되고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 차갑고 투박한 언행 뒤엔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과 눈물이 있다.

 

살아 계셨을 때는 아버지의 존재가 왜 그렇게 아득하고 어렵게만 느껴졌을까. 힘들었던 시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고도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던 아버지. 고통과 고뇌 없는 삶의 꽃밭이 어디에 있으랴만, 오늘은 생전에 가족을 위해 힘든 삶을 사신 아버지가 무척 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젊은 세대는 아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어른 세대는 아버지의 애정 어린 조언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아들과 아버지의 고민과 답변이 녹아 있는 이 책을 자녀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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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 자신만이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을 향한 동물의 반론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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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좋사 카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동물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며 동물과는 다른 고귀한 특성을 지닌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고 한다. 비난의 강도를 높일 때는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구체적인 종()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들은 자신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한 종이라고 생각하며 인간과 동물은 질적으로 다른 존재하고 여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1:26~28)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에 의해서 특권을 부여 받은 인간들은 지금도 수많은 생물들을 멸종시키면서 지구를 정복중이다.

 

이 책은 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 그리고 세계적인 멍청이 권위자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이 동물의 세계를 탐험하며 그 답을 우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통쾌하게 전달하며, 인간만의 것이라 굳게 믿어 왔던 잔인함, 언어, 공감 능력 등이 얼마나 많은 동물 종에 존재하는지 알려 준다. 이 책에 참여한 30여 명의 심리학자, 과학자, 생물학자, 철학자, 인간학자, 행동학자, 동물심리학자, 동물행동학자, 역사학자 등은 오랫동안 인간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던 동물에 대한 갖가지 오해를 깨부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동물과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동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기분이 나쁘다고 다른 존재를 잔혹하게 대하는 건 인간뿐이다.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에 불필요한 해코지를 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과연 그럴까. 저자들은 잔인함이 인간만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가령, 고양이는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해 쥐의 목을 물어 부러뜨린다. 침팬지는 권력을 얻기 위해 동료를 죽이는 걸 서슴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진화론을 확립한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고등동물의 정신 능력은 정도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인간의 정신 능력과 같으며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저자도 다윈의 입장을 따르면서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이 잘못됐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오늘날 인간은 하나의 독특한 동물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인간의 고유한 특성은 동물심리학 분야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때마다 줄어들고 있다. 지능, 추상성, 언어, 문화, 도덕성 등 지금껏 우리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고 여겨 왔던 요소들조차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른 포유류에서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동물행동학은 동물의 세계가 지능적인 인간과 본능적인 나머지 동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 주었다.

 

인간과 동물의 만남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동물들은 단순한 동반자를 넘어 인간 삶의 필수적인 부분을 차지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현대 사회에서 동물은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동물에 대해 아주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동물에 불과하지만,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놀라울 정도로 조직화된 동물의 사회를 통해 우리 인간 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동물의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실들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우리 사회에 대한 교훈 및 경종을 주는 것으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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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스파이 전쟁 - 간첩, 공작원, 인간 병기로 불린 첩보원들의 세계
고대훈.김민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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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영화 장르 중 첩보 영화를 가장 좋아한다. 고전적인 007시리즈가 있지만 맷 데이먼이 주연한 <제이슨 본 > 시리즈는 꼭 챙겨봤다. 또한 <쉬리>라는 영화도 국가 일급비밀정보기관 특수요원들이 북한군 대장, 남파 간첩, 내부 첩자에 맞서 벌이는 숨 막히는 첩보전을 담은 작품인데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첩보전 등에 감탄했다.

 

이 책은 중앙일보에서 기획 취재국장을 지내고 한국기자상을 수상하고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대형 사건을 다수 취재한 고대훈 기자와 중앙일보 기획취재국에서 일하면서 남북 스파이에 대해 집중 취재하고 있는 김민상 2명의 사건 전문 기자들이 인간 병기로 불렸던 남파간첩 김동식, 북한에 납치됐다 탈출한 전설의 블랙 스파이 정구왕 등 2명의 실존 스파이의 삶을 심층 취재한 생생한 추적기다. 분단의 장막 뒤에서 펼쳐지는 남과 북의 치열한 첩보전을 파헤친 스파이 전쟁의 생생한 증언을 담았다.

 

AI가 주도하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간첩 행위의 개념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존의 간첩활동은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된 휴민트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정보 전쟁이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AI와 드론을 결합한 대한민국 내 군사시설 정찰과 기술 유출 시도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간첩이 없다는 말은 북한을 모르는 철없는 소리라고 하면서 간첩을 양성하는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이 그대로 있고, 문화교류국 등 대남공작기구가 건재하다”(p.23)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간첩을 들먹이면 세대와 이념 지향성에 따라 각자의 선입견을 소환한다. 어떤 이는 주사파와 종북세력을 떠올리고, 어떤 이는 빨갱이 프레임’ ‘낡은 매카시즘이라며 불순한 정치적 꿍꿍이를 의심한다. 간첩 담론은 그만큼 논쟁적이다. 한국 사회가 겪는 심각한 이념 양극화의 뿌리를 캐다 보면 간첩 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발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간첩이 밀봉교육은 산속 초대소 같은 은밀한 장소에서 11 교육을 받으며, 간첩의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철저히 훈련하는 과정인데, 이때 신분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검은 우산을 쓴 채로 생활했다고 하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또한 간첩으로 남파됐을 때 한국의 주요 시설과 도로망을 모두 외우고, 수영과 격술 훈련, 게릴라 훈련을 받으면서 겪었던 사건들과 체계적으로 준비되는 간첩 육성 과정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남북 간의 긴장 속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간첩 활동이 사회에 미친 영향과 대공수사 과정의 어려움, 그리고 분단된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극적 사건들과 그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겪은 변화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90년대 남한에 간첩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은 어떻게 남한 사회에 침투를 했는지, 그들이 접선했던 방식과 대공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나 국정원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간첩도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은 안방에 앉아서 온갖 인터넷 및 첨단 IT를 활용하여 국민들 사이에 이간질을 획책하며 끊임없이 내부 분열로 인한 붕괴를 꾀하고 있다. 어떤 사건이 있으면 시류에 편승해 상대를 인신공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대한민국에서 취득한 수많은 개인정보들을 활용해 아이디들을 만들어 온갖 조작에 참여하고 있다. 스파이 전쟁은 휴전도 종전도 없음을 기억하고 항상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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